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화 드디어 나타났구나!
"나는 상……고 십 대 체질의…… 특이한…… 점을 통해 너희들에게…… 소식을…… 전한다. 너희들……이 간 후…… 나는 다시 축록…… 지지에 되돌아…… 갔다."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말소리가 수림에 울려 퍼졌다.
잠시 후 진남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비틀렸다.
맹구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자는 진짜 문제가 있구나. 제대로 말하지도 못하면서 자신이 축록지지에 돌아갔고 섭무풍이나 다른 절세천재들과 싸운 일을 자세히 말하려 하다니.'
모든 것이 너무 이상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떠나가고 싶었다.
"나중에…… 나는 신…… 비한 흑…… 포인을…… 만났다. 그와 싸……."
또 한참을 쓸데없는 얘기를 하더니 몇백 개 셀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의 목소리는 낮아졌다.
"나는 비…… 참하게…… 지고 그자에게…… 빨려들……어 갔다. 누군가…… 아홉 개…… 의 체질…… 을 다 가지고 거……스르려 한다. 너희들…… 은 조심…… 하거라."?
맹구궁은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진짜 구체공존을 이룰 수 있어?"
진남은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구궁, 구체공존은 상고 십 대 체질 중 한 사람이 동시에 아홉 개의 체질을 갖고 있는 걸 말하는 거야?"
맹구궁은 길게 숨을 들이쉬고 잠시 후에야 말했다.
"맞다! 하지만 나는 잘 모른다. 그저 구체공존을 이루려면 반드시 서열 이 위의 탄서지체가 있어야 하고 원만 경지에 도달한 후 나머지 여덟 개의 체질을 전부 삼켜야 한다. 게다가 구체공존을 이루면 천지대도가 허용하지 않는다. 엄청난 재난을 불러오고 결말이 매우 비참할 수 있다."
맹구궁은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상고 십 대 체질은 한 가지만 가져도 매우 강한 능력을 얻게 되고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아홉 개의 체질을 가진다면 얼마나 대단할까?'
"아무거나 다른 여덟 개의 체질을 삼키면 돼?"
진남은 물었다.
"아니다. 탄서지체는 강하고 현묘하고 비범하지만 만법불침성체는 움직일 수 없다. 나머지 여덟 개의 체질만 삼킬 수 있다."
맹구궁은 고개를 저었다.
진남은 눈살을 더 찌푸렸다.
'여고봉은 우리 둘보고 조심하라고 했다. 하지만 맹구궁은 영생지화를 삼킬 수 없는데 나는 뭘 조심해야 하지?
……음, 나더러 자신이 만났던 흑포인을 조심하라는 거구나.'
진남은 여고봉의 전력을 잘 알았다.
게다가 두 달 사이에 경지가 많이 높아졌다.
상대방이 그를 격파하고 흡수할 수 있을 정도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구궁, 흑포인은 이제 너를 공격할 것이다. 참선하에 도착하면 너는 미끼가 되거라. 그자를 끌어내어 격파하자."
진남은 생각하고 말했다.
그는 이미 맹구궁을 친구로 생각했다.
친구가 어려움에 부딪혔으니 반드시 도와야 했다.
"진남, 고맙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흑포인도 바보가 아니다. 네가 나와 함께 있는 걸 알면 함부로 공격하지 않을 거다."
맹구궁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나는 경지가 높지 않지만 약하진 않다. 게다가 사구에는 우리 종문의 강자들도 매우 많다."
진남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둘은 긴말하지 않고 길을 나섰다.
위기를 느낀 후 맹구궁은 예전의 나태한 모습을 거두었다.
영생지화의 힘을 빌려 홍운지체를 수련할 뿐만 아니라 계속 진남에게 수련에 관해 물었다.
* * *
세 시진 후, 큰 산속 은밀한 곳.
진남과 맹구궁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쳐들고 바라봤다.
앞쪽 땅은 마치 무상의 존재가 커다란 골짜기를 낸 것 같았다.
옅은 금색의 강물이 넘실거리며 흘렀다.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참선하였다.
정해진 날이 아니면 누구든 강제로 참선하를 넘으려 하면 강 속 무형의 힘에 산산조각 났다.
참선하 옆에는 크고 작은 성과 궁전들이 있었다.
