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4화 혈통의 힘을 얻는 법
"눌러라!"
진남은 신념을 움직였다.
도법의 나무가 변한 도록이 체내에서 날아 나와 천지에 나타났다.
도권이 천천히 펼쳐졌다.
"응? 이건……."
평령지존, 용회지존, 홍수지존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도록에서 풍기는 엄청난 힘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쿠쿠쿠쿵-!
많은 사영(蛇影), 엄청난 검광, 강한 성광대세(聖光大勢)는 힘이 부딪히는 순간 부서지고 사라졌다.
폭풍이 휘몰아쳤다.
커다란 황정은 큰 위기를 느낀 것처럼 거리마다 웅웅 소리를 내며 빛무리가 뿜어져 나왔다.
전보다 열 배나 더 밝았다.
"어……."
황정 안의 지존들과 패자들 그리고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좀 전의 네 명의 지존들이 싸울 때 그들은 황정 안에 있었지만 황정 밖에 있는 것처럼 아무 영향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도록이 나타난 후 그들은 전에 없던 폭풍에 휘말린 것 같았다.
커다란 황정이 큰 배처럼 폭풍의 공격에 언제든 부서질 것 같았다.
모두들 도망갈 수 없었다.
"아차! 어서 가자!"
정신을 차린 평령지존은 엄청난 위기감이 들고 소름이 돋았다.
빠르게 법문을 만들어 몸을 몇만 개의 작은 뱀으로 부숴 사방으로 헤엄쳐갔다.
좀 전의 기염이 완전히 사라졌다.
용회지존과 홍수지존도 마찬가지였다.
일제히 부적과 상고의 법보를 드러내 엄청난 힘을 폭발해 그들을 덮고 그들을 데리고 이곳을 떠나려 했다.
그들은 궁지에 빠졌다.
이 청년이 이토록 대단한 수단이 있을 줄 몰랐다.
도록은 희미한 빛이 반짝거렸다.
마치 큰손이 그들의 비법, 부적, 법보를 전부 산산조각 낼 것 같았다.
"이 그림은 범상치 않구나. 비장의 수가 있으면 숨기지 마시오!"
도망칠 수 없다는 걸 느낀 평령지존은 크게 소리치며 손뼉을 쳤다.
뱀 모양의 붓이 나타나고 어깨 위에 있던 독사들이 순식간에 붓을 감쌌다.
오래된 기운이 사방으로 퍼졌다.
붓은 그가 문도지의 유적에서 얻은 것이었다.
몇 번이나 그를 도와 위기를 모면했다.
한 번 사용하면 위력이 약해져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쓸 생각이 없었다.
용회지존과 홍수지존은 입술을 깨물고 두 개의 상고지물을 꺼냈다.
누구나 오랜 시간의 노력을 거쳐야만 구천지존이 될 수 있었다.
때문에 그들은 여러 가지 비장의 수가 있었다.
진남은 손을 저어 도도(道圖)를 잡고 아래로 눌렀다.
쿠웅-!
천지가 흔들리고 만법이 흩어졌다.
무형의 힘이 상고의 고선(古仙)이 심판하러 온 것처럼 뱀 모양의 붓과 두 개의 상고지물은 크게 떨렸다.
그것들은 버티지 못하고 펑펑펑- 하는 소리를 내고 흩어져 수많은 빛무리로 변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평령지존, 용회지존, 홍수지존은 눈을 찌푸렸다.
그 순간, 세 개의 큰 산이 그들을 누르는 것 같았다.
"악-!"
세 구천지존은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온몸의 뼈에서 따닥따닥 소리가 났다.
상처가 가득 생기고 피가 흘러나왔다.
매우 비참했다.
한 번의 공격에 그들은 중상을 입고 전부 진압되었다.
"세 명의 지존이……. 패, 패했어?"
황정 안의 구천지존들과 패자들은 믿을 수 없었다.
구천지존대성 한 명, 구천지존 초급 단계 두 명이다.
게다가 칠 대 천존가문의 사람이다!
"설마……."
사람들은 마음이 흔들렸다.
'이 청년은 지존 정상급인가?'
"자네 실력을 잘도 숨겼소. 자네 지존 정상급었구먼."
평령지존은 머리가 흐트러지고 피를 토했다.
용회지존과 홍수지존도 입꼬리가 크게 비틀렸다.
그들은 후회했다.
