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6화 이건 무슨 초식이야?
"역시 그랬구나!"
진남의 두 눈에 빛이 스쳤다.
그는 이들과 싸울 때 뜻밖의 발견을 했다.
이들이 궁우태황경, 천허문묘고경, 삼청일기현결 등 문도법을 사용할 때 그는 허점을 보아낼 수 있었다.
진남은 잠깐 생각하고 답을 얻었다.
그는 전신의 선동이 강해져서 비범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도법의 나무가 원만을 이루었기에 진남은 자신이 수련한 열두 개의 문도법에 대해 엄청난 깨달음을 얻었다.
뇌도명이 어떤 도술을 펼치든 궁우태황경을 기초로 한다면 본질은 똑같았다.
때문에, 진남은 뇌도명 도술의 허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리 대단한 술법이라도 허점이 보이고 두 무인의 실력이 큰 차이가 없으면 쉽게 부술 수 있었다.
"보천정!"
진남은 시기가 되자 손가락을 튕겼다.
보천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건 무슨 나무야! 썩 꺼져!"
명망은 시뻘건 눈을 번쩍 떴다.
요기가 하늘로 솟구쳤다.
커다란 요수의 발이 보천정에서 나와 곤오수를 때렸다.
곤오수가 흔들렸다.
"보천정이 진남의 손에 들어갔구나. 보천정의 도움을 받으면 진남의 실력이 많이 제고되었겠다!"
구천지존과 패자들은 보천정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들이 인선 경지, 지선 경지일 때도 보천정은 상고도기들 중에서도 유명했다.
"뇌왕룡옥(雷王龍獄)!"
뇌도명은 하마터면 제일의 절세천재가 될 뻔한 자였다.
그는 빠르게 주먹 쥔 손을 쫙 펴고 앞으로 휘둘렀다.
용의 포효가 대전에 울려 퍼졌다.
적홍색의 뇌룡들이 허공에 나타났다.
그들은 서로 기운을 나누더니 커다란 감옥으로 변해 진남을 덮었다.
진남은 두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뇌왕룡옥은 대단한 도술이었다.
그것은 진남의 몸을 가둘 뿐만 아니라 엄청난 살기를 풍겼다.
빨리 벗어나지 못하면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저 도술까지 사용하다니!"
궁우태황종의 거물들은 또 한숨을 쉬었다.
뇌도명은 태어날 때부터 무쌍뇌동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이 도술의 힘을 최대로 발휘했다는 것은 어떤 의도인지 뻔했다.
"삼중궁우(三重穹宇), 태황(太荒)의 주먹!"
뇌도명은 기세가 폭발했다.
그는 궁우태황경을 최대로 사용했다.
그의 등 뒤에 세 개의 소세계가 나타나 끝없는 힘을 더해줬다.
또, 수많은 태황의 기운이 그의 몸에 모여 황고뇌신처럼 천지를 흔들었다.
"진남 도우, 조심하거라!"
목정측은 외치며 천허문묘고경을 최대로 모았다.
그의 손에 들린 계척이 흐릿하게 변했다.
신비한 기운이 그의 체내에서 솟아올랐다.
그는 유난히 눈에 띄었다.
천지의 신비한 힘을 가진 절세의 왕처럼 엄청난 힘을 가졌다.
조리아는 눈을 깜박거렸다.
그녀는 살살하고 싶었지만 지켜보는 자가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결인을 했다.
분신들이 그녀의 몸에 스며들었다.
엄청난 빛이 폭발했다.
세 천재들이 진짜 실력을 발휘했다.
뇌도명을 중심으로 세 개의 검이 끝없는 혼돈을 베고 세 방향에서 진남에게 날아왔다.
"대단하다!"
패자들과 절세천재들은 헛숨을 들이켰다.
이런 살기는 패자 정상급이라도 감당하기 힘들었다.
"아차!"
궁우태황종의 거물들은 안색이 확 변했다.
장소지존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창랑지존 등은 입가에 미소가 슬며시 떠올랐다.
겨룸을 시작해서부터 지금까지 한참 지났다.
세 천재들이 이제 진짜 실력을 사용하기 시작했기에 진남이라고 해도 상처를 입을 게 분명했다.
상처는 시작일 뿐이었다.
뒤로 갈수록 상처가 점점 심해지고 나중에는…….
