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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060화 (1,060/1,498)

1059화 명망의 비웃음

은월천교는 스물세 번째 소선역에서 가장 이름 있는 몇 개 금지 중 한 개였다.

그것은 장룡처럼 바다를 가로질렀다.

상고의 소문에 따르면 그것은 구천지존이 죽은 후 시골이 변한 것이었다.

평소에 은월천교는 특이한 점이 없었다.

하지만 매년 한두 날은 은빛이 뿜어져 나오고 많은 상고의 궁궐들이 나타났다.

궁궐 안에는 상고의 전승과 기연들이 많았다.

많은 무인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팔양성은 은월천교에서 멀지 않았다.

진남은 하루를 날아 다리 끝에 도착했다.

은월천교의 주위에는 지은 궁전이나 절이 있었다.

무인들은 멀리서 날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매우 시끌벅적했다.

구궁금선종은 다시 한번 강함을 드러냈다.

제자들이 왔다 갔다 하며 도박판을 벌여 사람들을 끌었다.

폭로되지 않기 위해 진남은 다가가지 않았다.

바다 밑으로 날아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

시간이 조금씩 흘러 또 하루가 지났다.

이곳에 모인 무인들은 삼백 명이 넘었다.

진남은 강한 기운을 느끼고 참지 못하고 전신선동을 움직여 바라봤다.

패자들도 이곳에 왔다.

그중 두 명은 패자대성의 경지에 도달했다.

"응? 힘이 진짜 기이하다, 이변이 올 것 같다."

진남은 무언가를 느낀 듯 고개를 들어 위쪽의 다리를 바라봤다.

시커먼 하늘에 깨끗한 둥근 달이 떠올랐다.

달빛이 순식간에 땅을 비추었다.

다리와 바다가 전부 덮였다.

웅-!

조용하던 다리가 크게 떨렸다.

이어 기다란 다리에 기이한 상고의 도안이 떠 올랐다.

도안마다 옅은 남색 빛이 반짝거렸다.

신비하고 방대한 기운이 끊임없이 허공에 모였다.

기운이 모두 모이는 순간 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열여섯 개의 찬란한 선광이 다리에서 솟아올라 하늘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마지막에 폭발하여 하늘 가득한 빛무리로 변했다.

한 개, 두 개, 세 개……. 열다섯 개의 크기가 다르고 빛을 반짝거리는 궁궐이 천천히 나타났다.

궁궐들은 방대한 기운을 풍기고 폭풍을 이루었다.

"궁궐이 나타났다!"

"금년에는 열다섯 개나 나타났어!"

"적어도 이미 백 년 동안 열다섯 개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하하, 이번에는 오기를 잘했다. 도우들, 함께 공격합시다!"

다리 끝에 있던 무인들은 한마디씩 하고 눈부신 무지갯빛으로 변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열다섯 개의 궁궐에서 몇백 개의 선광이 뿜어져 나왔다.

선광들은 한데 뭉쳐 손바닥만 한 옥석을 이루고 매우 기이한 기운을 풍겼다.

"혼옥(魂玉)이 나타났다!"

"금년에는 혼옥이 많이 나타났다. 많이 가져야겠다!"

무인들은 기세를 폭발하고 선술을 드러냈다.

혼옥은 은월천교에만 있었다.

많이 잡을수록 궁궐에 들어간 후 위험을 피하거나 특이한 전승이나 기연을 얻을 수 있었다.

쿠쿠쿠쿵-!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지고 수많은 강풍이 사방을 휩쓸었다.

이런 성대한 혼전에서 열몇 명의 패자들의 형상이 가장 눈에 띄었다.

그들이 드러낸 선술은 위력이 천지를 흔들었다.

다른 무인들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진남은 조용히 바라보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문득 그의 눈에 화염이 꿈틀거렸다.

좀 전에 그는 열다섯 번째 궁궐 위쪽에서 뿜어져 나온 무형의 동력을 발견했다.

누군가 먼 곳에서 법술을 드러내 이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십중팔구 하환환이었다.

"명망, 동력에 근거해 법술을 드러낸 사람이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어?"

진남은 빠르게 물었다.

"내가 구천지존인 줄 아느냐?"

명망은 눈을 흘겼다.

그 말에 진남은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됐다. 좀 더 기다려보자. 하환환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날 것이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진남뿐만 아니라 많은 무인들은 동력을 느끼고 눈에 빛이 스치고 더 애써 선술을 드러냈다.

