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6화 그녀 곁에 있을 거다
"여러분, 경매회가 막바지에 들었소. 마지막 지보를 내놓기 전에 오늘 특이한 물건을 내놓을 거요."
붉은색 해골은 부적을 꺼내 웃으며 말했다.
"이 부적은 오주라는 도우가 만든 것이오. 제십구금구의 천지가 키운 거라 전력이 주경 대성의 강자와 비슷하오. 누가 이 부적을 얻는다면 그 무인을 한 달 동안 보호해줄 것이오. 한 달 사이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부적은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한 치도 떨어지지 않을 거요. 마왕전에서 담보하오."
무인들은 눈을 반짝거렸다.
오주의 도움을 받는다면 많은 금지의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무척 대단한 전승이나 기연을 얻을 수도 있었다.
"가격이 좀 비싸오. 무의혼옥 사십 개부터 시작이오!"
붉은색 해골은 한마디 보탰다.
부적을 욕심내던 무인들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이런 식의 경매를 가끔씩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무의혼옥 사십 개는 보통 비싼 것이 아니라 너무 비쌌다.
"가격을 부를 자가 없소? 그럼 이번 경매회의 마지막 지보를……."
붉은색 해골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진남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사십 개, 제가 내겠습니다."?
진남은 매우 흥분했다.
사십 개의 무의혼옥이면 한 달 동안이나 주경 대성 등급에 맞먹는 강자의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네……. 사십 개를 내겠다고?"
붉은색 해골은 경악했다.
모두들 경악했다.
'이자의 배후에는 역사와 성목이 아닌가? 역사와 성목이 언제 이렇게 많은 무의혼옥을 얻었지?'
"역사, 성목 이번에 무의혼옥을 많이 얻었나 보오."
운오의 눈에 질투가 가득했다.
지금 내놓으려는 사십 개의 무의혼옥에 좀 전의 열여섯 개 그리고 고권을 사는 데 쓴 여덟 개까지 하면 예순네 개나 되었다.
그는 그동안 열심히 모았지만 스무 개도 안 되었다.
"이건 내가 스스로 내는 것이오. 두 분과 상관없소."
진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스스로 낸다고? 하하하, 내가 너를 얕잡아봐서가 아니라 너는 고작 지존 경지로 어떻게 무의혼옥을 얻었느냐? 설사 배경이 좋다 해도 배후의 세력은 기껏해야 무의혼옥을 몇 개를 주었을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무의혼옥을 내놓을 수 있느냐?"
운오는 큰소리로 웃었다.
멸시를 감추지 않았다.
다른 주경 강자들과 신비한 존재들도 공감했다.
"도우, 자네는 두 가지 지보를 샀소. 지불해야 하는 무의혼옥이 오십 개가 넘었소. 지금 지불해야 하는데 가능하겠소?"
붉은색 해골은 물었다.
"가능합니다."
진남은 손가락을 튕겨 저장주머니를 꺼냈다.
붉은색 해골은 주머니를 훑어봤다.
주머니에는 무의혼옥이 쉰여섯 개 들어있었다.
"축하하오. 오주의 부적을 낙찰받았소."
붉은색 해골은 공수하고 말했다.
"이럴 필요 있느냐? 이 무의혼옥들은 역사와 성목이 너에게 준 것이 아니냐? 고작 경매회일 뿐인데 이렇게 머리를 써 잘난 척할 필요 있……."
운오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진남은 말했다.
"선배님들, 오주처럼 저를 보호해주실 분 있으면 저는 무의혼옥을 사십 개 드리겠습니다. 경지나 전력이 주경 정상이라면 열 개를 추가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남의 말이 진짜라면 두 명만 동의해도 여든 개의 무의혼옥을 내놓아야 한다.'
'역사와 성목은 주경 강자이지만 주경 대성으로 진급한 지 얼마 안 돼 저력이 강하지 못하다. 팔십 개를 더 내놓을 수 없다. 설마…….'
엄청난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놈, 헛소리하지 말거라. 네가 한 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느냐? 만약 두세 명의 도우가 너의 요구를 들어주려는데 네가 무의혼옥을 내놓지 못한다면……."
