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5화 비월에 대해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망금성승은 눈을 감고 경을 읊었다.
점점 빨라지고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몇백, 몇천 명의 보살이 함께 경을 읊는 것 같았다.
진남은 무형의 불의가 그의 식해 속에 뚫고 들어오려고 하고 영혼에 침입하려고 하는 걸 느꼈다.
전신의 혼 앞에서 불의들은 그와 가까워지면 구름처럼 흩어졌다.
진남은 이 술법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평범한 무인이라면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었다.
게다가 이건 고작 시작에 불과했다.
"만공절살!"
진남은 단천도를 드러내 허공을 내리쳤다.
많은 도의가 망금성승의 발아래에서 솟아올라 그를 감싸려 했다.
망금성승은 육신이 금색으로 변하고 발아래에 연대가 나타났다.
도의가 그를 다치게 할 수 없었다.
슉-!
진남은 망금성승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열두 개의 문도법의 도의와 방대한 도세를 모아 내리쳤다.
과천일격!
망금성승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손에 쥔 불주가 스스로 튕겨 나와 허공에 구색연꽃이 피어났다.
쿠웅-!
강기가 휘몰아치고 허공이 흔들렸다.
진남은 커다란 반탄지력에 연거푸 뒤로 밀렸다.
그가 바로 서기도 전에 망금성승의 등 뒤의 보제지수의 나뭇가지들이 한데 모여 무상의 불검으로 변했다.
"도법지도!"
진남이 손을 젓자 그림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마치 천산처럼 불검을 눌렀다.
이때 망금성승은 눈을 천천히 떴다.
오래된 위압이 식해에 강림했다.
"육자진언(六字?言), 태화만불(?化萬佛)!"
금색 문자가 망금성승의 체내에서 날아 나왔다.
글자들은 부처, 보살, 나한 등 위엄 있는 형상으로 변했다.
성대한 불도가 진남의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진남은 바다에 서서 광경을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청홍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망금, 이런 환상은 나에게 보여줄 필요 없소!"
진남은 크게 소리쳤다.
환선도전의 도의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일화일세계, 일엽일보제! 연등지혈, 수념이연, 연법지재, 중생위불!"
웅장한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부처, 보살, 나한의 형상은 흩어졌다.
마치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커다란 식해는 큰 변화가 일어나 항고불계(?古佛界)로 변했다.
불계의 끝에 망금성승이 서 있었다.
그는 몸집이 방대해지고 슬퍼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고 화도 내지 않고 애석해하지도 않았다.
왼손을 뻗어 진남을 내리쳤다.
쿠웅-!
엄청난 압력이 진남을 눌렀다.
망금성승의 손은 너무 컸다.
한 세상처럼 하늘을 가렸다.
그것이 내리치려는 건 진남도 아니었다.
대도를 포함한 천지의 중생이었다.
이건 망금성승이 스스로 만든 금술 대광명창생화불수(大光明蒼生化佛手)였다.
주경 등급의 불조의 정혈 한 방울을 태워야만 드러낼 수 있었다.
그것은 살상력이 없었다.
사람을 서쪽의 극락세계로 데려갈 뿐이었다.
"좋소!"
진남의 눈에 흰색 불꽃이 더 세게 타올랐다.
그의 의지는 정상으로 높아졌다.
그는 열두 개의 문도법을 최고로 움직였다.
뿐만 아니라 식해 속의 적호천주의 주경의지를 움직이고 단전 속의 줄곧 움직이지 않던 핏방울을 처음으로 움직여 전부 체내에 융합시켰다.
최강일격을 위해서였다.
화르륵-!
잠깐 사이에 방대한 도광(刀光)이 폭발했다.
"진짜 강하구나!"
멀리서 싸우던 진세언, 천룡도인, 만정지존은 깜짝 놀라 결인했던 손을 멈추었다.
도광(刀光)이 불장이 부딪혀 혼란스러워졌다.
커다란 식해가 절세의 충격을 받은 것처럼 떨리기 시작했다.
오십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새하얀 도광(刀光)이 혼란을 뚫고 위로 솟아올랐다.
보처, 보살, 나한이 전부 사라졌다.
