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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73화 (1,173/1,498)

1173화 전신의 각인

"극생주천대진!"

"십욕성선화마진!"

수많은 진문들이 사방으로 번지고 여러 세력의 주경 강자들이 다시 모여서 대진들을 만들었다.

엄청난 기운이 뿜어졌다.

"이 싸움은 이제 끝이구나."

다른 사람들은 싸움을 지켜보며 같은 생각을 했다.

구경을 하던 무인들도 침묵했다.

몇천 년 동안 우러러보고 존경하던 자가 쓰러지게 되자 그들은 마음이 복잡하고 씁쓸했다.

"비월, 지금이라도 제가 하라는 대로 하면 당신을 데려가……."

이때, 그녀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입도였다.

그녀와 비월여제는 접촉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진남이 비월여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니 입도는 만주지전을 발동하는 순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싸움에서 비월은 실패할 게 분명했다.

입도가 이 싸움에 끼어든다고 해도 상황이 달라질 것은 없었다.

입도는 비월여제만 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필요 없다. 이제부터 진남은 너에게 맡기마."

비월여제는 입도의 말이 끝나기 전에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잔뜩 밀려오는 형상과 엄청난 살국을 보며 그녀의 두 눈에 다시 감정이 나타났다.

두려움이 아니라 단호함이었다.

"죽어라!"

그녀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수많은 대세를 모아 긍고의 검광으로 변했다.

위에 있던 대진들이 방대한 파동을 일으키고 수많은 힘이 안에서 폭발했다.

힘은 검광을 공격했다.

비월여제는 신음을 흘렸다.

그녀는 진력에 맞아 밀려났다.

상처가 더 깊어졌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검광으로 변했다.

"하하하, 비월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포기를 안 하느냐?"

상검천주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은근히 쾌감을 느꼈다.

수없이 꿈꾸던 장면이 앞에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상검,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공격하시오. 그녀를 빙선관에 넣고 십생십세공을 빼앗읍시다."

극도지주와 화심천주 등은 동시에 말했다.

"기다리시오. 나에게 잠깐 시간을 주시오."

상검천주는 허공에서 비월여제를 굽어보며 비웃었다.

"비월, 이런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나 했느냐? 네가 나에게 줬던 수모를 열 배로 갚아주겠다. 무릎을 꿇……."

그는 천존지기의 조각을 꺼내고 문도법을 최대로 사용했다.

오천 년 동안 제일선이자 대상계의 전설이라 불리는 여인을 그는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리고 싶었다.

"꿈 깨시오!"

허상생 등은 상검천주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저항할 힘이 없었다.

비월여제는 두 눈을 감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문도법을 몰래 움직였다.

마지막 살초가 남았다.

그녀도 궁우태화종의 사람이라 궁우대붕술을 사용할 줄 알았다.

위기의 순간에 수많은 회색빛이 날아와 비월여제 앞을 막고 대진을 이루었다.

진력이 흔들리고 한 형상이 모습을 드러내고 살기를 뿜었다.

"방금……. 이 여인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했소?"

음산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감히 누가 온 거야?"

주경 강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한 형상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진, 진남?"

주경 강자들은 믿을 수 없었다.

"진남? 주소의 환생이라는 그자야?"

"문도지지에 갔다고 하지 않았어? 거짓말이었네?"

주재 강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시대전장의 엄청난 것들도 놀랐다.

그들은 진남을 몰랐다.

그래서 이 엄청난 싸움에 고작 구천지존이 달려온 것이 의외였다.

"세상에나!"

다른 사람들은 진남이 문도지지에 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계와 막소리는 진남이 문도지지에 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 녀석이 왜 여기에 온 거지? 전설 속의 극서지를 넘어 온 건가?'

"꼬마 부군, 설마……."

입도는 그 장면을 보자 화를 내야 했지만, 웬일인지 웃음이 나왔다.

엄청난 살국과 수많은 주경 강자들 앞에 진남은 한없이 작은 존재였지만 입도는 그가 멋있고 빛이 나 보였다.

'이게 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내야!'

