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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055화 (1,055/1,498)

1054화 보제지

진남은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

'방금 남태로불은 저도 모르게 진이라고 했다. 나의 신분을 아는 게 분명하다. 무슨 목적으로 나더러 보제지에 가 하루 지내라는 거지?'

진남은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남태로불 같은 등급의 사람들은 모든 행동이 목적이 있었다.

"도우, 내 말에 동의하거라. 만약 동의하지 않으면 대광명 그 중놈이 이번 일을 알게 되면 너를 죽이려 할 것이다. 너는 시끄러운 일에 휘말릴 것이다."

남태로불은 웃더니 진남에게 전음했다.

"게다가 비월 그 계집애를 봐서라도 나는 너를 해치지 않을 거다."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남태로불은 구리거울과 사이가 좋나?'

"좋습니다. 선배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진남은 한동안 침묵하더니 공수하고 말했다.

남태로불과 구리거울의 사이가 어떤지 지금은 알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남태로불의 경지로 수단을 드러내면 충분히 그를 죽일 수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만 해도 그를 봐준 것이었다.

남태로불에게 뭔가 음모가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일단 남태로불의 말대로 하면서 임기응변하려 했다.

남태로불은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말라빠진 손바닥을 젓자 금색 불문(佛門)이 허공에 나타났다.

"불문에 들어가면 보제지에 도달하게 된다."

남태로불이 손가락을 튕기자 불지(佛紙)가 진남의 앞에 떨어졌다.

"나중에 불지를 내놓으면 안에 있는 사람들은 너를 괴롭히지 않을 거다. 하루가 되면 내가 너를 찾아가겠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망설이지 않고 돌아서 불문 안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장로들은 눈을 끔벅거리며 서로 바라보았다.

남태로불이 마른 손을 젓자 원적은 다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못한 그는 바로 투덜거렸다.

"영감탱이, 저자가 나의 동생인 걸 모릅니까? 그런데 저자를……."

남태로불은 원각을 흘겨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요 십몇 년 동안 왜 나를 찾아오지 않았느냐? 이 배은망덕한 놈, 내가 먹고 싶은 것이 많다는 걸 모르느냐?"

원각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저는 이제 요리를 하지 않습……."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태로불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됐다. 닷새 후에 나를 찾아오거라."

말이 끝나자 그는 사라졌다.

* * *

시간이 꽤 흐른 후 보제고찰종의 두 개 금지 중 보제지.

불문을 나선 진남은 순식간에 천지에 가득 찬 방대한 불의를 느꼈다.

불의에 비하면 그는 터무니없이 왜소했다.

진남은 긴장했다.

몰래 전도선전을 움직이고 동시에 앞을 바라봤다.

사방은 온통 금색으로 물들었다.

전신선동으로도 꿰뚫어 볼 수 없었다.

그와 몇백 장 떨어진 곳에 면적이 몇십만 장 되고 넓이가 오만여 장 되는 커다란 석지가 있었다.

석지에는 금색 불수(佛水)가 출렁거리고 가운데에 진면모를 알아볼 수 없는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나무가 있었다.

석지의 주위에는 네 개의 화가 난 표정의 불상이 있었다.

"보제지는 진짜 대단하구나."

명망의 눈에 짙은 혐오와 두려움이 드러났다.

"누구냐? 왜 함부로 금지에 쳐들어왔느냐?"

사나운 외침이 울려 퍼졌다.

네 개의 불상은 동시에 패자를 초월하는 강한 기세를 드러냈다.

진남은 빠르게 불지를 꺼냈다.

불상들은 불지에 쓰여진 내용을 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들어가거라!"

무형의 힘이 폭발해 큰손으로 변해 진남을 잡았다.

진남은 반항하지 않고 손에 끌려 불지에 들어갔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순식간에 경을 읊는 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복잡한 느낌이 아니라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매우 부드러운 기운이 진남을 감쌌다.

진남은 왠지 마음이 평온해졌다.

"보제지는 진짜 비범하구나."

진남의 눈에 이색이 스치고 전도선전과 궁우태황경을 동시에 움직였다.

경을 읊는 소리나 부드러운 기운이나 그에게 주는 영향은 매우 작았다.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다.

진남은 긴말하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수련을 시작했다.

