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7화 쓸모가 있는 놈이었구나
"진남, 공주, 사람들이 삼심일혼을 쟁탈할 때 우리는 장남 등을 저쪽으로 유인하자. 싸움을 혼란스럽게 하고 열세를 우세로 바꿀 수도 있어."
강벽난은 눈을 반짝거리며 전음했다.
묘묘 공주와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상황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더 큰 이변과 위험이 다가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다.
"공격하라!"
장남은 웃음을 거두고 외쳤다.
그에게서 수많은 탄서지력들이 용솟음쳤다.
순식간에 탄서지계(??之界)가 만들어져 진남 등을 감쌌다.
진남은 열두 개의 문도법을 움직이며 싸울 준비를 했다.
그런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탄서지계가 구천번개에 맞아 검은색 조각으로 변해 흩어졌다.
장남, 남세지존 등과 진남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어이, 장남. 종주라는 자가 스무 명의 지존정상을 데리고 세 지존대성을 상대하시오? 얼굴이 뜨겁지 않소?"
맹랑천은 구궁금선종의 사람들을 이끌고 다가왔다.
그의 눈에는 조롱이 가득했다.
"맹랑천? 구궁금선종은 피천고교와 참창종을 적으로 돌리겠소?"
장남은 안색이 보기 싫게 변했다.
맹랑천의 뒤에도 다섯 명의 지존정상과 일곱 명의 지존대성들이 있었다.
그들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장남은 맹랑천이 보이는 것처럼 속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맹랑천은 전력이 천룡도인, 망금성승, 만정지존 등 종주 등급의 거물들과 비슷했다.
"선배님, 어찌……."
진남 일행은 의아했다.
"적으로 돌리면 어떻소? 나를 물기라도 할 거요?"
맹란청은 장남에게 입을 삐죽거렸다.
동시에 진남에게 몰래 전음했다.
"장남이 바로 무풍흔이다. 제일천지성구에세 맹구궁을 공격했으니 나는 절대 저자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리고 맹구궁이 너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나는 네 편에 설 거다."
진남은 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나는 구궁을 도와준 게 없소. 오히려 구궁이 제일 천지성구에서 나를 도와……."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맹랑천은 눈이 반짝거렸다.
"그래? 그럼 내가 사람들을 이끌고 너를 도와준다면 천재지보를 좀 나눠줘야 하지 않느냐? 용봉선수를 여든 개나 백 개 정도 주는 게 어떠냐?"
진남은 기가 막혔다.
용봉선수는 쌍주지지에서 주경 강자의 시골 외 가장 귀한 천재지보였다.
진남에게도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맹랑천은 여든 개나 백 개 정도 달라고 했다.
"맹랑천, 이건 자업자득이다!"
장남의 두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그는 어쩌다가 쓸데없는 말을 했다.
그리고 맹랑천 앞으로 나아와 일곱 개 체질의 힘을 전부 움직였다.
장남은 스물두 명의 지존정상들을 데리고 왔다.
그래서 맹랑천 등이 끼어든다고 해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장남은 다른 의도도 있었다.
그는 홍운지체를 아직 흡수하지 못했는데 맹랑천을 제압하면 맹구궁과 거래할 수 있었다.
"죽여라!"
열한 명의 구천지존들이 장남의 뒤를 따랐다.
남제지존은 남은 아홉 명을 데리고 진남 등을 공격했다.
"맹 선배님, 저자들을 조각상 쪽으로 유인해주시오!"
진남은 낮게 말하고 과천일격을 사용하여 두 여인을 데리고 사라졌다.
"오호! 너 참 똑똑하구나."
맹랑천은 눈썹을 추켜세우더니 도망갔다.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려고?"
장남은 진남 등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냉소를 지었다.
'상황이 더 혼란스러워지면 또 어떻게 할 건데?'
이곳에는 진남을 죽이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진남이 열세에 처하거나 중상을 입으면 습격을 할 수도 있었다.
좋고 나쁜 것은 확신할 수 없었다.
진남 등이 자리를 옮기자 삼심일혼이 있는 곳의 쟁탈전은 더 커졌다.
지존대성은 둘째치고 지존정상들도 마흔 명이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은 지존방 서열 구 위였다.
그들은 사방을 휩쓸며 가는 곳마다 다 쓰러뜨렸다.
