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4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부채 뒤에 절세보물지가 있겠다."
나이가 든 천선 경지 정상급의 무인이 중얼거렸다.
"달빛? 설마 부채의 뒤에 명망이 말하던 여섯 보물지가 있나?"
진남도 눈이 반짝거렸다.
그는 바로 낡은 부채 뒤로 날아갔다.
"저자는……."
제자리에서 흥분하거나 다른 이상으로 향하던 무인들은 진남의 행동에 어안이 벙벙했다.
모두 진남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도우, 뭐 하느냐? 얼른 멈추거라!"
상우는 안색이 변해서 선력이 변한 손으로 진남을 잡으려고 했다.
"너 무슨 뜻이냐?"
진남은 손 형상을 피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상우와 접촉한 시간이 짧지만 괜찮은 자라고 느꼈다.
"너, 설마 모르는 거야?"
상우는 깜짝 놀랐다.
"쓸데없는 말은 왜 해! 우리는 가자!"
차가운 청년이 상우를 잡고 억지로 데려가려고 했다.
"형, 잠깐만. 알려줘야지!"
상우는 버둥거리며 빠르게 말했다.
"도우, 그것은……."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세 개의 형상이 천선 경지 구 단계의 기세를 드러내고 날아왔다.
그들은 낡은 부채 앞에서 진남을 차갑게 노려봤다.
"이곳은 궁무화 선배님과 운중월 선배님이 봐둔 곳이다. 검과 깃발은 두 분이 남긴 것이다. 이곳에 함부로 들어가는 자는 죽인다. 네가 상황을 모르는 것 같으니 따지지 않겠다. 썩 꺼지거라."
우두머리는 팔짱을 끼고 내려다보며 말했다.
"궁무화? 운중월?"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나 곧 생각이 났다.
그 둘은 원혈지계의 절세천재들이었는데, 극생문과 삼청고교의 제자들이었다.
진남은 부채에 엄청난 이상이 벌어졌는데도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무인들은 절세천재들을 두려워하고 경계했다.
그런데 두 명이나 이곳을 봐뒀으니 그들은 더욱 엄두를 내지 못했다.
"멍청한 놈이구나."
무인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더 이상 구경할 생각도 없이 각자 봐둔 곳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진남의 말에 다시 걸음을 멈추었다.
"꺼지지 않겠다면?"
진남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도우, 너……."
상우와 차가운 청년 그리고 무인들은 경악했다.
'두 절세천재에게 맞선다고?'
"꺼지지 않겠다고?"
세 무인도 어안이 벙벙했다.
우두머리가 먼저 반응했다.
"그렇다면 우리도 사정을 봐주지 않겠다."
세 사람은 눈빛이 차갑게 변하고 기운이 폭발했다.
그들은 선술로 진남을 공격했는데 죽음으로 내몰았다.
"약하다."
진남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기운도 드러내지 않고 세 형상으로 변해 주먹을 날렸다.
쿵-!
셋은 비명을 지르며 멀리 날아갔다.
그들은 기운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진남의 주먹은 그들을 죽이지 않았지만, 중상을 입혔다.
진남은 그들을 보지도 않고 낡은 부채로 다가갔다.
"저자는 경지가 강하구나!"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방금 진남이 날린 주먹은 평범한 천선 경지 정상급보다 더 강했다.
"도우, 조심해. 검과 깃발에 두 절세천재의 의지가 있어……."
상우는 놀란 상태였지만 진남이 부채에 다가가자 놀라서 알려주었다.
"아직도 의지가 있어?"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처음에 그는 이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진남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전진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두 개의 선광이 선검과 깃발에 주입되었다.
쿠웅-!
매우 강한 기세가 순식간에 폭발했다.
마치 두 개의 형상이 나타나 선검과 깃발을 쥐고 무상의 살술을 드러낸 것 같았다.
수많은 도의가 섞인 검광이 한데 엉켜 망을 이루어 진남을 덮었다.
옅은 도광이 덮인 몇만 개의 강풍이 천지를 자를 것 같은 예리한 빛처럼 진남을 내리쳤다.
궁무화와 운중월은 고검과 깃발을 설치할 때 많은 의지를 주입한 게 분명했다.
평범한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이라도 바로 죽었을 것이었다.
진남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살기가 그에게 떨어지는 순간에야 주먹을 날렸다.
콰아아앙-!
하늘을 찌를듯한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강한 힘이 하늘 가득한 검광과 강풍을 전부 파괴했다.
고검과 깃발은 땅에 떨어지고 빛을 잃었다.
초원은 죽은 듯 조용해졌다.
상우와 차가운 청년 그리고 다른 무인들은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진남이 세 번의 공격으로 세 명의 천선 경지 구 단계를 격파한 것이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었다면 이번에는 충분히 설명이 되었다.
가면을 쓴 신비한 청년도 절세의 천재였다.
진남은 손가락을 튕겨 선광을 드러내 고검과 깃발을 부쉈다.
그는 세 명의 천선 경지 구 단계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너희들은 어디도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리다 그들이 오면 말해주거라. 이곳은 나의 것이다. 누가 감히 함부로 쳐들어오면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말을 마친 진남은 상우를 힐끗 보며 손을 흔들고 선광을 부채에 주입했다.
보이지 않는 힘이 그를 덮었다.
이 광경을 본 무인들은 참지 못하고 헛숨을 들이켰다.
'앞에 있는 가면을 쓴 신비한 청년은 실로 흉악하구나. 고검과 깃발을 부순 건 그렇다 쳐도 두 명의 절세의 천재에게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라고 위협하다니!'
"생각났다. 전에 오족법성에서 이자가 성공족의 셋째 도련님과 대효족의 효천명의 뺨을 때렸다!"