참선하가 열릴 날짜가 가까워져 무인들이 일부 와 있었다.
참선하의 다른 편은 사구에서 가장 깊은 곳이었다.
회색 안개가 자옥하고 여러 가지 하늘까지 높이 자란 나무들이 우뚝 솟고 가장 깊은 곳에는 싸늘한 빛이 반짝거렸다.
마치 성구 전체를 뚫을 것 같았다.
"질고지극은 진짜 대단하구나. 예전 같지 않구나. 창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만으로도 나는 긴장된다."
맹구궁은 감탄했다.
진남은 아무 말 없이 제자리에 서서 창끝을 주시했다.
익숙함, 반가움 등 감정이 마음속에 솟아올랐다.
진도도결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슉-!
이때, 다급한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진남과 맹구궁은 동시에 소리 나는 쪽을 바라봤다.
다른 편 하늘에서 길이가 몇만 장 되는 많은 금색 불꽃이 뭉쳐 이루어진 큰 새가 강기를 풍기며 참선하로 날아왔다.
"뭐지? 요수?"
"아니다. 자세히 보거라. 새의 머리 가운데에 등불이 있다."
성과 궁전 안의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진남과 맹구궁도 등불을 발견했다.
등불은 크지 않고 오 장 정도 되었다.
등불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봉황들이 가득 새겨졌다.
아무런 기운도 풍기지 않았지만 보기만 해도 왠지 깊은 소용돌이에 빠진 것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영롱선등이잖아? 이제 곧 사구의 다른 편에서 나타날 거 아니었나? 지금은 왜 큰 새로 변해 이곳으로 날아오는 거지?"
맹구궁은 어리둥절했다.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금염대조(金焰大鳥)가 참선하 위쪽으로 날아왔지만 참선하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
그것은 깊은 곳으로 날아들어 가 사라졌다.
"영롱선등이다!"
"왜 깊은 곳으로 왔지? 질고지극 때문인가?"
"어서 이 소식을 사형에게 알리자. 그가 헛수고를 하지 않게."
성과 궁전 안의 무인들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신념을 전했다.
"질고지극이 이변을 일으키고 영롱선등까지 왔다. 진남, 이따 오는 무인이 평범하지 않은 것 같다."
맹구궁의 눈에 이색이 돌았다.
진남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영롱선등은 다른 곳에 나타나야 한다. 지금 깊은 곳에 들어온 건 질고지극 때문일까, 아니면 도령이 말한 그곳 때문일까?'
그는 이 두 가지 가능성보다는 누군가 일부러 영롱선등을 이곳에서 나타나게 했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할 리 없었다.
절세삼도 중 한 개인 영롱선등을 장악할 수 있다면 누가 그것을 다른 곳에 보내려 하겠는가?
하지만 진남은 달랐다.
그는 전에 천하의 무인들을 불러오기 위해 묘과건수를 키운 후 일부러 소문을 퍼뜨린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진짜 누군가 일부러 한 거라면 상대방의 목표는 하나뿐이었다…….
사구의 절세천재들과 패자들 대부분을 이곳으로 끌어오려는 것이었다.
맹구궁의 말대로 지금 같은 상황에 또 여러 세력이 노리고 있는 주선제오인의 후계자가 있는데 누가 오지 않을까?
"구궁, 우리 이곳을 잠시 떠나야겠다."
진남은 천천히 말했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맹구궁은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세력의 절세천재들과 패자들이 온다면 그들은 부근에 숨어있더라도 발견되기 쉬웠다.
참선하가 열리기 전에 발견되면 매우 시끄러울 것이었다.
둘은 꽤 멀리 걸었다.
비교적 은밀한 동굴을 발견하고서야 걸음을 멈추고 금제를 쳐 기운을 막았다.
진남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전도선전을 움직였다.
좀 전에 질고지극의 창끝을 본 후 그는 그것과 보이지 않는 신비한 연계를 가진 것 같았다.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
혹시 다른 뭔가를 얻을지 모르니 그는 제대로 느끼려 했다.
참선하가 열릴 날이 점점 가까워졌다.
사방에서 이곳으로 날아오는 무인들이 점점 많아졌다.