지금 상황은 진남 등에게 매우 불리했지만 악랄한 정도는 아니었다.
적어도 종주 등급의 세 거물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영항지진!"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선녀처럼 수많은 도술과 강풍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결인했다.
수많은 진문이 떠오르고 세 지존정상들이 모두 갇혔다.
"진도도결!"
진남은 칼을 휘둘렀다.
엄청난 도세가 지존정상들을 감았다.
"진남, 이런 보잘것없는 재간도 사용하다니, 부끄럽지도 않느냐?"
남세지존은 독사처럼 살벌하게 말했다.
"너에게 큰 선물을 주마!"
말을 마친 남세지존은 일곱 개의 눈부신 빛을 뿜었다.
탄서지력 등 일곱 개의 상고체질들의 힘을 동시에 폭발시키며 상고대진을 만들었다.
"응? 칠체공존이잖아?"
진남은 살짝 놀랐다.
'저건 장남의 기술이 아닌가? 설마 남세지존도 탐자지체를 가지고 있는 거야? 아니다. 보기에는 칠체공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용하는 체질의 힘이 장남의 반밖에 되지 않는다. 힘들끼리 불안정하고 억지로 결합시킨 느낌이야.'
진남은 바로 문제점을 찾아냈다.
그러나 여전히 남세지존이 이 정도까지 한 것에 대해 궁금했다.
"칠선주벌(七仙誅罰), 천문진세(天門?世)!"
남세지존은 다시 손을 써 살국을 만들었다.
일곱 가지 체질의 힘이 진남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모양이 흐릿하고 크기가 큰 문이 허공에 나타나 진남을 제압했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남세지존의 전력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
두 개의 도술을 합친 것이 평범한 지존대성들은 저항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직접 찾아왔으니 예전의 원한도 한 방에 해결합시다."
진남은 살짝 웃더니 전의를 전부 드러냈다.
전의는 하늘을 찔렀다.
"베어라!"
열두 문도법의 도의가 단천도에 모여 가장 간단한 도기로 변했다.
도기는 위로 날아올라 문을 산산조각 냈다.
"도법지도!"
옛 그림이 진남의 등 뒤에 나타났다.
펑펑펑-!
어둠 속에서 웅장한 힘이 나타나 일곱 개의 체질에 속하는 힘을 부쉈다.
남세지존은 놀라기는커녕 오히려 기뻐하며 법인을 만들었다.
"영혼강세(靈魂降世), 천지청명(天地?明)!"
웅장한 형상이 그의 뒤에서 나타나 남세지존의 기운과 하나로 합쳐졌다.
또, 형상이 나타나는 순간 진남은 보이지 않는 족쇄가 그와 도법지도로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마치 그들을 봉인하려는 것 같았다.
"주선제십인?"
진남은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는 장남 일행이 자신의 위치를 찾아내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하하, 그래. 네 덕분에 이런 기연을 얻었다."
남세지존은 호탕하게 웃었다.
일곱 체질의 힘이 다시 나타났다.
그는 양손으로 결인을 만들고 도술들을 사용했다.
"주선제오인 앞에서 주선제십인을 드러내는 건 현명하지 않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만?"
진남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전신의 혼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선제십인의 영혼이 바들바들 떨었다.
끝없는 전의와 전신의 위압이 주선제십인을 제압했다.
"제오인이면 어때서? 오늘 전신을 죽이겠다!"
남세지존은 표정이 흉악하게 변했다.
둘은 다시 싸움을 시작했다.
쿠쿠쿠쿵-!
폭발음이 소세계에서 울려 퍼졌다.
허공은 강풍에 부서지고 평평하던 땅은 볼품없이 망가졌다.
진남은 남세지존과 싸우는 한편 신념으로 주위를 살폈다.
예상대로 그를 노리는 자들이 많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혼란한 상황을 누군가 먼저 정리했다.
진세언은 칼을 들고 무적의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에게 향하는 도술들을 전부 부수고 앞을 막는 지존들을 베어 중상을 입혔다.
결국 그는 하늘로 날아올라 가장 먼저 조각상의 머리 위로 올라갔다.
그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존자의 힘을 뿜어 그물처럼 조각상을 감쌌다.
"안 돼!"
"저자를 막아라!"