비월여제는 눈을 번쩍 떴다.

익숙한 모습을 보자 그녀는 눈을 찌푸렸다.

"여기는 왜 온 거냐? 내 일이니까 끼어들지 말고 당장 가거라!"

비월여제의 차가운 말투에 단호함도 보였다.

그녀는 진남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어떤 비장의 수를 사용할지까지 알고 있었다.

지금 그 수를 사용한다면 진남의 신분 중 하나가 드러날 것이고 엄청난 일이 벌어질 수 있었다.

그녀가 손을 내밀면 진남은 거절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녀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진남이 엮이는 것이 싫었다.

"입도, 진남을 데리고 가거라. 함부로 하게 하면 안 된다."

비월여제가 전음했다.

"비월, 미안해요. 나는 정실부인이 아니라 첩일 뿐이에요. 그러니 부군의 결정을 간섭할 수 없어요."

입도의 유유한 목소리가 비월여제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하하하, 누군가 했더니 주소의 환생이었구먼."

상검천주, 극도지주 등 거물들은 진남을 무시했다.

"비월, 주경 일인자라는 사람이 주소 환생의 도움을 받아야겠느냐?"

상검천주는 비웃었다.

그는 진남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주제의 부하들 대부분이 죽었고 주선제일인은 주소를 인정하지 않고 전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주선제육인은 진남을 배신했다.

'진남이 주소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어떠한가? 이십여 개의 세력이 있는 곳에서 무슨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 고작 지존정상인 녀석이?'

진남은 비월여제의 말을 듣지 못하고 그들의 무시와 조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같았다.

그는 머리를 쳐들고 시뻘건 눈으로 상천검주를 노려봤다.

"다시 한번 묻겠소. 방금 이 여인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했소?"

상천검주는 살기를 무시하고 냉소를 지었다.

"그렇소. 내가 무릎을 꿇으라고 했소. 그런데 지금 생각이 바뀌었소. 비월여제가 무릎을 꿇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자네도 무릎을 꿇어야겠소."

말을 마친 그는 엄청난 기세를 뿜었다.

"아이고……."

먼 곳에 있던 오주와 신비한 존재들, 역사와 성목 등은 한숨을 쉬었다.

진남은 너무 고집이 세고 고지식했다.

그들은 그를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이제 진남은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인한 벌을 호되게 받을 것 같았다.

"너무 충동적이구나. 절망적인 상황에도 달려들다니! 비장의 수가 있어도 지금 상황을 역전하기는 힘들다.

나설 준비를 하거라. 비월여제와 다른 사람들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주인님만 구하면 된다."

허공에서 묵사가 고개를 젓더니 주변의 사람들에게 전음했다.

엄청난 마도가 일렁거리며 번져갔다.

"진남, 안 돼……."

비월여제는 진남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다.

순식간에 천지가 얼어붙고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갔다.

진남은 고개를 돌리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예전에는 선배님이 항상 제 앞에 섰습니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제가 앞에 서겠습니다. 제가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가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가슴 속 분노를 전부 드러냈다.

"전신각인, 움직여라!"

쿵-!

눈부신 청색 빛이 폭발하여 하늘 깊은 곳으로 솟구쳤다.

빛은 제칠금구 전체를 감쌌다.

제칠금구의 한번 바뀌었던 천지규칙이 다시 바뀌었다.

구석구석에 옛 기운이 느껴지는 전의가 가득했다.

어둠 속에서 전고 소리가 울리고 천지가 흔들렸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상검천주와 극도지구 등 강자들, 주재 강자들, 엄청난 것들, 묵사, 무천마군 등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진남이 이리 대단한 이상을 일으킨다고?'

둥, 둥, 둥-!

그들은 수많은 금빛 속에 허름한 갑옷을 입고 오른손에는 고검, 왼손에는 불경을 든 사내가 긍고 시공간에서 나타나는 것을 느꼈다.

그는 아무런 기운도 뿜어내지 않았지만, 천지가 흔들리고 허공이 혼돈으로 변했다.

"저자는……."

묵사와 무천마군 그리고 옆에 있던 상고의 존재들은 충격을 받았다.

