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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43화 (1,143/1,498)

1143화 이게 가능하다고?

진남은 손가락을 튕겨 많은 금제를 친 후 단천도를 옆구리에 차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이 기회에 몰래 배운 세 개의 도술을 정리할 생각이었다.

도술은 문도법과 비슷했다.

양은 많아도 제대로 느끼지 않으면 없기보다 못 했다.

하지만 진남은 무예천부가 점점 강해졌기에 큰 문제가 아니었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연화하는 과정에 반항을 느꼈지만 성공적으로 눌렀다.

큰 위험이 없었기에 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사이에 한 명의 지존 초급단계와 두 명의 지존대성이 이곳을 발견했다.

멀리서 청홍색 머리카락을 보자 고분고분 떠나갔다.

진남의 상황이 아무리 나쁘다 해도 그들 수준으론 건드릴 수 없었다.

슉-!

진남은 눈을 번쩍 뜨고 앞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세 분, 왔는데 숨을 필요 있소?"

몇백 리 밖의 평온하던 허공에 파문이 일었다.

노인 한 명, 청년 한 명, 여인 한 명이 나타났다.

지존지력이 흐르는 강물처럼 꿈틀거렸다.

지존정상의 존재들이었다.

노인이 감탄했다.

"진남 도우, 보통이 아니구나. 나도 너의 눈을 속일 수 없구나."

진남은 평온하게 말했다.

"세 분 중 한 명은 무인이고 두 분은 다른 고족이오. 나와 아무 원한이 없잖소?"

청년은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며 말했다.

"맞소. 하지만 두 개의 뼈가 변한 선수가 욕심나오."

여인은 요염한 눈길로 말했다.

"우리는 진남 도우가 대성경지지만 전력이 강하고 충분히 지존정상과 싸울 수 있다는 걸 안다. 우리는 진남 도우와 적이 되고 싶지 않소. 진남 도우도 이번에 많은 걸 얻었으니 우리에게 좋은 점을 주면 떠나겠소. 우리는 요구가 많지 않소. 한 명에게 준주수 한 그루, 팔괘연천화 한 송이, 두 개의 정상지존의 시골을 주면 되오."

진남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이자들이 나에게서 갈취하려는 건가? 준주수, 팔괘연천화를 달라고 하면서 요구가 많지 않다고?'

지금의 상황으로 앞에 있는 정상들과 싸우는 건 좋은 점이 없었다.

이들에게 천재지보를 주고 떠나보내면 그들이 모은 재부에 주는 영향은 작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는 다른 사람을 약탈했으면 했지, 빼앗긴 적은 없었다.

"주지 않겠다. 꺼져!"

세 지존정상은 표정이 굳었다.

그들은 진남이 바로 대답할 줄 알았다.

기껏해야 흥정을 하여 천재지보를 적게 지불하려고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진남은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꺼지라고 했다.

'우리가 공격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는 건가?'

노인이 먼저 정신을 가다듬고 안 좋은 표정으로 말했다.

"진남, 너무 건방지게 굴지 말어라. 싸움을 한다면 너도 좋을 게 없다."

진남은 그의 말이 우스웠다.

"건방지게 구는 건 너희들 아니냐? 지존정상 셋이 연합했다고 약탈을 해도 될 것 같으냐? 다른 말은 하지 않겠다. 너희들이 지금 떠난다면 책임은 묻지 않겠다."

셋은 표정이 구겨졌다.

"길게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남 뒤에 있는 두 여인은 지존대성을 돌파하는 중요한 관문에 있습니다. 우리가 그녀들을 잘 이용한다면 진남의 손발을 묶고 전력을 평소의 칠할 정도로 제한할 수 있습니다."

청년은 문도법을 움직이며 호통쳤다.

"우리 셋이 연합을 한다면 진남을 진압할 수 있습니다. 진남이 가진 보물들은 셋이 똑같이 나누면 됩니다."

다른 둘도 그의 말에 공감하고 엄청난 기세를 폭발했다.

노인은 머리 위쪽에 구백아흔아홉 개의 허환선검이 나타나고 검도대진을 이뤘다.

대진은 사방의 허공을 찌르며 강제로 봉쇄했다.

진남은 전신의 혼을 드러내고 열두 개의 문도법을 움직였다.

그는 웅장한 기운을 뿜기 시작했다.

세 지존정상들은 표정이 무거워졌다.

"공격하자!"

셋은 동시에 날아올랐는데 번개처럼 행동이 빨랐다.