싸우는 중이던 무인들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
그들은 얼른 진세언에게 도술들을 날려 보냈다.
멀리서 보면 무지개가 모든 것들을 덮는 것 같았다.
진세언도 정면으로 맞서 싸운다면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진세언은 꼼짝도 하지 않고 조각상에 푹 빠졌다.
그는 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쿵-!
기이한 장면이 벌어졌다.
수많은 도술들이 진세언을 공격하려고 할 때 보이지 않는 장벽에 부딪힌 것처럼 터지며 수많은 빛으로 변했다.
"저건 영혼의 힘이다!"
"설마 연화를 시작하면 막을 수 없는 거야?"
지존정상들은 표정이 굳었다.
그들의 추측이 맞는다면 이제 영혼과 인연이 없다는 건가?
이때, 가부좌를 틀고 앉은 진세언이 몸을 부르르 떨더니 입가에 피를 흘렸다.
조각상을 덮은 지존지력도 빠르게 줄어들더니 나중에는 조각상의 머리 꼭대기만 덮는 지경이 되었다.
"어라? 진세언이 한 번에 영혼을 연화하지 못한 거야?"
지존정상들은 눈치가 빠른 사람들이라 바로 알아차렸다.
그들은 진세언을 공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조각상에 날아올라 연화를 할 수는 있었다.
밖에 있는 다른 부위들로 만들어진 물건들과 마찬가지였다.
싸우고 죽이는 일을 그만두고 여러 명이 함께 연화를 할 수 있었다.
혼란스럽던 싸움이 더 난리가 났다.
존자들 대부분은 조각상으로 날아갔다.
일부 무인들은 세 개의 심산을 위해 싸웠다.
진남은 변화를 느끼고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주경 강자의 영혼에 대해 그는 흥미가 있었다.
그러나 기회가 없었다.
웅-!
이때, 잠잠하던 영혼의 깊은 곳에 있던 구룡석인이 진남의 식해로 날아갔다.
석인은 살짝 진동하더니 빛을 뿜었다.
진남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석인을 얻은 후로 좋은 일이 벌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반응이 있는 걸 보니 도겁을 불러오려는 거구나?'
구룡석인은 주인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 세게 진동했다.
불만을 토로한 석인은 아홉 개 색깔의 실을 몇백 개나 뿜어 조각상에 주입했다.
순수한 영혼의 힘이 그의 몸으로 흘러들었다.
주경 강자의 위압과 의지가 식해에 들어갔다.
"이게……."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진남이 주경 강자의 영혼을 직접 연화할 수 있게 구룡석인은 다리가 되어주었다.
지존정상들은 몇백 개 실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에게 놀란 눈빛을 보냈다.
"너를 오해했구나. 꽤나 쓸모가 있는 놈이었구나."
진남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는 일심이용하여 실들을 조종하기로 했다.
역시나 실들은 그의 신념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진남의 눈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그는 실들을 분산해서 조각상의 목, 복부, 다리 등에 주입했다.
진남은 조각상을 전부 덮지 않았다.
첫 번째는 진세언의 반응으로 보아 조각상의 영혼이 그리 쉽게 연화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는 무인들이 조각상으로 올라간 후 연화할 곳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면 의심을 하기 때문이었다.
"연화하라!"
진남은 낮게 외쳤다.
그는 실들을 최고로 움직였다.
순수하고 방대한 영혼의 힘이 그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그의 영혼은 점점 커졌다.
진남은 지금껏 전신의 혼으로 수련을 했기에 자신의 영혼을 수련한 적은 없었다.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제 금방 시작했을 뿐인데 엄청난 좋은 점을 얻었다.
그의 눈에 이 세상이 더 뚜렷하게 보였다.
마지막까지 연화를 마치면 얼마나 더 강해질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이때, 진남은 몇백 개의 실을 타고 오는 주경의 위압, 기운, 의지 등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느꼈다.
짧은 순간에 엄청난 지경에 이르렀다.
'설마…….'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순간 귀청을 찢을 듯한 웃음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하하하, 조금 전에 그 녀석은 엄청 조심스러웠다. 이상함을 느끼고는 내 일부만 연화했지. 그래서 내가 손을 쓸 새도 없었다. 그런데 너는 멍청하게 스스로 찾아왔구나. 욕심이 과하면 큰코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