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1117화 (1,117/1,498)

1117화 주제(周帝)

"영감탱이가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었구나!"

입도지주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깜짝 놀랐다.

그녀는 정무명이 한 말을 이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구나!"

비월여제는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그녀의 두 눈에 의혹이 스쳤다.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 알아낸 것이 있느냐?"

비월여제가 물었다.

"전생의 제가 전신, 향혼, 정무명을 굴복시킨 것과 주소를 안고 있는 장면만 보았습니다. 다른 것은 아직 없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흔들었다.

"또 전생이 말하기를 영생불멸지체는 죽지 않고 문도지에 영생불멸지력으로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더러 가지러 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말하지 못한 말도 있었습니다. 반드시, 창(蒼), 성공, 세(世) 이 몇 개만 들었습니다."

이계와 막소리가 받은 충격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영생불멸지력! 창! 이것들이 상징하는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그래."

비월여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이제 너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알려주마."

진남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구천지존이 되었지만 알고 있는 것들이 너무 적었다.

"수련 경지부터 시작할게."

비월여제가 말했다.

"구천지존 위에는 주경, 주재(主宰), 천존(天尊), 무상천존(無上天尊)이 있다. 주경, 주재, 천존은 초급, 대성, 정상급으로 나뉜다. 무상천존은 아직 나도 잘 모르겠다."

진남은 살짝 놀라서 물었다.

"주경 위에 또 세 개의 대경지가 있습니까?"

사람들은 주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 주선의 후계자들이 나타날 때마다 구천선역에 소란이 일고 대세력들이 판을 짰다.

진남은 무의식에서 십 대 주선이면 아주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십 대 주선의 서열 사 위에 드는 자들만이 주재 경지에 발을 들였을 뿐 나머지 여섯은 주경 경지였다.

입도지주는 옆에서 물었다.

"꼬마 부군, 십 대 주선은 매우 특별한 존재라고 들었다. 그들은 어떤 신비한 지역과 연관이 있기에 수련 경지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고 들었다. 그들이나 그들의 후계자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하더군. 그리고 이제 구천선역에 무상천존은 없다. 마지막 남은 천존 경지도 곧 천수를 다하고 죽는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천존경지가 고작 한 명밖에 남지 않았어?'

"상고시기에 구천선역에 영웅들이 연거푸 나타나고 천재들도 많았다. 비범한 문도법을 수련하는 무인들도 많아서 휘황찬란한 시기였다."

비월여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 중 넷은 무상질곡(無上桎梏)을 돌파하고 무상천존이 되어 천하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두 무상천존 사이에 대전이 일어났다."

진남은 문득 육합금지의 주선제칠인 무천마군의 궁전에 보았던 그림들이 떠올랐다.

그림들마다 전쟁을 묘사했다.

그게 바로 비월여제가 말한 상고대전이었던 것 같았다.

"대전으로 인해 구천선역이 영향을 받았다. 결국 수많은 천존, 주재, 주경, 지존들이 죽었다. 서른여섯 개였던 천지성구는 일흔두 개가 되었다. 허령천계도 그때 생겨난 것이고 제일소선역의 깊숙한 곳은 신비한 혼돈으로 변했다."

비월여제는 이어서 말했다.

"너의 전생은 네 명의 무상천존들 중 한 명이었다. 주선제일인, 주선제오인, 주선제육인, 주선제구인은 모두 그 사람 아래였다. 전쟁도 그분이 시작했다."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는 예감하고 있었지만 직접 전해 들으니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

그의 전생이 상고시기 천지에서 가장 강한 넷 중 한 명이었고 일으킨 전쟁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쳤다.

"주선제일인도 저의 전생보다 아래에 있었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면……."

진남은 숨을 들이쉬었다.

제칠천지성구에 있을 때 경서에서 들었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주선제일인이었다.

진남이 전신각인을 사용하면 주선제일인이 나타나 주경 경지들을 소멸했다.

