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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80화 (1,180/1,498)

1180화 싸움이 완전히 끝나다

"영항이 나섰는데 도망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아?"

소낭, 고진 등 형상들의 얼굴에 냉소가 드러났다.

"화원룡, 나타나거라!"

형상들은 다시 움직여 두 손에 현묘한 법인을 만들었다.

수많은 빛이 위로 솟아올라 한 층 한 층 이어졌다.

잠깐 사이에 영항지군은 길이가 몇백만 장 되는 항고(?古)의 용으로 변했다.

용은 송곳니를 드러내고 패기가 대단했다.

용에게서 풍기는 빛과 기세가 넓은 북전장을 휩쓸었다.

천지의 모든 것이 빛을 잃었다.

그것과 비교가 안 되었다.

크라아아아-!

포효소리가 구천십지에 울려 퍼졌다.

"주인님을 따라 구천에서 싸우자!"

진남은 제자리에서 사라지고 용 머리 위에 올라섰다.

비월여제는 몸을 날려 진남의 오른쪽에 내렸다.

피 묻은 두루마기가 바람에 날리고 풍채가 놀라웠다.

항고원룡(?古源龍)은 커다란 용발을 드러내 위쪽 하늘을 찢었다.

꼬리를 흔들어 끝없는 폭풍을 일으켰다.

"부군, 기다려~!"

듣기 좋고 간절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의 왼쪽에 진문이 나타나고 입도지주의 형상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

입도지주는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드리우고 긴 치마가 아름다운 몸을 감싸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항고원룡은 다시 한번 포효하고는 허공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대단하구나!"

"영야천존은 시끄럽게 됐구나!"

멀리 도망간 여러 세력의 주재 등급의 거물들은 소름이 끼쳤다.

영항지군이 이 정도일 줄은 그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이번에 영야천존을 앞장서게 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그들이 연합하여 살기를 막았다 해도 손실이 엄청날 것이었다.

* * *

잠시 후, 식일선해(蝕日仙海).

허령천계에서는 식일선해는 매우 보기 드문 보물지였다.

바다 밑에는 여러 가지 기연과 전승이 있었다.

게다가 끔찍한 금제와 살기는 매우 적었다.

패주들도 쉽게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었다.

평소에 큰 세력들과 무인들은 변두리까지 들어가고 가운데로 들어가는 경우가 적었다.

영야선도가 바다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었다.

커다란 영야선도의 하늘이 시커메지고 섬 위의 성, 궁전, 산이 빛을 뿜어 주위를 밝혔다.

몇 개의 형상이 나타났다.

영야천존과 영야선도의 세 명의 주재였다.

"제길!"

영야천존은 안색이 더 시커메졌다.

철수한 후에 그는 영항지군이 뒤에서 쫓아오는 기운을 느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무상 금술을 드러내 그들을 따돌리고 돌아올 수 있었다.

"도, 도주, 저들이 쫓아오지 않겠습니까?"

한 주재가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물었다.

뒤에서 쫓아오던 기운은 진짜 대단했다.

"쫓아온다고? 허허, 저들은 전력이 강하긴 하오. 하지만……."

영야천존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말이 끝나기 전에 그는 무언가를 느끼고 눈을 찌푸렸다.

쿠웅-!

어둠이 깔렸던 방원 몇백만 리의 하늘이 부서지고 번개가 번쩍거리고 강풍이 휘몰아쳤다.

커다란 항고원룡이 나타나 모든 걸 내려다봤다.

"저건 뭐지?"

영야선도의 무인들은 겁에 질렸다.

자신들이 본 걸 믿을 수 없었다.

'구천선역에 영야선도로 쳐들어올 자가 있다고?'

"너희들……."

영야천존은 화가 나 몸이 떨렸다.

진남이 부딪혔던 위기를 모두 풀어주고 대상계의 제일인인 그도 물러섰다.

상대방의 체면을 충분히 봐준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가장 중요한 건 대상계에서는 어떤 등급의 강자든 그를 포함해 절대 상대방의 종지와 족지까지 쳐들어가지 않았다.

어느 세력이나 종지나 족지를 매우 중히 여겨 여러 가지 수단을 설치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른 수단을 보태 계속 보완하고 공고히 했다.