* * *

시간이 흘러 빠르게 여덟 시진이 지났다.

진남은 눈을 떴다.

그의 눈에 의문이 스쳤다.

'너무 기이하잖아. 왜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지?'

진남은 매우 강한 기운이 보제지에 강림한 걸 느꼈다.

진남은 빠르게 전신선동을 움직였다.

무표정하고 뒤통수에 세 개의 흰색 빛을 띤 중년 중이 고개를 숙이고 보제지를 내려다봤다.

싸늘한 눈빛이 진남과 마주쳤다.

"임 시주, 나는 육계의 스승 대광명보살이다. 네가 육계를 풀어주면 너에게 구천지존 초기의 사리를 한 개 주겠다. 어떠냐?"

대광명보살은 한 손을 가슴 앞에 세우고 담담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보살, 보름이 지난 후에 저는 육계를 무사히 세심선사에 돌려보내겠습니다. 지금은 그를 풀어줄 수 없습니다."

진남은 긴장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대광명보살이 평범한 구천지존이 아니고 자신이 상대할 수 없다는 걸 느꼈다.

"임 시주."

대광명보살은 말투가 싸늘해졌다.

"남태로불이 도와준다고 네가 무사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거라.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진남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젓고 말했다.

"보살, 육계는 저에게 졌습니다. 그러니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보제고찰종은 불공평한 도통입니까?"

"말에 가시가 있구나!"

대광명보살은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임 시주, 너의 체내에 큰 도장이 있구나. 내가 없애줄 수 있다!"

말이 끝나자 강한 불의가 솟아올랐다.

"보살, 여기서 수단을 드러낸 건 이미 전례를 깼소. 너무 많은 경지를 드러내면 우리도 어쩔 수 없소……."

네 개의 화가 난 불상들이 다시 살아나 불의의 대부분을 막았다.

"걱정하지 마시오. 나는 생각이 있소!"

대광명보살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불의를 거두어들이고 손가락을 튕겼다.

쿠웅-!

허공에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진남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는 손가락을 튕긴 것이 아니라 하늘 전체가 하나로 뭉쳐 자신을 누르는 것 같았다.

그가 반항한다 해도 개미가 하늘을 받치려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

"진남, 어서 아래로 들어가!"

명망은 외쳤다.

"보답천하!"

진남은 선력을 최고로 움직여 무지개로 변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아래로 들어갔다.

"빨리 도망갔구나."

대광명보살은 무표정하게 한 손에 불인을 드러내 아래를 내리쳤다.

아래쪽의 진남과 명망은 몸이 굳었다.

보제지 전체가 그들의 적이 된 것 같았다.

끝없는 불의가 파도치는 바다처럼 그들을 덮쳤다.

좀 전의 손가락을 튕긴 것보다 적어도 두 배나 강했다.

"백남지화!"

위기의 순간에 진남은 꽃을 드러냈다.

쿠웅-!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꽃은 강한 신위를 드러내지 못하고 진남의 체내에 되돌아갔다.

그래도 덕분에 진남은 많은 힘을 막았다.

마지막 나머지 힘의 공격에 진남은 튕겨날 뿐 실질적인 상처를 입지 않았다.

"응?"

대광명보살의 눈에 묘한 빛이 스쳤다.

'이것이 임남이 장악한 신비한 비장의 수인가?'

"진짜 평범하지 않구나. 좀 전의 손바닥은 패자 정상의 존재를 충분히 누를 수 있었거늘."

대광명보살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공격하려 했다.

"보살, 그만하시오!"

네 개의 불상은 신념을 받고 안색이 어두워져 빨리 소리쳤다.

"응?"

대광명보살은 눈살을 찌푸렸다.

손바닥을 내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저 자식이 언제 나가는지 나에게 말해주시오."

말이 끝나자 그는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다음에는 이번처럼 운이 좋지 않을 거다.'

* * *

같은 시각, 보제지의 깊은 곳.

"갔어?"

진남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남태로불은 도대체 뭐 하려는 거지?"

명망은 저도 모르게 투덜거렸다.

'진남을 혼내주려는 거라면 긴말할 필요 있나? 목적이 있으면 바로 말하면 되잖아?'

진남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젓고 기운을 가라앉혔다.

"응? 깊은 곳은 불의가 위쪽의 불의보다 더 짙구나."

