1201화 진씨 가문에 좋은 일이 생겼다
"나를 공격하겠다고?"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좋다 좋아. 부근의 몇몇 무상도통에 가서 돌아다니면서 경지를 시험해보려 했는데 자네들이 찾아왔으니 잘됐소."
진남은 어깨를 으쓱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여자애는 제자리에서 사라지고 산맥 밖에 나타났다.
그에게서 대단한 기세가 폭발했다.
방원 만 리 되는 하늘이 혼란스러워지고 여러 가지 이상이 연달아 나타나고 산봉우리가 크게 흔들렸다.
마치 엄청난 재난이 들이닥칠 것 같았다.
먼 곳에 있던 여자아이는 깜짝 놀라 입을 크게 벌렸다.
멀리 있었지만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천지의 주인처럼 위엄이 대단했고 모든 생령이 그에게 굽신거렸다.
쿠웅-!
그녀와 달리 검은 옷을 입은 청년과 구레나룻을 기른 사내 등은 머릿속에 번개가 친 것 같았다.
드러냈던 검의와 지보, 체내의 선력이 전부 굳었다.
안색이 창백해졌다.
"자…… 자네는…… 지존정상이요?"
검은 옷을 입은 청년은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두 눈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는 이런 곳에서 지존정상을 만날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의 스승도 겨우 지존대성이었다.
"지존정상?"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백 분의 일도 안 되는 위압을 드러냈는데 지존정상과 비슷하다고?'
"너는 어떤 보물을 갖고 있느냐?"
진남은 검은 옷을 입은 청년 일행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여자아이에게 전음했다.
"보, 보물이요?"
여자아이는 어리둥절했다.
저장주머니에서 몇십 년 동안 모은 보물들을 모두 꺼냈다.
검, 탑, 활, 붉은 비단과 조각 몇 개였다.
그중 가장 강한 검은 지선지기이고 다른 것들은 인선지기였다.
진남이 신념을 움직이자 활이 스스로 날아올라 빛으로 변해 그의 손에 들어왔다.
"자네의 스승이 태연무생의 태상 장로라고 했소. 그분은 성함이 무엇이고 지금 어디 계시고 경지가 어느 정도이고 생김새가 어떻소?"
진남은 담담하게 물었다.
"나…… 나의 스승은 구옥지존(求玉至尊)이요. 그…… 그분은 지금 광신도(廣神島)에서 구천지존들의 모임에 참가했소. 그의 경지는……."
검은 옷을 입은 청년은 겁을 잔뜩 먹고 진남이 묻는 대로 대답했다.
다른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응."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 금색, 붉은색, 자색 빛이 떠올라 뒤섞였다.
매우 눈부시고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
진남은 잠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손을 저었다.
방원 백 장 되는 수막이 나타났다.
수막에 장면이 떠올랐다.
금빛에 찬란하고 선기가 감도는 궁전이 나타났다.
선옥으로 만든 책상과 걸상들이 가득하고 무인들이 술을 권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환하게 웃는 사람도 있고 안색이 어두운 사람도 있었다.
"이…… 이건……."
검은 옷을 입은 청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상석 왼쪽의 파란색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은 나의 스승인 구옥지존이잖아?'
조금씩 정신을 차린 여자아이는 궁금했다.
'선배는 뭐 하려는 거지?'
"잘 보시오. 구천선역에서 저기 있는 구천지존들을 비롯해 지선이나 천선이라는 자들도 개미나 마찬가지요."
진남은 활을 들었다.
화살을 바짝 당겨 수막 가운데를 겨누었다.
쿠웅-!
그의 기세와 위압이 태고봉인을 뚫은 것처럼 폭등했다.
하늘이 혼란스러워지고 번개, 바람, 비와 눈, 화염이 솟아올랐다.
진남 아래의 넓고 용처럼 기다란 산맥에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대도에게 눌린 것처럼 땅 밑으로 몇천 장 꺼졌다.
여자아이는 넋을 잃었다.
'좀 전의 선배는 천지지주 같았다. 그러나 지금의 선배는 뭐라고 표현해야 하지?'
그리고 그녀는 영원히 잊지 못할 장면을 봤다.
진남이 손가락을 펴자 눈부시고 방대한 빛이 활에서 뿜어져 나와 천지를 흔드는 무지갯빛으로 변해 수막에 주입되었다.
잠시 후, 화면 속의 구천지존들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구옥지존은 검은 옷을 입은 청년처럼 창백해졌다.
