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4화 네가 졌다, 진남
"진남 도우, 우리 셋과 묘문은 너를 죽이고 싶지 않다. 우리에게 순순히 제압당하겠다고 하면 우리가 나서서 항원승과 몽산악을 막아주겠다.
저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너를 죽이려고 한다. 이번에도 아마 서른여 명의 패자 정상급의 강자들이 왔을 거다. 그들은 많은 살초를 준비했다.
이번엔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참창종도 너를 도울 수 없을 거다."
육경음은 진남에게 전음했다.
진남이 날아다니자 화도선염이 솟구쳤다.
두 개 문도법의 의지가 진도도결에 더해져 그들과 싸웠다.
진남은 육경음을 힐끗 쳐다봤다.
두 달 사이에 그녀는 더욱 아름다워졌다.
웃는 모습이 경국지색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성격은 여전히 똑같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진남을 위협했다.
"썩 꺼져!"
진남은 길게 말하기도 싫었다.
절세천재들과 패자들이 몰려오면 뭐가 다를까?
차하계에서 돌아온 뒤로 진남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너……."
육경음은 온몸이 굳었다.
'이놈은 너무 건방지다. 이런 상황에서도 순조롭게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면 우리를 탓하지 말거라."
육경음은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이번에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진남을 굴복시켜야 했다.
쿵-!
그들은 이제 본격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항원승은 문도법을 사용하여 시도지체를 최대로 움직였다.
몽산악도 상고 십 대 저주 중 서열 삼위인 살선주(殺仙呪)를 사용했다.
흑홍쌍선은 음양도(陰陽圖)를 불러왔다.
육경음이 선령지체를 움직이자 이마에 성자가 나타났다.
고소요의 이마에는 보라색 빛이 반짝거렸다.
축염은 제일염이 온몸을 감쌌다.
다른 패자 정상급의 강자들은 그들 뒤를 따라오며 상고도기들과 문도술을 사용했다.
"도우들, 살살 하거라. 때려죽이면 안 된다!"
이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섯 명의 흑포를 쓴 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각각 지팡이, 장검, 망치 등을 들고 나타나 진남을 공격했다.
"허허허, 피천고교의 사람들이 드디어 나섰구나. 기운을 보면 절세천재 같다! 아홉 명의 절세천재와 열두 명의 패자 정상급의 강자가 모였구나! 구천지존의 초급 거물이라도 이들을 상대하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음일은 멀리 서서 웃었다.
"참창종, 아직도 나서지 않을 거냐?"
구홍 등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바짝 긴장했다.
바로 그때.
엄청난 살기 앞에서 붉은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던 진남은 영생지화를 꺼내 공중에 놓았다.
쿠쿠쿵-!
도술과 살초들이 날아오더니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이어, 엄청난 강기가 입구를 열 배나 크게 만들었다.
손바닥만한 영생지화는 얌전히 공중에 떠 있었다.
어떤 도술이든 영생지화에 접근하면 보이지 않는 힘으로 없애버렸다.
"이, 이럴 수가!"
"저건 대체 무슨 꽃이야?"
항원승, 몽산악, 흑홍쌍선, 육경음과 다른 패자 정상급들은 놀랐다.
항원승은 전에 영생지화를 본 적이 있었다.
다만, 수많은 살초 공격을 받고도 꽃이 꿈쩍도 없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꽃은 어떤 방대한 힘도 사용하지 않았다.
백존요선벽도 많은 살초 공격을 받으면 엄청난 기운과 이상을 드러내서 그것들을 없앴다.
육경음은 먼저 정신을 차리고 성령인을 펼쳐 꽃을 움직이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결인을 해도 바다에 돌을 던진 격이었다.
'저 꽃은 천지가 만들어낸 천재지보가 아니다.'
"이게 진남이 믿는 구석인가?"
육경음은 중얼거렸다.
"뭐 하느냐? 고작 꽃일 뿐이다. 우리 공격을 한 번은 막을 수 있어도 두 번은 막지 못할 거다."
몽산악은 고함을 질렀다.
항원승 등도 정신을 차리고 살초들을 펼쳤다.
그들은 영생지화를 피해 진남을 공격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면 힘이 흩어질 위험이 있었다.
또, 진남이 꽃을 거둬들이고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니 꽃을 없애지 못하면 시끄러움이 많았다.
진남은 돌아서서 대전에 손을 뻗었다.