영항지군이 쫓아온 건 대상계 제일인인 그와 몇만 년 동안 그가 설치한 수단들을 쓰게 보지 않는 것이었다.

"맞서 싸웁시다!"

영야천존은 화가 나 외쳤다.

여러 가지 빛이 천지에서 반짝거렸다.

오래된 대진, 금제, 살국이 연달아 나타났다.

영야선도의 깊은 잠이 들었던 도령들도 잠에서 깨어나 지보 등 모든 걸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원 천만 리의 식일선해에 엄청난 파도가 일고 위엄 있는 존재들이 바다에서 솟아올랐다.

오래된 의지는 하늘까지 솟아올랐다.

"눌러라!"

비월여제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마치 끝없는 규칙지력이 있는 오래된 적선(謫仙, 인간 세계에 쫓겨 내려온 선인)이 바다 위에 내려온 것 같았다.

커다란 파도와 의지 등이 순식간에 얼어붙어 새하얘졌다.

크라아아아-!

항고원룡이 포효하자 많은 진법들이 부서졌다.

용비늘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한 쌍의 용 발은 주천지력(諸天之力)으로 내리쳤다.

"능도지상, 영추암야!"

영야천존이 주먹을 날렸다.

시대전장은 이미 평온해지고 혼란도 처음처럼 회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식일선해는 뒤죽박죽이 되었다.

"영항지군이 영야선도까지 쫓아왔어?"

얼마 안 돼 무언가 느낀 여러 세력의 거물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도 영항지군의 박력과 패기를 얕잡아 보았던 것이었다.

많은 눈길이 식일선해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쿠웅-! 쿠웅-! 쿠웅-!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천지가 혼란에 빠졌다.

영야선도의 무인들은 연달아 죽었다.

세 명의 주재 중에 두 명의 초급단계의 존재도 공격에 사라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비월여제는 그녀의 절세의 전력을 드러내 날카로운 빛으로 변해 검으로 식일선해의 깊은 곳을 내리쳤다.

무형의 해령의지는 비명을 질렀다.

강이 시뻘겋게 물들었다.

항고원룡은 꼬리를 흔들어 끝없는 어둠을 공격했다.

어둠이 사라지고 영야천존의 위엄 있는 형상도 고통을 호소하며 영야선도에 떨어졌다.

항고원룡은 눈을 부릅뜨고 시뻘건 입을 크게 벌렸다.

천지의 수많은 빛이 빠르게 가운데 모여 눈부신 빛으로 변해 아래쪽으로 날아왔다.

영야천존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공격은 영야선도 전체를 맞혔다.

여러 가지 지보, 대진, 살국 등이 순식간에 파괴되었다.

가장 깊은 곳의 도령은 버티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우르릉-!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다.

커다란 영야선도가 갈라져 바다에 가라앉았다.

강기가 풍겨 방원 몇백만 리의 빙하가 부서지고 얼음조각이 하늘 가득 날렸다.

싸움이 완전히 끝났다.

대상계 몇만 년 동안의 제일인인 영야천존은 행방불명이 되어 생사여부를 알 수 없었다.

영항지군이 변한 항고원룡은 다시 허공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여러 세력의 거물들은 시간이 꽤 지나서야 겨우 마음을 진정했다.

그들은 신념을 전해 세력 중의 강자들과 밀담을 나누었다.

"보통 영령은 나타난 후 삼 일 이내에 흩어지오. 하지만 이 영령들은 언제 흩어질지 모르겠소. 절대 이들을 건드리지 맙시다. 영야천존처럼 미처 손쓸 새가 없지 않도록 싸울 준비를 하고 다른 세력과 연합해야 하오."

"내 생각에 나중에라도 신중해야 할 것 같소."

"허허, 영령들이 흩어진다 해도 비월여제와 백종생이 있소. 이들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말할 필요 없을 거요."

"시기가 적합하지 않은데 정면으로 싸우면 쌍방이 모두 손해를 볼 것이오!"

"어찌 됐건 진남은 반드시 죽여야 하오! 비월여제와 백종생이 있고 그자는 주천불사산과 무주궁도를 연화했소. 하지만 그자는 경지가 정상지존일 뿐이오. 문도성주하려면 반드시 문도지지로 가야 하오."