시간이 흘러 혼란스런 대전이 점점 치열해졌다.

가끔 비명이 울려 퍼지고 천선들이 중상을 입고 빠르게 튕겼다.

심지어 지선들 일부분은 조심하지 않고 바로 죽었다.

열몇 명의 패자들 중에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혼옥을 챙긴 후 궁궐에 들어가 그림자도 없이 사라졌다.

"하환환은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지? 설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나?"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하환환은 마음에 든 사내를 찾았어야 했다.

"자식, 하환환은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것 같다. 너 어서 재롱을 부려 그녀를 유인하거라. 계속 기다리기만 하면 그녀는 그냥 갈 수도 있다."

명망은 조롱하듯 말했다.

진남은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는 다른 사람을 유혹하는 것이 싫었다.

'장난하나, 나는 주선제오인의 후계자이고 제일선이다. 어떻게 이런 수준 떨어지는 일을 할 수 있지?'

"됐다."

진남은 입술을 깨물고 기세를 폭발해 주변에 있는 방원 천 장의 바닷물을 전부 증발시켰다.

"수련을 위해서다."

진남은 자신을 위안하며 발끝을 차 절세지검처럼 바다를 뚫고 무인들 속으로 날아갔다.

"또 한 명의 패자가 왔어?"

진남이 나타나자 많은 눈길을 끌었다.

무인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곳의 혼옥은 전부 내 것이다!"

진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시커먼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렸다.

그가 손을 뻗자 무형의 힘이 허공에서 내려와 몇십 명의 무인들이 빼앗고 있는 서른여 개의 혼옥을 전부 잡았다.

"아니……!"

몇십 명의 무인들은 화난 눈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자식, 천선이나 지선 경지의 무인들을 괴롭히면 저 계집애는 네가 세력을 믿고 남을 업신여긴다고 생각할 것이다. 패기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패자들을 공격해야 한다!"

명망은 흥미진진해 스승처럼 훈계했다.

진남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주위를 훑어보다 한곳을 정하고 몸을 날렸다.

몇십 명이 되는 무인들의 경악한 눈빛 속에서 몇십 개의 혼옥을 저장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이번 싸움에서 지금까지 혼옥을 가장 많이 모았다.

"도우, 자네 욕심이 너무 크오!"

눈에 두 개의 특이한 부문이 있는 중년 사내가 콧방귀를 뀌고 강한 동력을 드러내 허공에 선검을 만들었다.

그는 패자 중 한 명이었다.

그가 욕심냈던 혼옥을 진남이 전부 빼앗았다.

"맞소, 혼옥을 내놓으시오!"

다른 천선이나 지선들은 진작에 화가 났다.

패자가 나서자 긴말하지 않고 바로 하늘 가득한 선술을 드러냈다.

"하하, 진남, 보여줄 기회가 왔다! 반드시 무표정하고 하찮은 눈빛을 하고 공격이 깔끔해야 한다. 절대 열 초식을 넘기면 안 된다. 너의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명망은 큰소리로 웃었다.

진남은 화가 났다.

하지만 명망이 말한 대로 따랐다.

빠르게 싸늘한 표정으로 뒷짐을 쥐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패자들과 무인들을 내려다봤다.

"화도선염!"

진남은 한걸음 한걸음 사람들에게 걸어갔다.

수많은 흰색 불꽃이 그의 등 뒤에서 솟아올라 선검이나 화룡으로 변했다.

쿠쿠쿠쿵-!

선술들이 화염의 공격에 전부 부서졌다.

"너는 누구냐? 어떻게 이렇게 강한 화염을 갖고 있느냐?"

동술을 드러낸 패자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커다란 위기감을 느끼고 서둘러 상고도기를 드러내 자신을 보호했다.

하지만 화염은 도기를 빠르게 태웠다.

나머지 힘은 패자를 멀리 날렸다.

"경, 경지가 진짜 강하구나!"

다른 패자들과 천선들, 그리고 지선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랐다.

진남은 계속 나아가 천선들을 전부 격파했다.

아무도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맞다, 맞다. 이런 모습을 보여야지! 계집애들은 이런 포악한 느낌을 좋아한다. 다섯 개 셀 시간이 안 돼 그녀가……."

명망은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예쁜 형상이 머나먼 하늘에서 엄청난 속도로 날아왔다.

형상은 붉은 치마를 입고 피부가 새하얬다.

두 눈은 사람의 마음을 끌었다.

