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6화 더없이 기쁜 일
"허허, 간단하다. 나는 비월에게 물었다. 비월은 네가 아래에 공간이 있는 걸 발견하면 무조건 들어갈 것이고 또 위험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남태로불은 짙게 웃었다.
진남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남태로불의 말대로라면 일리가 있었다.
구리거울은 진남의 성격을 잘 알고 전신의 혼의 내력도 알았다.
"또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선배님이 심혈을 기울여 저를 안으로 들어가게 한 목적은 무엇입니까? 왜 스스로 들어가지 않습니까?"
진남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보제지 아래의 공간은 매우 특이하다. 나는 들어갈 수 없다. 많은 이들도 들어갈 수 없다. 절세천재들이 들어갔다 해도 무언가를 얻기 어렵다. 하지만 너는 다르다. 너는 주선의 후계자이기 때문이다."
남태로불은 길게 설명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그는 화제를 돌렸다.
"나는 두 가지만 알고 싶다. 너는 이런 돌을 보았느냐?"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불광이 돌 형상으로 변했다.
진남과 명망이 만났던 기이한 정석이었다.
"보았습니다. 세 개였습니다. 갖고 나오고 싶었지만 어떤 방법을 써도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진남은 말했다.
남태로불은 많은 걸 그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남태로불은 그에게 악의가 없고 그를 도와 큰 위기를 해결해줬다.
그는 숨김없이 말했다.
"세 개라……."
남태로불은 중얼거렸다.
눈에 불광이 반짝거렸다.
"진남, 혹시 안에서 벽에 박혀있는 열일곱 개의 마의가 있는 시골을 보았느냐?"
남태로불은 다시 물었다.
그의 눈에 불안함이 드러났다.
"열일곱 개요? 저는 열여덟 개를 봤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열여덟 개? 하하하, 열여덟 개라! 그렇다면 마두도 그곳에 박혀있단 말인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구나, 솟아날 구멍이 있어!"
남태로불은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하늘을 향해 크게 웃었다.
그에게서 매우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남태로불의 경지는 진짜 대단했다.
뿜어져 나온 기운에 그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남 도우, 너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잠시 후 남태로불은 정신을 차리고 기운을 거두었다.
얼굴이 상기되어 손을 뻗어 진남의 어깨를 치며 대범하게 말했다.
"육계는 마음대로 갖고 가거라. 그자를 죽인다 해도 네가 무사하도록 보호해주겠다."
진남은 다시 한번 입꼬리가 비틀렸다.
'역시 그 스승에 그 제자구나. 출가한 사람들은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같은 종문이라 하지 않았나? 의견이 맞지 않다고 종문의 절세천재를 죽이려 하다니……."
"요즘은 상황이 좋지 않다. 한 불조가 나를 노리고 있다. 때문에 나는 대놓고 너를 보호할 수 없다."
남태로불은 무언가가 생각난 듯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광명보살 그자가 곧 너에게 따지러 올 것이다. 너 며칠을 숨어야겠다."
보천정 안의 명망은 코웃음을 쳤다.
'영감탱이가 얼마나 대단한가 했더니 결과가 이 모양이구나.'
그는 속으로 비웃을 뿐이었다.
영감탱이는 그보다 무척 강해 미움을 살 수 없었다.
"네가 열흘…… 아니, 닷새를 있다가 나가면 무사할 것이다. 보제고찰종에서 아무도 너를 쫓지 않을 것이다."
남태로불은 빠르게 말하고 진남에게 부적을 한 장 건넸다.
부적에는 진문이 새겨져 있었다.
전송부적이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진남은 빠르게 공수했다.
그는 상대할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무척 시끄러울 것이었다.
남태로불은 그를 크게 도운 것이었다.
"응, 지체하지 말고 지금 떠나거라."
남태로불은 말했다.
"그게……. 알겠습니다, 선배님.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진남은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원적과 원각에게 신념을 전하고 부적에 선력을 주입해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됐다. 나오거라."
남태로불은 손을 저어 불광을 없앴다.
"스승님, 뭐 하시는 겁니까? 진남을 이용하는 겁니까?"
원적은 의문이 가득했다.
그는 스승의 인성을 잘 알았다.
