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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91화 (1,191/1,498)

스무날이 지나고 통천도수에서 다시 엄청난 위압감을 뿜었다.1191화 봉쇄를 뚫다

"저기 봐봐. 지존방 서열 삼 위인 항계다."

"지존방 서열 이 위인 정후도 왔다."

"지존방 서열 일 위인 이양범을 제외하고 지존방의 강자들이 전부 왔어!"

형상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사람들 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지존방에 오른 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드물었다.

지존방의 존재들은 가장 눈부신 존재라서 대부분의 시선들이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그러나 오늘 무인들은 그들을 슬쩍 쳐다보고 시선을 옮겼다.

일 년 동안 주선제육인과 무상천존의 환생인 진남이 오기 때문이었다.

"하늘의 구름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한 시진도 안 되어 통천도과가 다 달리겠다."

"진남은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거지? 설마 안 오는 건가?"

"나라면 절대 안 오지. 여러 세력과 주선제육인이 판을 짠 걸 다 아는데 죽으러 오겠느냐? 차라리 십 년을 더 기다리고 말지."

나뭇가지 위는 점점 더 북적거렸다.

대세력의 거물들은 표정이 무거웠다.

진남이 오지 않으면 그들이 계획했던 것들이 물거품이 된다.

다시 십 년을 기다리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향혼은 왕좌에 앉아 선주를 마셨다.

그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앞을 주시했다.

이때, 구천지존들 중에서 흰색 형상이 사람들 틈을 헤집고 다가왔다.

그녀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놀라서 말했다.

"강역?"

강역은 예전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머리카락이 흩어지고 삼베옷을 입고 있었으며 두 눈이 혼탁했다.

예전에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과 전혀 달랐다.

강역은 고개를 돌려보더니 무뚝뚝하게 말했다.

"육 도우, 오랜만이다."

흰색 형상은 선령족의 성녀인 육경음이었다.

육경음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예전에 너와 별로 교류한 적은 없었지만 이곳에서 만나는 걸 보니 인연이구나."

쉽지 않은 인연은 맞았다.

그녀는 패자가 될 때와 칠십이천지성구에서 구천지존으로 진급할 때 강하다고 생각하는 대단한 인물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뒤로 만나는 경우가 적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거나 패자에서 멈추고 진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강해졌기에 더 이상 그들과 같은 단계가 아니었다.

진남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진남을 죽이기 위해 온갖 수단을 사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녀와 천지 차이고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그녀는 구천지존 대성이 되어 구천지존들 사이에서는 실력이 높았다.

그러나 진남과 비교하면 너무 차이가 났다.

육경음은 강역이 말을 하지 않으니 살짝 웃으며 물었다.

"네가 전에 진남을 네 상대로 상각한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도 같은 마음이지?"

강역의 혼탁한 두 눈에 빛이 돌았다.

육경음은 깜짝 놀랐다.

그 빛은 빠르게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육경음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통천도과가 곧 완성된다!"

누군가 고함을 질렀다.

육경음과 강역은 고개를 들었다.

마치 커다란 손이 아홉 색깔이 있는 하늘을 천천히 휘젓는 것 같았다.

색깔은 저을수록 하나로 합쳐졌다.

앞쪽 천지에는 여전히 사람이 없었다.

여러 목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고 머리를 흔드는 사람도 있고 비웃는 사람도 있었다.

육경음은 입을 다물고 침묵했다.

강역은 고민하더니 물었다.

"진남이 올까?"

육경음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의 적이다. 그러니 내가 어떻게 알겠어?"

그녀는 잠깐 침묵하더니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올 것 같다."

강역은 말을 하지 않고 앞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기 봐, 나타났다!"

구천지존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구천지존대성이나 지존방에 이름을 올린 유명인사들이나 모두 시선을 앞쪽에 집중했다.

빛이 가까워지더니 점점 커졌다.

마지막에는 그들은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길이가 오만 장이 되고 온몸의 비늘이 피처럼 시뻘건 용의 형상이 허공을 가르고 나타났다.

형상은 흉악한 뿔에 날카로운 이빨이 있었으며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용의 머리에 두 여인이 치마를 날리며 서 있었는데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녀들 중간에 검은색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이 있었다.

무표정을 한 그의 두루마기가 바람에 펄럭였다.

