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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04화 (1,104/1,498)

1104화 주령인을 되찾아야 한다

"진남, 안에 들어가면 엄청난 절세의 전승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맹구궁은 흥분해서 말했다.

진남은 눈을 흘기더니 빛 속으로 날아갔다.

빛에 들어서는 순간 진남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맹구궁과 함께 간 열몇 명의 구궁금선종의 무인들도 표정이 차갑게 변하고 두 눈이 시커멓게 일그러졌다.

"탄천서지(?天?地)!"

무인들은 고함을 지르더니 몸이 부서졌다.

그들은 시커먼 동굴로 변했는데 수많은 검은색 촉수가 뻗어 나와 맹구궁을 뒤로 잡아당겼다.

"아차!"

맹구궁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러나 그는 반항할 수 없었다.

"이것들이 감히!"

진남은 기세를 확 드러냈다.

그는 빛이 잡아당기는 힘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진남, 오지 말거라. 네가 막을 수 있는 힘이 아니다!"

맹구궁은 고함을 질렀다.

그는 빠르게 시커먼 동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맹구궁을 삼킨 시꺼먼 동굴은 순식간에 작아졌다.

눈부신 붉은 빛이 뿜어져 진남의 몸에 비추었다.

시커먼 동굴은 주먹 크기로 작아지더니 결국 흩어져서 사라졌다.

진남의 기세에 변화가 생겼다.

맹구궁은 사라지는 순간 홍운지체를 최대로 활용했다.

그는 금술을 사용하여 진남에게 엄청난 기운을 주입했다.

"구궁!"

진남은 표정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

진남이 무덤에 집중하느라 그들을 미처 주의하지 못했다.

진남의 실수였다.

그는 빠르게 다가오는 항천읍, 육경음, 몽산악 등 무인들을 한번 쳐다봤다.

그는 심호흡으로 감정을 다스리더니 돌아서서 빛 속으로 사라졌다.

"이건……."

진남은 바닥에 발이 닿자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따라오던 항천읍, 육경음, 몽산악 등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앞에는 커다란 전장이 펼쳐졌다.

크고 작은 사람의 잔해들이 그곳에 있었다.

수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엄청난 위압감을 뿜었다.

진남조차 저도 몰래 긴장했다.

또, 잔해들마다 옆에 기이한 화초들이 자라 바람 따라 흔들렸다.

화초들은 여러 가지 빛을 뿜었고 순수한 선력을 가지고 있었다.

기이한 화초들은 선복 등급의 존재들이었다.

"어떻게 이리 많은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가 있을 수 있지?"

뒤따라온 무인들은 두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는 하나 찾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이곳에 몇천 개, 몇만 개가 있으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선령족의 무인들은 흥분했다.

육경음의 두 눈에도 빛이 돌았다.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들을 그들이 배양하고 소통하고 힘을 얻는다면 이득이 엄청 많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선령족은 비술이 있었는데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의 힘을 빌려 살진 등을 만들 수 있었다.

쿠쿠쿵-!

이때,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시선이 닿는 끝에 높이가 만 장이 되고 살아있는 것처럼 표정이 엄숙한 두 개의 조각상이 땅에서 솟구쳤다.

조각상들 사이로 연꽃 모양에 얼룩덜룩한 청색 석대가 나타났다.

석대 위에는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구룡석인(九龍石印)이 있었다.

석대의 아래에는 살기가 가득하고 소름이 돋는 시뻘건 글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함부로 석인을 가져가는 자는 반드시 도겁(道劫)을 당하리라!"

진남의 식해에 있던 무주궁도가 웅- 하고 진동했다.

도령은 힘이 없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주인님, 석인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가져야 합니다. 가져야만……."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의 두 눈에 흰색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그는 시위를 벗어난 활처럼 두 조각상 사이로 날아갔다.

항천읍, 육경음 등 무인들도 정신을 차렸다.

'진남과 주선제오인이 가져가려는 게 저 석인이다!'

"선령족들은 내 명령을 들어라. 동시에 선령지체를 사용하여 차령대진을 만들라. 이곳의 모든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들을……."

