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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96화 (1,196/1,498)

1196화 아수라장이 되다

"안 돼, 그럴 수 없어. 절대 무릎을 꿇을 수 없어, 절대……."

진남의 혼란스러운 머릿속에 마지막 생각만 남았다.

그는 죽어도 좋고 모든 걸 견딜 수 있었다.

그러나 향혼의 앞에 무릎을 꿇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잔혹했다.

그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강한 힘이 항고의 흉수처럼 그의 모든 걸 삼키고 그의 생각을 지우려 했다.

전혀 막을 수 없었다.

"진남, 발버둥 치지 말거라. 너는 개미일 뿐이다.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얼마나 애를 써도 너는 개미이다. 개미라면 개미의 각오가 있어야 한다!"

향혼은 천지의 주인 같았다.

한 글자, 한마디가 구천을 흔들었다.

그의 등 뒤의 열세 개 이상이 더 강한 힘을 뿜었다.

그는 진남의 마음을 무너뜨리려 했다.

모든 것이 끝없이 어두운 바다로 변한 것처럼 진남을 덮으려 했다.

"안 돼!"

진남의 외침이 만고에 울려 퍼졌다.

향혼은 진남을 개미라고 생각했다.

진남의 천부와 모든 것이 주제와 황보절과 비교가 안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보잘것없는 것이라고 해도 지조가 있었다.

그의 불굴, 그의 오만이 영혼 깊은 곳에 박혔다.

상대가 얼마나 강하고 상대가 누구이든 절대 함부로 짓밟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쿠웅-!

진남의 몸 깊은 곳에서 오래된 의지가 솟아올라 엄청난 위압을 풍겼다.

신궁 전체가 떨렸다.

"주제의 의지?"

향혼은 안색이 굳었다.

그는 진남이 주제의 기억을 각성한 외에 주제가 남긴 피를 연화하여 몸 깊은 곳에 주제가 남긴 의지와 기운이 있었던 걸 몰랐다.

진남은 주제의 모든 걸 지금 완전히 드러냈다.

"이놈, 네가 감히!"

두 개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주심도의 희미하고 산처럼 위엄 있는 형상 그리고 진남의 식해 깊은 곳에 있던 무주궁도가 함께 나타났다.

"하하하, 드디어 나왔군! 나는 자네들이 마음속으로 진남을 주인으로 인정하기를 원하지 않고 진남을 도와주지 않으려는 줄 알았소!"

향혼은 정신을 차렸다.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로 웃었다.

"자네들도 진짜 미련하오! 주제가 남긴 의지와 자네들의 의지가 함께 나타났다고 한들 무슨 소용 있소? 나를 막을 수 있겠소? 진남은 지금 주천불사산과 무주궁도도 움직일 수 없소! 잘됐소. 진남을 죽이고 자네들의 본체를 찾을 필요 없겠소! 오늘부터 자네들은 내 명령을 들으시오!"

향혼은 표정이 싸늘해지고 패기가 하늘을 찔렀다.

손을 앞으로 뻗자 방대하고 찬란한 성광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갔다.

일부는 절세의 큰 산으로 변하고 일부는 오래된 검으로 변했다.

수천수만 개가 모두 달랐다.

이건 그가 영항불멸지력을 드러내 펼친 도술이었다.

"꿈 깨시오!"

주심도는 눈빛이 싸늘해지고 위엄 있는 힘을 드러냈다.

무주궁도는 길게 소리치고 몇만 개의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마치 절세의 파도가 위로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

쿠쿠쿠쿵-!

잠깐이지만 주심도와 무주궁도는 완전히 밀렸다.

영항불멸지력으로 드러낸 도술은 매우 대단했다.

향혼의 말대로 진남은 그것들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것들이 스스로 드러낸 의지와 힘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자네들도 함께 무릎을 꿇으시오!"

향혼은 한발 성큼 나섰다.

주천의 모든 힘을 한데 모아 주먹을 날렸다.

주심도의 몸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무주궁도도 크게 떨리고 흔들렸다.

그들은 막을 수 없었다.

위기의 순간에 피투성이가 된 진남은 몸을 떨었다.

새로운 힘이 몸속 깊은 곳에서 솟아올랐다.

끝없는 어둠에 파묻힌 의식이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의식은 굽히지 않고 앞으로 흘러가 조금씩 그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웅-!