"진남, 꿈도 꾸지 마!"
흑홍쌍선은 그 모습을 보자 빠르게 꽃을 넘어 진남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진남은 칼을 휘둘러 공격을 막았다.
항원승, 몽산악, 육경음은 다시 연합을 했다.
그러나 역시 백남지화가 막았다.
백남지화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우들, 저 꽃이 살초들을 얼마나 더 막을 수 있는지 모른다. 이대로 가면 우리가 불리하다."
육경음은 눈을 반짝이더니 계획이 생겼다.
"내가 생각한 방법이 있는데 한번 해보자. 우리는 저 꽃을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만약에……."
진남은 신념을 사용하여 백남지화를 곁으로 불러왔다.
패자들은 외부에서 진남을 다치게 할 수 없었다.
혹시 그의 신념이나 영혼에 직접 타격을 가하는 공격이면 먹힐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신념이나 영혼은 전신의 혼이 지키고 있으니 어떤 술법이 통할까?
진남은 흑홍쌍선을 힐끗 보고 더 공격하지 않았다.
그는 손을 뻗어 탁자 위에 있는 경서와 보석함을 잡았다.
"그것을 가져갈 생각을 하지 말거라!"
흑홍쌍선은 날아와서 진남의 앞을 막았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다시 손을 뻗었다.
그는 옆에 있던 두 책장을 거둬들였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도우들, 내 말대로 다시 해보자!"
육경음은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육경음은 결인을 했다.
천지의 힘이 영생지화의 주변에 떨어져 투명한 장막이 되어 꽃을 가두었다.
이것은 소천지체조술(小天地締造術)이었다.
천지의 힘을 사용하여 독특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가둬둔 다음 만 장 밖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
다만, 술법은 상고대전 때 일부를 잃어버려 완벽하지 않았다.
최대 방원 반장이 되는 공간을 만들 수 있고 쉽게 부서질 수 있었다.
때문에, 평범한 선술보다 등급이 낮았다.
"죽어라!"
항원승, 몽산악, 흑홍쌍선 등 절세천재들과 패자들은 강한 도술들로 진남을 공격했다.
"꽃을 가두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진남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가 신념을 움직이자 영생지화는 투명한 장막을 뚫고 진남의 곁으로 돌아와 살초들을 없앴다.
진남은 흑홍쌍선에게 다가갔다.
탁자의 보석함에 있는 것은 진남의 전생이 남긴 피 한 방울이 아니었다.
피는 양쪽 책장 위에 놓인 옥병에 있었다.
눈에 띄지 않아 발견하기 어려웠는데 진남은 이미 그것들을 저장주머니에 넣었다.
경서와 보석함도 평범하지 않았다.
그의 전생이 남긴 것일 수도 있었다.
때문에 진남은 육경음 등의 손에 보물들이 들어가는 게 달갑지 않았다.
흑홍썅선은 그를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탁자 앞에 선 진남은 쉽게 두 신비한 지보를 가져갔다.
"이게……."
밖에 있던 음일은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귀주의 자식인 그는 수많은 절세천재들을 만나봤다.
묘문과 시도문의 성자들도 만나보았다.
그러나 이렇게 기이한 수단은 처음 겪었다.
'이제 어떻게 진남을 습격하고 시체를 가져간다는 말인가?'
"고소요, 공격해!"
육경음은 다시 고함을 질렀다.
그녀는 소천지체조술을 사용하여 투명한 장막을 만들었다.
또 신비한 힘도 사용하여 영생지화를 덮고 만 장 밖으로 보냈다.
"응?"
진남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가 신념을 사용하여 영생지화를 부르려는 찰나, 고소요가 양손으로 결인을 만들어 날려 보냈다.
진남은 정혈을 왈칵 토했다.
"삼십육지살, 대봉신(大封神)!"
웅장한 형상이 나타나고 엄청난 힘이 사방을 휩쓸었다.
진남과 멀리서 싸움에 참여하지 않은 음일, 구홍 등은 그들의 신념과 의지가 전부 갇힌 것을 발견했다.
퍼퍼펑-!
열몇 명의 패자들의 상고도기는 지탱하는 힘이 빠지자 바닥에 떨어져 빛을 잃었다.
"육경음, 너를 과소평가했구나."
상황을 눈치챈 진남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진남은 육경음을 싫어했다.
그러나 그녀가 똑똑하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했다.