육경음은 전음했다.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진남은 양손으로 신비한 법인을 만들었다.

수많은 빛들이 선복등급의 천재지보에 주입되었다.

천재지보들은 파르르 떨리더니 오랜 세월 봉인된 선병들처럼 엄청난 기세를 뿜으며 하늘로 솟구쳤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

항천읍은 움직이려고 하다가 깜짝 놀라서 육경음에게 물었다.

"진남이 진짜……."

육경음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마 전설로만 내려오던 주령인을 사용한 거야?"

선령족의 절세천재들과 패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주령인 때문에 받은 충격은 장진의 무덤을 봤을 때보다 더 컸다.

주령인이란 선령족의 가장 귀한 보물이었다.

종족에서도 족장만이 수련할 수 있었다.

다만, 아주 오래전에 주령인을 몰래 배운 자가 있었다.

그때 전승지석(傳承之石)도 잘리고 그때의 족장과 그 전의 족장들까지 수령인을 찾는 과정에 목숨을 잃었다.

그 뒤로 선령족의 족장들은 주령인을 수련하지 못했다.

주령인은 선령족의 상처이자 아쉬움이었다.

그런데 주령인이 진남의 손에 나타났다.

'진남은 어떻게 수령인을 배운 거지? 예전에 주령인을 훔친 자가 주선제오인인 전신이었나?'

쿠쿠쿠쿵-!

주령인의 포악한 위능에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들은 천지를 움직였다.

엄청난 힘이 용솟음치더니 항천읍 등 무인들을 공격했다.

천재지보들은 영지가 없지만 강한 도술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도술들은 화난 파도처럼 무인들을 덮쳤다.

"육경음, 뭐 하는 거냐? 얼른 저것들을 없애거라!"

항천읍과 몽산악 그리고 다른 세력의 사람들은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다.

동시에 그들은 도술들을 사용했다.

육경음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그녀는 이를 갈며 전음했다.

"함께 공격하자. 이 일이 끝나면 무슨 대가를 치러서라도 주령인을 빼앗아 와야 한다. 그리고 진남을 죽이자."

그녀는 진남을 진압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진남이 주령인을 장악했다면 이제는 선령족의 철천지원수로 대해야 했다.

대전이 시작되었다.

귀청을 찢을 듯한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진남은 무아지경에 빠진 듯 뒤에 상황은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는 두 조각상에서 백 장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다.

뒤에서 따라오던 위기는 잠시 해결되었지만, 진남은 표정이 무거웠다.

두 조각상에 엄청난 살기가 있을 거라는 강렬한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진남은 신념을 사용하여 영생지화를 불러냈다.

그리고 옥병을 꺼내 들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열 걸음 정도 다가가자 커다란 조각상들의 눈에서 신의 빛이 뿜어졌다.

강한 기세가 쭉쭉 솟구쳤다.

패자!

패자 정상급!

구천지존!

구천지존 정상급!

눈 깜짝할 사이에 조각상들의 기세는 구천지존을 뛰어넘고 주경 거물 정도가 되었다.

커다란 전장은 격렬하게 흔들렸다.

"조각상들이 엄청 강하구나!"

항천읍, 육경음, 몽산악 등 무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무도 사극을 이루었거나 도경에 들어서지 못한 무인들은 신음을 흘렸다.

그들의 입가에 피가 주르륵 흘렀다.

조각상 앞에 선 진남은 가장 큰 압력을 견디고 있었다.

그는 커다란 산이 짓누르는 것처럼 무겁고 답답했다.

선력을 사용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함부로 성지에 뛰어들었으니 죽어 마땅하다!"

성상들은 천둥 같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보이지 않는 힘이 전장을 휩쓸었다.

여기저기 부서진 잔해들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강한 기세를 뿜었다.

잔해들은 파도처럼 항천읍, 육경음, 몽산악 등 무인들을 덮쳤다.

"아차!"

항천읍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슉-!

조각상들이 공격을 시작했다.

그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진남에게 날아왔다.

조각상의 팔에서 엄청난 선광이 뿜어졌다.

