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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53화 (1,153/1,498)

1153화 지존들의 연합

진남은 두 눈을 천천히 뜨고 앞을 바라봤다.

그는 체내의 힘들이 엄청난 변화가 생긴 걸 느꼈다.

또 정원이 사라지고 구름이나 넓은 바다가 나타난 것 같았다.

그는 무언가 느낀 것 같았지만 왠지 무형의 쇠사슬이 그를 속박하는 것 같았다.

구름을 걷거나 바다를 꿰뚫어 볼 수 없었다.

그가 이 쇠사슬을 돌파할 수 있다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었다.

이 쇠사슬이 바로 주경의 문턱이었다.

다른 정상지존들은 정상으로 진급할 때 이런 느낌이 없었다.

지존방에 이름이 오른 존재들도 마찬가지였다.

진남은 달랐다.

그는 도경원만의 경지이고 지존지력이 정상에 도달했고 적호천주의 깨끗한 영혼이 준 오성의 대부분을 느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쿠웅-!

엄청난 폭발음이 진남의 느낌을 깼다.

진남의 식해 속에 오래된 마기가 나타났다.

마기들은 빠르게 모여 시커먼 수정 조각으로 변해 마기를 풍겼다.

진남은 빠르게 바라봤다.

수정 조각을 본 순간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땅에 뿌리를 박고 창천을 받든 위엄 있는 나무에서 신비한 경서가 오르락내리락했다.

순식간에 장면이 사라지고 진남은 원 상태를 회복했다.

"이것이 황보절의 기억인가?"

진남은 시커먼 수정을 보며 중얼거렸다.

지난번의 경험으로 그는 잘 알았다.

기억들이 완벽하지 않아 그는 열 수 없었다.

주경으로 진급해야만 나머지 기억 조각들이 나타나고 완전체를 이룰 수 있었다.

그때라야만 그는 기억을 계승하고 황보절의 '전생'이 될 것이었다.

"대상계 전체에서 나만 계속해서 각성하겠지……."

진남은 왠지 말할 수 없는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이때 끼익하고 나무집이 열리고 묘묘 공주가 안에서 걸어 나왔다.

진남의 기운을 느끼자 눈을 반짝거렸다.

"소남자, 너 정상지존이 되었느냐?"

진남은 소리 나는 쪽을 바라봤다.

짧은 시간이지만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여전히 대성지존이지만 왠지 뿜어져 나오는 빛이 더 눈부시고 표정이 마음을 흔들었다.

"선배님께서 너희들에게 뭘 가르치셨느냐?"

진남은 물었다.

"시간이 짧아 선배님께서는 우리를 도와 영생의 종자를 싹 틔워주시지 않으셨어. 대신 한 가지 방법을 가르쳐주셨어. 영생의 종자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고 영생지력을 움직일 수 있어."

강벽난은 말하며 손을 저었다.

영생지력이 나타나 여러 가지 형상으로 변했다.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려 하면 나와 난난이 연합하여 그자를 혼내줄 수 있다."

묘묘 공주는 공공성에서 정상지존이 그녀들을 약탈하려 했던 일을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었다.

미소를 짓던 진남은 발견했다.

정원 안의 저수지에 여러 가지 부호가 가득 나타나 신비한 대진을 이루었다.

"사흘이 된 것 같다. 어서 가자."

진남은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 * *

그 시각, 무월궁, 제 일 층 입구.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사흘 낮 사흘 밤 멈추지 않고 사방에 울려 퍼졌다.

미친 듯한 주경의 시골과 끝없는 공주충들의 공격에 금색 부호로 만들어진 대문은 빛이 어두워지고 부호들이 꽤 많이 사라졌다.

슉-!

넓은 초원의 주위에 무지갯빛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와 강풍을 일으켰다.

장면이 보기 드물었다.

구천지존들 일부는 위풍당당하고 기분이 좋았다.

수확이 꽤 많은 것 같았다.

또 구천지존들 일부는 안색이 어두운 자들도 있고 우울한 자들도 있었다.

안색이 어두운 자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고, 우울한 자들은 가질 뻔했는데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 시간이 부족한 것이었다.

잠시 후 커다란 초원에 사람들로 가득 차고 시끌벅적했다.