주재 강자들과 시대전장의 신비한 존재들과 주경 강자들은 영혼마저 흔들렸다.

상검지주, 극도지주 등 주경정상들은 상고의 그림에서 그를 본 적이 있었다.

그들도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

중년 사내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진남의 앞에 와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소신 백종생(白縱生), 주인님을 뵙습니다."

한마디 말과 무릎을 꿇는 행동은 대상계의 하늘에 마른벼락이 내린 것과 같은 효과였다.

"진짜 그다! 주선제일인 백종생!"

묵사와 무천마군 등 주재 거물들과 엄청난 것들은 침착할 수 없었다.

상검천주, 극도지주 등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상고의 십대주선들 중 서열 사위까지는 반보 주재이고 남은 여섯은 주경 경지였다.

그런데 여러 세력과 거물들이 왜 그들을 언급하면 안색이 변하고 금기시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 이들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상고십대주선은 각자 엄청난 만고의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경지를 수련하려면 사 대 무상천존 시대에 이미 천존정상이 되고 무상천존에 가까웠을 것이었다.

다만, 그들은 주선이라는 이름을 선택하고 특별한 존재로 남아 엄청난 비밀을 장악했다.

백종생은 주선이 된 이후로 쭉 우두머리였다.

상고의 엄청난 싸움이 끝난 뒤에도 그 자리를 넘보는 사람은 없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백종생은 주제의 최측근이었다.

상고대전이 끝난 후 주제는 신비하고 많은 비밀을 품은 주천불사산을 백종생에게 맡겼다.

"잠깐, 이상하네! 백종생은 주소를 엄청 싫어했다. 주소가 엄청난 위험에 처해도 백종생은 멀리서 지켜만 봤을 정도다."

"백종생은 주선제일인이라 여러 세력에서 회유하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주제 한 사람만을 주인님으로 모신다고 당장에서 맹세를 했지. 그런데 주소를 위해서 주천불사산이 드러날 위험을 무릎 쓰고 달려왔다고? 게다가 진남을 주인님이라고 칭할 수가 없다!"

"설마……."

충격적인 생각들이 그들의 뇌리를 스쳤다.

'진남의 전생은 사 대 무상천존 중 한 명인 주제일까?'

"묵사, 이게 뭐요? 진남이 주인님의 환생이 아니었소?"

묵사 옆에 있던 암흑절성의 성주가 화가 잔뜩 나서 으르렁댔다.

"스승님, 이게……."

무천마군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예전의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백종생이 나타나는 순간 그는 진남이 주소의 환생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주소의 몸에 불후상마진의가 있소. 주제라고 해도 훔쳐 갈 수 없소. 주인님만이 가질 수 있는 거요."

묵사는 정신을 차렸다.

그의 두 눈에 놀라운 빛이 스쳤다.

그는 흥분해서 말했다.

"이게 바로 주인님의 큰 계획인 것 같소. 몰래 주제의 환생에 함께 환생한 거지. 그리고 다시 깨어나서 주제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는 거요! 계획이 성공하면 주인님은 영항불멸지구를 얻고 주천불사산과 신비한 그림 등을 모두 가지고 대상계를 통치할 수 있소."

그의 말에 암흑절성 서주와 무천마군은 마음이 흔들렸다.

* * *

천지가 잠잠했다.

백종생은 고개를 들고 진남을 바라봤다.

그의 눈빛이 아련해졌다.

오랜 세월을 헛되이 기다린 게 아니었다.

"주인님, 저를 어인 일로 부르셨습니까?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백종생은 감정을 다스리고 공손하게 말했다.

"비월여제가 주재로 진급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진남은 긍고의 대마로 변한 것 같았다.

그는 시뻘건 두 눈으로 상검천주와 극도천주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

"비월여제를 공격한 사람들을 모두 죽여주십시오!"

영야천조의 사람이나 여러 고족의 족장이나 여러 세력의 옛 종주라고 해도 상관이 없었다.

어떤 신분과 배경을 가지고 있던 비월여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자들을 진남은 용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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