진남이 지존 정상급인 걸 알았다면 그들은 절대 그 일로 꼬투리를 잡지 않았을 것이었다.
지존 정상급이 이런 짓을 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진남은 신경 쓰지 않고 도법지도를 거두어들였다.
눈에 기쁨이 스쳤다.
예전의 도법지도에 비하면 이번의 것은 힘이 더 강했다.
수피화권이 수련한 만법불침성체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도법지도가 있는 곳은 만법이 깨지고 모든 걸 눌렀다.
"좀 전에는 도법지도의 힘을 전부 발휘하지 못했소. 만약 힘을 다한다면 지존 정상급이라도 밀리지 않을 것이오."
진남은 중얼거리며 세 지존을 바라보더니 허공에서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칼을 뽑았다.
평령지존, 용회지존, 홍수지존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두 방울의 지존정혈은 자네가 가져가시게. 좀 전의 일은 우리가 잘못했소. 나중에 제대로 사죄하겠소."
용회지존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홍수지존은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계는 강한 자가 옳고 약한 자가 틀리는 것이었다.
진남은 듣지 못한 것처럼 그들 앞으로 다가와 담담하게 말했다.
"자네들이 공격하면 나도 가만 있지 않겠다고 했소."
그의 말에 천지가 조용해졌다.
황정 안의 무인들은 어리둥절했다.
'지존 정상급'이 평령지존 일행을 죽이려는 건가?
평령지존은 가슴이 서늘해져 서둘러 외쳤다.
"도우, 오해가 있었소.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소? 나는 왕씨 가문 본가의 장로요. 우리 왕씨 가문의 규칙에 따르면 자네가 나를 죽이면 왕씨 가문에서 크게 노할 것이오! 그렇게 되면 자네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거……."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차가운 도광(刀光)이 그의 목을 스쳤다.
피가 허공에 날렸다.
평령지존이 죽었다.
진남은 안색이 평온했다.
그와 긴말하고 싶지 않았다.
"자네……."
용회지존과 홍수지존은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이 청년이 이 정도로 담이 커 진짜 죽일 줄 몰랐다.
"자, 잠깐!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시오! 요구가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
용회지존이 서둘러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싸늘한 도광(刀光)이 그와 홍수지존을 베었다.
그들은 표정이 굳고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두 지존이 죽었다!
황정 안의 구천지존, 패자들과 무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믿을 수 없었다.
이들은 왕씨 가문, 오씨 가문, 정씨 가문의 본가의 사람이고 장로들이었다.
허령천계의 칠 대 천존가문에도 구천지존들이나 주경 강자들이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는 황정이었다.
지존 정상급이 이런 행동을 하는 건 대놓고 삼 대 천존가문의 위엄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삼 대 천존가문에서 알게 되면 크게 화를 낼 것이었다.
진남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삼 대 천존가문의 장로가 아니라 성자라 해도 그를 죽이려 했다면 그는 망설이지 않고 죽였을 것이었다.
"삼 대 가문의 사람들이 이곳을 주의할 것이다. 이곳은 더는 머무를 수 없겠다."
진남은 중얼거리고 몸을 날려 사라졌다.
황정에 남겨진 무인들은 정신을 차리고 시끌벅적했다.
무인들의 예상대로 세 천존가문에서 이 일을 알고 크게 화를 냈다.
강자들이 멀리서 날아와 조사를 시작했다.
세 천존가문은 수단이 대단했지만, 진남이 한 짓이라는 걸 알 수 없었다.
* * *
몇 시진 후 진남은 오래된 기운이 풍기는 산맥에 도착했다.
진남은 전신선동을 움직여 산맥을 훑어봤다.
산맥에는 무인들이 많았다.
그들은 안에서 수련하며 기연을 찾았다.
그들은 아직 구천지존에 도달하지 못했다.
잠시 후 진남은 은밀한 골짜기로 날아갔다.
많은 금제를 쳐 모든 기운을 막았다.
"지존정혈이 어떤 특이한 점이 있는지 보자."
진남은 옥병을 꺼내고 화도선염을 주입해 정혈을 태웠다.
잠시 후 두 개의 강하고 깨끗한 기운이 폭발해 진남의 체내에 주입되었다.
진남의 지존지력과 비하면 매우 약했다.
진남의 경지를 진급시킬 수 없었다.