세상의 모든 힘을 실은 주먹이 진남에게 날아갔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기감이 진남의 가슴에 번졌다.

진남은 망설이지도 않고 옥병을 열었다.

쿠쿠쿵-!

엄청난 빛이 태고전장의 하늘을 뚫었다.

하늘에서 강기들이 쏟아져 내려 주변을 시뻘겋게 물들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항천읍 등 무인들은 옛 기운에 그들의 신념과 동력이 막힌 것을 발견했다.

"주선제오인이 다른 수단도 남겼구나!"

몽산악 등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진남의 실력으로 두 조각상을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주선제오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시뻘건 빛에 닿은 조각상은 주먹이 더 움직이지 못했다.

주먹이 진남과 두 장 떨어진 곳에 멈추었다.

"죽어라!"

두 조각상은 자극을 받았는지 화가 잔뜩 났다.

그들은 엄청난 힘을 뿜었다.

진남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이었다.

슉-!

옥병에 있던 마지막 한 방울의 피는 반으로 줄었다.

웅장한 형상이 공중에 떠올랐다.

흘러넘치는 패기가 모든 대도를 제압했다.

무인들과 그들의 힘은 순식간에 빛을 잃었다.

쿠쿠쿠쿵-!

싸움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진남은 사람이나 조각상이 보이지 않았다.

커다란 대지가 사라지고 커다란 밤하늘이 먼지가 되는 것 같았다.

대도의 규칙들이 전부 무너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진남은 천지를 흔들던 강한 기운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파동이 잠잠해지고 눈앞이 점점 환해졌다.

남은 한 방울의 피는 스스로 옥병에 가라앉고 뚜껑을 닫았다.

시뻘겋던 주변이 점점 정상으로 돌아왔다.

땅 위에는 몇백 개의 커다란 틈이 더 생겼는데 사라지지 않았다.

두 조각상은 모든 빛을 잃고 땅에 떨어졌다.

아무런 위압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대전이 패자 초급의 무인과 싸우는 것보다 더 싱겁게 끝날 줄 몰랐다.

"이상하다. 양쪽이 싸우는 위력은 태고전장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었다. 심지어 피안지지도 감당할 수 없다. 아예 다른 경지였어."

진남은 중얼거리며 심신을 안정시켰다.

그리고 석대로 날아가 왼손을 뻗었다.

오른손은 옥병에 올리고 뚜껑을 바로 열 수 있게 준비했다.

석인은 전생도 가져가지 못했기에 진남은 쉽게 생각할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진남의 손이 석인에 닿는 순간 몇십만 개의 검은색 무늬가 석대를 중심으로 번졌다.

크라아아-!

포효가 천지를 흔들었다.

주변은 마역으로 변했다.

몇백 장 높이의 엄청난 마물들이 나타났다.

산처럼 크고 시뻘건 눈들이 진남을 내려다봤다.

진남은 안색이 변해서 옥병 뚜껑을 열려고 했다.

어느새 옥병에도 마문(魔紋)이 가득했다.

어떤 수단을 사용해도 뚜껑을 열 수 없었다.

엄청난 마물은 입을 쩍 벌리고 진남을 삼키려고 했다.

진남의 머릿속에 순식간에 수많은 생각들이 스쳤다.

무주궁도는 위험을 감지한 듯 빛을 뿜으며 위기를 해결하려고 했다.

이때, 진남의 심장이 멈추었다.

옛 기운을 풍기는 마기가 심장에서 나와 뱀 모양으로 변했다.

뱀 모양의 마기는 입을 쩍 벌리고 포효했다.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신에게 달려드는 것 같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진남의 위쪽에서 입을 쩍 벌리고 있던 마물은 행동을 멈추었다.

그리고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사라졌다.

주변은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았다.

"이 마기가 아직도 있었어? 아까 그 마수는 왜 마기를 두려워하는 걸까?"

진남은 의아했다.

"이것도 전생이 남긴 걸까? 그럼 무주궁도는 왜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지?"

진남은 너무 어렵게 느껴져 고개를 흔들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진남은 옥병 뚜껑을 열었다.

시뻘건 기운이 사방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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