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0화 궁우태황종, 진남이다
"여고봉(呂孤鳳)?"
절세의 천재들은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모두를 무시하던 강역도 눈빛이 흔들렸다.
"뭐? 여고봉이라고?"
무인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여고봉은 열네 개 무상도통 중 한 개인 윤회종의 제일 절세의 천재였다.
소문에 그는 상고 십 대 체질 중 하나인 윤회지체(輪回之體)이고 세상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강역보다 약하지 않은 존재였다.
"도우들."
여고봉은 눈빛이 평온했다.
등 뒤에 진 고도와 고검에서 알 수 없는 기세가 풍겼다.
"나도 손을 쓸게."
말을 마치자 그는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흐릿한 손바닥 형상이 나타났는데 아무런 기세가 없었다.
하지만 손바닥 형상이 금제를 치는 순간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다.
손자국은 휘어져 방대한 힘으로 변했다.
몇 장 되는 금제가 손자국의 힘에 흔들려 부서지기 시작했다.
금제는 바로 회복되었지만, 다시 힘에 흔들려 부서졌다.
윤회의 힘이었다.
힘은 금제를 되돌렸다.
"윤회지체는 진짜 대단하구나!"
성산 안의 진남과 성 산의 무인들의 눈에 묘한 빛이 스쳤다.
일부는 헛숨을 들이켰다.
'저 공격이 금제가 아니라 우리에게 향했다면 어떤 결과일까?'
"하하하, 강역, 맹금선, 여고봉 너희들이 다 왔는데 나도 빠질 수 없지!"
천둥 같은 웃음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당천군(唐天君)?"
절세의 천재들과 성안의 무인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당천군은 열네 개 무상도통 중 하나인 승천응화교의 제일 절세의 천재였다.
구천선역에 거의 나타난 적 없었다.
매우 신비하고 조용했다.
수많은 눈빛이 그에게 쏠렸다.
빛이 반짝이더니 두루마기를 입고 가슴이 넓은 대머리 뚱보가 환하게 웃으며 걸어왔다.
"선녀 같은 여인이 바로 명성이 자자한 육경음인가? 오래전부터 만나고 싶었다. 안아보……."
당청군은 손을 쓰지 않고 육경음을 보더니 침을 삼키며 날아갔다.
진남과 절세의 천재들, 천재들 그리고 성안의 무인들은 어리둥절했다.
패기 있는 이름을 가진 자가 대머리 뚱보일 줄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그는 매우 왜소하고 상상했던 것과 너무 차이가 컸다.
"당청군 도우, 자중하거라. 아니면 가만있지 않겠다!"
육경음은 싸늘하게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자중할게, 자중할게! 여자가 사나우면 안 돼. 너는 예쁘게 생겼으니 사나워도 봐주겠다. 나중에 선령족에 청혼하러 가겠다. 우리……"
당청군은 말하면서 포동포동한 손으로 앞을 내리쳤다.
허공에서 수만 개의 오래된 부문이 나타나 금제에 부딪혔다.
천지를 진동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부문마다 신비한 의지와 옅은 기운이 풍겼다.
"자식들 센 척하기는. 한마디가 세 글자를 넘기지 않는구나. 처음에는 두려워하는 척하여 방심하게 하고 나중에 실력을 드러내는구나. 나중에 정상의 경지를 회복하면 제대로 혼내주겠다."
묘과성의 한 모퉁이에서 두 명의 흑포인 중 한 명이 투덜거렸다.
진남이 있었다면 이들이 팔요마왕과 수신량이라는 걸 발견했을 것이었다.
수신량은 경지가 지선 정상밖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생멸고화 덕분에 들어올 수 있었다.
"맞소! 이들은 경지가 평범하오. 나는 손을 쓸 생각이 없소."
수신량은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조롱했다.
팔요마왕은 눈을 흘기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줍시다. 우리는 이만 물러갑시다."
그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제 곧 도경원만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강자들이 나타났는데 그라고 별수 있을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진남이 있었으면 좋겠다……."
'진남의 성격에 틀림 없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싸울 것이다. 그럼 뒤에서 진남을 응원하면서 기회를 봐 손을 쓸 수 있을 텐데.'
진남을 포함한 무인들이 절세의 천재들이 금제를 공격하는 광경에 정신이 팔렸을 때 고풍과 고소요는 동시에 행동을 멈추고 싸늘한 눈빛으로 옆을 바라봤다.
