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8화 창이 다시 나타날 것이다
진남은 마치 시공이 변하는 것 같았다.
매우 현묘한 존재가 그의 영혼과 섞이고 있었다.
이때, 줄곧 조용하던 구룡석인이 깨어났다.
석인은 떨며 소리쳤다.
외부인에게 진남의 영혼이 대단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응? 다른 보물이 너의 영혼에 들어갔느냐?"
주천불사산의 산령은 무언가를 느낀 듯 쌀쌀하게 말했다.
"그럼 나는 그것을 지워야겠다! 주천불사산은 절대 다른 물건과 영혼을 공유하지 않는다! 설령 무주궁도라도……."
그는 말을 끝내지 못했다.
마치 구룡석인을 완전히 꿰뚫어본 것처럼 놀랐다.
"이건……."
* * *
그 시각, 제칠금구.
넓은 천지가 폭발 소리에 잠겼다.
영야천존은 천존의 힘을 완전히 드러냈다.
열 개 셀 동안에 끝없는 어둠은 마치 대요가 시뻘건 입을 쩍 벌린 것처럼 무상호천령을 절반 넘게 삼켰다.
무상호천령은 어두워지고 위엄이 예전의 절반도 안 되었다.
그동안 비월여제도 자신의 대단한 점을 드러냈다.
주재가 도겁할 때는 보통 구천십지대뇌겁(九天十地大雷劫)만 불러왔다.
그녀의 뇌겁은 삼십삼천대상겁(三十三天大上劫)이었다.
그녀가 겁을 깨는 속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이미 연속 세 개나 깼다.
온 하늘을 가린 안개는 태고의 용으로 변해 엄청난 속도로 진남의 체내에 들어왔다.
주천불사산을 연화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무상호천령은 길게 소리쳤다.
커다란 몸집과 금빛이 빠르게 작아졌다.
조금 작아질 때마다 보라색 빛이 더 많아졌다.
"호천이 자신을 희생하려 한다!"
여러 세력의 주재 거물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상호천, 대도개공!"
무상호천령은 사라지고 주먹만 한 보라색 빛이 나타났다.
보라색 빛에는 금이 가득했다.
무상호천령이 완전히 부서지는 순간 귀청을 찢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제칠금구의 변두리 위쪽 하늘이 부서지고 높이가 몇십만 장 되는 끝없는 천산 같은 조각상들이 내려와 땅을 눌렀다.
모두 구천구백아흔아홉 개였다.
화르륵-!
금구에 들어온 끝없는 어둠은 순식간에 천벌을 받은 것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이미 금구에 들어간 신비한 존재들은 신음을 흘리고 연거푸 뒤로 밀려가 천지에 부딪혔다.
위력이 매우 컸다.
"좋아!"
여러 세력의 주재 등급의 거물들은 놀라지 않고 기뻐했다.
그들의 머릿속과 이계, 막소리 등 주경 강자들의 머릿속에 찰칵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들은 왠지 모르게 몸이 가벼워졌다.
무상호천령이 사라졌으니 이제부터 구천선역에도 더는 만주지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그들이 전에 했던 맹세 중에 일부분이 효력을 잃었다.
주재 등급의 거물들은 제칠금구를 공격하고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어서 손을 써 만상신마진(萬象神魔陣)을 부숩시다."
"비월여제가 주재로 등급하게 해서는 안 되오!"
주재들은 눈에 살기를 드러냈다.
진남이 주천불사산을 연화했다 해도 그들은 걱정할 필요 없었다.
연화한 후에도 그들은 진남을 누르고 분리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비월여제는 전력이 너무 강했다.
영야천존이 영야선도를 거느리고 싸움에 참가했지만 만약 비월여제가 진급에 성공하고 백종생과 연합하면 큰 변화가 생길 것이었다.
"하하하, 좋다. 정말 잘됐다!"
먼 어둠 속에 숨어있던 태고금기는 저도 모르게 흥분하고 큰소리로 웃었다.
백종생이 어떤 후수를 준비했든 손실이 클 것이었다.
심지어 형세를 돌리지 못하고 영야천존 등에게 파멸될 수 있었다.
영야천존 등은 진짜 진남을 잡았다고 한들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서로 개처럼 물고 뜯어 손실이 엄청날 것이다.
태고금기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형상을 드러냈다.
그도 공격하려 했다.
"소고(小古), 왜 이렇게 늦게 왔소?"
사라졌던 백종생은 금구에 다시 나타났다.