쇠사슬이 나타나고 끊어졌다.

진남의 몸, 의지, 영혼은 순식간에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

더 강한 기운이 위로 솟아올랐다.

'계속 뚫어라!'

진남은 속으로 크게 소리쳤다.

마치 창천에 눌려 등뼈가 부러진 거인이 반격을 시작하고 조금씩 하늘을 떠받드는 것 같았다.

절지불사(?地不死), 봉황열반(鳳凰涅槃)!

"문도성주?"

향혼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그는 진짜 생각지 못했다.

그는 엄청난 힘으로 공격했다.

진남은 좀 전에는 상마규칙을 드러내더니 지금은 다시 돌파했다.

"정말 의외다! 하지만 이 지경이 되었는데 아직도 모르겠느냐? 너는 진정으로 문도성주에 도달했다 해도 오늘은 나의 상대가 안 된다. 내 앞에서 어찌 문도성주에 도달할 기회가 있겠느냐?"

향혼은 눈에 멸시가 드러났다.

그의 주먹 끝에서 뿜어져 나온 힘은 계속 강해져 상상할 수 없는 정도에 도달했다.

마지막 공격이었다.

향혼은 몰랐다.

진남은 온몸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동시에 혼란스러운 마광이 넓은 시공을 넘어 진남의 식해 속에 들어왔다.

부서진 보라색 수정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묵사는 전에 진남이 문도성주에 도달하면 틀림없이 황보절의 기억을 각성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으로 보아 진남이 완전히 주경 강자가 되어야만 완전히 각성할 수 있었다.

혼란스러운 마광은 진남의 의지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백 배 정도 강해지고 속도도 백 배나 높아졌다.

향혼이 드러낸 위엄 있는 힘이 주심도와 무주궁도를 날렸을 때 보라색 수정도 완벽해졌다.

천지와 시공이 모두 굳었다.

향혼과 이양범은 무언가 느끼고 눈을 찌푸렸다.

쿠웅-!

고요가 깨지고 강한 의지가 진남의 체내에서 폭발했다.

신궁 위쪽의 몇십만 리가 마역으로 변했다.

또 한 명의 절세 왕자의 형상이 천지에 나타났다.

통천도수의 꼭대기 위의 무인들의 눈빛이 신궁에 쏠렸다.

그들은 놀라움에 떨렸다.

그들은 신궁 안에서 두 개의 매우 강한 위압을 느꼈다.

마도위압에 그들은 먼지처럼 작아진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통천도수가 영항불멸지력과 불후상마진결을 가둔 신궁이 범상치 않고 위압의 대부분을 가렸다는 걸 몰랐다.

신궁 안은 여러 가지 도술, 주술의지가 모두 눌려 마역으로 변했다.

통천도수의 후계인인 이양범에게서 뿜어져 나오던 녹색 빛은 거의 사라졌다.

향혼은 상황이 그녀보다 훨씬 좋았다.

성광이 그를 위해 몇백 장의 공간을 열었다.

하지만 전과 비하면 둘은 차이가 매우 컸다.

"너…… 너……."

향혼은 매우 놀랐다.

주선제육인인 온 세상이 어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무슨 뜻인지 모를 수 있을까?

진남 등 뒤의 희미한 마영을 그가 어찌 모를까?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주제의 환생인데 왜 황보절의 환생으로 변했지?'

이때, 오래된 목소리가 이양범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진남이 이런 상황에 황보절의 기억을 각성하기 시작할 줄 몰랐다. 어서 저자가 주경이 되도록 도와주거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양범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빨리 정신을 차리고 법인을 드러냈다.

신궁 위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처럼 방대하고 깨끗한 녹색 힘이 넓은 바다처럼 진남에게 주입되었다.

상처와 부러진 뼈들은 엄청난 속도로 회복되었다.

바닥까지 떨어졌던 기세도 순식간에 높아져 눈 깜짝할 사이에 예전의 정상 단계에 도달했다.

"향혼!"

진남은 눈을 떴다.

온 세상이 떨렸다.

"저는 강하지 않지만 오늘 반드시 선배님을 이길 겁니다!"

진남은 열두 개 문도법을 최고로 움직였다.