"진남, 시간 낭비하지 말거라. 네 식해에 있는 꽃은 영생지화이다. 꽃이 나타나면 모든 규칙이 사라진다."
환신지존은 진남에게 신념을 전했다.
그는 진남이 시간 낭비를 한다고 생각했다.
"백남지화의 이름이 영생지화입니까?"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영생지화를 사용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뇌도명 등의 살술이 진남을 공격하려는 순간, 진남의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그의 체내에서 엄청난 화도선염이 용솟음치더니 사방을 휩쓸었다.
진남의 머리 위를 덮은 뇌룡들이 버둥거렸다.
용들은 타다닥 소리를 내며 불타올랐다.
엄청난 살기가 멈추었다.
"과천일격!"
진남은 물러서지 않고 공격에 나섰다.
뇌도명 등 세 절세천재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슈슈슉-!
사람들은 시선이 전부 진남에게 쏠렸다.
진남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몇백 개의 분신으로 변했다.
몇만 개의 도기가 동시에 폭발하여 기다란 강처럼 하늘로 솟구쳤다.
쿠쿠쿠쿵-!
수많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놀라운 장면이 벌어졌다.
뇌도명 등 셋이 사용한 도술은 제방처럼 무너져 내렸다.
결국 강한 도광에 맞아 사라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도장의 패자와 절세천재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장소지존, 창랑지존, 구천지존들도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진남이 뇌도명 등 세 천재가 연합하여 만든 살기를 이겨낸 것도 대단했지만 놀랍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놀란 것은 진남은 아무런 특이한 수단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런!"
환신지존은 저도 몰래 소리를 질렀다.
그는 지남이 영생지화를 사용하여 위기를 해결할 줄 알았다.
영생지화가 아니어도 다른 강한 수단을 사용할 줄 알았다.
그러나 진남이 이렇게 쉽게 절세 천재들의 도술을 부술 줄은 몰랐다.
'상고 주선들 중 서열 사 위에 든 자들은 한 발을 또 다른 경지에 담갔다. 주선제오인은 구천의 제일 주인이라 가장 특별하다고 했다. 이게…… 특별하다는 것인가?'
환신지존은 정신을 차리고 눈을 가늘게 떴다.
다른 구천지존들도 정신을 차리고 방금 장면을 생각했다.
그들은 의아했다.
장소지존도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에 빠졌다.
"저 녀석은 대체 어떻게 한 걸까? 에잇, 나중에 물어보자."
장소지존은 미간을 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진남이 사용한 힘을 보니 이번 무예 겨루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 * *
그 시각, 광막 안.
뇌도명, 목정측, 조리아가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생생하게 느꼈다.
그들은 적들을 수도 없이 이겼던 최강도술을 사용했다.
그런데 최강도술은 진남에게 아무런 작용도 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사라졌다.
"화도선염지룡!"
진남은 다시 손을 썼다.
화도선염이 그의 몸에 모여 흉악한 용 모양으로 변했다.
그는 용발 하나로 뇌도명 등 절세천재들을 잡고 다른 용발로 뇌룡들을 잡았다.
뇌도명은 위기를 느끼고 물러섰다.
"저자의 화염은 우리 종족의 제일염(第一焰)보다 못지않은 힘을 가졌다. 최근 대단한 공화지술(控火之術, 불을 조종하는 기술)을 배운 것 같구나."
농염족의 축령지존은 생각에 잠겼다.
이번에 돌아가면 종족 제자들에게 경고를 할 계획이었다.
구천지존 아래에 제일염을 장악하지 못한 자들은 진남과 절대 싸우지 못하게 해야 했다.
축령지존은 알지 못했다.
진남은 도법의 나무에 다른 문도법을 더 융합할 수 없으니 망정이지 농염족의 문도법까지 수련하면 떠돌던 상고예언이 실현될 수 있었다.
시간은 흘러가고 싸움은 계속되었다.
진남과 보천정은 뇌왕룡옥과 곤오수를 부쉈다.
그들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넘어가 절세천제들에게 살술을 날렸다.
진남이 쉽게 그들의 도술을 부순 장면은 다시 나타났다.
절세천재들은 계속 밀려났다.
조리아는 원래 오 할의 힘을 사용했다.
그녀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팔 할의 힘을 사용하고 상고의 도기를 두 개 꺼냈다.