매우 강한 기세가 하늘을 날아 지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맹구궁의 홍운지체가 드디어 돌파했다.
기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빛이 단단해졌다.
하루 밤낮이 지난 후 구궁금선종의 제자들에게서 소식이 왔다.
"진남, 사구 안의 양대 세력 삼선당과 천심각의 사람들이 절반 넘게 왔다! 십 사대 무상도통의 상고백족 그리고 시도족, 묘문, 태고금기의 사람들은 전부 왔다!
내가 읽어주겠다. 절세천재들 강역, 섭무풍, 항천읍, 육경음, 당천군, 풍무흔, 소녀(素女), 태고금기 휘하의 역류오자(逆流五子)……."
맹구궁은 팔십여 명의 이름을 불렀다.
이것들은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몇십 년 전 심지어 몇백 년 전에 많은 절세천재들이 이곳에 왔다.
게다가 이번에 제일 천지성구가 주목을 받으면서 절세천재들이 매우 많았다.
사구에서 온갖 고난을 겪고 도경소성에서 도경대성에 도달한 패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패자들은 전력이 절세천재들보다 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 강했다.
이번 모임은 와호장룡 네 글자로 형언할 수 있었다.
진남은 전의를 풍기고 파란빛을 반짝거렸다.
기운을 막은 금제들이 아슬아슬하게 펑펑펑 하고 폭발음을 냈다.
진남은 기운을 거두고 눈을 감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맹구궁은 진남의 상태를 느끼고 긴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씩 흘렀다.
쿠웅-!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천지에 울려 퍼졌다.
"열렸다!"
맹구궁은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참선하가 열린 건 그와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곧 펼쳐질 광경을 생각하니 그는 저도 모르게 흥분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맹구궁을 잡고 날아나갔다.
성과 궁전 안에는 무인들이 가득했다.
멀리 떠 있는 무인들도 적지 않았다.
참선하에서 눈부신 빛기둥이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빛기둥은 천둥 같은 소리를 냈다.
불안정하고 강기가 솟아올랐다.
마치 참선하가 원한을 토로하는 것 같았다.
몇백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눈부신 빛기둥이 흩어져 빛무리를 이루어 사방을 휩쓸었다.
광경은 놀라웠다.
사구의 깊은 곳에서 묵직한 북소리가 들려왔다.
참선하의 강물도 넘실거리고 화르륵 화르륵 하는 소리가 연거푸 울려 퍼지고 받침돌들이 떠올랐다.
받침돌들은 사나운 짐승 얼굴을 하고 기운이 오래되고 신비한 무늬가 가득했다.
대단한 힘이 있는 강물 속에서 산처럼 꼼짝 않고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돌길이 나타났다, 가자!"
무인들은 강한 기세를 폭발해 여러 가지 빛으로 변해 날아나갔다.
주위의 허공이 기세에 흔들려 파문이 일었다.
다급한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한데 모여 매우 성대했다.
마치 전에 없던 수조(獸潮, 짐승들로 이루어진 조수)가 폭발한 것 같았다.
맹구궁은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진남, 우리 좀 이따 갈까? 지금 가면 다른 세력들의 사람들에게 발견될……. 악-!"
맹구궁은 말을 채 다하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진남이 그를 잡고 엄청난 속도로 앞으로 날아갔기 때문이었다.
참선하가 이미 열렸다.
질고지극 아래가 무슨 상황인지 아무도 몰랐다.
기선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그는 전에 멀리 숨어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피했다.
하지만 지금은 피할 필요가 없었다.
"진남, 너 드디어 나타났구나!"
무인들 중에서 강역이 가장 먼저 발견했다.
진남이 날아오는 걸 보자 기세가 세 배가 강해졌다.
많은 기운이 고검에 모여들었다.
진남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신념을 움직여 두 개의 문도법을 동시에 드러냈다.
"진남!"
섭무풍, 항천읍, 풍무흔, 육경음, 소녀 등 절세천재들도 진남을 발견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하든 진남을 죽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항천읍 등 절세천재들은 잇달아 신념을 전했다.
진남을 죽이려는 세력도 있고 진남을 진압하려는 세력도 있고 또 다른 생각이 있는 세력도 있었다.
어찌 됐건 다들 우선 진남을 공격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