"응? 정씨 가문과 오씨 가문의 혈통지력이 고작 이 정도라고?"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두 개의 무형의 현묘한 힘이 그의 경맥에 들어가 용처럼 꿈틀거렸다.
"이 혈통지력은 범상치 않구나. 더 많이 모으면 매우 대단한 위력을 폭발할 수 있겠다."
진남은 관찰하고 시선을 돌렸다.
그는 칠 대 천존가문의 혈통지력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그는 외부인이라 혈통지력을 얻을 수 없고 완벽하게 융합해 움직일 수도 없었다.
외부인은 혈통의 세례를 받는다고 해도 혈통지력을 조금만 흡수할 수 있을 뿐 가문의 혈통지력과 차이가 매우 컸다.
이때, 식해 속의 무주궁도에서 빛이 일고 무형의 흡입력이 폭발해 두 개의 혈통지력을 강제로 빨아들였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무주궁도의 빛이 꺼지고 두 개의 매우 약하지만 현묘하고 깨끗한 힘이 무주궁도에서 날아 나와 진남의 체내에 주입되었다.
두 개의 힘은 순식간에 진남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진남의 기운은 변화가 생겼다.
매우 작은 변화였지만 진남에게 생긴 변화는 매우 선명하고 눈길을 끌었다.
"무주궁도가 천존가문의 혈통지력을 빨아들인 후 가장 깨끗한 상태로 변화시켜 나더러 빨아들이라는 건가?"
진남의 눈에 놀란 빛이 드러났다.
'지존정혈을 충분히 얻으면 무주궁도의 도움으로 칠 대 천존가문의 혈통지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잠깐, 처음에 무주궁도는 무인들을 빨아들이고 무인들에게서 문도법을 빼앗았다. 그렇다면 무주궁도는 칠 대 천존가문의 무인들을 빨아들여 그들의 혈통지력을 빼앗을 수 있지 않을까?"
진남의 눈에 불꽃이 타올랐다.
무주궁도는 그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지금 그가 무인들을 진압하고 문도법을 얻는 건 의미가 없었다.
그는 이미 도도지도를 완수하여 다른 문도법의 의지를 추가할 수 없었다.
그가 칠 대 천존가문의 혈통지력을 다 모으고 혈통반조나 과조의 단계에 도달하면 전력이 매우 강해질 것이었다.
구천선역에서 칠대 천존가문만 혈통지력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시도족, 선령족, 문고족 등 고족들은 모두 혈통지력이 있었다.
진남도 무주궁도를 통해 혈통지력을 가질 수 있었다.
"문도지에 들어가면 칠 대 천존가문이나 여러 고족의 구천지존을 찾아 해봐야겠다."
진남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만약 칠 대 천존가문의 혈통지력이 있다면 여러 고족의 혈통지력까지 가지면 전력이 얼마나 강할까?'
진남은 고개를 젓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생각뿐이고 성공할 수 있을지는 해봐야 했다.
"문도지에 가는 날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 여기서 기다리자."
진남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수련을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며칠이 지났다.
열한 번째 되는 날, 진남은 뭔가 느끼고 눈을 뜨고 허공을 바라봤다.
신비한 깊은 곳에 위엄 있는 존재가 눈을 뜨고 진남을 주시하는 것 같았다.
진남은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신비한 힘이 어디선가 내려와 진남의 손등에 떨어졌다.
진남은 손등이 따끔거렸다.
기이한 부문이 천천히 나타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운을 풍겼다.
"이것이 문도지로 가는 각인인가……."
진남은 전신선동을 움직여 제대로 관찰하려 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그의 영혼속에 조용히 있건 구룡석인이 희미한 빛이 반짝거리고 수많은 무형의 힘을 드러냈다.
마치 그물을 펼친 것처럼 각인을 덮었다.
"응?"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각인이 점차 희미해지다 점점 사라졌다.
"어……?"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어떻게 된 거지? 구룡석인이 각인을 빨아들였어?'
"구룡석인과 문도지는 연관이 있을지도 몰라. 지금은 우선 문도지에 들어가고 나중에 제대로 관찰하자."
진남은 고개를 젓고 결심하고 신념으로 석인을 건드렸다.
각인은 흡수되었지만 각인의 작용은 아직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개, 열 개, 서른 개…….
골짜기는 조용했다.
아무것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진남은 입꼬리가 크게 비틀렸다.
구룡석인이 각인을 완전히 빨아들여 각인이 효능을 잃은 게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