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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14화 (1,114/1,498)

1114화 창의 유혹

"천지금기, 만도침륜!"

수피화권은 기분이 좋았다.

몸을 날려 몇십 개의 주술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의 만법불침성체는 거의 대성 경지에 도달했다.

만법불침은 주문만 외워도 백 가지 법술을 드러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만의 경지에 도달하면 주문을 외우면 만 가지 법술을 드러낼 수 있었다.

"이자를 살려둬서는 안 되겠다!"

다른 무상도통의 정상 경지의 지존들은 정신을 차리고 눈빛이 사나워졌다.

진남은 내력이 대단했다.

그들은 진남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 수 없었다.

만약 진남이 도겁하고 문도성주가 되면 그들은 철천지원수가 될 것이었다.

몇십만 리 밖의 패자들은 어리둥절했다.

허령천계의 신비한 세력의 존재들과 오래되고 강한 존재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골짜기에 빠진 것처럼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녀들의 두 눈에 흰색과 파란색의 꽃잎 형상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녀들의 신비한 기운은 커지기 시작했다.

주경 이상의 강한 거장이 있었다면 그녀들에게서 나타난 꽃이 진남의 이마 위의 백남지화와 알 수 없는 연관이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었다.

신비한 허공에서 울상을 하고 있던 막소리는 몸을 떨고 말했다.

"영감탱이, 우리의 제자가 저 꽃에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해서부터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소?"

옆에 있던 이계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자네가 말할 필요 있소?"

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비월여제는 그녀들의 영혼이 백남지화에 들어갔던 적 있다고 했소. 그녀들은 특이한 힘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백남지화가 강해질수록 계속 변하는 것 같소."

막소리는 안색이 변했다.

"좋은 일이요, 나쁜 일이요?"

"만법불침성체의 백남지화의 영향을 받는 것인데 좋은 일이겠소, 나쁜 일이겠소? 어서 움직이시오. 저들을 도와 더 큰 변화를 일으킵시다."

"자네 조심하시오. 수피화권과 태고금기가 눈치채겠소. 우리는 아직은 그들을 이길 수 없소……."

* * *

그 시각, 전생의 기억.

장면들이 계속 반복되었다.

반복될 때마다 진남은 더 깊이 빠졌다.

마지막에 그와 장면 속의 사람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마치 시공을 넘어 장면에 들어간 것 같았다.

모든 걸 선명하게 느꼈다.

"우습다. 나는 시도족의 소주이고 만고제일천재인데 어찌 너를 주인으로 모시겠느냐? 너를 주인으로 모시면 너는 나에게 뭘 줄 수 있느냐?"

"저쪽의 풍경을 보여주겠다."

"……너를 스승님으로 모실 수 있겠느냐?"

"나는 제자를 받지 않는다."

"좋다. 인정한다!"

다음 장면에서 그는 손을 내밀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향혼, 정무명(程無名) 나는 너희들이 마음에 든다. 괜찮다면 너희들의 주인이 되겠다. 너희들의 깊은 원한을 반드시 갚아주겠다!"

"……인정한다!"

"응. 오늘부터 항존은 큰 형님이고 너는 둘째 형님이고 너는 셋째 동생이다!"

"이제부터 너희들은 이름을 쓸 수 없다. 더는 이름을 말하지 말거라. 아니면 벌을 내릴 것이다. 나중에 주선으로 책봉되면 주선의 서열로 부르자!"

다음 장면에서 그는 포동포동한 사내를 안고 기뻐했다.

"첫째, 다섯째, 여섯째, 아홉째, 어서 와보거라. 이 자식은 나를 닮았다!"

"주인님, 첫째라고 부르지 않으면 안 됩니까?"

"그럼 너를 형님이라고 부를까?"

* * *

얼마 후, 제일 천지성구 밖.

백남지화의 흰색과 파란색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색이 완전히 사라지자 뿜어져 나오던 빛과 기운이 전부 사라졌다.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고 격렬한 기운의 파동이 없었다.

하지만 태고금기와 주경 거물, 구천지존은 잘 알았다.

백남지화는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와 다른 단계에 도달했다.

수피화권은 흥분하여 진남에게로 날아갔다.