사라졌던 무지갯빛이 화면 속에 나타나 구옥지존의 체내에 주입되었다.
쿠웅-!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여자아이는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엄청난 폭발음을 들은 것 같았다.
그녀가 존경하고 우러러보던 지존이 반항할 능력도 없었다.
선배는 넓은 허공을 넘어 한 방에 죽였다.
인선지기의 보물로 말이다.
진남은 놀라 기절한 검은 옷을 입은 청년 등을 힐끗 보고 소맷자락을 휘저었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평온을 되찾았다.
천지에는 아무런 기운도 없었다.
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
"괜찮느냐?"
진남의 목소리가 여자아이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여자아이는 세상이 맑아진 것 같았다.
그녀도 완전히 정신이 들었다.
"선배님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여자아이는 무릎을 꿇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가 절을 하려는데 무형의 힘이 그녀를 일으켰다.
"고마워할 필요 없다. 태연무생종의 사람은 원래부터 나의 적이다."
진남은 손을 저었다.
"선, 선배님, 부탁이 있습니다. 저를 제자로 받아주실 수 있습니까? 저는 경지가 낮습니다. 하지만 선배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저는 가문이 전부 살해되어 복수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만약……"
여자아이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나의 제자가 되면 너는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다. 나는 제자를 받지 않는다."
그는 머뭇거리다 말했다.
"나에게 부적이 있다. 안에 나의 의지가 한 개 있다. 너를 도와 위기를 한 번 해결해줄 수 있다."
소매를 젓자 부적이 여자아이의 앞에 떨어졌다.
그는 검은 옷을 입은 청년 등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저들을 죽이지 않았다. 네가 처리하거라. 안녕, 또 만나자."
진남은 몸을 날려 사라졌다.
여자아이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어 정신을 차리고 쫓아가며 소리쳤다.
"선배님,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나중에 강해지면 어디 가서 선배님을 찾아야 합니까?"
천지는 조용했다.
여자아이가 실망하고 있을 때 희미한 목소리가 천지에 울려 퍼졌다.
"천선이 된 후 궁우태황종으로 가 진남 두 글자를 대고 종문에 가입하고 풍화(風華)를 스승을 모시거라. 나중에 문도성주에 도달하면 풍화더러 너를 주천불사산으로 데려다 달라고 하거라."
* * *
삼 일 후, 제십구소선역, 이현성도(離絢聖島).
진남은 허공에서 나와 섬에서 가장 높은 선궁으로 들어갔다.
묘묘 공주, 강벽난, 막소리, 이계와 장소지존을 만났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주경을 돌파한 후 현묘한 기운이 몸을 덮었다.
진남의 경지로도 조금밖에 꿰뚫어 볼 수 없었다.
완전히 볼 수 없었다.
"의외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너 주경 거물이 되었구나!"
이계는 감탄했다.
진남이 들어오자 그는 술법을 드러내 관찰했다.
진남은 오래된 연못처럼 꿰뚫어 볼 수 없었다.
진남이 공격하면 막소리와 연합한다 해도 천 개 셀 시간을 버티지 못할 것이었다.
진남의 경지를 알게 되면 그는 놀랄 것이었다.
"진남, 그동안 우리는 속으로 부끄러웠다. 그들은 몇 번이나 너를 도와주려고 하지 않았다. 네가 이해하거라."
막소리는 말했다.
"선배님 과언이십니다. 두 분이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오늘의 저도 없습니다."
진남은 서둘러 공수했다.
이계와 막소리는 여전히 미안하여 뭔가 말하려 했다.
그러나 장소지존이 먼저 말했다.
"자네들 너무 가식을 떠는군. 이러지 마시오! 진남, 나는 너에게 말해줄 것이 있어서 여기서 기다렸다. 우리 궁우태황종과 삼청고교, 천허조교는……."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진남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장로, 이런 얘기는 나중에 제가 돌아온 후에 합시다."
장소지존은 어리둥절했다.
"어디 가려는 거냐?"
진남은 웃고 아래를 가리켰다.
그동안 장소지존 외에 묵사 등도 그에게 신념을 전해왔다.
그는 줄곧 무시했었다.
그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그가 약속을 지킬 때가 되었다.
"장소, 돌아가시오. 우리는 준비가 끝났소. 이제 떠나겠소."
이계는 말했다.
그는 자신의 족인을 위해 계획을 위해 진남의 편을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보는 눈이 있어 진남의 도려를 제자로 받았다.