아무런 기운도 풍기지 않았지만 왕이 군림한 것 같은 패기가 흘러넘쳤다.

크롸아아아-!

용이 표효하자 사방이 흔들렸다.

"육대 전진 중 하나인 화룡질천진(化龍叱天陣)이다!"

향혼은 왕좌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먼 거리를 뛰어넘어 혈룡을 살폈다.

혈룡의 몸속에는 반 개짜리 영항지력이 움직이며 강한 기세를 뿜었다.

"진남, 드디어 왔구나……."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여러 소리들도 들리지 않았다.

무인들은 살짝 긴장했다.

심장이 이유 없이 빨리 뛰었다.

그들은 평온한 분위기에 숨겨진 엄청난 홍수가 곧 터질 것 같다고 느꼈다.

"공격하라!"

정씨 가문의 성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정씨 가문의 구천지존들은 엄청난 기세를 뿜으며 날아올라 양손으로 법인을 만들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상고대진을 만들어 낡은 검으로 변해 허공을 찌르며 진남에게 날아갔다.

정씨 가문의 비밀인 구검살성진(勾劍殺聖陣)이었다.

"우리도 공격하자."

다른 세력의 종주와 성자들도 명령을 내렸다.

열여덟 번째와 열아홉 번째의 나뭇가지에서 상고대진과 상고문도지기가 연이어 나타났다.

빛이 번쩍이며 강기가 일고 허공이 찢어졌다.

또, 세 번째 나뭇가지에서 열아홉 번째 나뭇가지까지 여러 세력의 고성과 궁전들이 움직이며 파동을 일으켜 진남을 가두었다.

통천도수가 몇 개월이나 앞당겨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당황했고 여러 계획들도 실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고작 이틀 동안 그들은 치밀한 작전을 짰다.

"구천선역 전체가 진남을 공격하는 거나 다름이 없다."

나머지 무인들은 탄식했다.

진남은 표정 변화 하나 없고 기운도 뿜어내지 않았다.

그는 공격할 의사가 없어 보였다.

진남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혈룡이 움직였다.

커다란 발로 상고선검을 내리치며 포효했다.

상고선검은 엄청난 힘에 맞아 뒤로 몇천 장 밀려났다.

혈룡은 꼬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는 방대한 몸집을 재빠르게 움직이며 대진과 살기들을 피했다.

용은 입을 쩍 벌리고 불을 뿜어 주변을 불태웠다.

쿠쿠쿵-!

귀청을 찢을듯한 폭발음이 천지에서 울려 퍼졌다.

여파에 허공이 무너지고 혼돈상태가 되었다.

"대단한 진법이다!"

종주와 성자들은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이렇게 많은 세력들이 나섰는데 진남을 제압하지 못했다.

단지 진남이 앞으로 나가는 속도만 느려졌다.

향혼은 이 모습을 보며 놀라지도 않았다.

그는 육대 전진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움직이지도 않고 대응책을 다른 세력에 알려주지도 않았다.

통천도수의 영항불멸지력이 아직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진남이 꼭대기에 올라야 이상이 일어나고 영항불멸지력도 모습을 드러낼 거라고 추측했다.

그는 쌍방이 혼전을 벌여 서로 힘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웅-!

이때 천지가 흔들렸다.

하늘의 아홉 개 색깔의 빛이 하나로 합쳐져 짙은 보라색 빛으로 변했다.

통천도수에서 위압은 전부 나무에 융합이 되고 하나도 밖으로 뿜어내지 않았다.

통천도수는 더 또렷해졌다.

"이제 나무 꼭대기로 갈 수 있다."

무인들이 먼저 반응을 하고 무지갯빛으로 변해 날아갔다.

"진남을 유인하자!"

여러 세력의 거물들은 시선을 교환하고 신념을 전했다.

대진이 바뀌면서 진남을 공격하지 않고 진남의 좌우를 포위했다.

진남을 통천도수로 몰아넣는 꼴이었다.

진남은 못 본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거물들을 노려보았다.

혈룡이 몸을 흔들더니 더 앞으로 가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들고 나무 꼭대기를 바라보았다.

여러 세력의 거물들은 계획이 있었다.

