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9화 고작 이 정도 실력이면
"저 손은……? 설마 문도지에도 천지성구처럼 집권자가 있나?"
진남은 가볍게 숨을 들이쉬었다.
방금 그는 시커먼 손에서 생명의 움직임을 제대로 느꼈다.
다시 말해 그건 살술, 금제, 규칙이 아니라 생명이 있는 기이한 존재가 공격한 것이었다.
"만약 내가 생각한 것이 맞다면 집권자는 경지가 얼마나 강할까? 이곳에서 발생한 모든 일을 다 알고 있을까?"
진남은 의문이 들었다.
이때 두 개의 엄청난 기운이 솟아올랐다.
두 지존 정상급은 동시에 정신을 차리고 창우의 시체로 날아갔다.
한 명은 얼굴이 상처투성이이고 짙은 오래된 기운이 풍기고 녹이 슨 전갑을 입은 노인이었다.
다른 한 명은 열 살 정도 되는 양 갈래를 하고 예쁘게 생긴 여자아이였다.
"영감탱이, 감히 나와 쟁취하려 하다니. 내 오늘 당신을 폐물로 만들어버리겠어!"
여자아이는 콧방귀를 뀌고 손을 저었다.
세 개의 무상도술이 연꽃처럼 피어나 노인을 공격했다.
노인은 눈빛이 싸늘해지고 피가 묻고 살기가 짙은 칼을 꺼냈다.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그들은 두 개의 절세 전광처럼 엄청난 속도로 부딪혔다.
매번 엄청난 파문이 일었다.
진남과 지존대성들은 꼼짝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봤다.
두 지존 정상급은 그들을 발견하지 못한 것처럼 무시했다.
팔십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여자아이는 눈살을 찌푸리고 다른 손을 쳐들었다.
그때, 좀 전의 그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도우, 지금이다, 함께 공격하자!"
슉 슉 슉!
지존대성들은 엄청난 기세를 드러내고 빛으로 변해 여자아이와 노인에게로 날아갔다.
도술들이 장대비처럼 쏟아졌다.
진남도 움직이며 지존대성들을 훑어봤다.
검은 머리가 어깨까지 드리우고 흰색 두루마기를 입고 대나무 부채를 든 중년 사내는 기운이 매우 기이했다.
진남도 꿰뚫어 볼 수 없었다.
"너희들이 순진하게 공짜로 가져가려는 줄 알았다!"
여자아이는 입을 삐죽거리고 대성지존들에게로 몸을 돌렸다.
노인은 진작에 그녀와 의논했었는지 함께 대성지존들을 상대했다.
두 지존 정상급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들은 대성지존들이 연합할 걸 예상하고 우선 이들을 죽이기로 합의를 보았다.
"어? 자네는 이씨 가문의 지광지존(智光至尊)이오?"
노인은 중년 사내를 바라봤다.
중년 사내는 옅은 미소를 짓고 부정하지 않았다.
대나무 부채를 꺼내 몇만 개의 빛으로 변해 둘을 덮었다.
"진도도결!"
진남도 공격을 드러냈다.
그는 지존지력과 네 개의 문도법을 움직여 무상의 도세를 만들어 노인과 여자아이를 덮었다.
"진짜 강한 도세구나!"
노인과 여자아이, 지광지존 그리고 다른 지존대성들은 긴장하고 바라봤다.
그들은 넋을 잃었다.
"진, 진남?"
명성이 자자한 진남이 이곳에 나타날 줄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진남은 어깨를 으쓱하고 숨기지 않고 다른 여덟 개의 문도법을 동시에 움직였다.
그는 기세가 웅장해졌다.
노인과 여자아이와 별 차이가 없었다.
"이것이 바로 전설속의 열두 개 문도법을 모두 수련했다는 것인가?"
노인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감탄했다.
"대단하구나. 고작 지존 초급 단계로 이 정도에 도달하다니. 역시 무상천존의 아들이 환생한 자는 다르구나!"
노인은 시찰족의 사람이었다.
시찰족에는 진남을 진압하고 그의 비밀을 얻으라는 명령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진남과 특별한 모순이 없었다.
"진남, 너를 애타게 찾았다!"
여자아이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번졌다.
진남이 남몰래 배운 문도법에는 그들 태연무생종의 것도 있었다.
이 일은 태연무생종의 치부였다.
진남의 신분이 얼마나 대단하든 만나면 반드시 죽여야 했다.
