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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00화 (1,100/1,498)

1100화 맹구궁, 진남. 큰일 났다

"어?"

진남은 의아했다.

'식해 속의 영생지화가 왜 스스로 빛을 뿜지?'

생각하던 그는 문득 기이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고 앞을 바라봤다.

도술과 무인들을 넘어 진남은 선록과 눈이 맞았다.

진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멀지 않은 곳에서 선초를 뜯어 먹고 있던 선록 세 마리가 고개를 쳐들고 진남을 바라봤다.

그것들은 눈빛이 이글거렸다.

진남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는 선록들의 눈빛이 익숙했다.

전에 처음 청룡성지에 들어갔을 때 문도어라는 기이한 생물들이 그의 혼돈지기를 눈독 들이고 그에게 몰려와 시끄럽게 굴었던 일이 생각났다.

다른 곳에 있던 스물다섯 마리의 선록들도 고개를 천천히 쳐들고 진남을 바라봤다.

그것들도 다른 선록들과 눈빛이 똑같았다.

"……설마 선록들이 영생지화를 눈독 들인 건 아니겠지?"

진남은 솜털이 곤두섰다.

'안 된다. 이곳에 머무를 수 없다!'

진남이 결심을 내렸을 때 옆에 있던 맹구궁은 말했다.

"진남, 봐. 저들은 묘문 성자 섭무풍(?無風)과 극생문의 제일 절세천재 강역과 윤회종의 제일 절세천재 여고봉인 것 같다!"

진남은 저도 모르게 바라봤다.

이토록 대단한 대전에서도 강역은 표정이 평온했다.

피 튀기는 싸움에서도 그가 입은 흰옷에는 피가 한 방울도 묻지 않았다.

그의 등 뒤에 떠 있는 두 명의 위엄 있는 형상은 위압을 드러냈다.

손에 쥔 검에서 무지갯빛이 솟아올랐다.

사방에 도술이 천여 개가 되었지만, 여전히 눈에 띄었다.

두 달 넘게 보지 못했는데 그는 이미 패자 경지 정상으로 진급했다.

옆에는 눈빛이 차갑고 검은색 면사포를 쓰고 머리카락이 발목까지 드리운 청년이 서 있었다.

청년은 차가운 기운을 풍기고 등 뒤에 세 개의 무덤이 떠 있었다.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묘문 성자 섭무풍이었다.

그들에 비하면 여고봉은 겸손했다.

시커먼 눈에서 용 같은 검기가 풍기고 등 뒤에 검은색 윤회지역을 펼쳐 부근의 도술과 선술 등을 전부 윤회시켰다.

두 달 사이에 여고봉은 기연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윤회종의 절세의 비밀을 수련했다.

경지가 패자 정상으로 진급하고 기운이 대단했다.

진남은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맹구궁을 잡았다.

"신경 쓰지 말고 어서 이곳을 떠나자!"

맹구궁은 어리둥절해 물었다.

"왜 떠나? 여기서 보면 되잖아? 이런 대전은 보기 힘들다. 응? 진남, 선록들이 우리에게로 달려오는 것 같다!"

가장 먼저 진남과 눈이 맞았던 선록은 앞에 있는 선초들을 포기하고 진남 등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달려왔다.

이런 기이한 광경에 선록을 쟁탈하던 무인들은 제자리에 굳었다.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지, 진남! 또 스물여덟 마리의 선록들이 우리에게로 달려오고 있다!"

맹구궁은 놀라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했다.

'혹시 나의 홍운지체가 작용을 일으켜 선록들이 저도 모르게 내 곁으로 오려는 걸까?'

진남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선록들이 영생지화를 눈독 들일까 봐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선록들의 힘으로는 영생지화를 삼킬 수 없었다.

선록들은 구천지존이 되는 기회였다.

무인들이 꿈에도 바라던 것이었다.

이렇게 큰 싸움에서 한두 마리의 선록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어떤 풍파도 일으킬 수 없었다.

하지만 스물아홉 마리가 이상한 행동을 하면 달랐다.

진남의 예상대로 축록지지 위의 무인들은 선록들의 뒷모습을 보며 어리둥절했다.

선록들이 하늘로 솟아올라 축록지지를 뚫고 나가려 하자 그들은 정신을 차리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된 일이지?"

"선록들이 왜 저쪽으로 달려갔지?"