운오는 고소했다.
그는 진남이 사람들을 놀린다고 생각했다.
'역사와 성목을 대신해 강자를 들인다 해도 기껏해야 한 명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많이는 들이지 못할 것이다.'
"운 도우의 말이 맞습니다. 제가 한 가지를 소홀히 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무의혼옥이 많지 않습니다. 많아야 대여섯 명의 주경 정상에 맞먹는 선배님을 들일 수 있습니다. 이상은 안 됩니다."
진남은 미안한 듯 말했다.
"대…… 대여섯 명의 주경 정상?"
사람들은 자신들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대여섯 명의 주경 정상이면 삼백 개 정도의 무의혼옥이 있어야 했다.
"무의혼옥도 없으면서 헛소리 친다고 할 수 있으니 저는 우선 무의혼옥을 전부 꺼내겠습니다."
진남은 손을 저었다.
무의혼옥들이 저장주머니에서 떠올랐다.
방금 쓴 쉰여섯 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삼백마흔여섯 개가 전부 허공에 떠올라 반짝반짝 빛났다.
"진짜 무의혼옥이다!"
"삼백마흔여섯 개다!"
주경 강자들과 신비한 존재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평소에 주재 등급의 강자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무의혼옥을 꺼냈다면 그들은 조금 놀랐을 것이었다.
하지만 앞에 있는 자는 구천지존 정상의 존재였다.
사람들은 그제야 앞에 있는 구천지존의 배경이 보통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어……."
운오는 넋을 잃었다.
"어떻소? 운 도우 생각 있소?"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짓고 물었다.
"됐다. 이번 달에는 다른 일이 있어 시간이 안 된다."
운오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번에 크게 창피를 당했다.
"도우, 네가 진심이라면 내가 하겠다. 하지만 무의혼옥 오십 개는 좀 적다. 좀 더 줄 수 있느냐?"
"도우, 나는 경지가 주경 초급단계이지만 주경 대성과 싸워도 너를 보호할 수 있다. 나에게 사십 개를 줄 수 있느냐?"
사람들은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무인들과 신비한 존재들은 입을 열었다.
일여덟 명이 진남의 제안에 응했다.
"여러분, 이 일은 경매회가 끝난 후 다시 상의하는 건 어떻소? 마지막 보물만 남았소."
붉은색 해골은 말했다.
"맞습니다. 선배님들 이따 다시 얘기합시다."
진남은 공수했다.
경매회가 계속되었다.
운오는 기회를 봐 떠나갔다.
그는 계속 있을 면목이 없었다.
마지막 물건은 천존의 잔해였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유찰되었다.
경매회가 끝나 모두들 떠나려고 할 때 붉은색 해골은 당황하며 소리쳤다.
"도우, 잠깐만!"
진남은 주위를 둘러보고 물었다.
"저를…… 저를 부르는 겁니까?"
붉은색 해골은 고개를 끄덕이고 공손하게 말했다.
"맞소. 전주에게서 명령을 받았소. 칠 층으로 가보시오."
사람들의 눈에 의아함이 드러났다.
마왕전의 칠 층은 보통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주재 등급의 강자만 올라가고 주경이라도 자격이 안 되었다.
"알겠습니다."
진남은 역사와 성목 등과 인사를 나누고 붉은색 해골을 따라 칠 층으로 갔다.
칠 층에는 상고의 선목으로 만든 독실이 있었다.
독실 위에는 여러 가지 상고대진이 새겨져 동술과 신념으로 꿰뚫어 볼 수 없었다.
묵사와 무천마군은 흑포를 입고 독실 앞에 서서 기다렸다.
붉은색 해골은 눈치를 보고 물러갔다.
묵사와 무천마군은 엄숙한 표정으로 포권했다.
"주인님을 뵙습니다!"
둘은 무릎을 꿇으려 했다.
진남은 손을 뻗어 막고 웃으며 말했다.
"이럴 필요 없습니다."
묵사는 방문을 열고 진남을 안으로 안내하며 물었다.