그는 태고금기를 보자 미소를 지었다.
"소고? 백종생, 건방지게 굴지 말거라. 오늘이 바로 너와 주제의 말일이다!"
태고금기는 살기를 드러냈다.
그의 등 뒤에 두 개의 백골 조각이 나타났다.
그것들이 드러낸 기세는 주재와 맞먹었다.
"어? 왜 화를 내시오? 오랜만에 만났소, 나는 자네를 주려고 선물도 준비했소."
백종생은 실망한 듯 말했다.
"헛소리하지 말거라!"
태고금기는 사납게 외치고 공격했다.
백종생은 어깨를 으쓱거리고 왼손으로 다시 경서를 꺼냈다.
영야천존을 우두머리로 한 구천선역 전체의 절반 넘는 힘이 상고의 대신들처럼 제칠금구에 제재를 가했다.
조각상들에 금이 가고 위태로웠다.
조각상이 완전히 깨진다면 제칠금구의 절반이 넘는 범위가 순식간에 파괴되고 사라질 것이었다.
백종생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주재들을 훑어봤다.
마지막에 영야천존을 보고 말했다.
"파란 불이 창문을 비추어도 집 생각하지 말거라. 모든 인연은 꿈과 같다. 세상에는 인연 따위는 없다."
시를 읊자 허공에 숨어서 구경을 하던 묵사, 무천마군 등 거물들은 어리둥절했다.
백종생이 후수를 드러낼 줄 알았는데 시를 읊다니?
"이 시가 무슨 뜻인지 아시오?"
백종생은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
문득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자네들은 불도의 사람이 아니라 시의 뜻을 모를 것이오. 간단하오…….
창이 곧 나타날 것이오."
그의 말에 곧 몰락될 천지가 굳었다.
거물들은 눈을 찌푸렸다.
영야천존도 팔목이 떨렸다.
법술을 드러내던 태고금기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그는 화를 버럭 내고 소리쳤다.
"백종생, 아직도 나를 자극하고 모욕하려는 거냐? 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주인님의 빛이 반드시 세상에 다시 나타날 것이다!"
사람들을 헛갈리게 하기 위해 그는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
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
'백종생은 어떻게 알았지?'
"맞소. 창이 다시 세상에 나타날 것이오!"
백종생은 환하게 웃었다.
"이 년 후에 제삼십이소선역에 십혈장월의 이상이 나타날 것이오. 여러 가지 보물, 기연, 전승이 연달아 나타나고 혼란스러울 것이오. 마지막에 십혈장월의 빛이 한데 모여 비추는 사람이 바로 창의 환생한 자일 것이오.
후, 역시 주인님이 안목이 뛰어나구나. 싸움이 시작되면 창을 죽이지 못할 걸 예상하고 싸움이 시작되기 전에 주천불사산에 역천도비를 세우……. 소고, 내 말이 맞소? 자네도 참, 이렇게 좋은 일을 감추겠소!"?
혼란스럽던 천지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영야천존과 주재 등급의 거물들 그리고 묵사와 무천마군 등은 깜짝 놀라 가슴이 떨렸다.
백종생이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진짜인 것 같았다!
백종생의 말은 그에게 아무런 좋은 점을 줄 수 없었다!
백종생의 말대로 창의 환생은 이 년 정도 기다려야 나타나고 상황을 바꿀 수 없었다.
이 년 후에 그들은 사람을 파견해 십혈장월의 이상이 나타나는지, 여러 가지 보물이나 기연이 나타나는지, 혼란스러운 틈을 타 공격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기회를 봐 움직일 수 있었다.
백종생이 거짓말을 한 거라면 태고금기를 기분 나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 년 후에 그들의 주의력을 돌릴 수 있었다.
"새 시대가 진짜 강림했나? 다른 두 무상천존의 환생도 이제 천지에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주경 강자들은 넋을 잃고 중얼거렸다.
태고금기는 경악했다.
백종생이 이렇게 자세히 알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
"백종생, 헛수작 부리지 말거라. 아무 의미 없다!"
태고금기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마음속에 엄청난 원한이 솟아올랐다.
바로 안으로 쳐들어가 백종생을 죽이고 싶었다.
백종생의 말 때문에 이 년 후에 여러 세력들이 제삼십이소선역을 주시할 것이었다.
그가 전처럼 주인의 환생을 찾은 후 빠르게 소리 없이 자취를 감추는 건 절대 불가능했다.