"꿈 깨시오!"

태고금기의 외침이 구천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가 미처 손을 쓰기 전에 허공 깊은 곳에서 세 개의 형상이 나타나 대진을 이루어 그를 감쌌다.

"아차!"

태고금기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는 수피화권이 이런 수단을 썼을 줄 몰랐다.

그는 셋의 존재를 느낄 수 없었다.

"하하하!"

수피화권은 고개를 쳐들고 크게 웃었다.

'가질 수 있겠다! 드디어 가질 수 있겠다!'

이 꽃을 연화하고 다른 물건을 보태면 그는 영항불멸지구로 진급할 수 있었다.

계속 진급하여 지배자가 된다면 구천선역과 허령천계에 숨어 있던 모든 영감탱이들과 대세력들은 아무도 그를 막지 못할 것이었다.

그가 백남지화를 가지려는 순간 진남이 두 눈을 떴다.

그는 오랜 세월을 겪은 것처럼 눈빛이 복잡했다.

"응? 기억을 각성했느냐? 잘됐다. 이 폐물아, 내가……."

수피화권의 눈에 조롱이 드러났다.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진남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여섯째야."

수피화권은 눈을 찌푸렸다.

'이 말투와 표정은…….'

"이럴 리 없다. 절대 이럴 리 없어!"

수피화권은 빠르게 부정하고 사납게 외쳤다.

"네가 날 여섯째라 부를 수 있느냐? 말해주겠다. 설사……."

진남은 낮은 소리로 외쳤다.

"향혼!"

짧은 두 글자가 수피화권의 머릿속에 전해졌다.

마치 커다란 우레 같았다.

향혼은 그의 이름이었다.

사람의 이름은 특이한 점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대겁이 끝나고 그는 그 사내를 주인으로 모시고 그의 이름은 영원히 사라졌다.

주인의 말대로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는 오랜 시간을 이름 없이 지냈다.

제육주선으로 책봉된 후에야 그는 둘째 형님과 여섯째라는 호칭이 생겼다.

주인님은 그를 여섯째라고 불렀다.

다른 사람들은 그를 둘째 형님, 항존을 큰형님이라고 불렀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그동안의 비밀을 진남은 몰랐다.

'설마……. 진남은 주인님이 환생한 건가?'

향혼은 떠오르는 생각을 걷잡을 수 없었다.

전에 그는 항존이 왜 그렇게 통쾌하게 진남을 주인으로 인정했는지 의문스러웠다.

항존은 귀족자제를 싫어하지 않았지만 좋아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항존의 천부로 싸움에서 중상을 입었다 해도 충분히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진남을 도와줄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제일선은 진남을 싫어하는데 왜 진남이 제칠 천지성구에 들어갔을 때 진남더러 백존요선벽을 깨워 도움을 받게 했을까?

진남이 주인님이 환생한 거라면 이 모든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의 이름도 마찬가지였다.

진남이 승선할 때 진남의 기억을 빼앗은 후 얻은 것이 왜 그 폐물의 기억인지도 설명이 되었다.

항존의 수단으로 기억들을 진남의 체내에 가둬 조금씩 그때의 일을 이해하고 다시 영항불멸지구를 수련하게 할 수 있었다.

"나는 믿지 않는다. 믿을 수 없다!"

향혼은 고개를 젓고 사나운 표정으로 전음했다.

"그때의 싸움에서 주인님은 죽었다. 항존이 너에게 나의 이름을 말해준 게 분명하다. 아니면 너는 절대……."

진남은 그를 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향혼, 정무명. 나는 너희들이 마음에 든다. 괜찮다면 너희들의 주인이 되겠다. 너희들의 깊은 원한을 반드시 갚아주겠다."

쿠웅-!

향혼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이 말은 전에 주인님이 했던 말과 한 글자도 차이가 없었다.

'진남은 진짜 주인님이 환생한 것이구나!'

"참창종의 종주가 진남에게 무릎을 꿇었어?"

멀리 있던 패자들은 놀라고 믿을 수 없었다.

정상 등급의 지존들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이 광경을 보자 저도 모르게 매우 강한 충격을 느꼈다.

'주선제육인이 무릎을 꿇었다!'

