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5화 무의혼옥
"무상천존의 아들은 저력이 보통 대단한 게 아니구나."
성목과 역사는 정신을 차리고 헛숨을 들이켰다.
"운오 도우, 이제 들어가도 되겠소?"
역사는 옅은 미소를 짓고 물었다.
운오는 정신을 차렸다.
안색이 시커메졌다.
그는 성목과 역사를 난처하게 굴 생각이었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들어오시오, 처음부터 들어갈 수 있었소."
운오는 어깨를 으쓱하고 괜찮은 척 말했다.
"배경의 도움으로 귀빈이 되어 안으로 들어간다 해도 별 의미 없소. 암흑경매회의 물건은 구천지존은 살 수 없소."
그는 긴말하지 않고 안으로 걸어갔다.
다른 주경 강자들은 기분이 나빴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남, 저자의 말을 신경 쓰지 말거라.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우리 둘이 한 개를 사서 너에게 주겠다."
역사가 진남에게 전음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저는 그저 궁금해서 보러 왔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한차례 소동이 끝난 후 진남은 성목과 역사를 따라 마왕전 오 층으로 왔다.
이번에 참가한 자들은 주경 등급의 강자들과 시대전장이 키운 신비한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경매회장은 특이한 점이 없었다.
대전에는 걸상들이 있고 앞에는 붉은색 선목으로 만든 강단이 있었다.
"여러분, 경매회에 참가하러 온 걸 환영하오."
높이가 삼 장 되는 암홍색 뼈로 된 해골이 위에서 걸어 나와 공수했다.
"진짜 기이한 존재다."
진남은 해골을 힐끗 봤다.
눈에 이색이 드러났다.
해골은 서극지의 해골들과 완전히 달랐다.
생명의 움직임이 없고 현묘한 힘이 있었다.
"긴말하지 않겠소. 첫 번째 보물을 보여드리겠소."
붉은색 해골의 말이 끝나자 뒤에서 두 흑포인이 높이가 일 장 되고 꽃무늬가 새겨진 보라색 목함을 들고나왔다.
흑포인이 법인을 만들자 목함은 끼익 끼익 소리를 내며 꽃처럼 활짝 열렸다.
목함 안에는 흰색 옥으로 만든 돌 사자가 있었다.
돌 사자는 살아있는 것 같았다.
움직이지 않았지만 엄청난 패기를 풍기며 천지를 내려다봤다.
아쉬운 점이라면 돌 사자의 귀와 송곳니가 하나씩 빠졌다.
"이 조각상은 소월천왕상(嘯月天王像)이다. 마왕전의 검증을 받았다. 오 분의 일도 파괴되지 않은 문도지기다. 상고시대의 주재 등급의 강자가 장악했던 지보이다. 최고로 움직이면……."
붉은색 해골은 설명했다.
성안에서 많은 걸 보지 않았다면 진남은 저도 모르게 감탄했을 것이었다.
'암흑경매회는 진짜 대단하구나. 첫 번째 보물부터 완벽한 상고 문도지기에 가깝다. 그럼 다음 물건은 어떨까? 이번 경매회의 마지막 지보는 얼마나 대단한 물건일까?'
"자, 다들 나름대로 생각이 있을 거요. 무의혼옥 한 알부터 시작이오. 경매를 시작하겠소."
붉은색 해골이 웃으며 말했다.
"두 알!"
"세 알!"
"네 알이요!"
대전 안에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이 전에 참가했던 경매회와 달리 신비한 존재가 다섯 알을 부르자 대전은 죽은 듯 조용해졌다.
다들 눈살을 찌푸리고 속으로 계산했다.
전혀 시끌벅적하지 않았다.
"무의혼옥은 어떤 물건입니까? 귀중합니까?"
진남은 역사 등에게 물었다.
"그 싸움에서 죽은 주재 등급의 강자나 천존 강자들은 수두룩하고 셀 수 없다. 그들은 영혼이 다른 등급에 도달했다. 때문에, 죽은 후에도 영혼지력(靈魂之力)이 천지에 융합된다.
흩어진 영혼지력은 우연한 기회에 한데 모여 무의혼옥이 된다. 옥은 주경이나 주재 등급의 무인들에게 큰 도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신비한 존재들에게도 매우 큰 좋은 점이 있다. 때문에 경매회마다 무의혼옥으로 물건을 사야 한다."
역사는 말했다.