"내가 그런 사람이냐?"
남태로불은 눈을 흘기고 정색해 말했다.
"원적, 원각. 잘 들어라. 오늘부터 무슨 일이 발생하든 진남과 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원적은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말하지 않아도……."
남태로불은 호통쳤다.
"맹세하거라!"
원적과 원각은 어리둥절했다.
남태로불이 이토록 엄숙한 걸 그들은 몇 번 본적 없었다.
때문에, 고분고분 맹세했다.
"그래야지."
남태로불은 안색이 부드러워졌다.
원적을 보며 말했다.
"너와 했던 말을 잊지 말거라. 나중에 나를 찾으러 오거라."
말이 끝나자 그는 사라졌다.
어리둥절한 둘만 제자리에 남았다.
* * *
같은 시각, 태명천소선역, 신비한 동굴 안.
진남은 사방에 매우 강한 금제가 쳐진 걸 발견하고 바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폐관하려 했다.
이번에는 이런저런 일이 많았지만, 마지막에는 소원을 이루었다.
"이건 천허조교의 문도법이다."
문득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문자들이 진남의 식해 속에 들어왔다.
진남은 살짝 어리둥절했다.
'구리거울? 나에게 문도법을 주다니?'
진남은 정신을 차리고 눈을 찌푸렸다.
구리거울은 그를 알았다.
그도 구리거울을 잘 알았다.
구리거울의 성격과 신분이나 지위로 그가 이렇게 작은 일을 하는 걸 도와줄 리 없었다.
구리거울이 진남을 남태로불에게 '팔고' 미안했던 게 분명했다.
"구리거울, 이렇게 귀여운 면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
진남은 조롱했다.
"너 패자가 되더니 간이 부었구나. 절망이 어떤 건지 느끼고 싶으냐?"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보이지 않는 살기가 시공간을 넘어 동부를 덮어 진남은 소름이 끼쳤다.
"구리거울, 창에 대해 아십니까?"
진남은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하지만 차가운 목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았다.
진남은 어깨를 으쓱하고 빠르게 천허문도진경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물처럼 흘렀다.
진남이 문도법을 장악한 후 태명천소선역에도 '임남'을 죽이려는 바람이 불었다.
보제고찰종뿐만 아니라 태연무생종에서도 많은 강자를 파견했다.
닷새 후 남태로불의 말대로 보제고찰종은 조용해졌다.
태연무생종에서만 계속 진남을 쫓았다.
양대 무상도통의 세 개의 문도법이 무주궁도에서 떠올랐다.
진남은 다시 폐관했다.
이번에는 삼 일을 느꼈다.
진남은 눈을 뜨고 그중 두 가지 문도법의 도의를 도법의 나무에 융합시켰다.
쿠웅-!
나무의 기운이 빠르게 상승했다.
나뭇잎에서 뿜어져 나오는 여러 가지 빛깔도 청색뿐만 아니라 매우 눈부셨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한 것처럼 진정한 빛이 뿜어져 나와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없었다.
열두 개 문도법 중 마지막 한 개가 모자랐다.
한 개뿐이라 매우 작은 것 같았지만 도경대성의 경지에서 도경원만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처럼 한 등급이지만 차이가 매우 컸다.
"열세 번째 문도법을 융합시킬 수 있나 보자."
진남은 중얼거리며 도의를 움직였다.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도법의 나무에서 매우 강한 저항의 힘이 폭발했다.
조금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추리한 바로, 도법의 나무는 많은 문도법을 융합할 수 있었다.
많이 융합할수록 위력도 커졌다.
"혹시 나의 도광(道光)이 강하지 않아 지금은 열두 개의 문도법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건가?"
진남은 마음을 진정하고 곰곰이 생각했다.
가능성이 매우 컸다.
"됐다. 나중에 경지가 더 높아지고 도광이 더 강해진 후에 해보자."
진남은 고개를 젓고 눈에 빛이 스쳤다.
지금 그가 얻지 못한 문도법은 마지막 한 개뿐이었다.
"이건 너에게 온 서신이다."
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빛이 진남의 앞에 떨어져 희미한 옥간으로 변했다.
"서신?"
진남은 당황했다.
'누가 서신을 보냈지?'