망금성승, 천룡도인, 만정지존 그리고 장남 일행과 진세언 일행, 맹랑천, 항한, 정무원 등 명성이 자자한 존재들이 거의 모두 모였다.

이때 허공에 파문이 일고 진남과 묘묘 공주와 강벽난이 걸어 나왔다.

사람들의 눈길이 진남 일행에게 쏠렸다.

그들은 진남의 경지 변화를 발견했다.

"정상으로 진급했어?"

사람들은 긴장됐다.

진남도 전신선동을 움직여 구천지존들을 훑어봤다.

세 장로들은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수확이 어떤지 알 수 없었다.

남세지존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았다.

안색이 더 창백해졌다.

장남은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큰 좋은 점을 얻은 게 분명했다.

진세언은 기세가 더 강해졌다.

돌파한 게 분명했다.

"진남, 제대로 말하거라. 너 그 붓을 통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지?"

맹랑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은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항한 일행, 정무원, 한추영, 조령 등은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무원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

진남은 그들의 기운을 관찰했다.

다들 돌파한 걸 보아 마지막에 함께 통천도화를 연화한 것 같았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숨기지 않고 맹랑천과 멀지 않은 곳으로 갔다.

"에잇, 제대로 말하거라. 너 그 붓이 이상하다는 걸 진작에 알았지? 너 진짜 염치없다. 서열을 따지면 너는 나를 삼촌이라고 불러야 한다. 좋은 점을 발견하고도 삼촌과 한마디도 하지 않고……"

맹랑천은 아쉬운 듯 말했다.

진남은 입꼬리가 비틀리고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잠시 후 망금성승이 다시 불도비법을 움직였다.

그의 목소리가 사람들의 식해 속에 울려 퍼졌다.

"시주들, 시간이 되었소. 나는 천룡과 만정 두 시주와 상의했소. 이따 싸움이 시작되면 상대는 궁주충들이 도와줄 것이오. 우리가 각자 흩어져 싸우고 섣불리 달려들면 전력이 분산되고 사상자만 많아질 것이오.

내 생각에 우리는 연합해야 하오. 연합하기를 원하지 않는 자가 있어도 강요하지 않겠소. 시주들이 싸움이 시작되기 전에 불만을 버리고 합작하기 바라오."

망금성승은 계속 완벽한 전술에 대해 말했다.

구천지존들 대부분이 동의했다.

구천지존들 일부는 문도법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들 대문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쿠웅-!

금부지문이 부서지고 금빛으로 변했다.

주경 시골은 하늘을 향해 크게 소리치고 천지를 흔들었다.

사흘 낮 사흘 밤의 연이은 공격에 오랫동안 쌓였던 엄청난 원한을 한꺼번에 드러낼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공주충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순식간에 초원까지 날아왔다.

"공격합시다!"

망금성승은 사납게 외쳤다.

쿠쿠쿠쿵-!

구천지존들은 기세를 폭발하고 지존지력을 최대로 움직였다.

하늘과 초원은 떨리고 폭풍이 휘몰아쳤다.

슉슉슉-!

보제고찰종, 극생문, 십욕종 등 여러 세력들에는 정상지존이 한 명에서 세 명 정도 있었다.

대성지존들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녀가 꽃을 뿌리는 것처럼 전부 흩어지고 벌레무리로 날아갔다.

"죽여라!"

작은 세력의 대성지존이나 무인들 그리고 정상지존들 일부는 크게 소리치며 앞에 있는 지존들을 쫓아가 그들과 합류했다.

태고대진이 연달아 만들어지고 엄청난 힘을 폭발해 많은 공주충들을 부쉈다.

그들은 서로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구천지존들이라 짧은 시간에 연합하여 대진을 만들기는 충분했다.

가운데에 있던 열 개의 대진이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마치 절세의 선검이 커다란 벌레무리를 자르고 길을 낸 것 같았다.

"아미타불!"

망금성승은 높은 소리로 불호를 읊고 상고 보살로 변해 주경 시골을 가리켰다.

천룡도인, 망금성승 등 정상지존들은 일제히 움직여 앞으로 날아가 도술을 드러냈다.

"진남, 지난번에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 오늘 누가 시체들을 죽이는지 보자, 어떠냐?"

진세언은 영혼과 칼이 하나가 되어 패기가 하늘을 찔렀다.

"하하, 진 형이 요청하는데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느냐?"

