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3화 왜 말을 자릅니까
"도우, 자네가 도와준다면 우리는 이번에 얻은 것들을 자네에게 이 할 나눠주겠소!"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남의 기운은 구천지존 정상밖에 안 되었다.
하지만 진남을 보자 그들은 진남을 주경 강자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주경 정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곳은 평범한 주경이 올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왜 구천지존의 기운이 느껴졌을까?
그건 이해하기 쉬웠다.
일부 주경 강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지를 발견하지 못 하게 하고 또 일부 주경 강자들은 성격이 괴벽하여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지존이라고 오해하게 한 후 진정한 경지를 드러내 사람을 놀라게 했다.
"어떻게 해야 하오?"
진남은 의아했다.
'두 주경 강자가 나 같은 구천지존에게 도움을 청하다니?'
"자네는 십선진마진(十仙?魔陣) 밖에 있소. 진안을 공격하시오. 열 장의 부적을 가리키는 거요!"
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도와줄 수 있소. 하지만 자네들은 나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맹세해야 하오."
진남은 말했다.
선마도세는 주경 강자에게 효과가 아주 작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라도 쓸모가 있었다.
"당연하오!"
둘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선마도세를 했다.
"좋소. 미리 말하는데 소용이 크지 않아도 나를 원망하지 마시오."
진남은 일부러 한마디 했다.
둘은 빠르게 대답했다.
진남은 그제서야 단천도를 움직여 열 장의 부적을 내리쳤다.
몇십 번을 연거푸 내리쳤지만 열 장의 부적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진법 아래의 두 주경 강자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이자는…… 뭐 하는 거지? 왜 이렇게 약한 술법을 드러내 공격하는 거지?'
그들은 뭔가 말하려 했다.
진남은 문득 뭔가 생각나 체내의 혈색 부호를 움직여 열 개의 혈색 도기를 드러냈다.
쿠웅-!
십선진마진에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열 장의 매우 강한 힘을 가진 부적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부서졌다.
다른 진문들도 흩어졌다.
두 명의 주경 강자를 누르던 금제가 쉽게 파괴되었다.
"하하하, 드디어 이 귀신 같은 곳에서 나왔다!"
큰 웃음 소리가 들렸다.
두 개의 형상이 안에서 날아 나와 산꼭대기 다른 편에 내렸다.
청년과 중년사내였다.
청년은 머리카락이 옅은 금색이고 낡은 전갑을 입고 생김새가 예뻤다.
중년사내는 얼굴이 네모이고 눈썹이 짙고 눈이 크고 삼베적삼을 입었다.
성격이 시원시원해 보였다.
"도우, 고맙소! 이번에……."
둘은 진남에게로 걸어갔다.
중년사내는 공수하고 반쯤 말하고 멈췄다.
둘은 어리둥절했다.
"너는…… 진남이잖아?"
진남이 구천지존으로 등극한 일은 영향이 매우 컸다.
구천선역의 주경 강자들 대부분이 진남이란 이름을 알고 생김새를 기억했다.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제가 맞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중년사내와 청년은 깜짝 놀랐다.
'진남은 구천지존 정상이다! 이런 경지로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시대전장으로 오는 건 경지가 높든 낮든 다 가능하다. 하지만 구천지존이라면 여기까지 오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왜요?"
진남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 하긴 너는 주소의 환생이다. 이곳의……."
중년사내는 대답하지 않고 혼자 중얼거렸다.
겨우 안색을 회복하고 감탄했다.
"아니다. 우리는 갖은 고생을 하고 위험을 겪고 겨우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너는 지존의 경지로 쉽게 여기까지 왔구나. 차이가 진짜 너무 크구나."
청년은 뭔가 생각난 듯 싸늘하게 물었다.
"너는 문도지지에 있지 않았느냐? 어떻게 여기 나타났느냐?"
진남은 진작부터 할 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전에 허령천계에서 상고의 금지에 들어갔습니다.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문도지지로 갔다는 건 거짓 소문입니다."
청년과 중년사내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진남이 서극지에서 왔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해도 그들은 믿지 않았을 것이었다.
