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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10화 (1,110/1,498)

1110화 문도법을 모두 드러내다

"고작 묘세로 나더러 무릎을 꿇으라는 말이냐?"

진남은 청홍색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도법의 나무가 등 뒤에서 엄청난 전의를 드러냈다.

전신의 혼과 망세주림에서 뿜어지는 전의와 하나가 되어 묘세를 공격했다.

지존산이 흔들거렸다.

하늘에 채 떨어지지 못한 대겁들은 산산조각이 났다.

펑펑펑-!

진남의 몸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군신묘세는 강하기는 했다.

진남은 엄청난 압력을 느꼈다.

"일념공(一念空), 만법공(萬法空), 일검공(一劍空), 만도공(萬道空)."

강역의 발아래 돌들이 부서졌다.

주변은 어두워지고 차가운 검광이 나타나 모든 것을 베었다.

이것은 그가 전생에 사용하던 검결로, 섭도검결(攝道劍訣)이라고 했다.

방금 익힌 검결이라 검을 휘둘러 주변을 비우는 경지에는 못 도달했다.

그러나 전생의 기억과 결합하면 얼추 비슷했다.

"진도도결!"

진남은 도기를 휘둘러 검광을 베었다.

그러나 검광은 진도도결보다 힘이 훨씬 강했다.

처음에는 별 차이를 못 느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검광이 많아지고 도기가 줄어들었다.

"부서져라!"

진남은 눈빛이 날카롭게 빛이 났다.

도법의 나무가 하늘로 솟구치며 엄청난 힘을 뿜었다.

검광 등이 전부 사라졌다.

"진남, 네가 믿는 구석이 도법의 나무지? 지금 당장 제압해주마!"

섭무풍은 고함을 지르며 양손을 꽉 잡았다.

"군신불분(君臣不分)!"

커다란 무덤이 도법의 나무를 덮치더니 다른 무덤들도 연이어 날아와 서로 겹치며 족쇄처럼 나무를 가두었다.

도법의 나무는 격렬하게 흔들리며 선광을 뿜었다.

그러나 무덤에서 폭발음만 들릴 뿐 부서지지는 않았다.

도법의 나무가 잠시 갇혔다.

"하하하하. 진남, 나무가 없으면 어떻게 나를 막는지 보자!"

풍무흔은 분신술을 사용하여 여럿으로 나뉘었다.

분신들은 두 눈이 시커멓고 표정이 없으며 심지가 없었다.

그러나 분신들의 몸에는 아홉 개의 서로 다른 빛이 흘렀다.

무인들은 엄청난 힘의 파동을 느낄 수 있었다.

"진남, 구대체질의 힘을 느껴보거라!"

분신이 산에서 솟구쳐 오르더니 검처럼 진남에게 날아들었다.

강한 기운이 진남을 누르고 사방은 혼돈으로 변했다.

"과천일격!"

진남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가 산꼭대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나타났다.

"산꼭대기에 오르려고? 어림도……."

풍무흔은 차갑게 웃으며 분신을 조종했다.

그는 음양지체의 힘을 사용하여 분신을 진남의 멀지 않은 곳에 보냈다.

그러나 풍무흔은 말을 채 마치기 전에 몇백 개의 엄청난 대겁이 쏟아졌다.

지존산은 한 걸음씩 올라가야 했다.

이백야처럼 단숨에 올라가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한 번에 많이 올라가려고 하면 수많은 대겁들이 동시에 공격했다.

쿠쿠쿵-!

엄청난 뇌겁은 풍무흔의 분신을 삼켰다.

진남은 끝없이 도기를 휘둘러 강역의 검광을 부수고 대겁을 베면서 산꼭대기로 올라갔다.

"보잘것없는 재주다!"

풍무흔은 비웃었다.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고 분신의 크기가 아홉 배나 늘었다.

아홉 개의 체질이 가진 힘은 보이지 않는 갑옷처럼 그의 몸을 감쌌다.

덕분에 그는 대겁을 무시할 수 있었다.

"구체의 힘, 횡관고금(橫貫古今). 진남, 죽어라!"

분신은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아홉 개의 엄청난 폭풍이 무상의 신처럼 진남에게 날아갔다.

지존산이 흔들렸다.

또, 진남의 주변을 무형의 힘이 꽉 잡고 있는 것 같았다.

진남이 과천일격을 펼쳐도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못했다.