도의가 하늘로 솟아오르고 단천도를 잡은 전신의 혼이 다시 등 뒤에 나타났다.

황보절의 기억이 깨어나면서 생긴 희미한 마영이 그의 등 뒤에 떠 올랐다.

마영은 엄청난 마의를 풍겨 전에 없던 세상을 만들어 세상 모든 것들을 굴복시키려는 것 같았다.

주제가 남긴 의지는 용처럼 진남을 감쌌다.

쿠웅-!

진남은 몸을 날려 순식간에 향혼의 위로 날아와 칼을 내리쳤다.

그는 문도성주로 진급하는 중이라 경지가 전보다 많이 강해졌다.

하지만 엄청난 정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두 무상천존의 도움으로 그의 공격은 범상치 않은 정도가 아니었다.

진남이 장악한 힘을 훨씬 초월했다.

향혼은 처음으로 위기감이 들었다.

매우 강하진 않지만 그는 반보영항불멸지체를 움직이고 주먹을 날렸다.

도술, 성권무강이었다.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향혼은 연거푸 몇십 보나 밀렸다.

주먹 끝에 상처가 나고 피가 흘렀다.

전에 진남이 전신의 힘을 다해 공격하여 겨우 향혼을 피를 한 방울 흘리게 했을 때와 차이가 매우 컸다.

"진남, 진짜 의외다. 정말 생각지 못했다. 주제와 황보절이 너의 몸을 이용하여 환생을 판 돈으로 이런 대결을 벌였을 줄 몰랐다!"

향혼은 정신을 차리고 감탄했다.

대결은 아무도 몰래 진행되고 그는 조금도 느끼지 못했다.

백종생이나 전신 등도 아무것도 몰랐을 것이었다.

"진도도결!"

진남은 향혼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방금 싸울 때 끌어올린 방대한 기세로 다시 칼을 내리쳤다.

전과 달리 이번에는 사방에 아홉 개의 전혀 다른 빛 이상이 나타났다.

그는 구천지존의 경지를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무예도 자신의 한계를 돌파해 십술조합(十術組合)에 도달했다.

"영항성자, 항고불동!"

향혼은 앞으로 성큼 나섰다.

많은 빛이 그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졌다.

엄청난 마의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공간을 점점 확대했다.

쿠쿠쿠쿵-!

아수라장이 되었다.

향혼은 넓은 땅처럼 엄청난 힘이 기승을 부려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진남, 인정한다. 너는 힘이 엄청 강해졌다. 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고 나는 계속 너를 누를 수 없다. 하지만……."

향혼은 화제를 돌렸다.

"그런들 뭐 하냐? 네가 이렇게 강해진 건 주제와 황보절의 의지 덕분이 아니냐? 너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너는 아직도 보잘것없는 존재다! 주선제육인인 내가 어찌 개미를 짓밟아 죽일 수 없겠느냐?"

말을 마친 그는 법인을 만들었다.

순간 그와 멀지 않은 곳에 무형의 움직임이 생겼다.

한 형상이 천천히 나타났다.

진남은 향혼의 영향을 받지 않고 무적살술을 드러내려 했다.

칼로 내리치려던 순간 형상을 본 그는 몸이 굳었다.

형상은 구홍이었다.

"응?"

이양범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하하, 진남, 계속 공격하거라. 왜 공격하지 않느냐?"

향혼은 속이 후련하여 큰소리로 웃었다.

전에 행여나 하여 준비한 수단이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큰 도움이 될 줄 그도 예상치 못했다.

"향혼, 이건 우리 둘의 싸움입니다. 저자와 상관없습니다."

진남은 향혼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저자와 상관없다고? 진남, 너 진짜 어리석구나!"

향혼은 조롱했다.

"무예 겨루기는 어떤 수단도 쓸 수 있다! 헛소리하지 말고 황보절의 기억을 나에게 주거라. 아니면 저자가 죽는 걸 지켜보거라!"

주선제육인인 향혼은 눈썰미가 예리했다.

진남이 문도성주로 진급하기 시작하자 황보절의 형상을 드러낸 걸로 기억을 각성하는 중이라는 걸 대번에 알아차렸다.

황보절의 기억을 각성하여 형상만 나타나게 한 것이 아니라 황보절의 의지와 주제의 진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진작에 그를 죽였을 것이었다.

진남은 몸이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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