가부좌를 틀고 앉았던 망금성승은 몸이 떨리고 입가에 금색 피가 흘러나왔다.
안색이 창백해지고 기운이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그의 아래의 흑광 속의 불추도 사라졌다.
누르는 힘과 속박이 사라지자 흑광도 빠르게 흩어지고 사라졌다.
식해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짙은 살기가 엄청난 속도로 사방으로 퍼졌다.
회색 바닷물도 엄청난 속도로 줄어들었다.
이번 싸움에서 그가 졌다!
그의 계획도 물거품이 되었다!
팔백 일흔한 개를 셀 시간이었다.
"진남, 자네……."
망금성승은 진남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눈에 살기가 나타났다.
그의 마음속에서 악기가 솟아올랐다.
지존정상 등급의 불수에게 살기와 악기가 나타나는 건 매우 좋지 않은 징조였다.
망금성승은 장로 등급의 거물이라 빠르게 살의와 악기를 가라앉혔다.
"주소의 환생은 진짜 범상치 않소. 진남 시주, 시간은 많소. 다음번에 자네의 도의가 오늘처럼 날카롭기를 바라오."
망금성승은 싸늘하게 말하고 불광으로 변해 식해에서 날아나갔다.
그는 비장의 수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 식해는 이제 곧 마르고 닫힐 것이었다.
지금 나가지 않으면 영원히 나갈 수 없었다.
천룡도인과 만정지존도 공격을 멈추었다.
이번 싸움에 그들은 조금도 손해 본 것이 없고 오히려 수확이 많았다.
망금성승이 준 좋은 점 외에 그들은 진남의 진정한 전력을 알게 되었다.
"진남, 나는 졌다고 인정할 수 없다. 계속 싸운다면 나는 저들을 이천 개 셀 시간도 붙잡아둘 수 있다."
진세언은 모습을 회복하고 성큼성큼 걸어왔다.
"맞다. 진 도우 오늘은 고마웠다!"
진남은 웃으며 말했다.
좀 전의 공격으로 그는 기운이 많이 빠졌다.
하지만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뻤다.
기분이 매우 좋았다.
"예를 차리지 않아도 된다. 나의 이익과도 연관 있다! 좀 있으면 쌍주지지가 완전히 끝날 것이다. 나는 한동안은 나타나지 않을 거다. 통천도수에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릴 때 너와 다시 싸울 수 있기를 바란다!"
진세언은 진남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당연하다. 언제든 상대해줄게!"
둘은 식해에서 날아 나왔다.
이곳에서 발생한 일을 외부의 사람들은 알 수 없었다.
몇천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주경 시골의 식해가 완전히 닫혔다.
주경 시골은 전력이 크게 약해졌을 뿐 완전히 멈추지 않았다.
미친 듯이 살육을 벌이려는 생각이 그것의 사지백해에 퍼졌다.
반 시진 후 커다란 몸이 무너졌다.
공주충들은 지지하던 힘이 사라진 것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겼다!"
"하하, 주경 강자를 한 명 벴다!"
"퉤, 내가 공격한 것이다!"
웃음소리와 환호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의 머리 위에 소용돌이가 나타나 빠르게 끌어들였다.
쌍주지지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
백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백발 청년이 안배한 것인지 진남과 묘묘 공주, 강벽난은 인적 없는 산맥에 도착했다.
그들이 강림한 위치는 무작위였다.
"공주, 벽난 이따 영패를 움직여 선배님이 있는 곳으로 가거라."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시간이 되면 나는 여기 와서 너희들을 기다리겠다."
묘묘 공주는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너는 어떻게 하려고? 장남 등이 아직도 너를 쫓고 있잖아. 남세지존은 네가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어. 아니면 내가 그 자식과 얘기해서 너도 그곳에 있게 하면 어때?"
강벽난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진남을 바라봤다.
뜻이 분명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나의 지금의 전력으로 장남 등이 나를 죽이기 쉽지 않을 거다. 게다가 선배님도 동의하지 않을 거다. 나도 그동안 다른 부분의 수련을 할 것이다."
진남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다른 부분의 수련은 단전 안의 핏방울을 말하는 것이었다.
망금성승과의 싸움을 통해 그는 핏방울이 폭발하는 힘이 작지 않다는 걸 발견했다.