"하하하, 내가 뭐라고 했느냐!"

명망은 득의양양하여 큰소리로 웃었다.

진남은 기분이 나빴다.

이때, 예쁜 형상은 진남에게 다가와 화염을 없애고 한 무인의 앞을 막더니 진남에게 공수하고 말했다.

"선배님, 이자는 제가 이번에 점 찍은 사람입니다. 제 체면을 봐주어 이자를 놔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하환환의 등 뒤에는 머리를 묶고 오관이 뚜렷하고 칼로 조각한 것 같고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이 있었다.

청년은 경지가 천선 일 단계였다.

"하환환이다!"

"저자는 누구지? 하환환의 마음에 들다니!"

주위의 무인들이 일제히 바라봤다.

청년을 바라보는 눈빛에 질투와 부러움이 가득했다.

청년은 기뻐했다.

그가 이번에 온 목적은 하환환의 사내가 되기 위해서였다.

진남은 입꼬리가 세게 비틀렸다.

주선제오인의 후계자이고 제일선인 그가 온갖 불편함을 감수하고 유혹했는데…….

"하하하!"

보천정 안의 명망은 큰소리로 웃었다.

"명망, 또 웃으면 바로 보제고찰종으로 가 남태로불 선배님더러 너를 보제지에 처넣으라 하겠다."

진남은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하지만 명망은 멈추지 않고 더 크게 웃었다.

진남은 또 입꼬리가 비틀렸다.

명망을 무시하고 몇 번 헛숨을 들이켜 마음을 가라앉혔다.

"저자를 놔주는 건 문제 없다. 하지만 너는 나와 함께 가야 한다."

말을 마친 진남은 바로 수단을 드러냈다.

천지를 뒤엎는 화도선염이 전부 한데 모여 커다란 용발을 이루어 하환환을 잡으려 했다.

"하환환을 공격한다고?"

무인들은 당황했다.

하환환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소선역이라면 패자가 천선 경지의 절세천재를 공격하는 건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는 스물세 번째 소선역이었다.

패자가 아니라 구천지존이라도 하환환을 만나면 체면을 봐주고 공격하지 않았다.

공격하면 십욕종에 도발하는 것이었다.

"제가 뭘 잘못하여 선배님의 미움을 샀습니까? 선배님 말해주십시오. 앞으로 꼭 주의하겠습니다."

하환환은 의문 섞인 눈빛을 하고 말했다.

동시에 손으로 기묘한 법인을 만들었다.

마기들이 허공에서 내려와 커다란 그물을 만들어 화염용발을 막았다.

"너와 나는 아무 원한이 없다. 나는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 걱정하지 말거라. 너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다."

진남은 담담하게 말하며 전도선전을 움직였다.

웅장한 전의가 사방을 휩쓸었다.

"선배님, 미안합니다. 저는 중요한 일이 있어 이곳에 오래 머무를 수 없습니다."

하환환은 긴말하지 않고 청년을 잡더니 상고의 도기를 드러냈다.

강한 빛이 둘을 감싸고 멀리 사라졌다.

진남은 손을 뻗어 허공을 잡았다.

허공이 부서지며 방대한 무형의 힘이 파도치는 바다처럼 하환환을 향해 흘러갔다.

"평범한 패자가 아니구나!"

하환환은 위기감이 들었다.

빠른 사이에 그녀는 무지갯빛으로 변해 허공의 가장 큰 궁궐 안으로 쳐들어갔다.

"좋다."

진남은 눈에 선화가 꿈틀거렸다.

몸을 날려 궁궐 안으로 들어갔다.

좀 전에 몇 번 공격할 때 그는 별로 힘을 쓰지 않았다.

하환환을 핍박해 궁궐로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였다.

다리 위에는 무인들이 너무 많았다.

그들 앞애서 그가 하환환을 진압해 무주궁도에 넣으면 많이 시끄러울 것이었다.

* * *

궁궐 안의 넓은 평원.

하환환은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날아갔다.

뒤를 따르는 진남은 속도가 더 빨랐다.

이대로라면 셋 셀 시간도 안 돼 그녀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십욕도경(十欲道經), 홍진상(紅塵像)!"

하환환은 굳은 표정으로 문도법을 움직이고 손가락을 튕겼다.

진남 주위의 광경이 변하기 시작하고 많은 무인들이 나타났다.

화를 내는 자도 있고, 슬퍼하는 자도 있고, 기뻐하는 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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