방대한 압력이 진남을 눌렀다.

세 지존정상이 연합한 전력은 엄청 강했다.

천룡도인, 망금성승, 만정지존 같은 유명한 종주급 지존들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진남은 살짝 흥분했다.

촤르륵-!

화도선염들이 진남의 몸에서 용솟음쳐 불바다를 이루었다.

"그깟 잔재주를 뽐내기는!"

세 지존정상들은 피하지 않고 수단들을 사용하여 정면으로 버텼다.

별로 타격을 입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은 곧 진남이 물러서지 않고 공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진남은 하늘로 날아올라 손가락으로 그들을 가리켰다.

"태연지술!"

주변의 환경이 바뀌었다.

지존정상들은 몸이 빠르게 작아지고 커다란 황토에 나타났다.

그들 주변에는 태고선산처럼 큰 진남의 형상이 가득했다.

형상들은 지존정상들을 내려다봤다.

"태연무생종의 도술?"

많은 싸움을 경험한 그들은 바로 알아보았다.

"구주사해(九州四海), 운운중생(芸芸衆生), 집고도지상여(集古道只常如)……."

노인은 검을 들고 크게 외쳤다.

청년의 몸에 신비한 무늬들이 생겨나고 의지가 쭉쭉 늘어났다.

여인의 가느다란 손에는 낡은 경서가 나타났는데, 한 장을 펼칠 때마다 선광이 번쩍거렸다.

커다란 황지가 격렬하게 흔들리며 금이 쩍쩍 갔다.

태연지술은 신비하고 웬만한 힘으로 부술 수 없었다.

그러나 세 지존정상의 힘이 너무 강하다 보니 태연지술의 신비함을 알아보지 않아도 강제로 부숴버렸다.

하지만 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진남의 '서른 명' 분신들이 양손을 합장하고 불광을 펼쳤다.

분신들의 등 뒤로 크고 몽롱한 보제나무가 나타났다.

분신들은 불가의 진언을 뱉었다.

진언은 주변에서 서로 만나며 세 지존정상의 마음과 영혼에 충격을 주었다.

또, '열다섯 명'의 분신이 나타났다.

분신들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나무와 하나가 되더니 불도의지를 드러냈다.

'열다섯 명' 분신은 '서른 명' 분신보다 훨씬 강했다.

"보제고찰종의 보제귀심술과 보제중생술?"

세 지존정상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진남이 이 두 개의 문도법도 장악했어? 어떻게 세 개의 도술을 하나로 합친 거지?"

진남이 두 도술을 장악한 것에 대해 그들은 이해할 수 있었다.

열 개 무상도통의 문도법도 훔쳤는데 도술이야 못 훔칠까?

그들인 놀란 것은 그게 아니었다.

한 번에 세 개의 도술을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세 도술을 하나로 결합시켜 도술 살국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적었다.

게다가 진남이 결합시킨 세 개의 도술은 전혀 다른 두 개의 문도법에 속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분신들의 몸에서 살기가 솟구쳤다.

순식간에 몇천 개의 주먹이 엄청난 기세로 날아와 그들을 때렸다.

진남의 본체는 아홉 개의 문도법의 의지를 단천도에 모았다.

"진도도결!"

도기들이 폭우처럼 쏟아져서 그들을 덮었다.

진남은 다섯 개의 도술들을 하나로 결합했다.

망금성승 등에게서 수단을 몰래 배운 진남은 계획이 있었다.

원래는 장남 등에게 깜짝 선물을 안겨주려고 했다.

그런데 세 지존정상을 만나는 덕분에 연습 삼아 사용해 본 것이었다.

"이게 가능하다고?"

지존정상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진남은 열두 개의 문도법을 익힌 것도 모자라 다섯 개의 도술을 결합했다.

얼마나 대단한 재능인가?

놀란 것도 잠시였다.

그들은 마음에 한기가 솟구치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천강귀심진전(天?歸心劍陣)"

"몰신강림(歿神降臨)"

"상신서(上神書)"

위기의 순간에 지존정상들이 고함을 지르며 강한 도술을 펼쳤다.

그들의 주변에 눈부신 선광이 반짝거리고 상고도기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위능을 드러내어 살국에 저항했다.

쿠쿠쿠쿵-!

엄청난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복합 도술이 그들을 죽이지는 못했지만, 완전히 제압했다.

지존정상들은 진남에게 얻어맞기만 하고 반격조차 하지 못했다.