태고금기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향혼은 말투가 진남의 전생을 전혀 존경하지 않고 진남의 물건을 빼앗으려 했다. 진남을 인정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굴복하다니!'

그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부당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진남의 전생은 그자의 아들이었다.

그는 그자가 매우 싫었다.

그를 갈기갈기 찢고 싶었다.

먼 곳의 허공에 숨어 있던 이계는 이 광경을 보자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진남은 내력이 진짜 대단하구나. 주선제육인을 굴복시키는 걸 보면 진남은 진짜 대단해질 것이다."

막소리는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우리는 계속 진남과 거리를 둬야 하오?"

이계는 눈을 흘겼다.

"바보요? 진남은 우리의 사랑하는 제자들의 남자이고 도려요. 스승으로서 우리가 도와주지 않아서야 되겠소? 게다가 우리는 배은망덕한 사람이 아니오!"

"맞소. 일리가 있소!"

진남은 향혼을 바라봤다.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나머지 기억을 얻은 후 그는 마음속의 많은 의문이 풀렸다.

전신이 왜 넓은 대상계, 차하계에서 그를 선택했고 왜 그에게 무릎을 꿇었고 그를 주인으로 인정하고 그를 위해 많은 일을 했는지 이해되었다.

그가 전에 전신의 주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전에 향혼, 정무명, 신비한 존재의 주인이기도 했다.

정무명이 왜 전에 그의 도기를 잘랐는지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향혼, 일어나십시오. 저는 전생에 선배님의 주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생에 저는 진남입니다. 선배님과 저 사이에 이럴 필요 없습니다."

진남은 전음했다.

그는 향혼을 자신의 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억이 주입된 후 그는 향혼을 미워할 수 없었다.

"제가 이번에 각성한 기억은 아직도 부족합니다. 많은 일을 저는 아직 모릅니다. 저의 전생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또, 창은 대체 누구입니까?"

진남은 계속 전음했다.

"부족……하다고?"

향혼은 정신을 차리고 진남을 제대로 봤다.

이목구비나 기질이 주인과 완전히 달랐다.

조금도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없었다.

순간 오래전의 장면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한 전장에서 그와 창은 처음 만났다.

창은 그에게 담담하게 웃고 말했다.

"향혼, 나는 자네를 아오. 자네의 천부로 이대로 하인이 되고 싶소?"

무엇 때문인지 장면이 점점 뚜렷해졌다.

창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무상의 천둥처럼 향혼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이대로 하인이 되고 싶소?"

"하인이 되고 싶소?"

"하인이……."

향혼은 경악했다.

"창, 나를 유혹하지 마시오. 주인님은 나를 환생시켰소. 나는 그분을 주인으로 모셨으면 영원히 그분을 주인님으로 모실 거요!"

향혼은 속으로 소리치며 그 장면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곁눈질로 진남의 옆에 있는 색깔 없는 영생지화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을 찌푸렸다.

영생지화엔 강한 흡입력이 가득했다.

영생지화를 얻으면 그의 만법불침성체는 영항불멸지구로 되어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었다.

어쩌면 구천선역의 주인이 될지도 몰랐다.

"꽃을 가져라. 가져라!"

"향혼, 고민하지 말고 꽃을 가져라!"

"너는 평생 그를 모셨다. 왜 환생했는데도 그자의 하인이 되려고 하느냐?"

"너는 주선제육인이다. 어찌 구천지존 초급단계의 존재를 주인으로 모실 수 있느냐?"

"진남의 말이 맞다. 저자는 주인이 아니다, 저자는 진남이다! 나중에 구천선역을 통제하게 되면 진남에게 좋은 점을 주면 된다!"

목소리가 향혼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향혼은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가끔은 사나운 표정을 하고 가끔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가끔은 혐오가 드러났다.

그의 몸도 크게 떨렸다.

"향혼? 왜 그러십니까?"

진남은 향혼의 기이한 점을 발견하고 물었다.

이 일이 소문 나면 태고금기와 다른 지존들이 그의 환생에 관해 알게 될 것이었다.

때문에 진남은 전음하여 물었다.

자신의 전생이 어떤 존재인지 모르지만 드러나면 대단한 살기를 끌어올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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