"너의 전생과 전쟁을 일으킨 사람이 창이다. 태고금기는 창의 부하이다. 한 천서를 통해 네 전생의 이름을 알아냈다. 주제(周帝)라고 하더구나."

비월여제의 말이 끝나자 작은 공간에 커다란 천둥이 울려 퍼졌다.

"그 사람 이름이 주제였소?"

이계와 막소리도 깜짝 놀랐다.

그들도 이름을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주제라……."

진남은 몸을 흠칫 떨었다.

이름을 듣는 순간 가슴에 말 못 할 감정이 솟구쳤다.

예전의 그는 뭔가 모자랐다면 이제야 완전해진 기분이었다.

비월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주제가 남긴 소식을 잊으면 안 된다. 반드시, 창, 성공, 세 이 단어들을 조합해보면 '창이 세상에 나타나지 못 하게 하라'는 말인 것 같구나.

창과 주제는 철천지원수였다. 천수와 고적들을 찾아보니 창이 확실히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지 않더구나. 아마 그 대전이 끝난 뒤 다른 방식으로 살아있을 것 같다. 다만, 지금의 창은 깊은 잠에 빠졌거나 봉인되었거나 중상을 입어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거지."

진남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비월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진남의 두 눈에 빛이 스쳤다.

그는 창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주제가 왜 창과 대전을 벌였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진남은 저도 몰래 미운 마음이 들었다.

지금 창의 위치를 알 수 있다면 진남은 힘이 있는 한 망설이지 않고 가서 죽일 것이었다.

"진남, 너의 전생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이것뿐이다. 다른 비밀은 스스로 알아가야 한다. 이제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이야기해 줄게.

주선제육인이 너를 배신하고 영생지화를 가져가는 바람에 손해가 크다. 그러나 주선제육인은 너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을 거다. 그러니 다른 세력들은 네가 주소의 환생이라고 믿을 거다.

이런 상황은 나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너를 죽이려고 하고 여러 세력에서 너를 노린다. 그러나 주재나 유일한 천존까지 놀라게 하지 않는다."

만약 진남이 주제의 환생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그들은 한가롭게 작은 공간에서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진남은 부정할 수 없었다.

"이제, 너는 허령천계의 문도지로 가서 영생불멸지력을 얻어야 한다."

비월여제는 몸이 흔들거렸다.

그녀의 기운이 더 약해졌다.

그녀는 전혀 티를 내지 않고 여전히 말했다.

"이 힘을 얻으면 전설 속의 영생불멸지체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더 크다."

영생불멸지체는 진남의 전생인 주제의 체질이었다.

향혼은 영생불멸지체를 얻으려고 진남을 배신하기까지 했다.

"네."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그 문도지가 어디에 있을까요?"

겨우 정신을 차린 이계와 막소리는 그 말을 듣자 마른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그건 내가 알려주마."

드디어 그들이 대화에 낄 수 있었다.

"진남, 대경지를 돌파하려면 평범한 곳은 안 된다는 것을 너도 잘 알 거다. 이 문도지는 구천지존들이 주경으로 진급할 때 가는 곳이다.

문도지는 독립된 작은 공간이다. 그곳의 무도규칙과 기운 등은 구천선역에 속하지 않는다. 공간에 대해서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구천선역의 근원의 힘이 변한 것이라는 설과 구천지역 밖에서 온 것이라는 설이다.

아직까지 증명한 사람은 없다. 문도지는 십 년에 한 번 열리는데 제일 천지성구와 크게 차이가 없다. 문도 성주가 되지 못하면 십 년이 지나야 나올 수 있다."

이계는 숨도 쉬지 않고 말했다.

"또, 문도성주가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경지가 구천지존 정상급이고 도경이 원만해야 된다.

도경대성에서 도경원만이 되려면 엄청 어려운 일이다. 절세삼도(?世三道)가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다. 문도지에 여러 기연들이 도경원만을 이뤄줄 수 있다."