진남은 의문을 품고 옥간에 선력을 주입했다.
슉-!
빛이 반짝이고 형상이 우뚝 솟아올랐다.
숱이 적은 제십삼 선역의 주인 막소리(莫笑離)였다.
"진남, 너 진짜 시끄럽구나.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많은 무상도통의 노여움을 샀느냐! 너 세상을 뒤집을 생각이냐?"
막소리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됐다. 너 따위 꼬맹이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너의 두 색시가 모두 깨어났다. 보여줄게."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두 개의 광막이 나타났다.
광막 안에는 기세가 대단하고 하늘 높이 솟은 큰 산과 천룡 같은 강이 있었다.
큰 산 산꼭대기에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고 선광이 뿜어져 나오고 옅은 미소를 지은 묘묘 공주가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다.
그림 속의 선녀 같았다.
강 위에 평온한 표정의 강벽난이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고 조용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진남은 넋을 잃고 바라봤다.
잠시 후에 막소리는 손을 저어 두 개의 광막을 없애고 말했다.
"저들은 부활한 후 무엇 때문인지 우리의 상상을 벗어날 정도로 경지가 진급했다. 오래지 않아 패자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너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지난번에 급히 가느라 너에게 영패를 주지 못했다. 영패들을 잘 간직하거라. 저들이 제일 소선역에 가면 다시 너에게 전음하겠다."
말이 끝나자 막소리는 사라졌다.
세 개의 빛이 모여 이루어진 기이한 영패가 진남의 손에 떨어졌다.
그제서야 진남은 정신을 차리고 미소를 지었다.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잘 살아있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
"후."
진남은 정신을 가다듬고 중얼거렸다.
"십욕종으로 갈 때가 되었다."
세 개의 기이한 영패를 잘 보관한 후 그는 만상선령에 신념을 주입해 십욕종에 관한 소식을 알아보았다.
열네 개의 무상도통 중에서 십욕종은 명성이 가장 나빴다.
십욕종에서는 열 가지 욕망을 수련했다.
제자들은 빠르게 경지를 진급하기 위해 많은 나쁜 짓을 했다.
많은 무인들은 십욕종을 마도세력이라고 여겼다.
"십욕종이 스물세 번째 소선역에 있어? 그곳은 상월천주가 있는 곳이잖아?"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상월천주가 바로 허수아비였다.
전에 육합금구를 떠날 때 그는 진남에게 갈 곳이 없거나 진법을 수련하고 싶으면 자신을 찾아오라고 했었다.
보천정 안의 명망은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보제고찰종에서 그는 여러 번 놀랐다.
하지만 스물세 번째 소선역에 아는 사람이 있고 주경에 도달한 존재이니 위험하지 않을 것이었다.
"가자."
진남은 대강 이해하고 기운과 외모를 바꾸고 동굴을 날아나갔다.
진남은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육계와 청류 등을 풀어주고 불성 안으로 들어가 과역선선(跨域仙船)에 탔다.
* * *
시간이 흘러 사흘 후, 진남은 스물세 번째 소선역에 도착했다.
"상월천주를 찾을까?"
진남은 생각하더니 포기했다.
그는 상월천주와 정이 깊지 않았다.
게다가 상대방은 주경 등급의 대단한 거물이었다.
이런 일로 상월천주를 시끄럽게 굴면 좋아하지 않을 수 있었다.
"우선 정보나 알아보자."
진남은 몸을 날려 부근의 성으로 들어갔다.
그는 십욕종의 종지가 어디인지 묻지 않았다.
스물세 번째 소선역의 어느 곳에 강한 무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지를 물었다.
강한 무인들이 충분히 많으면 그는 얻고 싶은 정보를 들을 수 있을 것이었다.
이번 보제고찰종에 다녀오면서 진남은 많은 경험을 얻었다.
진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무상도통의 세력 범위 안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았다.
보제고찰종에서 남태로불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추격을 당했을 것이었다.
운이 나빠 구천지존이라도 만났다면 큰 봉변을 당했을 것이었다.
"팔양성, 세력이 많고 혼잡하고 규칙 따위 없다고? 제사 소선역과 비슷하잖아? 여기로 가자."
진남은 빠르게 갈 곳을 정하고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