"문도지지는 얻기 힘든 기회요. 하지만 잊지 마시오. 진남은 무상천존의 환생이고 완전히 각성했소. 만약 일대일로 싸운다면 같은 경지에 상대가 없을 거요!"

"맞소. 반드시 다른 세력을 연합해야 하오. 지금 바로 천존가문과 무상도통을 연락합시다!"

"이 년 후에 창의 환생이 나타날 것이오. 지금 제삼십이소선역에 사람을 보내야 하오! 태고금기는 대응할 준비를 마쳐 찾을 수 없을 것 같소. 그자의 변화나 주의합시다!"

"두 무상천존이 동시에 이 시대에 나타나오. 게다가 둘은 전에 천적이었소. 틀림없이 기연이 있을 것이오. 청궁(靑穹)과 연관 있을 것이오. 진짜라면 천존에 도전할 기회가 눈앞에 있는 것이오!"

"두 대인이 이미 환생했소. 나머지 두 대인도 혹시 전에 죽지 않고 환생하여 이제 곧 나타나지 않겠소?"

영야선도가 가라앉았지만, 세력들은 멈추지 않았다.

여전히 구유독사처럼 진남을 노렸다.

그 싸움이 끝난 후 이 시대는 너무 몰락하고 조용해졌다.

무상천존의 환생은 그들에게 전에 없는 기회였다.

물론 전부 살국인 건 아니었다.

정씨 가문, 한씨 가문, 묘문, 시도족은 생각이 달랐다.

적어도 어느 정도에 도달하기 전에 그들은 절대 진남을 공격하지 않으려 했다.

궁우태황종, 천허조교, 삼청고교로 이루어진 연맹도 엄청난 싸움이 일어났다.

몇 년 동안 주제가 환생하여 떠나가고, 비월여제가 떠나가고, 섭황천주가 싸움에서 죽었다.

궁우태황종에 대한 충격은 너무 컸다.

그들이 전에 내렸던 결정은 흔들렸다.

천허조교, 삼청고교는 여전히 진남을 공격하려 했다.

진남은 아직 진정으로 성장하지 못했고 시대도 완전히 변했다.

만약 진남의 편에 선다면 세상과 적이 되는 것이었다.

다들 계속 음모를 꾸미고 짐작하고 판을 짰다.

시대전장과 영야선도에서 일어난 두 싸움은 빠르게 전해졌다.

태고의 재난처럼 구천선역 전체에 충격을 줬다.

세력들은 숨기려 했다.

하지만 영야선도가 격파된 일은 너무 큰 파문을 일으켜 그들은 감출 수 없었다.

많은 지선, 천선, 패주들은 주재 위에 천존과 무상천존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마찬가지로 많은 강자들은 몇만 년 동안 구천선역에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큰 변화가 생기고 새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걸 느꼈다.

마음속에 완전히 꺼졌거나 작아졌던 불꽃이 다시 활활 타올랐다.

* * *

그 시각, 주천불사산.

싸움이 끝난 후 백종생의 전음으로 진남은 이 산에 대해 대략적으로 이해했다.

그는 산의 주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가 마음대로 산을 조종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는 주재로 진급한 후에야 산의 진면모를 볼 수 있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건 자신의 영혼으로 언제든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산은 위치가 고정되지 않았다.

나타나기 전에는 영야천존과 거물들은 어떤 수단을 써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타난 후에는 은폐성이 강하지 않았다.

진남은 거물들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산에 들어갈 수 없었다.

아니면 단서나 오묘함이 발견될 수 있었다.

진남, 백종생, 비월여제, 입도지주는 커다란 도장에 도착했다.

도장 끝은 새하얗고 꿰뚫어 볼 수 없었다.

도장 뒤쪽에만 하늘까지 높게 솟은 주홍색의 오래된 육 층짜리 궁전이 있었다.

그들은 궁전 문 앞에 서 있었다.

항고원룡은 사라졌다.

소낭, 고진 등 영령들은 정연하게 줄을 지어 그들의 아래에 서 있었다.

땅 위의 북은 조용하고 깃발은 바람에 날렸다.

진남은 아래에 있는 형상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모두 기운이 허약했다.

어떤 사람들은 형상이 이미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어떻게 될지 진남은 잘 알았다.

그들도 잘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무표정했다.

그 무표정함 아래에는 흥분과 후련함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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