"주인님, 주인님은 이미 정상지존이 되었습니다. 식해에 변화가 생겼습니까?"
진남은 그가 뭘 말하는지 알았다.
때문에, 숨기지 않고 말했다.
"저의 식해에는 기억 조각들이 나타났습니다. 전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주경으로 진급할 때면 황보절의 기억이 완전히 깨어날 것 같습니다."
묵사와 무천마군은 큰 근심을 덜어 기뻤다.
진남의 경지로 주경 강자로 진급하려면 시간이 꽤 필요했다.
하지만 주재로 진급할 때 기억을 각성하는 것보다 시간이 적게 들 것이었다.
"주인님, 예상하셨을 겁니다. 마왕전은 저희가 만든 세력입니다. 이미 많은 주경 강자들과 신비한 존재들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암흑절성의 주인도 우리 사람입니다."
묵사는 머뭇거리고 말했다.
"하지만 주인님께서 아직 진정으로 각성한 것이 아니라 그를 만나게 할 수 없습니다."
진남은 손을 젓고 말했다.
"괜찮습니다. 제가 두 분을 찾아 올라온 건 비월여제에 대해 묻고 싶어서입니다. 다른 세력들은 많은 정보를 얻었습니다. 두 분도 알고 있습니까?"
묵사와 무천마군은 마주 보았다.
묵사는 망설이고 말했다.
"저희가 얻은 소식에 따르면 이번에 비월여제를 공격하려는 세력이 일여덟 개가 넘을 겁니다. 칠 대 천존가문에도 두 개 있습니다. 요즘 무상호천령의 움직임이 큽니다. 아마 닷새에서 열흘 사이에 비월여제가 무상호천령을 움직여 만주지전을 일으킬 것 같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습니다. 남북 중 세 곳 모두 가능합니다."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닷새에서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고?'
"주인님, 주인님이 좋아하지 않는 말을 해야겠습니다. 이번 일에는 참여하지 마십시오."
묵사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주인님, 숨김없이 말하겠습니다. 우리 세력은 강합니다. 하지만 주인님은 기억을 각성하지 못하여 불후상마진공을 연마하지 못했고 전생의 법신을 찾지 못했습니다. 지금 강제로 사람들을 전부 불러온다면……."
무천마군도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진남이 조용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두 분의 세력을 움직일 생각이 없습니다."
묵사와 무천마군은 어리둥절했다.
진남이 경매회에 참가했을 때부터 그들은 진남을 설득할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았다.
묵사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가볍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주인님, 그렇다면 주인님의 경지로 어떻게 비월여제를 도와주려는 겁니까? 비월여제는 전에 주인님을 많이 도와주어 주인님이 비월여제에게 보답하려고 한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묵사는 말을 계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뜻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비월여제는 운이 다해 회복될 수 없었다.
그녀를 도와주는 건 아무 의미 없었다.
"어찌 됐든 저는 그녀의 곁에 있을 겁니다."
진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여러분을 움직일 수 없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이번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비월여제가 주재가 될 마지막 순간에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
묵사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와줄 겁니다. 어찌 됐건 그녀는 주인님에게 중요한 사람입니다. 도와줄 수 있다면 우리는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그가 시원하게 대답한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진남의 생각을 고려해야 했다.
둘째는 그런 상황이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었다.
비월여제가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알 수 없지만 질 게 뻔했다.
"좋습니다!"
진남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번에 묵사와 무천마군을 만났을 때 그는 이미 눈치챘다.
그는 아직 황보절이 아니라서 이들이 그를 주인으로 인정했지만, 명령은 듣지 않을 것이었다.
이번에도 무천마군은 같은 뜻이었다.
때문에, 진남은 이들의 세력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정도로 얘기가 된 것만 해도 충분했다.
진남은 둘과 한담을 나누고 경매장으로 돌아갔다.
"진남 도우, 우리도 오주처럼 하겠다."
역사는 웃으며 말했다.
"진남 도우, 우리를 얕잡아 보지 말거라."
성목은 입을 헤벌리고 말했다.
"두 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진짜 기쁩니다."
진남은 포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