그들은 이제 열세에 처했다.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뇌도명 등이 진남의 이상한 수단을 파괴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대로 가다가 진남이 중상을 입는 게 아니라 쭉 우세를 차지하겠구나."
패자와 절세천재들은 마음이 흔들렸다.
그들은 환신지존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진짜로 진남이 구천지존 아래에서는 무적일까? 제일 패자의 경지에 도달했을까?'
장소지존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차를 들고 조금씩 마셨다.
반면 창랑지존 등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구천지존은 심지어 손잡이를 부서질 정도로 꽉 잡았다.
원혈지계에서 그들은 진남 때문에 체면을 잃었기에 진남을 혼내주고 싶었다.
'그것도 안 되는 걸까?'
"무쌍뇌동, 대멸지술(大滅之術)!"
뇌도명의 두 눈에 뇌광이 폭발하더니 번개 손으로 변했다.
번개 손은 진남을 힘껏 잡았다.
그가 펼친 것은 도술이 아니라 무쌍뇌동을 결합한 선술이었다.
힘은 도술과 비슷했다.
진남은 진도도결로 번개 손을 부쉈다.
뇌도명은 눈을 반짝거리며 외쳤다.
"이제 도술을 사용하지 말고 선술을 사용하거라!"
목정측과 조리아는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법인을 바꾸었다.
진남은 여전히 칼을 휘둘렀다.
기세가 사방을 휩쓸었다.
뇌도명 등은 선술이 도술처럼 힘없이 부서지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선술을 사용하니까 된 거야?"
사람들은 그제야 눈치챘다.
창랑지존 등은 여전히 표정이 어두웠다.
뇌도명 등은 허점을 발견했지만 이미 늦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선술의 힘은 도술보다 못했지만, 뇌도명은 등은 서로 실력이 비슷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장소지존의 말에 동의하는 게 아닌데!"
창랑지존 등은 후회했다.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뇌도명 등은 상황을 바꿀 수 있었다.
그들이 미리 준비한 수단도 사용하고 진남을 쉽게 중상을 입힐 수 있었다.
광막에서 싸움이 계속되고 펑펑펑-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과 뇌도명 등은 엉켜서 최강선술들을 사용했다.
뇌도명 등이 어느새 우세를 차지했다.
"이제 열을 셀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한 패자가 참지 못하고 외쳤다.
궁우태황종의 거인들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장소지존의 얼굴에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쳇!"
창랑지존 등은 표정이 다양하게 변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중요했다.
이대로 싸우다가 끝나면 이번 싸움에서 진남을 다치게 하지도 못했는데 소문이 나서 진남의 전설이 하나 더 늘어날 것이었다.
싸움이 시작되어서부터 표정 한번 변하지 않고 한마디도 하지 않던 용하지존은 눈에 빛이 돌았다.
"세 분, 잘 싸웠……."
진남은 칼을 휘둘렀다.
모든 기세들이 모여 선술로 변하여 셋을 몇백 장이나 밀어낸 뒤 진남은 말했다.
이제 시간이 거의 끝이 났다.
"진남,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 공격을 받아라!"
진남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뇌도명은 고함을 질렀다.
검은 기운들이 그의 손에 모여 이상한 각인이 되었다.
각인이 진남을 향해 날아갔다.
"이 기운은……? 아차!"
장소지존은 눈빛이 서늘해졌다.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가 잔이 부서졌다.
그는 강한 기운을 모아 막으려고 했다.
"장소 도우, 겨루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규칙을 깨면 안 되오!"
용하지존은 예상한 듯 살짝 웃었다.
그는 방대한 기운을 뿜으며 장소지존을 막았다.
뇌도명이 이상한 각인을 사용하여 진남에게 달려들었다.
진남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그는 두 개의 문도법을 최대로 사용했다.
단천도는 엄청난 도의를 풍기며 날아갔다.
기이한 장면이 벌어졌다.
모든 것을 벨 수 있던 단천도가 신비한 각인을 전혀 다치게 못 했다.
각인은 진남의 가슴을 때렸다.
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진남이 만세주림으로 불러낸 형상도 보이지 않는 불에 덴 것처럼 치치직 소리를 냈다.
진남은 형언할 수 없는 강한 힘이 그의 육신과 식해를 무시하고 영혼으로 들어가는 것을 제대로 느꼈다.
강한 힘은 전신의 혼에 직접 충격을 줬다.
"이건 무슨 초식이야?"
진남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