장소지존은 입을 삐죽거렸다.
이때 한 형상이 대전에 나타나고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도 가겠소. 오랫동안 창람에 돌아가지 않았소."
형상은 파란 치마를 입고 경국지색이었다.
대전이 환해졌다.
"비월 언니!"
묘묘 공주는 기뻤다.
진남도 기뻤다.
그는 비월여제는 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부군, 나도 차하계에 가보고 싶어."
바람이 불고 입도지주가 허공에서 걸어 나왔다.
"몽요? 너는 주재로 충격하려 하지 않았느냐?"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급하지 않아. 만주지전이 일어나지 않았으니 백년맹약을 기다려야 해. 아직 십구 년이 남았어."
입도지주는 고개를 젓고 말했다.
"소남자……."
묘묘 공주의 싸늘한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강벽난도 차가운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진남은 등 뒤에 식은땀이 흘렀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입도지주의 존재를 알았다.
하지만 비월여제와 달리 그녀들은 입도지주와 만난 적 없었다.
"네가 묘묘 공주구나? 진남에게 들었어. 너와 친구가 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 네가 술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지난번에 한 금지에서 좋은 술을 얻어 너를 주려고 가져왔어."
입도지주는 빙그레 웃으며 옥병을 꺼냈다.
병 안에는 파란색 선주가 들어 있었다.
선주가 풍기는 현묘한 기운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응? 좋은 술이다!"
강벽난은 어이가 없었다.
'묘묘 공주는 너무 쉽게 매수되었잖아?'
"강 도우, 지난번에 좋은 책을 발견했어. 심혜도인(心慧道人)이 남긴 건데 관심이 있어?"
입도지주는 또 옥간을 한 개 꺼냈다.
"심혜도인이 남긴 거라고?"
강벽난은 눈을 반짝거렸다.
심혜도인은 구천선역에서 기인이었다.
그녀는 경지가 구천지존밖에 안 되지만 전에 세 번 판을 짜 주경들을 많이 죽이고 여러 세력들과 원수가 되었다.
매우 지혜로웠다.
"어때? 부군 나 잘했어? 나를 첩으로 들이지 않을래?"
입도지주는 진남을 보며 눈을 깜빡였다.
"몽요, 헛소리하지 말거라!"
진남은 진땀이 흘렀다.
'첩이라니? 나에게 첩이 있어?'
진남은 고개를 들고 비월여제를 바라봤다.
비월여제도 그를 바라봤다.
둘은 잠깐 눈을 마주쳤다.
"자식, 진짜 명이 좋구나!"
이계, 막소리, 장소지존은 속으로 감탄했다.
구경꾼인 그들은 가장 잘 알았다.
"진남, 시간이 됐다. 이제 가야 한다."
* * *
차하계, 성령대륙.
몇십 년 전에 진남이 신위를 드러낸 후로 성령대륙은 차하계에서 지위가 빠르게 높아졌다.
이제는 오 대 대륙 중 한 개가 되었다.
낙하왕국도 대국이 되어 강자가 가득 모이고 이름을 날렸다.
* * *
낙하왕국의 수도이자 진남이 전기가 시작된 곳인 임수성.
임수성의 진씨 가문은 이미 매우 커졌다.
가문이 번창하고 천재가 많았다.
적은 수의 사람들만 진씨 가문의 지금의 집터가 진정한 집터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진씨 가문의 옛터는 원래 자리에 있었지만 인적이 없었다.
* * *
진씨 가문의 옛터의 한 정원.
끼익하고 대문이 열렸다.
백발의 노인이 걸어 나왔다.
노인은 호숫가로 걸어와 영차를 담그고 고경을 들었다.
그동안 차하계는 혼란스러웠다.
궁양 등이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대상계에서 온 신비한 강자가 진남의 남긴 흔적들을 찾고 있다고 했다.
노인은 고민 끝에 선생질을 끝내고 예전의 진씨 가문으로 돌아왔다.
그는 대제에 도달했다.
하지만 무도의 길에서 원하는 바가 없었다.
평범한 사람처럼 조금씩 늙어갔다.
"진 삼촌!"
궁양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너 왜 이곳으로 왔느냐? 무슨 일 있느냐?"
노인은 물었다.
"하하, 맞습니다. 진씨 가문에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대문을 들어온 궁양은 큰소리로 웃었다.
진남 등이 그의 뒤에 따라왔다.
노인은 어안이 벙벙했다.
흐릿하던 눈에 정기가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