그도 아마 오늘의 진남과 주제처럼 이렇게 성대한 상황에 부딪히게 될 것이었다.
"백종생, 내 너를 믿겠다!"
영야천존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만약 너와 진남이 우리 영야선도에 들어와 함께 주제의 비밀을 찾으려 한다면 나는 오늘 너희들을 공격하지 않겠다. 이 년 후에 또 함께 창의 환생을 죽이자. 어떠냐? 전에 나는 주제를 존경했다."
여러 주재 등급의 강자들과 태고금기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줄곧 미소를 잃지 않고 온화하던 백종생은 안색이 싸늘해졌다.
"천존 주제에 나의 주인의 비밀을 꿰뚫어 보겠다고? 자신이 대상계제일인인 줄 아나?"
왼손에 쥔 경서가 스스로 타 사라졌다.
대단한 살기가 곧게 하늘로 솟아올랐다.
영야천존은 순식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몇만 년 동안 나와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다. 예전에 나는 진짜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천지에 천존이 나 혼자뿐이다. 나는 대상계 제일이다.
백종생과 진남은 뭐지? 백종생은 중상을 입어 지금까지 경지가 조금도 진급하지 못했다. 진남은 환생일 뿐이고 본체가 아니다. 경지도 매우 낮은 정상지존이다.'
그가 방금 그런 조건을 건 건 그들의 체면을 봐준 것이었다.
"백종생, 긴말하지 않겠다. 오늘 내 너희들 영항일맥(永?一脈)을 완전히 없애겠다!"
영야천존은 기세가 맹렬했다.
주먹을 날리자 주위가 시커메졌다.
"잘 됐다!"
주재 등급의 강자들과 태고금기는 긴장을 풀고 공격했다.
커다란 천지는 원래의 광경을 회복했다.
심지어 원래보다 더 끔찍했다.
조각마다 금이 가고 곧 부서질 것 같았다.
허공에 숨어있던 암흑절성의 성주는 긴장하고 소리쳤다.
"묵사, 이대로라면 만상신마대진은 서른 개 셀 시간도 버티지 못할 것이오!"
묵사는 고개를 저었다.
"걱정할 것 없다고 했잖소. 명심하시오. 나의 주인은 이미 주천불사산을 성공적으로 연화하지 않았소?"
암흑절성의 성주는 그제야 진남이 생각나 바라봤다.
진남은 감았던 두 눈을 천천히 떴다.
"주인님 축하합니다!"
백종생은 위험을 느끼지 못하고 진남에게 공수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진남은 주위를 둘러봤다.
위기를 느끼고 물었다.
"주인님, 아무것도 하지 마십시오. 여기서 보기만 하면 됩니다."
백종생은 몸을 날려 진남의 뒤로 왔다.
손바닥으로 진남의 위쪽 일 촌 되는 곳을 누르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무형의 움직임이 사방을 휩쓸었다.
제칠금구의 하늘에 오래된 위압이 퍼졌다.
하늘 끝에 흩어졌던 방대한 형상이 다시 나타났다.
"진남의 몸을 이용해 주천불사산을 움직이려고?"
영야천존의 눈에 멸시가 드러났다.
주천불사산은 주제의 양대 무상지보 중 한 개였다.
구천선역의 본원의 힘과 신비한 연관이 있고 위능이 대단했다.
하지만 백종생은 고작 반보주재인데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까?
그는 몇만 년 동안 구천을 흔드는 지보들을 연화하고 절세술을 연마하고 많은 수단을 얻었다.
영야선도는 내력이 강하지 않지만 그는 내력이 대단했다.
"마지막 다섯 개 셀 시간이 남았다!"
암흑절성의 성주는 숨을 죽였다.
백종생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묵사가 몇 번이나 말했지만 그는 여전히 긴장했다.
이때 진남 양옆의 몇백 리 되는 곳에 고화가 펼쳐져 두 마리 용으로 변했다.
"동굴 안의 그림인가?"
진남은 바로 알아봤다.
동굴 안의 그림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인님이 여기 있는데 너희들은 돌아오지 않겠느냐?"
백종생은 표정이 위엄 있었다.
목소리가 그림에 전해졌다.
수천수만 개의 고화에서 엄청난 빛이 반짝거렸다.
그림 속의 사람들은 한데 모여 진신을 이루고 기운이 차갑고 조용한 조각상으로 변했다.
"왔다!"
묵사와 무천마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모든 걸 제대로 보려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