진남은 호탕하게 웃었다.

전신의 혼과 도법지도가 떠올랐다.

여러 개의 도술이 연달아 폭발해 절세의 홍수처럼 주경 시골을 공격했다.

커다란 몸에서 연이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주경 시골은 절세의 신위가 있었지만, 연거푸 밀렸다.

망금성승 등이 의논한 계획이었다.

몇몇 정상지존과 모든 대성지존들이 진법을 만들어 공주충을 막고 나머지 정상지존들이 공주충을 죽이는 것이었다.

크라아아아-!

엄청난 아픔에 주경 시골은 더 사나워졌다.

두 눈에 혈광이 반짝거리고 오른쪽 다섯 손가락이 오래된 각인으로 변했다.

몇만 리 되는 하늘이 휘어졌다.

대단한 무형의 힘이 끊임없이 모여 정상지존들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저자는 방금 의식을 회복했소. 함께 저자의 손을 자릅시다. 저자는 술법을 드러내지 못할 것이오!"

망금성승은 눈을 찌푸리고 외치며 보제지수를 드러냈다.

나뭇가지들이 불도혜검(佛道慧劍)으로 변해 어깨 관절을 내리쳤다.

진남 등은 진작에 눈치채고 살초를 드러냈다.

쿠쿠쿠쿵-!

커다란 천지에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주경 시골이 밀렸다.

그것은 매우 강한 회복력이 있었다.

하지만 팔이 회복되자 다시 중상을 입어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었다.

도술과 주술을 모두 드러낼 수 없고 전력이 많이 꺾였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힘은 엄청났다.

피하지 못한 정상지존들은 버티려다 중상을 입고 멀리 튕겨나 더 싸우지 못했다.

경지가 약한 자들은 바로 죽고 피범벅이 되었다.

"공주, 벽난, 너희들은 밖에 있거라. 나는 저자의 식해를 공격하겠다!"

진남은 낮은 소리로 외쳤다.

경지가 일정한 단계에 도달하면 식해는 매우 중요했다.

그것은 무인의 의지가 있는 곳이었다.

육신을 지배할 뿐만 아니라 영혼과도 연결되었다.

평소라면 무인의 식해에 들어가는 건 매우 위험했다.

무인마다 자신의 식해를 절대적으로 지배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경 시골은 달랐다.

이장성의 의지와 영혼이 시골의 의지와 영혼과 싸우고 있었다.

시골의 식해는 무주(無主)의 상태였다.

그럴지라도 지금 식해에 쳐들어가는 건 매우 위험했다.

진남은 깨달았다.

계속 이렇게 싸운다면 시간만 충분하다면 그들은 주경의 시골을 죽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장성이 이기고 식해를 연화하거나 주경 시골의 원래 의지와 영혼이 이긴다면 상황은 순식간에 변하고 위험해질 것이었다.

방금 주경 시골이 스스로 결인하고 법술을 드러낸 것이 징조였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식해 속에 들어가 이장성의 의지와 영혼과 주경 시골의 원래 의지와 영혼을 완전히 죽여야 했다.

두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남은 선광으로 변해 시골의 이마로 날아갔다.

"하하, 진남, 네가 나와 같은 생각을 했구나!"

진세언은 큰소리로 웃으며 날아갔다.

"아미타불, 이렇게 위험한 일을 어찌 후배들에게만 맡길 수 있겠소?"

망금성승은 합장하고 천룡도인, 만정지존과 함께 날아갔다.

다른 장로등급의 거물들과 성자, 성녀들은 이 광경을 보자 고개를 저었다.

다섯 명이 갔으니 그들은 따라갈 수 없었다.

아니면 주경 시골의 육신을 누를 사람이 없었다.

잠시 후 진남과 진세언, 세 장로는 희미한 바다 위에 도착했다.

광풍이 휘몰아치고 번개가 번쩍거리고 바닷물이 출렁거렸다.

대겁이 올 것 같았다.

바다 끝에서 금색과 검은색의 두 개의 빛이 엉켜 싸우고 있었다.

금색 빛이 우세를 차지하고 검은색 빛을 완전히 눌렀다.

검은색 빛은 점점 사라졌다.

"역시!"

진남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그들이 식해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한두 시진 지나면 이장성이 승리를 거두고 주경 시골을 완전히 연화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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