진남은 고민에 빠졌다.

그는 문도지가 커다란 무덤의 깊은 곳에 있던 피안지지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에게 허령천허의 현황을 알려줘야겠구나."

이계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번에 허령천계에 가면 겸손하게 있어야 한다. 묘문과 태고금기, 시도문 외에도 다른 고족들과 칠 대 천존가문과 독립적인 세력을 가진 주재와 주경들도 있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칠대 천존가문이 있다는 말씀입니까?"

"응, 그래!"

이계는 두려운 표정으로 말했다.

"천존가문이라는 것은 천존들이 지키는 가문들을 가리킨다. 그것도 한 가문만이 아니다. 상고대전 전에는 스물세 개의 천존가문이 있었는데 실력은 네 명의 무상천존 바로 아래였다. 대전이 끝나고 여덟 명밖에 남지 않았는데 몇만 년 전에 한 명이 소멸되어서 지금은 일곱 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일곱 천존가문들 중에 천존은 없다. 그러나 주재 강자들은 있다.

상고대전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걸 보면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지? 내가 보기에 열네 개의 무상도통이나 상고만족의 어느 세력도 칠 대 천존가문과 비교할 수 없을 것 같다."

진남은 두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칠 대 천존가문은 아주 깊숙이 숨어있었다.

진남은 전에 구천선역에서도 이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칠 대 천존가문 모두 너를 노리고 있다. 그러니 네가 지금 허령천계로 가는 건 아주 위험한 일이다."

비월여제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우선 가지고 있는 천지묘과들을 연화하여 도경원만을 이루거라. 그럼 구천지존 초급 단계라고 해도 문도지에 들어갈 수 있다."

"네."

진남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어 천지묘과 두 개를 꺼내어 이계와 막소리에게 건네며 말했다.

"저는 잠시 후에 폐관 수련을 하려고 합니다. 선배님들께서 공주와 벽난에게 이것을 전해주십시오."

진남에게는 도합 세 개의 천지묘과가 있었다.

그는 그중 두 개를 묘묘 공주와 강벽난에게 남겨줄 생각이었다.

이계와 막소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나 곧 그 둘은 활짝 웃었다.

'이 녀석 양심은 있구나!'

"진남, 그리고 또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게 있다."

비월여제의 말투는 보기 드물게 무거웠다.

"전신각인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거라. 네가 위험에 처하면 나와 입도지주가 해결해주겠다. 전신각인을 사용하면 네가 주제의 환생이라는 일을 모두가 알게 된다. 그리고 최대한 주선제육인과 접촉하지 말거라. 그는 너의 신분을 알고 주선제일인의 존재도 알고 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어떤 일이 떠올라 진남은 물었다.

"주천불사산도 허령천계에 속합니까?"

옆에 있던 입도지주가 '응'하고 대답했다.

"주선제일인은 주천불사산에 있는 게 맞다. 칠 대 천존가문의 많은 주재들이 그를 계속 찾았다. 그러나 주재가 나서도 그의 위치를 알 수 없었다."

이 말을 들은 진남은 이제 명확해졌다.

그는 예전처럼 망연하지 않았다.

"구리거울 이제 어떤 계획이 있습니까? 입도지주는? 이번 일에 제가 두 분께 폐를 끼쳤습니다. 대세력들은 분명……."

진남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입도가 눈을 흘기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꼬마 부군은 자기 할 일만 잘하면 돼. 우리는 이제 문도성주가 되었기에 그 정도 세력은 쉽게 상대할 수 있다."

비월여제도 진남을 힐끗 보더니 말했다.

"상처를 치료하고 나는 이곳을 떠나겠다."

그녀는 쓸데없는 말은 하기 싫었다.

이때, 갑자기 독립된 공간이 충격을 받은 것처럼 격렬하게 움직였다.

대지, 산맥, 강이 모두 흔들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