지광지존과 다른 지존 대성들도 동시에 정신을 차렸다.
지광지존 등의 눈에는 이색이 스쳤다.
다른 사람들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들이 속한 세력은 진남이 노여움을 산 세력인 게 분명했다.
"여러분, 전에 여러분의 세력과 원한이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이들 지존 정상급을 물리치고 요단을 얻는 것이다. 나중에 나에게 따지려 해도 나는 얼마든지 상대해주겠다."
진남이 칭찬하듯 전음했다.
"진남 도우의 말이 맞다. 우선 요단을 얻자."
다른 구천지존들은 거의 동시에 동의했다.
그들은 저장주머니 속의 영패에 신념을 전했다.
어떻게 되든 진남이 이곳에 나타난 건 중요한 소식이라 반드시 전해야 했다.
진남은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몰랐다.
하지만 공격하려고 했을 때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종이는 불을 쌀 수 없듯이 폭로될 때가 되었으면 폭로되라지.'
"끝까지 상대해주겠다고? 네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여자아이는 문도법을 움직이고 현묘한 도의를 풍기며 말했다.
"지금 바로 너를 죽이겠다."
그녀는 순식간에 진남의 위쪽에 나타났다.
새하얀 손바닥에 부문을 두 개 만들었다.
부문에서 두 개의 절세의 차가운 빛이 뿜어져 나왔다.
진남은 진작에 빛의 노선을 파악하고 몸을 날려 피했다.
빛은 아래쪽의 삼림 속에 떨어져 무척 큰 골짜기를 두 개 만들었다.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공격하거라!"
지광지존은 외치며 노인에게로 날아갔다.
다른 구천지존들도 살초를 드러내 노인을 공격했다.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눈빛이 날카로워지고 패기가 하늘을 찔렀다.
"잘 됐다. 너희들의 피를 내 아들에게 먹이면 되겠다!"
퍼퍼퍼펑-!
폭발음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주위에 창우가 주경을 충격하면서 일어난 움직임에 끌려온 무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엄청난 파동을 느낀 후 조용히 떠나갔다.
"묘법본경(妙法本經), 일생이, 이생삼, 삼생만물!"
여자아이가 두 손을 펴자 멀리 있는 바닷속에서 빛이 솟아올랐다.
여자아이들이 빛에서 떠올랐다.
모두 백세 명이 나타났다.
여자아이들에게서 풍기는 기운은 똑같았다.
모두 진신인 것처럼 구별이 없었다.
"대봉영역(大鋒領域)!"
백여 명의 여자아이들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겹치고 손에 법인을 만들었다.
진남을 중심으로 주위의 광경이 크게 변했다.
바닷물은 모두 사라지고 독립적인 소천지가 나타났다.
허공에서 많은 절세의 한광이 규칙 없이 쏟아져 내렸다.
마치 모든 걸 파괴하려는 것 같았다.
"환선윤회도결(幻仙輪回刀訣)!"
진도는 도세를 변화시켰다.
윤회의지와 미환(迷幻) 의지가 퍼졌다.
차가운 빛을 윤회하거나 환상 거울에 가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열두 개 문도법을 수련하면 매우 큰 우세가 있었다.
임의로 두 개나 다섯 개의 문도법의 의지를 결합해 범상치 않은 위력을 가진 살초로 변화시켰다.
"도둑질로 배운 문도법을 매우 깊게 느꼈구나. 태연무생묘법진경을 어느 정도로 느꼈어?"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진남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자신의 몸집과 드러낸 도세가 빠른 속도로 작아지는 걸 느꼈다.
잠깐 사이에 삼십 분의 일로 줄어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차가운 빛은 무상천벌처럼 커졌다.
언제든 그를 파묻을 것 같았다.
"환상 거울이 아니었나?"
진남의 눈에 이색이 스쳤다.
동력도 강하고 환도선전까지 수련했으니 아무리 강한 환상 거울을 마주해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허허허, 열두 개 문도법을 모두 연마했으니 외부인이 보기에는 매우 놀랍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우스꽝스럽다."
말이 끝나자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다.
대봉령역의 끝마다 여자아이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녀는 몸집이 매우 커져 손가락이 진남의 열 배나 되었다.
마치 무상의 거인과 개미 같았다.
"문도법은 매우 현묘하다. 그중 한 개만 완전히 느껴도 다행이다. 게다가 열두 개나 배웠으니 많으나 정교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다. 오늘 너에게 태연무생묘법진경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겠다!"