그들 중에는 사구에서 백 년, 심지어 천 년이나 있었던 존재들이 있었다.

그들은 한 번도 이런 기이한 광경을 본 적 없었다.

"가자!"

진남은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선력을 최대로 움직여 보답천하를 드러내 앞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스물아홉 마리의 선록들이 큰 소리로 울었다.

그것들도 속도를 높였다.

"봐, 저쪽에 무인이 두 명 있다!"

"선록들이 저들을 쫓는 걸까?"

"이럴 수가! 선록들이 왜 무인을 쫓는 거지?"

무인들은 다시 한번 놀랐다.

그중 사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는 패자가 무언가 발견하고 소리쳤다.

"저자는 진남이다! 주선제오인의 후계자 진남이다!"

그의 말은 번개처럼 터졌다.

이제는 진남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몇백 년 전, 몇천 년 전에 사구에 들어온 무인들도 진남이라는 이름을 들은 적 있었다.

이틀 전에 여러 세력에서 사람을 보내 진남을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말해줬다.

싸우고 있던 강역, 섭무풍, 여고봉은 행동을 멈추고 시선을 돌렸다.

"쫓아라!"

강역, 섭무풍, 여고봉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절세의 신법을 드러내 진남에게로 날아갔다.

섭무풍은 묘문 무인들에게 신념을 전했다.

"함께 쫓읍시다!"

다른 무인들도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여러 가지 빛으로 변해 스물아홉 마리의 선록에게 날아갔다.

전장의 무인들은 순식간에 사 할이나 줄었다.

진남은 주선제오인, 내세도, 질고지극과 연관이 있고 많은 비밀이 있었다.

진남을 진압하거나 죽이면 그들의 세력에게는 엄청난 좋은 일이었다.

게다가 그들이 원하는 선록들이 진남의 뒤에 있었다.

진남이 스물아홉 마리의 선록들을 유혹한 걸 보아 진남에게 지보가 있는 게 분명했다.

그것들을 얻은 후 생기는 좋은 점은 상상할 수 없었다!

"에잇, 진남 어서 도망가자!"

맹구궁은 뒤에서 날아오는 천지를 뒤엎는 형상들을 보자 흥분이 사라지고 안색이 파래졌다.

그도 많은 큰일을 겪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절세천재들과 패자들이 함께 쫓는 건 너무 대단했다.

"당연하지!"

진남을 눈을 흘기고 속도를 최대로 높였다.

그에게는 영생지화가 있어 패자의 공격을 무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천 명이 되는 절세천재들과 패자들과 싸우면 의외의 상황이 벌어지기 쉬웠다.

게다가 참선하가 열릴 때까지 두 날이나 남았다.

그는 이렇게 많은 적과 싸우면서 수단을 다 쓰고 싶지 않았다.

이때, 스물아홉 마리의 선록들이 다시 한번 큰소리로 울었다.

이마에 난 뿔에서 빛이 뿜어져 나와 엄청난 속도로 진남에게로 날아왔다.

진남은 미처 피할 겨를이 없었다.

진남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암암리에 쇠사슬이 나타나 그를 가둔 것처럼 몸이 무거워지고 속도가 오 할 넘게 느려졌다.

"선록들이 제일 천지성구의 천지규칙의 힘을 움직일 수 있을 줄 몰랐다."

진남은 중얼거리며 전신의 혼과 만세주림을 드러내고 도법의 나무를 남몰래 움직였다.

그의 속도는 여전히 삼 할 정도 느려졌다.

"진남 우리 갈라지자. 선록들은 나의 홍운지체를 쫓아오는 것이다!"

맹구궁은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진남은 입꼬리가 비틀리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홍운지체와 무슨 상관이야!"

그는 마음이 흔들렸다.

이대로라면 선록들과 강역, 섭무풍, 여고봉 등 절세천재들과 패자들은 조만간 그를 따라잡을 것이었다.

백남지화를 드러내 선록들을 남기는 방법이 떠올랐다.

어차피 선록들은 백남지화를 건드릴 수 없었다.

나중에 안전해진 후 신념을 움직여 도로 넣으면 그만이었다.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신념을 움직였다.

백남지화는 흰색 빛으로 변해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선록들은 큰소리로 울며 방향을 바꾸고 진남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진남에게 주입했던 규칙의 힘도 사라졌다.

"선록들이 날아갔다!"