"선배님들은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나는 성목(成牧)이다. 앞으로 나를 성 형이라고 부르거라. 이자는 역사(易史)이다."
진남은 공수하고 말했다.
"성 형, 저는 얼떨결에 시대전장으로 왔습니다. 이곳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성 형이 말해줄 수 있겠습니다?"
성목이 말하려는데 역사가 무표정하게 말했다.
"말해줄 수 있다. 하지만 너에게 이 할 주겠다고 한 건 줄 수 없다."
성목은 눈살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남은 괜찮다는 듯 손을 저었다.
성목은 웃으며 말했다.
"진남아, 오늘 네 덕을 봤다. 이것들은 구천선역에서는 비밀이라고 할 수 없다."
그는 머뭇거리고 말했다.
"이곳은 매우 크다. 남, 중, 북 세 곳으로 나뉜다. 우리는 남쪽 전장에 있다. 중전장(中戰場)에는 위험이 없다. 남쪽과 북쪽 전장에는 서른세 개의 금구가 있다. 금구마다 매우 대단하다. 구천지존들은 들어오면 무조건 죽는다. 너는 예외다. 우리는 제구금구에 있다."
진남은 그제야 방금 이들이 놀란 이유를 깨달았다.
제구금구라면 서열이 높은 편이었다.
"다른 건 나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묻거라."
성목은 머리를 긁적였다.
"성 형, 저는 이곳에서 어떻게 주경에서 주재로 진급하는지 궁금합니다."
진남은 물었다.
"하하, 고작 구천지존이면서 이 일을 궁금해하는구나!"
성목은 큰소리로 웃고 말했다.
"주경이 주재로 진급하는 건 지존으로 등극하는 거나 문도성주와 완전히 다르다. 좀 더 시끄럽다.
사 대 무상천존의 시대에 주재로 진급하는 곳이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파괴되었다. 싸움이 끝나자 주경의 선배님들은 어쩔 수 없이 시대전장을 욕심냈다. 그래서 선배님들은 규칙을 만들었다.
구천지존에서 주경 강자로 진급한 사람은 반드시 백년지약(百年之約)에 참가한다는 맹세를 해야 했다. 모든 주경 강자들이 백 년에 한 번씩 시대전장으로 와 삼 개월씩 지낸다. 장면이 웅장하고 인원수도 충분하여 조건에 부합되었다.
이 규칙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백년맹(百年盟)이라는 세력이 전문적으로 구천지존에서 주경으로 진급한 사람들을 감시한다.
아, 까먹을 뻔했다. 맹세를 하지 않는 주경이 있으면 신분이 어떻든 모든 주경들이 연합해 그자를 죽였다."
진남은 물었다.
"백년지약이 이제 곧 열립니까?"
성목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멀었다. 아직도 칠십 년이 남았을 거다."
그 말을 들은 진남은 당황했다.
'구리거울은 어떻게 일 년 사이에 주재에 도전하지?'
"너 혹시 백 년 사이에 앞당겨 도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느냐?"
성목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이 문제는 선배님께서 진작에 해결하셨다. 시대전장에는 천존지기(天尊之器)가 있다. 소문에 천존지기는 너의 전생의 아버지 다시 말해 그 대인과 연관이 있다.
무상호천령! 선배님은 이 영패를 발견한 후 연합하여 영패를 개조했다. 누군가 영패에 주재 강자의 주인 없는 영혼, 세 개 천존지기 조각, 열 개의 반쯤 주재 등급에 도달한 해골, 백여덟 개의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를 넣으면 앞당겨 만주지전(萬主之戰)을 일으킬 수 있다."?
성목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계속 말했다.
"만주지전은 백년지약과 조금 차이가 있다. 모든 주경 강자들은 시대전장으로 와서 보물을 쟁탈해야 한다. 옆에서 지켜봐도 안 되고 숨어 있어도 안 된다. 기한은 한 달이다.
선배님들은 매우 주도면밀하게 생각했다. 자신이 경지가 부족하거나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참가하지 않아도 된다. 나중에 천존지기의 조각 한 개나 주경 강자의 해골 한 개를 무상호천령에 넣으면 된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만주지전은 모두 아홉 번 일어났다. 그렇게 많은 지보를 쉽게 내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소문에 누군가 만주지전을 일으킬 준비를 한다고 한다.
