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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078화 (1,078/1,498)

1078화 용호의 아들이잖아!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그는 원시규칙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구천에서 거물들이 계속 내려오고 강한 대륙들이 늘 노리고 있으니 마음이 불편한 게 당연했다.

그를 잘 이해하는 진남은 이 일을 처리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비월여제가 창람대륙에 왔을 때 이미 수단을 썼기에 원시규칙은 제방이나 신방, 남천문처럼 되지는 않았다.

하늘의 이상이 사라졌다.

진남은 창람대륙이 그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을 테니 천지의 원시규칙에게 가서 잘 알아보려고 했다.

"사매, 저기다!"

"방금 저곳에 이상이 있었으니 지보가 나타났을 거다!"

이때, 몇 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파란색 짧은 머리에 긴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과 검은 머리카락을 어깨까지 기른 청년 그리고, 몸매가 아름다운 소녀가 함께 날아왔다.

진남은 고개를 들었다.

두 청년은 무성 경지 정상급이었고 소녀는 반보 무조경지였다.

어린 나이에 이런 경지를 이룬 걸 보니 창람대륙에서 대단한 내력을 가진 자들인 것 같았다.

"응? 누구냐?"

파란색 짧은 머리가 그들을 먼저 발견하고 물었다.

"진남이다."

진남은 살짝 웃었다.

"진남?"

셋은 깜짝 놀랐다.

"창람의 신과 같은 이름을 가졌구나."

검은 머리카락을 어깨까지 기른 청년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빨리 이름을 바꾸는 게 좋을 거다. 성격이 좋은 우리를 만났으니 망정이지 성격이 안 좋은 자들을 만나면 너를 때릴 수도 있다."

진남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너희들이 오해했다. 내가 바로 너희들이 말하는 '창람의 신'인 진남이다."

셋은 다시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은 곧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진남 선배님이 되고 싶어서 미친 거지? 네가 창람의 신이면 나는 무연각이고 원도천산의 주인이고 전족 족장이다!"

검은 머리카락을 어깨까지 기른 청년은 호탕하게 웃었다.

파란색 짧은 머리를 가진 청년과 몸매가 좋은 여인은 너무 웃어서 얼굴이 상기되었다.

사신전을 제외하고 창람대륙의 여러 세력들은 모두 진남의 조각상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진남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앞에 있는 자는 얼굴 형태가 비슷할 뿐 진남의 조각상과 닮은 데가 없었다.

또, 진남은 이미 구천에 등극했기에 지금 창람에 있을 리 없었다.

"아이고, 너무 웃어서 배가 다 아프다."

검은 머리카락을 어깨까지 기른 청년은 배를 문질렀다.

그는 겨우 진정하고 말했다.

"너는 미친 것 같다. 그러나 재미있구나. 나는 상락(常樂)이다. 이자는 상청(常淸)이고 사매 이름은 소령아(蕭靈兒)이다. 네가 놀랄까 봐 말을 안 했는데 우리 셋은 구자고해의 제자들이다. 소령아는 지방(地榜) 서열 삼십 위 안에 드는 천재이다."

소령아는 눈을 흘겼다.

"그자의 말은 무시하거라. 자랑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소령아는 턱을 살짝 쳐들었다.

지방 서열 삼십 위안에 드는 것은 엄청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진남은 궁금해서 물었다.

"지방이라는 게 뭐냐?"

옆에 있던 상청은 경악했다.

"그것도 모르냐? 구자고해, 요신금지, 전족, 천기족, 유식약원 등 최고의 세력들이 연합하여 제이대륙의 성당에 지방과 천방을 만들었다. 지방과 천방의 서열에 드는 자는 보기 드문 천재들이라 앞으로 대제나 무신이 될 자들이다."

진남은 살짝 놀랐다.

"왜 여러 세력들에서 두 개의 방을 만든 거냐?"

상청과 상락은 귀신을 본 표정을 지었다.

소령아는 경악했다.

그러나 이내 반응하고 대답했다.

"도우, 몇십 년 동안 깊은 산에서 수련을 했느냐? 밖의 세상에서 벌어진 일은 아무것도 모르네?