진남은 주위의 다른 점을 발견하고 둘러보았다.

그의 눈길이 한 곳에 멈췄다.

그는 더 깊은 곳에 시커먼 작은 점이 있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가보자."

진남은 잠깐 고민하더니 깊은 곳으로 내려갔다.

잠시 후, 그와 명망의 눈에 동시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보제지 아래에 또 공간이 있어?'

"기이하다, 진짜 기이하다. 빛 속에 발견하기 어려운

시살(弑殺)의 악의가 있다."

명망의 눈에 드러난 놀라움은 점점 짙어졌다.

'보제지 같은 곳에 어떻게 시살의 악의가 있을 수 있지?'

"그래?"

진남은 전신의 눈동자를 최고로 움직였다.

그들 아래쪽 멀지 않은 곳에 희미한 빛이 있었다.

어렴풋이 빛 아래의 검은색 땅이 보였다.

이건 금제였다.

하지만 진남은 그 속에서 시살의 악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들어갈 수 있나 해보자."

진남은 잠깐 고민하고 선력을 드러내려 했다.

선력은 금제에 주입되자 바로 사라지고 아무 변화가 일으키지 못했다.

"보제지는 진짜 재미있구나."

명망은 눈을 살짝 찌푸리고 말했다.

"진남, 짐작하건대 남태로불이 너를 보제지에 오라고 한 건 아마 네가 이 공간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것 같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같은 생각이었다.

명망은 계속 말했다.

"그럼……. 우리 들어가보자. 남태로불이 이렇게 마음 쓰는 걸 보아 신비한 공간은 평범하지 않은 것 같다. 생각지 못한 수확이 있을지도 모른다."

진남은 희미한 공간을 꿰뚫고 시커먼 땅으로 내려갔다.

그는 주위를 둘러봤다.

빛이 매우 어둡고 신비한 힘이 진남의 동력을 눌러 그는 이십 장 정도밖에 볼 수 없었다.

더 깊은 곳은 볼 수 없었다.

"이곳은 영기가 매우 적을 뿐만 아니라 불의가 전혀 없다."

진남의 눈에 묘한 빛이 스쳤다.

그는 관심이 생겨 앞으로 걸어갔다.

신비한 땅에서 그는 조금도 방심할 수 없었다.

이미 체내의 선력을 최대로 움직여 언제든 도법의 나무와 백남지화를 드러낼 준비를 했다.

* * *

같은 시각, 보제지 위.

"외부에서 온 무인은 기운이 그곳의 위쪽에 멈춘 것 같소."

한 불상이 무언가를 느낀 듯 눈을 떴다.

"가봐야 하지 않겠소? 외부에서 온 무인이 안으로 들어가면 큰일이오."

다른 불상은 엄숙하게 말했다.

"그럴 필요 없소. 몇백 년 동안 절세천재들 중에서 누가 그곳에 들어간 적 있소?"

세 번째 불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잊지 마시오. 우리는 함부로 보제지에 들어가면 안 되오."

네 번째 불상도 이때 입을 열었다.

"맞소! 게다가 외부의 무인이 진짜 그곳에 들어갔다 해도 몇 주 향이 탈 시간이 지나면 보제지는 스스로 반응할 것이오. 우리는 그때 공격해 그자를 죽여도 늦지 않소."

외부에서 온 무인이 남태로불의 불지를 갖고 있지만 진짜 그곳에 발을 들이면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공격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무형의 힘이 보제지가 있는 작은 공간의 금제를 넘어 보제지의 수많은 불의에 주입되어 무언가를 가리고 있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

* * *

그 시각, 보제지 아래, 신비한 공간.

진남은 이미 몇 리를 걸어갔다.

주위에는 시커먼 땅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어? 이건 뭐지?"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시선이 삼 장 밖에 떨어진 세 개의 모양이 불규칙적인 시커먼 수정에 끌렸다.

그는 방금 평범하지 않은 힘과 기운을 느꼈다.

하지만 깊이 봤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마치 세 개의 평범한 정석인 것 같았다.

"몇 개를 챙기자."

진남은 잠시 보더니 길게 생각하지 않고 손을 뻗어 정석을 잡았다.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그가 지금 시커먼 정석을 잡은 것이 아니라 원고의 큰 산을 들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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