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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082화 (1,082/1,498)

1082화 나 몰라라 하지 않을 거다

"너 다른 수단을 사용한 게 분명해! 인정할 수 없다! 진짜 실력이 있다면 내가 너를……."

액운성은 계속 고함을 질렀다.

진남은 시끄러워서 도기를 날렸다.

그의 몸이 잘리면서 수많은 사악한 기운이 쏟아졌다.

슉-!

사악한 기운 속에서 초록색 불꽃이 하늘로 솟구치더니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에잇, 본체가 아니었어!"

소충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남은 놀라지도 않은 것 같았다.

잠시 후, 초록색 불꽃은 이 땅을 벗어나 사라졌다.

"진남, 방금 왜 공격하지 않았느냐? 초록색 불꽃은 액운성의 영혼이잖아!"

소충은 툴툴거렸다.

"이제 잘 됐다. 영혼이 도망을 갔으니 액운성은 성제대륙에 돌아가서 다시 몸을 회복하고 창람대륙에 와서 재기할 거다!"

진남은 살짝 웃었다.

"걱정 마십시오. 다 계획 있습니다."

진남은 동력으로 액운성이 본체가 아니고 초록색 불꽃이 액운성의 영혼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가 액운성을 죽이지 않은 것은 제이십사 천지성구의 임무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액운성이 죽으면 그는 구천선역에 바로 돌아가야 했다.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바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웠다.

또, 액운성과 성제대륙의 관계가 좋은 것 같은데 마침 용호와 사마공을 만나러 갈 수도 있었다.

"너희들은 신사전의 장로와 제자들을 데리고 요신금지로 가서 잘못을 반성하거라.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진남은 다른 사람들을 훑어보고 도의를 꺼낸 다음 소충의 옆으로 돌아갔다.

소충은 툴툴거리기는 했지만, 진남을 싣고 떠나갔다.

여러 인신 강자들은 진남의 도의를 보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들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얼마 되지 않는 시간에 그들이 몇 년 동안 계획한 것을 없앴다.

* * *

그 시각, 요신금지.

끝없는 바다 위에 해수들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물보라를 일으켰다.

섬들에 신력이 맴돌며 아름다운 이상들이 만들어졌다.

요신금지의 장로들은 여러 곳에 흩어져 다른 세력의 무인, 천재 그리고 강자들을 자리로 안내했다.

상마다 맛있는 음식과 술이 가득했다.

연회 준비가 거의 되었다.

크라아아아-!

이때, 용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강자와 무인들 그리고 천재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진남, 이제 너희만 오면 된다. 빨리 오너라."

궁양은 활짝 웃었다.

소충은 사람 모습으로 변해 진남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오창천은 연희의 시작을 알렸다.

궁양, 소충,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잔을 부딪치며 대화를 나누었다.

"진남 선배님과 용신 대인께서 다녀온 시간이 반 주 향도 채 안 되었어."

"맞아. 얼음 술잔의 차가운 기운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어."

"사신전이 어떻게 되었나 몰라."

"생각할 필요 있어? 진남 선배님의 실력에 용신 대인까지 갔으니 사신전까지 쳐들어가서 많은 인신 경지 강자들을 죽였겠지."

"맞아. 이제 좀 지나서 진남 선배님과 용신 대인 그리고 해주 대인까지 연합한다면 사신전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어!"

여러 세력의 무인, 천재, 강자들도 대화를 나누었다.

이런 결과에 대해서도 그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그들은 진남과 용신 둘만 갔으니 사신전을 없애지는 못했을 거라 확신했다.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온 것만 봐도 진남의 실력은 대단했다.

연회의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었다.

진남과 궁양 등은 옛일을 추억했다.

진남은 처음 구천선역에 가서 겪은 일들을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덧 반 시진이 지났다.

이때, 먼 곳의 하늘이 어두워졌다.

수많은 무인들이 열 개 조로 나뉘어 열 마리 용처럼 날아왔다.

무인들과 천재들 그리고 강자들은 깜짝 놀랐다.

"사신전의 제이 전주 천살(天煞) 인신이다."

"저기 봐봐. 사신전의 제삼, 제사, 제오 전주다."