요즘 많은 주경 강자들이 앞당겨 시대전장으로 왔다. 칠 대 천존가문, 무상도통과 상고의 종족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진남은 놀랐다.
그 사람이 바로 구리거울이었다.
동시에, 그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구리거울은 주경 강자로 진급한 지 일 년도 안 되었다.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지보를 내놓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었다.
소문까지 났으니 나중에 혼자 이렇게 많은 주경 강자들을 상대하려면…….
"상고의 선배님들이 진작에 모든 규칙을 보완했을 줄 몰랐습니다."
두 주경 강자가 의심하지 않게 하기 위해 진남은 강제로 마음을 추스르고 감탄하고 물었다.
"성 형, 저는 어떻게 하면 나갈 수 있습니까?"
진남은 더 알고 싶은 것이 있었다.
하지만 얼떨결에 이곳으로 왔다고 했으니 그는 어떻게 하면 무사히 떠날 수 있는지를 걱정하는 것이 도리에 맞았다.
성목은 웃으며 말했다.
"네가 신경 쓰지 않는 줄 알았다. 우리는 지금 제구금구에 있다. 나가려면 좀 시끄러울 것이다.
계속 동쪽으로 가야 하고 십이금구, 이십일금구를 지나 암흑절성(黑暗?城)에 들어갔다 다시 중전장에 들어가야 한다.
진남, 너는 경지가 이제 겨우 정상지존이다. 혼자 지나가는 건 불가능하다. 이렇게 하자. 우리도 암흑절성으로 가서 거래를 하려던 참이다. 너는……."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역사가 말을 잘랐다.
"진남, 우리도 너를 도와줄 수 없다. 우리의 경지로 겨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성목은 눈살을 찌푸리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역사가 눈치를 주자 입을 다물었다.
진남은 신경 쓰지 않고 물었다.
"성 형, 암흑절성은 어떤 곳입니까?"
성목은 억지웃음을 짓고 말했다.
"암흑절성은 상고의 천존지기의 조각이 변한 것이다. 안에 무척 대단한 신비한 물건이 머물고 있다. 그것은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 사람을 공격하지도 않는다. 누구나 그곳에서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규칙도 있다.
너도 알다시피 남북전장의 서른세 개의 금구는 엄청나다. 우리 같은 주경 강자라도 변두리는 들어갈 수 있지만 깊은 곳에는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시대전장에서 일부 특수한 원인으로 생긴 시체들이나 귀신이나 흉수 등은 이 방면에서 선천적인 우세가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시대전장을 떠날 수 없다. 우리는 필요한 것을 얻고 또 안전을 고려해 암흑절성으로 찾아가 거래를 하곤 한다."
역사가 귀찮은 듯 말했다.
"됐다. 진남, 말해줘야 할 것들은 거의 모두 말했다. 여기서 헤어지자."
진남은 역사를 힐끗 보고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좋습니다. 여기서 헤어집시다. 두 분 제가 이곳에 나타난 소식을 소문내지 마십시오. 고맙습니다."
말을 마치자 진남은 돌아서 앞으로 날아갔다.
진남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성목은 화를 참지 못하고 물었다.
"역 형, 무슨 뜻입니까? 왜 몇 번이나 제 말을 잘랐습니까?"
역사는 싸늘한 눈빛으로 성목을 보고 말했다.
"성목, 순진하게 굴지 말거라. 저자는 우리를 도와줬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는 저자를 암흑절성까지 데리고 갈 생각이었느냐?
우리 둘의 경지로도 제십이, 이십일금구를 넘는 건 매우 위험하다. 게다가 저자는 구천선역에서 많은 세력들의 철천지원수이다. 우리가 저자와 함께 있는 걸 보면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성목은 화를 가라앉히고 말했다.
"제가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저자의 전생은 주소입니다. 뭔가를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자는 제구금구에서도 아무 영향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저자를 잘 이용한다면 금지의 깊은 곳에 들어가 지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