진남은 그대로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전생검성주(前生劍成主), 금생검봉왕(今生劍封王)!"

강역은 기운이 다섯 배나 늘었다.

그의 등 뒤에 나타난 두 개의 웅장한 형상은 그와 행동을 똑같이 했다.

그가 검을 들면 형상들도 검을 들었다.

그가 검으로 베면 그들도 베었다.

세 개의 검이 하나가 되어 못 베는 것이 없었다.

"죽어라!"

다른 절세천재들과 패자들은 절호의 기회를 포착했다.

그들은 살기를 드러내고 도술들을 펼치며 날아갔다.

"아차!"

뇌도명, 목정측, 조리아 등 천재들은 안색이 변했다.

수많은 살초들을 진남이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진남은 이제 죽었구나."

싸움에 참여하지 않은 무인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지켜봤다.

주선제오인의 후계자가 죽게 생겼다.

그것도 구천지존이 되려는 중요한 순간에 죽는다는 것은 구천지존이 죽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난난!"

묘묘 공주가 외치며 왼손으로 결인했다.

그녀의 미간에 흰색 꽃잎이 나타났다.

강벽난은 무거운 표정이었지만 따라서 오른손으로 결인했다.

그녀의 미간에 검은색 꽃잎이 나타났다.

엄청난 힘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녀들이 손을 쓰기 직전, 수많은 살초들이 진남에게 떨어지려는 순간에 진남은 고개를 젖히고 호탕하게 웃었다.

"풍무흔, 강역, 섭무풍 지존이 되기 직전이니 오늘은 최선을 다해 싸우자!"

그의 말이 끝나자 무인들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진남의 몸에서 모든 문도법이 움직이고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도선전, 궁우태황진경, 십욕도경, 태연무생묘법진경, 극생대도진경 등 열세 개 문도법의 도의가 연달아 하늘로 솟아올라 사방의 하늘을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였다.

좀 전의 진남은 강역, 풍무흔, 섭무풍 등 절세천재들과 패자들의 포위공격에 빛을 발하지 못하고 언제든 사라질 것 같았다.

지금의 진남은 절세의 왕처럼 패기가 웅장하고 기세가 매우 강해지고 빛이 모든 무인들을 덮었다.

순식간에 커다란 전쟁에서 가장 주목받는 존재가 되었다.

"……십욕도경?"

"극생대도진경?"

"저건 삼청일기현결의 도의인가?"

"저건 설마 천허문묘고경의 도의인가?"

"환선도전, 윤회도전, 주도대법, 승천비문의 도의다!"

다른 세력의 패자 경지 정상의 존재들은 모두 감탄했다.

커다란 땅이 조용해졌다.

실로 너무 놀라웠다.

구천선역에는 규칙의 속박이 없이 문도법을 몇 개든 수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통 상황에 무인들은 문도법을 한두 개 수련했다.

기껏해야 서너 개였다.

아무리 많아도 제대로 수련하지 못하면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한꺼번에 열두 개를 수련하고 전부 원만의 경지에 도달하여 강한 도의를 드러내면 역천이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진남이 수련한 문도법은 한 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십사 대 무상도통에 속했다.

궁우태황진경과 전도선전을 제외하고 진남은 강한 수단을 드러내 열한 개의 무상도통의 문도법을 훔쳤다.

"진도도결!"

진남은 살초들을 마주하고 다시 한번 하늘 가득 도기를 드러냈다.

이번의 도기와 칼은 전보다 열 배 넘게 강했다.

풍무흔의 분신, 강역의 검 그리고 도술들을 강제로 산산조각 냈다.

쿠웅-!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도법의 나무는 매우 강한 힘을 드러내 희미한 무덤들을 부수고 진남에게 주입되었다.

열두 개의 문도법의 도의가 도법의 나무와 엉켰다.

진남은 기세가 다시 높아졌다.

제일선 진남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생각났다. 천지묘과를 쟁탈할 때 너는 여러 세력의 미움을 사는 것도 마다하고 절세천재들을 진압했다. 또 한동안 잠복하여 많은 절세천재들을 진압했다. 다들 네가 미친 줄 알았다. 네가……."

육경음은 무언가 생각난 듯 눈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녀는 자신이 진남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진남이 갖고 있는 모든 건 주선제오인이 남긴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제야 진남의 진정한 대단한 점을 발견했다.

"스승님, 일이 생겼습니다."