그녀가 처음에 사용한 소천지체조술은 진남을 상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첫 번째는 백남지화는 공격을 받거나 진남이 사용해야 엄청난 위력을 펼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진남은 신념과 의지로 이 꽃을 조종했다.
이 두 가지에 부합된다면 쉬웠다.
백남지화를 다른 곳에 보내고 모든 의지와 신념을 봉인하면 진남을 공격할 수 있었다.
"육경음, 이 형상이 나를 얼마나 진압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진남은 전도선전을 움직였다.
그의 등 뒤로 전신의 혼과 만세주림이 동시에 나타났다.
진남의 전의는 쭉쭉 높아지다가 엄청난 경지에 이르렀다.
신념을 제압하던 웅장한 형상은 벌벌 떨더니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다른 절세천재들은 한참 제압하겠지만 너는 잠깐밖에 못 하겠지. 그래도 상관없다. 그 정도면 충분해!"
육경음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형상들이 멀리서 나타났는데 패자 정상급과 대성의 기운이 느껴졌다.
묘문, 태고금기, 시도족, 피천고교 그리고 선령족, 문고족, 농염족 등이 패자 정상급들이 한데 뭉쳤다.
"번천복지(?天覆地), 시도삼원전(弑道三元陣)"
항원승은 고함을 질렀다.
시도족의 패자들은 동시에 결인을 만들고 몸속의 시도지혈을 태웠다.
그들의 힘은 조금씩 항원승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항원승은 자체가 엄청난 대진으로 변했다.
"금기대천노(禁忌大天怒)"
몽산악과 다른 태고금기의 패자들은 두 눈에 초록색 불꽃이 튀었다.
그들은 동시에 결인했다.
엄청난 머리 해골이 나타났다.
보는 이들은 등골이 서늘했다.
"대묘장경(大墓葬經)!"
흑홍쌍선과 묘문의 패자들은 삼대 문도법 중 하나를 펼쳤다.
죽음의 기운들이 번지더니 모여서 무상의 묘지로 변했다.
이 묘지는 천지를 묻을 수 있고 모든 것을 묻을 수 있었다.
육경음, 고소요, 축염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지의 힘이 내려오고 형상들이 떠올랐으며 엄청난 불꽃이 사람 모양으로 변했다.
구홍 일행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들은 손바닥에 '참'이라는 글자가 나타나자 힘껏 아래로 내리쳤다.
진문들이 사방으로 번졌다.
"너희들이 낄 자리가 아니다."
피천고교의 사람들은 여러 악기들로 소리를 냈다.
방대한 힘이 모여 강한 기세로 내리쏟아졌다.
그들은 구홍 일행을 막는 자들이었다.
"그래!"
음일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등 뒤에 멘 관이 웅웅 소리를 내며 공격할 준비를 했다.
그는 이렇게 큰 변고가 있을 줄 몰랐다.
"네가 졌다, 진남."
육경음은 기세가 비범하고 시선이 담담하며 절세의 선녀 같았다.
이런 살국은 구천지존 초급 단계라고 해도 버틸 수 없었다.
백남지화를 잃어버린 진남은 다른 수가 있다고 해도 이런 공격에 저항할 수 없었다.
이게 바로 그녀에게 꺼지라고 한 대가였다.
그녀는 이미 기회를 줬다.
"그래?"
하늘 가득 채운 살기와 방대한 압력에도 진남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두 눈에 불꽃이 더 활활 타올랐다.
쿵-!
허공이 부서지고 궁전이 흔들렸다.
항원승, 몽산악, 흑홍쌍선, 육경음이 이끄는 여섯 개의 절세의 살초들이 동시에 공격을 했다.
여섯 마리 무상의 용이 무상의 힘을 가지고 포효하며 달려들어 모든 것을 없애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진남은 물러서기는커녕 공격적으로 날아갔다.
"전도궁우도결!"
진남에게서 수많은 화도선염이 솟구쳐 단천도를 감쌌다.
두 개의 문도법 의지가 모여 무상의 빛이 되었다.
빛은 축염 쪽으로 날아갔다.
"진남, 내 그럴 줄 알았다. 불을 다룰 수 있으니 축염 일행에게서 돌파구를 찾겠지. 그러나 어림도 없다."
육경음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강한 천지의 힘이 강처럼 축염 일행에게 쏟아졌다.
그들의 기운은 점점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