여자아이에게서 신광이 뿜어져 나왔다.
마치 태고의 신지로 변한 것처럼 위엄이 있고 천지를 굴복시켰다.
"중선심판!"
그녀들은 전부 움직였다.
주먹을 휘두르거나 손가락을 튕기거나 검으로 찍거나 칼로 벴다.
초식마다 힘이 강하고 대단했다.
"열두 개 도결!"
진남은 머리카락을 날렸다.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도의를 융합시켜 항고의 도광으로 변화시켰다.
기이한 신통 속에서도 매우 눈부셨다.
절세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아차!"
시간이 꽤 지난 후 지광지존 등 지존들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진남과 여자아이들은 움직이지 않고 강한 기운만 드러낸다고 생각했다.
여자아이가 진작에 판을 짜 진남을 다른 특이한 싸움에 끌어들인 것이었다.
때문에, 싸움의 상황을 알 수 없었다.
진남은 기운이 불안정하고 끊임없이 후퇴했다.
이런 상황만 봐도 진남이 밀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하하, 이 아이의 태연지술은 지존방의 존재들도 두려울 것이다. 그런데 초급 단계의 진남이 상대한다고?"
노인은 큰소리로 웃었다.
시간이 흘러 전화가 휩쓸었다.
대봉영역 안의 진남은 폭풍우 속의 작은 배처럼 언제든 뒤집어질 것 같았다.
"지금까지 버틴 것도 괜찮다. 이제 죽어라!"
여자아이는 몇백 개 법인을 만들어 몇백 개의 도술을 드러내려 했다.
진남의 평온하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믿을 수 없는 속도를 드러내 절세의 검광으로 변해 한 형상을 순식간에 두 동강 냈다.
피가 날리지 않고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응?"
여자아이는 행동을 멈췄다.
"네가 헛소리하는 걸 들어주고 공격하게 했다. 하지만 고작 이 정도 실력이면……."
진남의 작던 몸집이 부풀어 올랐다.
잠깐 사이에 여자아이와 차이가 없게 커졌다.
잠시 후 그는 여자아이의 열 배가 되었다.
마치 항고의 대요가 본체를 드러낸 것 같았다.
덤덤한 눈빛으로 여자아이의 형상을 내려다봤다.
"너무 실망이다."
여자아이들은 도무지 믿을 수 없어 눈이 휘둥그레졌다.
"태연지술을 깼어? 너 태연무생묘법진경을 전부 깨달았어?"
진남은 고개를 젓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네가 말한 대로 문도법은 많이 배웠지만 많지만 정교하지 못하다. 나는 열두 개 문도법을 대충 느꼈을 뿐이다. 제대로 깨닫지는 못했다."
여자아이는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럴 수 없어! 제대로 깨닫지 못했으면 어떻게 나의 태연지술을 깼어?"
그녀는 태연지술을 오랫동안 수련하여 이미 최고에 도달했다.
"방금 배우기 딱 좋은 시간 아니었어?"
말이 끝나자 진남은 열두 개의 문도법은 엄청난 의지를 드러내 단천도에 모아 아래를 내리쳤다.
그는 처음부터 도법지도를 전부 드러내 태연지술을 부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형세가 복잡하여 잠시 몸을 움츠리려 했고 또 이건 그에게 아주 좋은 기회였다.
그가 수련한 열두 개 문도법이 드러낸 절세의 도술을 전부 이해하고 습득하면 그는 전력이 무척 강해질 것이었다.
"방금 그 시간 동안……."
여자아이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내가 드러낸 술법으로 태연지술을 장악하다니. 진남은 무도천부가 얼마나 대단한 거지?'
"진남, 그렇다 해도 오늘 너는 죽어야 한다!"
그녀는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비명을 지르며 도술을 드러냈다.
하지만 천 리 되는 제방도 개미구멍에 무너진다고 작은 문제가 생겨도 전부가 무너졌다.
진남은 모든 오묘함을 장악했다.
태연지술이 어찌 진남의 빛을 막을 수 있을까?
퍼퍼퍼펑-!
그녀가 만든 분신들이 연달아 부서졌다.
대봉영역은 진남의 빛을 이기지 못하고 산산조각 났다.
풉-!
바닷물 속의 여자아이 형상이 뒤로 밀렸다.
연거푸 서른여 걸음 물러가서야 멈췄다.
그녀의 입가에 시뻘건 피가 흘러나왔다.
반면 진남은 기세가 웅장하고 아무 영향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