"이게 무슨 일이지? 사신전의 강자들이 왜 다 오는 거야? 설마 전면전을 하려는 건가?"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온몸이 긴장하고 싸울 태세를 취했다.

궁양, 원도천산의 주인 등 강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들은 진남과 소충이 가서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진남을 믿었다.

이상한 장면이긴 하지만 진남이 사신전을 없애겠다고 했으니 없앤 게 분명했다.

궁양과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같은 생각을 했다.

충격적인 장면이 벌어졌다.

"원 사시전의 제이 전주 천살입니다. 제이 사신전의 무인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진남 선배님, 용신 대인, 해주 대인께서 죄를 묻고 어떤 처벌을 내려도 달갑게 받겠습니다."

"원 사신전의 제삼 전주 나진(羅眞)……."

"원 사신전의 제사 전주……."

그들은 몇십 년 동안 창람대륙의 꼭대기에 있었다.

여러 세력의 강자들은 그들을 경계하고 미워했다.

그런데 오늘 전주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예전의 기세는 사라지고 온순하기 그지없었다.

그들을 따라온 장로와 내문제자 등은 머리를 더욱 깊숙이 숙였다.

그들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이게……."

여러 세력의 무인, 천재, 강자들은 깜짝 놀랐다.

충격이 너무 커서 할 말을 잃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사신 액운성을 없앴는데 왜 사신전 전체의 사람들이 패배를 인정하고 자진해서 처벌을 받으러 온 걸까?'

사신전이 파괴되자 연회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연회가 시작된 지 사흘이나 되어 이제 끝날 때도 되었다.

여러 가지 소식이 전해지고 창람대륙 전체가 흔들렸다.

천하의 무인들은 모두 감탄했다.

이 폭풍을 일으킨 장본인인 진남은 소충의 경지를 회복해주고 동시에 소충, 궁양, 원도천산의 주인 등에게 문도법도 전수했다.

문도법을 수련하면 차하계에서 그들을 건드릴 수 있는 인신은 매우 적었다.

구천선역의 무인들이라도 어려웠다.

"몇십 년 동안 숙부의 경지는 무조에 도달했다. 숙부께서는 계속 차하계에서 떠돌아다니셨다. 지금은 아마 성제대륙에 계실 거다."

궁양이 정원을 거닐며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나는 줄곧 사람을 시켜 숙부를 따라다니게 했다. 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형님.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궁양은 손을 젓고 물었다.

"너 성제대륙으로 갈 생각이냐?"

진남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요즘은 전에 살았던 곳을 둘러보고 싶습니다. 천지원시규칙의 일이 해결되면 가볼 생각입니다."

"응. 나도 너와 함께 가겠다."

그 후로 진남은 하역, 동주, 중주 등 익숙한 곳을 돌아다니며 예전에 있었던 일들을 회고했다.

* * *

팔 일이 지난 후 천지원시규칙이 평온을 깼다.

"진남, 사신전에서는 고마웠다! 나는 하계 다섯 대륙의 원시규칙을 초청했다. 그들이 오늘 모두 사람을 보냈다. 너 시간이 되느냐?"

진남이 대답하자 천지의 힘이 그에게 주입되고 그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왔다.

도착한 곳은 오래된 정원이었다.

정원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창람대륙에서 명성이 자자하고 많은 무인과 인신들이 욕심내는 천재지보들이 가득했다.

정원에는 근원의 힘으로 만들어진 돌상이 있었다.

상 옆에는 다섯 개의 도광이 다르고 희미한 형상이 앉아 있었다.

형상들은 기운이 매우 기이했다.

그들은 경지가 없고 모두 여러 대륙의 천지원시규칙이었다.

그중 한 청색 형상이 진남에게 손짓하고 전음했다.

"진남, 성제대륙의 천지원시규칙은 이번에는 오지 않았다. 중앙대륙, 오악대륙……."

진남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으면 바로 말하거라."