"진남이 뭔가 드러내 그것들을 유인한 것 같다!"

천지에 가득한 무인들은 눈을 반짝거렸다.

대부분은 방향을 바꾸어 선록의 뒤를 따랐다.

선록을 잡는 것이 그들에게는 가장 중요했다.

진남이 드러낸 기이한 물건을 얻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강역, 섭무풍, 여고봉을 비롯해 백여 명의 패자들이 여전히 진남을 쫓았다.

"후."

진남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경지가 높고 그들과 거리가 멀기에 강역, 섭무풍, 여고봉은 쫓아올 수 없었다.

"도우들, 오늘은 상황이 맞지 않다. 더 쫓지 말거라. 나중에 나는 질고지극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 그때에도 너희들이 계속 싸우고 싶다면 끝까지 상대해주마."

진남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사방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강역, 섭무풍, 여고봉은 속도를 늦출 생각이 없고 오히려 대단한 수단을 드러내 속도를 높였다.

진남을 고개를 젓고는 더 이상 그들을 대꾸하지 않았다.

맹구궁은 긴장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진남, 내가 기운을 보태주겠다!"

진남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거절하지 않았다.

맹구궁이 붉은빛을 드러내 그에게 주입하도록 내버려 뒀다.

반 주 향이 탈 시간이 빠르게 지났다.

맹구궁이 보태준 기운이 효력을 발휘했는지 강역 등은 진남을 쫓으려던 생각을 포기하고 더 이상 쫓지 않았다.

"거두어라!"

진남은 큰나무 위에 서서 신념을 드러냈다.

몇십 개 셀 동안을 기다린 후 백남지화가 엄청난 속도로 허공을 날아와 그의 식해 속에 들어왔다.

"응?"

진남은 자세히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백남지화는 완전하고 손상이 없었다.

하지만 흰색과 파란색이 섞였을 뿐만 아니라 매우 어두운 금빛이 다섯 개 반짝거렸다.

"진남, 이건 무슨 꽃이야?"

맹구궁은 눈을 찌푸렸다.

꽃에서 뿜어져 나온 무형의 힘이 그의 홍운지체를 눌렀다.

진남은 대꾸하지 않고 도기로 백남지화를 내리쳤다.

백남지화가 꼼짝도 하지 않자 안심하고 체내에 넣었다.

'기회가 되면 선록을 쫓던 무인을 몇 명 잡아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알아봐야겠다.'

진남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쉽다. 그렇게 큰 전쟁을 직접 보지 못하다니…….'

진남은 고개를 젓고는 맹구궁을 보며 생각하더니 말했다.

"너에게 말해줄 수 없다. 시간이 지난 후에 말해주겠다."

맹구궁은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좋다. 그럼 나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 며칠 후에 그 꽃을 드러내거라. 나는 그것의 힘을 빌려 나의 체질을 단련하겠다."

진남은 거절하지 않았다.

둘은 앞으로 날아갔다.

지금은 지존성에는 돌아갈 수 없었다.

참선하 부근에 가 숨어있다 조용히 시기를 기다려야 했다.

여섯 시진이 훌쩍 지났다.

둘은 끊임없이 이어진 산맥에 도착했다.

선기가 짙고 경치가 수려하고 축록지지의 평원보다 훨씬 훌륭했다.

"응?"

진남은 옆에 있는 맹구궁을 바라봤다.

"이건……?"

맹구궁도 눈을 번쩍 뜨고 경악했다.

"어떻게 된 거야?"

진남의 눈에 흰색 불꽃이 타올랐다.

그는 아래위를 훑어봤다.

그는 방금 무형의 신비한 힘이 끝없는 시공을 넘은 것처럼 맹구궁에게 주입되는 걸 느꼈다.

"나도 모른다. 윤회지력인 것 같다. 보여줄게."

맹구궁은 눈살을 찌푸리고 신념을 움직였다.

그의 손바닥에서 시커먼 윤회지력이 한 개 날아 나와 희미한 부적으로 변했다.

"윤회지력? 여고봉?"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부적을 향해 손을 튕겼다.

금제가 부서지고 많은 윤회의 기운이 위로 용솟음쳐 올라 희미한 형상을 이루었다.

여고봉이었다.

"맹구궁, 진남. 큰일 났다."

여고봉은 목소리가 거칠었다.

진남과 맹구궁은 등골이 오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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