"하지만 무의혼옥은 매우 적고 얻기 어렵다. 저자가 다섯 알을 불렀으니 이 문도지기는 저자와 다투는 자가 없을 것이다."
역사의 말대로 몇십 개 셀 시간이 지났지만 대전 안에는 아무도 가격을 제기하지 않았다.
붉은색 해골은 최종 결정을 했다.
"천지에 흩어진 영혼지력이 모여……."
진남은 물었다.
"무의혼옥을 보여줄 수 있습니까?"
역사는 어리둥절했다.
거절하지 않고 저장주머니에서 물건을 꺼냈다.
물건은 손바닥만 하고 옥석처럼 빛이 뿜어져 나왔다.
안에 매우 방대한 현묘한 힘이 있었다.
"진짜 그 옥석이구나!"
진남은 기뻐 몸을 떨었다.
금지를 지날 때 그는 옥석을 사백 개나 얻었다.
다섯 개의 무의혼옥이면 완벽한 문도지기를 한 개 살 수 있었다.
사백 개면 문도지기를 팔십 개는 살 수 있었다.
'두 전생 덕분에 위험을 무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이런 무의혼옥을 빨아들일 수 있었다. 금지에 오래 있는다면 무의혼옥을 몇 개 얻을지 모르겠다.'
진남은 감탄했다.
"마왕전의 귀빈이 무의혼옥도 본 적 없소? 아쉽군. 역사와 성목은 인색하여 자네에게 몇 개 주지 않을 거요. 자네가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무의혼옥을 몇 개 빌려주겠소. 어떻소?"
이 광경을 본 운오는 음흉하게 말했다.
역사와 성목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이 반박하려는데 진남이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소. 나는 아무한테서나 빌리지 않소."
운오는 피식 웃고 긴말하지 않았다.
경매회는 계속 진행되었다.
경매에 내놓은 물건들은 대부분 세 개나 다섯 개의 무의혼옥으로 거래가 되었다.
진남은 무의혼옥이 많았다.
경매품들을 자세히 관찰했다.
지금까지 내놓은 물건들은 그에게 큰 작용이 없었다.
때문에, 그는 경매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제 내놓을 물건은 여러분이 줄곧 원하던 것이오."
붉은색 해골은 말하고 손바닥을 뒤집었다.
크고 작은 부문이 가득하고 오래된 기운을 풍기는 은색 해골이 나타났다.
"이건 상고시대의 주재 강자의 해골이오. 우리가 검증해본 바로는 해골에서 빠져나간 힘은 삼 할도 안 되오. 이것을 연화한다면……. 다들 가격을 제기하시오."
해골의 말이 끝나자 대전 안이 시끄러워졌다.
조용히 있던 운오가 큰소리로 말했다.
"일곱 개!"
가격을 상의하던 주경 강자들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고개를 저었다.
평소라면 주재 강자의 해골은 기껏해야 여섯 개의 무의혼옥이면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운오가 한 개를 더 보탰으니 살 수가 없을 것이었다.
"끝내 손에 넣었다!"
운오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해골을 바라봤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는 알았다.
이 다리뼈는 한 개의 전승기연과 연관이 있었다.
이걸 얻는다면 수확이 크고 다리뼈의 가치를 훨씬 초월할 것이었다.
"경매에 참여할 자 없소? 축하하……."
붉은색 해골은 사람들을 훑어보고 망치를 두드리려 했다.
이때 담담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덟 개요."
'여덟 개를 부른 자가 있다고?'
모든 무인들과 신비한 존재들은 저도 모르게 소리 나는 곳을 바라봤다.
"누구요? 누가 여덟 알을 불렀소?"
운오는 깜짝 놀라 소리 나는 곳을 바라봤다.
모두들 넋을 잃었다.
여덟 개를 부른 자는 유일한 구천지존이었다.
"선배님, 저는 가격을 부르면 안 됩니까?"
진남은 사람들의 눈길을 무시하고 붉은색 해골에게 물었다.
"어? 아, 아니오. 자네는 마왕전의 귀빈이오. 가격을 부를 수 있소. 무의혼옥 여덟 개, 더 높은 가격을 부를 사람 있소?"
붉은색 해골은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역사, 성목 제법이군. 나와 이 해골을 빼앗으려 하다니!"
운오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진남이 가격을 부른 것이 역사와 성목이 시킨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고작 구천지존이 어떻게 여덟 개의 무의혼옥이 있을 수 있을까?