그의 도의가 명확하게 진급했다.
지금까지 핏방울은 몇 명의 지존 초급단계의 혈통지력밖에 모으지 못했다.
칠 대 천존가문, 상고 여러 종족들의 정상지존 심지어 성자, 성녀들의 혈통지력을 모으면 핏방울은 얼마나 강해질까 궁금했다.
묘묘 공주는 기분이 나쁜 듯 입을 삐죽거렸다.
그녀는 진남을 잡고 한참이나 수다를 떨고서야 강벽난과 함께 아쉬운 듯 영패를 움직여 사라졌다.
"후, 이제부터 두세 달은 혼자 지내야겠구나."
진남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더러 남으라고 하면 그녀들은 망설이지 않고 동의할 거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이기적일 수 없었다.
"우선 이곳을 떠나고 어디로 갈지 보자."
진남은 앞으로 날아갔다.
백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저장주머니 속의 영패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진남은 신념으로 훑어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장소지존이 신념을 보내왔네?'
진남은 영패에 신념을 주입했다.
익숙한 목소리가 식해에 울려 퍼졌다.
"진남, 쌍주지지에 왔으면서 나와 한마디 말도 없느냐? 나중에 제대로 혼내줘야겠다. 황뢰는 쌍주지지에서 나왔다. 황뢰가 말하기를 며칠 전에 지존 초급단계의 무인이 우리를 찾아와 매우 중요한 소식을 너에게 전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속임수가 아니라고 선마도세까지 했다. 만나고 싶으면 법인을 만들거라. 황뢰 등이 느끼면 그자를 데리고 너를 찾아올 것이다."?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지존 초급단계의 무인? 매우 중요한 소식?'
진남은 생각하고 장소지존에게 인사를 하고 장소의 말대로 현묘한 법인을 만들었다.
좀 기이하지만 아직은 딱히 중요한 일도 없으니 한 번 만나려 했다.
한 시진 정도 지난 후 먼 하늘에 황뢰지존과 두 명의 궁우태황종의 구천지존이 한 중년 사내를 데리고 진남의 앞으로 왔다.
중년 사내는 진남을 보자 기뻤다.
'내 짐작이 맞았구나!'
그는 문도지지에 들어온 후 진남이 쌍주지지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가 쌍주지지로 온다 해도 입구가 이미 닫혔을 것이었다.
그리고 진남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구천선역 전체가 다 알았다.
쌍주지지가 끝난 후에도 진남이 살아있다면 백현성에 남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생각을 거듭하다 도박을 하기로 했다.
진남과 궁우태황종은 사적으로 관계가 좋았다.
궁우태황종의 도움을 받아야만 그는 진남을 찾을 수 있고 '스승'의 부탁을 완수할 수 있었다.
"진남, 이자를 여기로 데려왔으니 우리는 먼저 가겠다."
황뢰지존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남은 공수했다.
셋은 구름 속으로 날아갔다.
진남은 중년 사내를 보고 물었다.
"자네는 이름이 뭐요?"
중년 사내는 마음을 진정하고 말했다.
"저는 장서입니다. 스승인 백현노조의 부탁을 받고 선배님께 서신을 가져왔습니다. 스승님께서 직접 쓰신 서신입니다."
말을 마치자 그는 옥간을 꺼냈다.
"백현노조?"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누구지? 만난 적 있나?'
진남은 의문을 품고 신념을 옥간에 주입했다.
여러 겹의 봉인과 주경 강자의 기운을 느꼈다.
"장 도우, 여기서 기다리시오. 나는 옥간의 봉인을 찢겠소."
진남은 말하고 신념을 집중했다.
진남은 천 개 셀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봉인을 완전히 찢었다.
주경 강자의 의지가 폭발해 그의 식해 속에 들어왔다.
희미한 노인의 형상이 나타났다.
"백현 선배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습니까?"
진남은 물었다.
"진남, 나를 볼 때쯤이면 너는 의문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남은 힘이 매우 적다. 의지를 좀 더 남겨 너와 제대로 이야기 나눌 수 없다."
노인은 진남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자신이 할 말만 했다.
"나는 비월에 대해 너에게 말해주려 한다."
비월이란 말에 진남은 표정이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