진묘원년 오년에 창람대륙에 신비한 강자가 나타나 사신전을 세웠다. 여러 세력들이 연합을 했지만 그 세력과 겨우 비기는 정도였다. 사신전에 대항하기 위해 여러 세력들은 지방, 천방 등을 만들고 젊은 무인들을 끌어들였다. 그들은 많은 자원을 주어 젊은 무인들을 키웠다. 나중에 사신전에 대항하기 위해서이지."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사신전은 쉽지 않겠구나."

소령아는 그의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다. 사신전의 전주는 예전에 차하계의 제일대륙 성제대륙의 십 대 강자였대. 나중에 그는 구천으로 비승하여 엄청난 경지를 이루었다고 하더군."

창람대륙은 예전처럼 폐쇄적이고 규칙이 많지 않았다.

차하계의 다른 대륙과 구천선역의 일들은 이미 소문이 쫙 났다.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구천에서 온 자라고? 비월여제가 창람대륙에서 온 걸 모르는 자인가?'

"에잇, 너와 대화를 하느라고 시간을 다 낭비했다. 우리는 얼른 지보를 찾으러 가자!"

상락은 이마를 탁- 치며 말했다.

진남은 살짝 웃었다.

"이곳에는 지보가 없다."

셋은 동시에 진남을 비웃었다.

'방금 엄청난 이상이 일어났는데 지보가 없다니 누굴 속이려고 들어?'

그들은 진남을 무시하고 산속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셋은 우울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텅 빈 산속에는 천재지보도 없었다.

"그럴 리 없다! 네가 지보를 가져갔지?"

상청은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진남을 노려보았다.

진남은 말없이 손가락으로 들었다.

먼 곳 커다란 나무 백 개가 폭발하여 부서졌는데 가루도 남지 않았다.

셋은 경악했다.

'이런 수단은 대제 거물만이 할 수 있다!'

"우와, 너 실력을 숨겼구나. 대제 거물이었다니!"

상락은 저도 몰래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말하는 '창람의 신'이 이 정도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

진남은 어깨를 으쓱했다.

"허!"

셋은 동시에 경멸스런 눈빛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은 대제일 뿐이다. 어찌 창람의 신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진남은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지보를 못 찾았으니 어떤 계획이 있느냐?"

소령아 등은 시선을 교환했다.

소령아가 말했다.

"우리는 이번에 임무를 집행하려고 나온 거다. 이제 임무를 마쳤으니 요신금지로 돌아갈 생각이다. 요신금지의 용신이 오늘 비승을 하고 새로운 신이 올라간다. 때문에 여러 세력의 제자들이 모두 축하하러 가는 길이다."

셋은 진남을 경계했지만, 그 경계심은 아주 낮았다.

'진남'이라는 자는 대제였다.

그들을 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공격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다 아는 것들은 굳이 물을 필요가 없었다.

때문에, 그들은 진남을 혼자 폐관 수련을 한 달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존경스러운 선배님 정도로 대했다.

"오? 소충이 아직 비승을 못했어?"

진남은 놀라서 말했다.

"괜찮다면 나도 함께하는 게 어떻느냐?"

소충이 비승을 하는 것을 축하하러 여러 세력의 제자들이 모여든다면 예전의 사람들과 진남의 아버지도 갈 것이 분명했다.

하나하나 찾아다니는 것보다 그곳에서 보는 게 훨씬 나았다.

소령아 등은 서로를 돌아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게 하자."

넷은 먼 곳으로 날아갔다.

가는 동안 진남은 풍경들을 구경하며 수시로 그들에게 질문했다.

진남은 점차 창람대륙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지금은 진묘원년 사십구년이었다.

구자고해, 요신금지 등 세력들에서 여러 천재들이 연거푸 나타나 증제하고 봉신했으며 구천으로 비승했다.

덕분에 차하계에서 아래 등급이던 창람대륙이 중간 등급으로 올라왔다.

차하계의 다섯 대륙들의 힘도 서로 비슷해졌다.

사신전은 십 년 사이에 세력이 커지고 여러 세력의 강자들을 죽였다.

또, 창람대륙의 진정한 신은 진남이 아니라 사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 말에 동화되고 어떤 사람들은 분노했다.

그들의 말을 믿지 않은 무인들이나 세력들은 사신전의 공격을 받았다.

일부 작은 세력은 사라지는 운명을 면치 못하기도 했다.

진남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특히, 중주 분천고국의 스무 개의 성을 없애고 상하고 죽은 자가 만 명이 넘는다는 말을 전해 듣고 진남은 더욱 살벌해졌다.