"무의혼옥 여덟 개를 내놓겠소. 그리고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 열 개를 더 내놓겠소. 도우, 충고하겠소. 다른 사람의 총알받이가 되지 마시오. 자네가 아무리 배경이 강하다 해도 소용 없을 때가 있소."
운오는 싸늘하게 말했다.
위협하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진남, 너……."
역사와 성목만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진남에게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홉 개."
진남은 그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운오가 다리뼈를 중히 여기는 걸 발견하고 일부러 가격을 높이는 것 같소."
역사와 성목은 깨달았다.
일부러 가격을 높이면 미움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좀 전에 운오가 했던 짓이 괘씸하여 그들도 미움을 사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아홉 개의 무의혼옥과 열 개의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를 내놓겠소!"
운오는 주먹을 꽉 쥐었다.
"운 도우, 구천지존도 무의혼옥을 한 개씩 추가하는데 주경 강자라는 자가 열 개의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를 추가하다니, 부끄럽지 않소? 열 개를 내놓겠소."
진남은 양보하지 않고 말했다.
이유가 어떻든 운오는 여러 번이나 그를 조롱했다.
이제 기회가 왔으니 그는 가만 둘 수 없었다.
'네가 주경 강자면 어때서? 네가 주재라도 나는 기분 나쁘면 시비를 걸 수 있다.'
"열한 개를 내놓겠소!"
운오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열세 개, 운 도우, 한 개씩 늘리는 건 재미없소. 두 개씩 늘립시다."
진남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주위의 주경 강자들과 신비한 존재들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구천지존이 보통 건방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른 물건이 아니라 무의혼옥이었다.
경매장에 무척 대단한 물건이 나타나지 않고서는 두 개씩 늘리는 경우가 적었다.
그들도 진남이 역사와 성목의 지시를 받고 일부러 운오와 시비를 거는 거라고 생각했다.
"진남 도우, 그럴 필요 있느냐? 운오가 포기하면 우리는……."
역사와 성목은 깜짝 놀랐다.
열세 개의 무의혼옥을 내놓을 수 없어서가 아니었다.
고작 주재 강자의 다리뼈 때문에 열세 개의 무의혼옥을 내놓는 건 손해가 컸다.
"열네 개를 내놓겠소! 놈, 너무 건방지게 굴지 말……."
운오는 입술을 깨물었다.
"열여섯 개."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진남의 무덤덤한 목소리가 들렸다.
"너!"
운오는 화가 났다.
방대한 기세가 풍겨 대전을 흔들었다.
"역사, 성목, 자네들 수확이 큰가 보오. 고작 주재 등급의 다리뼈를 얻기 위해 열여섯 개의 무의혼옥을 내놓다니. 자네들이 이토록 좋아하면 자네들에게 주겠소."
운오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롱하듯 말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피가 떨어졌다.
그는 진남을 당장 진압하고 싶었다.
그가 계속 가격을 높이고 진남이 포기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가 농락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웃음거리가 될 것이었다.
진남이 계속 가격을 제시한다면 그는 더 많은 무의혼옥을 지불해야 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았다.
"진남……."
역사와 성목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두 분더러 무의혼옥을 내라고 하지 않을 겁니다."
진남은 그들의 생각을 알고 전음했다.
"너 혼자 내겠다고……?"
역사와 성목은 다시 한번 놀랐다.
'고작 구천지존인 진남이 이렇게 많은 무의혼옥을 내놓을 수 있다고?'
'잠깐!'
역사와 성목은 진남이 제십일, 이십일금구의 위험을 무시했던 일이 생각났다.
그렇다면 무의혼옥을 얻는 건 매우 쉬웠다.
"운오, 왜 하필이면 진남을 핑계로 우리에게 시비를 거는 거요!"
역사와 성목은 속이 후련하여 미소를 지었다.
진남도 기분이 좋았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운오에게 당했다고 생각할 것이었다.
하지만 몇 개의 무의혼옥은 그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주경 강자에게 골탕을 먹일 수 있다면 무의혼옥을 더 많이 쓴다 해도 괜찮았다.
경매회가 계속 진행되었다.
여러 가지 해골들과 지보조각들이 경매에 나왔다.
운오는 더는 경매에 참가하지 않았다.
진남도 관심 없이 조용히 보기만 했다.
역사와 성목은 연합하여 고권을 한 개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