청색 형상은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네가 모르는 것이 있다. 차하계의 다섯 개 대륙은 두 개 세력으로 나뉜다. 성제대륙이 스스로 한 개 세력을 이루고 나머지 네 개 대륙이 한 개 세력을 이루었다. 전에 성제대륙은 나에게 자신들에게 속하라고 했는데 나는 거절했다. 나머지 네 개 대륙도 내가 자신들에게 속하기를 바란다. 때문에 나는……."

청년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네 개의 희미한 형상에게 공수했다.

네 개의 희미한 형상은 진남에게 가벼운 눈길을 보냈다.

창람대륙의 천지원시규칙은 비월여제가 남긴 물건을 통해 구천선역에서 발생한 일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하계의 무인들을 통해야만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알고 있는 건 액운성과 비슷했다.

진남은 제일선이고 대단하고 선역을 흔들었지만, 도기가 잘려 사라졌다는 것.

진남이 한 손가락으로 열두 개의 사성을 파괴한 일을 그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차하계의 다섯 대륙의 천지원시규칙이었다.

그들이 장악한 근원의 힘은 창람대륙의 천지원시규칙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여러 대륙에서 더 많은 무인들이 구천선역으로 날아올랐다.

그중에는 고금을 놀라게 한 많은 천재들이 구천선역에서 패자의 등급에 도달한 후 큰세력에 가입했다.

"긴말하지 않겠소. 창람, 우리에게 가입하지 않으면 나중에 무슨 일이 발생하든 우리를 원망하지 마시오."

중앙대륙의 원시규칙이 싸늘하게 말했다.

"우리 창람대륙은 어떠한 세력에도 부속되지 않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창람대륙은 앞으로 우리를 건드리지 않으면 절대 먼저 다른 대륙을 공격하지 않을 겁니다."

진남은 말했다.

"무인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창람을 위해 결정하는 거냐?"

다른 세 개 대륙의 천지원시규칙은 싸늘한 눈빛으로 진남을 힐끗 보더니 말했다.

"창람, 설마 진남이 창람대륙의 진정한 주인이요?"

청색 형생은 난감한 듯 말했다.

"그게……."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저는 창람의 주인이 아닙니다. 저는 그저 창람대륙의 평범한 무인일 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태어난 곳이 시끄러운 일에 말려드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 뜻을 아시겠습니까?"

"웃기는 소리 하는구나!"

중앙대륙의 원시규칙은 돌상을 내리쳤다.

검이 칼집에서 나오는 것처럼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비월여제도 이 일에 참견하지 않았다. 평범한 무인인 네가 무슨 자격으로 대륙 사이의 경쟁에 참견하는 거냐?"

"그러게 말이요!"

"젊은이, 건방지게 굴지 마시오."

다른 대륙의 원시규칙들은 강한 기세를 풍겼다.

진남은 평온하게 말했다.

"맞습니다. 저는 자격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자격이 있습니다."

그의 오른팔은 부서지고 단천도로 변해 차가운 도의를 드러냈다.

중앙대륙의 천지원시규칙은 눈빛이 싸늘해지고 물었다.

"창람, 자네의 뜻이기도 하오? 지금 우리를 거절하고 우리와 적이 되려는 거요?"

청색 형상은 시선을 내리깔고 대꾸하지 않았다.

"진남, 내가 너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지 말거라. 너는 도기가 잘려 지금은 인선 경지다. 기껏해야 지선 경지일 것이다."

중앙대륙의 천지원식규칙은 말했다.

"우리 대륙에서 구천선역으로 날아올라 간 무인들 중에 패자에 도달한 자들이 많다. 네가 규칙을 깨고 대륙들 사이의 경쟁에 참견하면 나도 가만있지 않……."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진남이 손을 저어 말을 잘랐다.

"제 뜻은 분명합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하든 저와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여러분이 창람을 공격하면 저는 절대 나 몰라라 하지 않을 겁니다."

진남은 자리에서 일어나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여러분의 정보 수집 능력은 너무 약합니다. 도기가 잘린 건 아주 오래전의 일입니다. 지금 저를 위협하려면 적어도 구천지존이 와야 합니다."

진남은 긴말하지 않고 빛으로 변해 창람대륙을 날아나갔다.

'구, 구천지존?'

네 개 대륙의 천지원시규칙들은 어리둥절하여 오래도록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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