진남 일행은 어느새 요신금지에 도착했다.

요신금지는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커다란 바다에 섬들이 떠 있고 요기가 가득했다.

섬마다 서로 엮이어 무상대진을 이루었다.

진남은 상랑 등과 함께 요신도로 가는 배를 탔다.

그는 먼 곳을 응시했다.

"소충, 오창천, 원도천산의 주인……. 많은 사람들이 이미 도착했구나."

진남은 이곳의 모든 섬과 금기 그리고 무인들을 한번 살폈다.

"용신이 비승하는 것을 축하하러 온 사람들이 엄청 많다. 거물들도 많을 거다. 너는 대제이지만 진남이라는 이름은 다시 언급하지 말거라. 네가 진남 선배님이라는 말도 하지 말고. 알겠느냐?"

소령아는 진지하게 말했다.

진남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도 꽤나 재미있는 일이었다.

배가 요신도에 도착했다.

진남 등은 바로 배에서 내렸다.

요신금지의 제자들의 안내를 받은 그들은 섬의 중앙으로 향했다.

잠시 후, 허공에 떠 있는 세 개의 커다란 도장이 나타났다.

도장은 오만여 장이 되는 것 같았다.

도장마다 자리들이 빼곡하게 있었다.

대제나 무신 경지가 되는 자들은 빛으로 변해 도장으로 날아들었다.

위엄이 넘치고 강한 기운들이 사방에 가득했다.

"세상에나, 대단하구나. 여러 세력의 강자들이 다 모인 것 같다."

상락은 흥분해서 몸을 살짝 떨었다.

"우리도 얼른 입장하자. 천방 서열 십 위안에 드는 천재들도 다 온다고 들었어."

소령아도 살짝 흥분했다.

요신금지의 제자들의 안내를 받아 그들은 제삼도장에 들어섰다.

도장의 자리는 경지와 지위에 따라 다섯 등급으로 나뉘었다.

소령아는 지방 서열 삼십 위 안에 들었기에 삼 등석에 앉고 상락과 상청은 사 등석에 앉았다.

소령아는 성격이 호탕했다.

그녀는 진남을 위해 일부러 스승님에게 부탁을 했다.

덕분에 진남은 소령아 옆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오, 저기 좀 봐봐. 저분은 천방 서열 구위인 뇌환(雷歡)이야. 용호무신의 후계자이고 천룡뇌호 혈통이라고 하더군. 그리고 저분은 천방 서열……."

소령아는 종알종알 끝도 없이 말했다.

진남은 뇌환을 보더니 입을 살짝 놀랐다.

뇌환의 눈, 코, 입 그리고 얼굴형까지 용호와 똑같았다.

'후계자는 무슨, 용호의 아들이잖아!'

진남은 또 다른 천방 서열 십 위 안에 드는 천재들을 살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훌륭했다.

젊은 나이에 대제가 되고 여러 수단들을 장악했으며 실력도 대단했다.

평범한 대제와 비교도 되지 않았다.

"저자들은 훌륭하다. 다만, 무조에서 대제가 되는 과정이 너무 성급했다. 때문에 기초가 단단하지 못하군. 나중에 신경 써서 잘 보충하면 될 것 같다."

진남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소령아, 너는 반보대제이지만 기초를 닦는 일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기초가 단단할수록 나중에 좋은 점이 더 많을 거다."

사방에서 날카로운 시선들이 날아왔다.

진남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의 몇십 명 무인들은 무조 경지 이상이라 그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소령아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

"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말거라. 천방에 든 천재들은 대제가 될 때 모두 무조의 나무를 최강으로 수련했다. 그러니 기초가 단단하지 않다는 게 말이 되느냐?"

'웃기네! 천방 서열 십 위에 든 천재들이 기초가 좋지 않으면 창람대륙의 어느 대제가 기초가 좋단 말인가?'

"령아, 네 벗을 잘 가르치거라. 여러 세력들이 공동의 적이 있어 화목하게 지내지만 계속 허튼소리를 한다면 화를 면치 못할 거다."

소령아의 스승은 두 번째 줄에 앉은 대제 정상급의 노인이었다.

그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명심하겠습니다."

소령아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진남을 노려봤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입을 열지 말거라. 일이 생기면 나는 너를 도와줄 수 없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더 이상 진남을 상대하지 않았다.

진남은 살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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