"태고금기 녀석들,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거냐?"
무인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태고금기에서 사람을 파견했다고?'
"너희 문고족은 진짜 귀찮구나!"
으스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른 편의 멀지 않은 곳에 열 개의 높이가 오 장 정도 되는 형상이 나타났다.
널따란 흑포 속에는 흰빛을 풍기는 아무 생기 없는 해골이 있었다.
"태고금기에서 진짜 사람을 파견했어? 이들은 기운이 매우 괴상하다. 생기가 없고 귀기도 없지만 살아있구나."
진남은 표정이 굳었다.
상황이 그의 예상을 초월했다.
"너희들은 생전에 호걸이라고 불렸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존엄마저 버렸구나. 진짜 슬프고 우습다."
고풍의 눈에 멸시가 가득 찼다.
"태고금기는 너희들을 파견하다니, 우리를 너무……."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친 듯한 웃음이 울려 퍼졌다.
"문고족의 놈들아, 너희들이 얼마나 강한지 겨뤄보자."
말이 끝나자 허리춤에 수피를 감고 상처투성이인 윗몸을 드러냈으며, 얼굴을 시커먼 쇠사슬로 가린 혈색 형상이 허공에서 뛰어나왔다.
그에게서 웅장한 살벌한 의지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두 손도 마치 절세 흉수의 발로 변한 것처럼 고풍과 고소요를 잡았다.
"장고(臧古)? 너 태고금기 편에 섰어?"
고풍과 고소요 그리고 절세의 천재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장고는 주경거물의 제자였다.
어떤 세력에도 속하지 않았다.
절세의 천재이고 체내에 신비한 물건이 있었다.
가끔 통제를 잃고 적과 편을 가리지 않고 거리낌 없이 마구 죽였다.
"태고금기가 무슨 자격으로 나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하지만 이번에 태고금기의 처리 방식이 마음에 든다. 나는 이미 십여 년을 절세 천재의 피를 마시지 못했다. 하하하."
장고는 큰소리로 웃었다.
무인들은 소름이 끼쳤다.
앞에 있는 이자는 보통 잔인한 게 아니었다.
"태고금기가 손을 쓰고 장고가 나타났다. 재미있구나!"
"사형, 기다릴 필요 없습니다. 줄곧 손을 쓰지 않으면 맹금선도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겁니다!"
묘과성 안의 편벽한 거리, 궁전의 독실 안, 다른 곳에 숨어있던 내력이 평범하지 않은 무인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랐다.
"좋다. 공격하자!"
형상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순식간에 기세들이 폭발해 천지를 뒤엎는 무지갯빛으로 변해 앞으로 날아가 살초를 드러내 금제를 공격했다.
"궁우태황종의 사람이다!"
"심원족, 대액족도 왔다!"
성안의 무인들은 참지 못하고 감탄했다.
진남도 깜짝 놀랐다.
그는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강자들이 참고 나타나지 않았을 줄 몰랐다.
쿠쿠쿠쿵-!
천지를 뒤엎는 폭발음이 몇 배나 커졌다.
성산 앞에는 선광과 도광이 가득 찼다.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이 광경을 보면 두 개의 세력이 싸우는 줄 여겼을 것이었다.
"거의 다 온 것 같다. 금선 도우, 공격하자."
강역은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아직은 안 돼! 금제는 오륜자월의 도움을 받고 있어. 만약 그것들을 부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을 거다."
맹금선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금제를 부수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됐다. 내가 공격하지."
이때, 귀신이 웃는 듯한 싸늘한 목소리가 허공에서 울려 퍼졌다.
금제와 멀지 않은 곳에 어느새 등에 담홍색 고관을 지고 안색이 창백한 청년이 나타났다.
"음일(陰一)? 악귀 같은 놈, 네가 왜 왔느냐?"
당천군은 깜짝 놀라 눈에 혐오감이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맹금선, 여고봉, 강역 등등 절세의 천재들은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들의 눈에 혐오감이 드러났다.
음일은 귀주의 아들이고 절세의 천재였다.
성격이 음흉하고 독하고 절세천재의 시체를 매우 좋아했다.
"이렇게 좋은 곳에 어찌 내가 빠질 수 있어? 천귀지술(天鬼之術)!"
음일은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창백하고 야윈 손바닥으로 하늘을 쳤다.