"안 돼, 이대로 싸우면 우리에게 불리해. 물러가자!"

노인은 방어를 하며 외쳤다.

그의 손에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비장의 수가 있었다.

다른 지존정상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진남에게도 비장의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청년과 여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법인을 바꾸었다.

조금 전까지 셋 다 최선을 다해 진남의 공격에 방어했다.

그런데 이제 둘은 방어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빈틈을 찾았다.

"도망갈 생각이냐?"

진남은 살짝 웃었다.

세 지존정상이 도망을 간다면 진남의 지금 실력으로 막을 수 없었다.

진남은 처음으로 다섯 개의 도술로 복합도술을 만들었기에 정신을 고도로 집중했다.

때문에 도법지도를 사용하여 지존정상들을 없앨 정도의 공격을 할 수 없었다.

경험이 부족한 진남은 다섯 개의 도술을 합칠 때 지존지력도 엄청 많이 소모했다.

세 지존정상들이 조금만 더 버텨도 진남은 두 개의 도술을 멈춰야 했다.

그러나 이미 시작한 싸움이라 진남은 세 정상지존들을 쉽게 풀어줄 수 없었다.

"응?"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먼 곳을 응시했다.

예고도 없이 청색 빛이 태연지술로 만든 환상의 공간에 나타났다.

청색 빛은 점점 넓어지더니 광막으로 변했다.

"한 번에 다섯 개의 도술을 합치다니! 진남, 넌 역시 대단해!"

광막에서 감탄하는 말이 들렸다.

"누가 왔어?"

세 지존정상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진남은 고민하더니 분신들의 결인을 멈추었다.

그는 태연지술도 없앴다.

태연지술 안의 상황을 볼 수 있는 자는 평범하지 않았다.

진남은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

진남의 예상대로 태연지술에서 벗어나자 가까운 곳에서 두 개의 지존정상의 기운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 살펴보던 진남은 눈이 가늘어졌다.

한 청년과 중년 사내가 있었다.

청년은 검은색 짧은 머리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지고 있었는데 몸은 건장하고 옷차림은 소박했다.

그는 등 뒤에 옅은 금색의 커다란 망치를 메고 있어 우람하고 힘이 넘친다는 느낌을 주었다.

중년 사내는 외모가 평범하고 특이한 점이 없었다.

그러나 그가 뿜어내는 살기가 주변에 가득했다.

진남은 소혼선옥을 쟁탈할 때 이들을 발견하고 살펴보기까지 했다.

이들은 시도족이었다.

청년은 시도족의 여든일곱 번째 성자인 항한이었다.

"시도족의 항한이잖아?"

세 지존정상들은 대뜸 기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이런 반전이 있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항한 성자, 진남은 전력이 너무 강하다. 너도 방금 발견했지? 우리 연합하여 진남을 죽이자. 그리고 진남이 가진 천재지보들을 우리에게 나눠주면 된다……."

노인은 정신을 차리고 전음했다.

주선제오인 전신 때문에 시도족이 진남을 배신자로 생각한다는 사실은 구천선역이 다 알고 있었다.

"진남, 방금 얼마 되지 않는 천재지보를 내놓으라고 해도 거절하고 우리와 맞서더니 잘 됐다! 어떻게 죽는지 두고 보자!"

노인과 청년 그리고 여인은 진남을 비웃었다.

진남은 마음이 살짝 무거웠다.

그의 전력으로 한 번에 다섯 지존정상들을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항한은 오래전에 성자가 된 자였다.

지존방에는 없었지만 실력이 천룡도인이나 망금성승, 만정지존 등 종주 등급의 지존들과 비슷했다.

또,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지존대성이 되는 중요한 순간까지 들어섰다.

지금 방해를 받는다면 그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었다.

이때, 항한은 세 지존정상들에게 귀찮은 듯한 말투로 말했다.

"허튼소리 하지 말아라. 이건 우리 시도족의 일이다. 썩 꺼져!"

노인 등은 표정이 굳었다.

그들은 항한이 진남의 천재지보들을 혼자 차지하려고 하는 줄 알았다.

"항한 성자, 너무 건방지게 굴지 말아라. 진남의 전력은……."

노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두 사람에게 꺼지라는 말을 들은 그는 기분이 무척 상했다.

그러나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항한의 옆에 있던 중년 사내가 성큼 앞으로 나섰다.

중년 사내의 살기가 노인 일행을 폭풍처럼 감쌌다.

하늘에 있던 네 개의 태양의 빛도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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