혈룡이 그들과 가까운 곳으로 날아오면 그들은 문도법을 최대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마두 같은 진남, 자네는 죄가 엄청 무겁소. 내가 오늘 금신을 포기하고 자네를 지옥으로 보내겠소."

망금성승은 호통을 치더니 노목금강(怒目金剛)으로 변했다.

그는 강마불저(降魔佛杵)를 들고 무상불경을 읊었다.

다른 거물들도 공격했다.

이때, 고성과 궁전이 하늘로 솟아오르며 대세를 뿜었다.

대세는 바다로 변해 모든 것을 삼키려고 했다.

"육양천고!"

대기하고 있던 허여진, 용로 등 구천지존들은 진인을 만들었다.

사람들의 몸에 불꽃이 타올랐다.

모양도 형태도 없고 순식간에 하나로 합쳐졌다.

혈룡은 무적갑옷을 입은 것처럼 기운이 폭등했다.

"용등구천(龍騰九天)"

용의 포효가 천지를 흔들었다.

대세력의 구천지존들은 주변이 변한 것을 느꼈다.

통천도수는 사라지고 끝없는 피바다가 나타났다.

혈룡은 바다에서 솟아올라 그를 막는 것들을 부수었다.

"환술? 아니다……."

거물들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

혈룡은 실체가 없는 모습으로 변했다.

수많은 살기와 진력, 대세는 그를 맞히지 못하고 스쳐 지났다.

혈룡에게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못했다.

"저 상태로 얼마 못 버틴다."

향혼이 입을 열었다.

그는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많은 세력들이 연합을 했지만 진남은 손쉽게 해결했다.

"공격하지 말고 포위하자."

거물들은 빠르게 판단하고 전술을 바꿨다.

엄청난 대전은 잠시 동안의 평온을 맞이했다.

천지에 폭발음만 울려 퍼졌다.

진남은 시선을 통천도수로 옮겼다.

나뭇가지와 나뭇잎들은 수많은 경맥이 있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하고 기이했다.

어떤 곳에는 순수한 선광과 법보비술, 천재지보도 있었다.

통천도수가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일은 문도지지에서는 성대한 잔치였다.

통천도과가 사람을 유혹하는 것도 있었지만, 크고 작은 기연도 함께 나타나기 때문이었다.

또, 나무 꼭대기는 수련성지로 변하기도 했다.

통천도과를 얻지 못해도 이곳에서 수련을 하면 경지에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도경 원만을 돌파하는 데는 아주 적합했다.

이때 진남의 귓가에 낮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이내 알아차렸다.

영항불멸지력과 불후상마진결의 장벽이 서서히 부서지고 그것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열 개 셀 시간이 지났다!"

거물들은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많은 살기가 다시 솟아올랐다.

마치 사방에 무상의 그물이 펼쳐진 것처럼 진남 등은 도망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었다.

진남의 눈에 흰 불꽃이 타올랐고, 그가 오른팔을 단천도로 변화시켰다.

"변하거라!"

그의 아래에 있던 혈룡이 부서져 구천지존의 형상으로 변했다.

형상들은 흩어지지 않고 열 개 조로 나뉘었다.

"만천우진(萬天羽陣)!"

"건멸고파진(乾滅古破陣)!"

다섯 개 조의 구천지존의 체내에서 흰색 빛무리가 솟아올랐다.

마치 폭설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다른 다섯 개 조는 기세가 살벌해지고 무상의 대세를 모았다.

칼이나 창처럼 날카로웠다.

쿠쿠쿠쿵-!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거물들이 드러낸 살기 등이 안개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희미해져 다른 곳에 떨어졌다.

다섯 개 조의 형상들이 풍기는 힘은 그들의 예상을 훨씬 초월했다.

천지를 뒤엎은 엄청난 봉쇄가 억지로 뚫리고 큰 구멍이 생겼다.

"아차!"

여러 세력의 거물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미리 준비를 했던 진남은 묘묘 공주와 강벽난을 데리고 몸을 날려 구멍을 나와 대붕이 날개를 펼친 것처럼 구천으로 들어갔다.

"제길!"

거물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렇게 많은 세력이 연합했는데 진남이 돌파했다고?

진남은 나무 꼭대기에서 멀지 않았다.

그가 전력으로 속도를 높이면 얼마 안 돼 다들 보는 앞에서 나무 꼭대기에 오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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