그의 등 뒤의 혈색 관에서 귀기가 뿜어져 나와 하늘로 솟아올랐다.
세 개 셀 동안도 안 돼 귀기는 허공에서 무상의 귀역 같은 존재를 만들어 천지가 싸늘해졌다.
오륜자월에서 뿜어져 나온 달빛이 대부분 막혔다.
성산을 덮고 있던 금제가 살짝 떨렸다.
작은 틈이 순식간에 몇 배 커졌다.
강역, 여고봉 등등 절세의 천재들과 여러 세력의 무인들은 이 광경을 보자 두말하지 않고 무상의 살술을 드러내 공격했다.
금제가 연달아 무너졌다.
"팔괘의 힘과 진(陣)의 힘을 모여라. 조천추(鑿天錘)!"
맹금선은 순식간에 기회를 잡고 법인을 만들었다.
방대한 진법의 힘이 그에게 흡입되었다.
가슴에서 눈부신 선광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길이가 반 장도 안 되고 신비한 위압을 풍기는 망치가 순식간에 나머지 금제를 내리쳤다.
우르릉-!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금제를 부숴 수정 조각으로 만들었다.
이어 퍼퍼퍼펑- 하는 폭발음이 연달아 울려 퍼지고 선광의 빛무리로 변했다.
순간 방대하고 깨끗한 선의가 출렁이는 파도처럼 사방을 휩쓸었다.
묘과건수에서 뿜어져 나온 신비한 기운을 사람들은 제대로 느꼈다.
"금제가 부서졌다!"
"맹금선은 대단한 수단을 준비했구나!"
"저것이 묘과건수야? 천지묘과가 아니라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연화해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묘과성 안의 무인들은 경악했다.
"천지묘과를 챙기자!"
맹금선, 육경음, 축염, 십일소, 영심설 등등 절세의 천재들과 큰세력의 무인들은 천지묘과를 바라보며 대단한 기세를 드러냈다.
강역, 여고봉, 당천군 그리고 싸우고 있던 장고와 태고금기의 사람들 그리고 고풍, 고소요 등도 마찬가지였다.
금제가 부서지는 순간 그들이 좀 전에 연합하려고 했던 약속 등도 전부 무효화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니고 적이었다.
게다가 생사를 겨루는 큰 적이었다.
천지묘과는 바로 앞에 있었다.
천지묘과를 얻으면 다른 사람보다 먼저 도경원만에 도달할 수 있었다.
슉슉슉-!
천재들이 모두 움직이자 천지가 흔들렸다.
몇만 개의 선검이 하늘을 내리친 것처럼 장면이 매우 방대했다.
"에잇, 보지 말아. 어서 가자."
성안의 팔요마왕은 이 광경을 보자 가슴이 아팠다.
그가 돌아서려 할 때, 절세의 천재들, 천재들, 대세력의 무인들이 성산에 도착할 때, 웅장한 전의가 폭발했다.
형상이 하늘로 솟아올라 신속하게 천지묘과를 세 개 가져갔다.
"누구야?"
사람들은 경악했다.
강역 등 절세의 천재들도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성산 안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고? 이자는 어떻게 한 거지?'
"강 도우가 물었으니 숨기지 않겠다."
진남은 산꼭대기 위에 있는 묘과건수 아래에 서 있었다.
앞에 있는 많은 형상들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담하게 웃으며 혈발을 날리고 가면을 벗었다.
"궁우태황종, 진남이다."
그 말에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형상이 진남일 줄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제일선 진남?"
"도기가 잘렸다 나중에 다시 도기를 만든 진남?"
묘과성의 무인들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많은 절세의 천재들 중에서 진남은 가장 명성이 자자했다.
그의 경력도 가장 전설적이었다.
"이런 제기랄!"
떠나려던 팔요마왕과 수신량은 욕설을 퍼부었다.
'이 자식이 이곳에 왔구나!'
"이 자식! 살아있었구나!"
맹구궁의 얼굴에 기쁨이 드러났다.
'또 대결할 수 있겠다!'
"저자는 어떻게 미리 성산 안에 들어왔지? 저자는 들어간 후 왜 모든 천지묘과를 챙기지 않았지? 설마……."
선령족의 무인들 중에서 육경음이 정신을 차렸다.
머릿속에 빛이 스쳤다.
그녀는 묘과건수가 나타난 것이 수상쩍었다.
그리고 이때 성산 안에서 진남이 나타난 것이 더 의심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