정신을 차린 소녀는 가볍게 숨을 들이쉬고 빠르게 신념을 전했다.

그녀는 십욕도종은 이번 성세폭풍에 참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제 보니 안 될 것 같았다.

무상도통마다 자신의 문도법을 매우 중히 여겼다.

누구든 외부인이 배우려 하면 상대방이 무슨 신분이든 신경 쓰지 않고 모든 힘을 움직여 죽였다.

"어……."

목정측, 조리아도 정신을 차렸다.

그들은 안색이 복잡했다.

궁우태황종은 천허조교, 삼청고교와 연맹을 맺었다.

하지만 진남이 한 짓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너희들은 사실대로 종문에 보고하거라. 종문에서 어떤 명령을 내리든 진남은 너희들을 원망하지 않을 거다."

뇌도명은 산꼭대기의 대단한 형상을 보자 처음으로 눈에 존경을 드러내고 말했다.

"진남은 일을 저지르기 전에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을 것이다."

뇌도명은 진남은 궁우태황종에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니란 걸 진정으로 느꼈다.

여러 가지 소식이 빠르게 각 무상도통에 전해졌다.

십욕도종, 태연무생종, 극생문, 환선도종 등 열 개의 무상도통은 버럭 화를 냈다.

"진남 제법이구나. 왜 이유 없이 여고봉을 진압했나 했다. 우리 윤회종의 미움을 산 것이 윤회도전 때문이었구나!"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손 놓고 지켜볼 수 없다."

"명령을 전하거라. 태상장로들더러 어서 화존좌경으로 가라고 하거라. 진남이 구천지존으로 진급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자를 죽여야 한다!"

"절대 진남을 살아남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목정측 등 절세천재들을 파견해 너를 도와주라고 했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지를 줄 몰랐다."

"스승님 화내지 마십시오. 우리 삼대 세력은 방금 연맹을 맺었습니다. 진남을 죽인다면 궁우태황종에서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장소에게 명령을 전하거라. 그자더러 나에게 설명하라고 하거라."

천허조교와 삼청고교는 방금 연맹을 맺은 것 때문에 대놓고 화를 내지 않았다.

나머지 일곱 개 무상도통의 종지에는 천지를 파괴할 것 같은 기세가 솟아올랐다.

명령들이 파도처럼 용솟음쳤다.

구천지존들 심지어 더 강한 존재들은 명령을 받은 후 강한 살기를 드러내 머나먼 허공으로 사라졌다.

소식들이 폭풍처럼 다른 세력과 여러 고족, 구천선역 전체에 퍼졌다.

무인들은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얼마 전까지 그들은 풍무흔의 구체공존을 주시했다.

지금은 다시 진남을 주시했다.

* * *

같은 시각, 허령천계의 신비한 땅.

절세의 여인은 영패에 전해온 신념들을 보자 천지를 뒤엎는 기세를 거두었다.

그녀는 허공을 넘어 머나먼 곳을 주시했다.

잠시 후 여인은 사라졌다.

동시에 다른 신비한 땅의 천지를 뒤엎는 기세가 줄어들었다.

흑포를 입은 형상은 입가에 미소를 짓고 발끝을 차 멀리 사라졌다.

* * *

제일 천지성구 위쪽 땅.

"역시 내 사람이구나. 진짜 대단하다."

묘묘 공주는 활짝 웃었다.

진남이 매우 자랑스러웠다.

강벽난도 눈이 반짝거렸다.

깨끗한 이마 위의 검은색 꽃잎도 점차 사라졌다.

그녀들은 진법을 움직여 진남을 도와주려 했다.

지금 보니 그럴 필요 없었다.

"진남, 진짜 의외다. 열두 개의 문도법을 모두 연마하여 비범한 길에 올랐구나. 너의 지존산이 나보다 일 장이나 높은 이유가 있구나."

풍무흔은 정신을 차렸다.

흥분한 것 같기도 하고 사나운 것 같기도 한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만 년 사이에 비월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너는 마음에 드는구나!"

말을 마친 그는 지존산을 뛰어나갔다.

가능하다면 그는 진남과 적이 되고 싶지 않았다.

방법을 찾아 진남과 관계를 잘 처리해 친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럴 수 없었다.

진남이 그의 비범한 길을 막았다.

또 진남은 절대 그에게 머리를 숙일 리 없었다.

진남을 죽여 구체를 융합하고 지존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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