한 무인이 무언가 생각난 듯 소리를 쳤다.
사람들은 다시 마음이 흔들렸다.
그들은 이런 대단한 인물이 오족법성에 왔을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상우와 차가운 청년도 어리둥절했다.
"저자가 절세의 천재라 해도 한꺼번에 두 명의 절세의 천재와 싸우면 질 게 뻔하다!"
"맞다. 저자는 실로 너무 건방지다!"
"너희들과 무슨 상관 있느냐? 어서 들어가자!"
잠시 후 무인들은 정신을 차렸다.
대부분은 진남이 이길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혼자 두 명의 절세의 천재를 상대하는 거라 결과는 뻔했다.
무인들은 이 일을 오래 얘기하지 않았다.
아무리 관심 있다 해도 지금은 빠르게 기우지에 들어가야 했다.
진남은 넓고 낡은 도장에 도착했다.
뒤쪽, 위쪽, 왼쪽과 오른쪽은 모두 시커멨다.
전신선동으로도 꿰뚫어 볼 수 없었다.
앞쪽에만 높이가 천 장 되고 빛이 반짝거리고 대문에 형태가 다른 보라색 달이 그려진 커다란 궁전이 있었다.
궁전은 무형의 패기가 풍겼다.
진남은 궁전으로 날아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응?"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궁전 안의 첫 번째 층은 벽에 걸린 촛대가 하느작거리며 사방을 환히 비췄다.
안은 텅 비고 아무것도 없었다.
고화조차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그는 이곳에서 선의를 조금도 느끼지 못했다.
"계속 위로 올라가보자."
진남은 제대로 관찰했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자 두 번째 층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두 번째 층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계속 위로 올라갔다.
세 번째 층, 네 번째 층, 다섯 번째 층, 여섯 번째 층도 마찬가지였다.
"설마 당한 건 아니겠지?"
진남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구천선역에서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났었다.
성격이 괴상한 상고 강자들은 일부러 행적이나 이상을 남겨 다른 사람을 속이곤 했다.
진남은 고개를 젓고는 일곱 번째 층으로 들어갔다.
앞의 여섯 개 층과 달리 이곳은 텅 비지 않았다.
가운데에 담청색 수정이 있었다.
수정 안에는 희미한 빛이 반짝였다.
마치 관 같았다.
진남은 선력을 주입하려 했다.
문득 보라색 달빛이 아무 징조 없이 위에서 수정에 떨어졌다.
수정은 선월궐구처럼 방대한 선의가 드러나진 않았다.
한 형상이 천천히 나타났다.
여인이었다.
여인은 실오라기도 걸치지 않았다.
보라색 빛이 비치자 새하얀 피부는 매우 눈부셨다.
마음을 흔드는 아름다움에 진남은 저도 모르게 정신이 혼미해졌다.
"매혹의 힘이 매우 강하구나!"
진남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마음속에 묘한 느낌이 들었다.
전에 창람대륙에 있을 때 어디선가 이런 광경을 본 것 같았다.
수정 안의 여인은 그가 만났던 여인과 동일 인물은 아니었다.
"구리거울, 이 여인의 내력을 아십니까?"
진남은 동력으로 한참 관찰했다.
아무것도 알아보지 못하자 잠깐 고민하더니 손목에 묶은 홍승에 신념을 전했다.
백 개 셀 동안을 기다렸지만 아무 반응 없었다.
구리거울이 대꾸하지 않는 것이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었다.
첫 번째는 구리거울은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
두 번째는 구리거울이 알지만 진남에게 말해줄 생각이 없다.
두 번째일 가능성이 컸다.
"모르겠다, 해보자."
진남은 길게 고민하지 않고 손을 들어 선력을 수정에 주입했다.
웅-!
수정이 떨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무형의 기세가 안에서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방대한 선의는 조금도 나타나지 않았다.
진남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잘못 들어왔나?"
진남은 행동을 멈추고 이마를 문질렀다.
그는 시간이 하루밖에 없었다.
이곳을 찾고 또 들어오는 데 이미 많은 시간을 썼다.
"응?"
이때, 진남은 무언가를 느낀 듯 눈썹을 추켜세우고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저들은……? 속도는 빠르네."
진남의 말이 끝나자 무상의 힘을 가진 날카로운 목소리가 먼 거리를 넘어 궁전 안을 꿰뚫고 일곱 번째 층에서 울려 퍼졌다.
"도대체 누구요?"
궁무화와 운중월이 동시에 왔다.
두 절세의 천재는 궁전 앞의 도장에 도착했다.
진남은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세를 선명하게 느꼈다.
마치 끝없는 어둠 속 두 개의 찬란한 빛 같았다.
"이름 없는 사람이요."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체내의 선력을 움직이자 방원 몇십 장의 궁전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빨리 만났으니 싸움은 피할 수 없었다.
그때 진남은 무언가를 느끼고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봤다.
수정 안의 신비한 여인이 두 눈을 번쩍 떴다.
쿠웅-!
방대한 기운이 상고의 재난처럼 폭발했다.
궁전 위쪽이 부서지고 궁전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진남은 솜털이 곤두서고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그는 이 여인이 살아있을 줄 몰랐다.
게다가 여인은 경지가 패자를 초월하여 구천지존에 도달했다.
여인은 천천히 수정에서 일어섰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자신을 보자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손을 저어 흰색 치마를 입었다.
여인은 무언가를 느낀 듯 진남을 바라봤다.
잠시 후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더니 빛으로 변해 위로 날아가 사라졌다.
대단한 위압도 같이 사라졌다.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이때, 놀라운 변화가 발생했다.
커다란 수정이 조금씩 부서져 청색 흙으로 변했다.
대전 바닥을 절반 정도 덮었다.
쿠쿠쿠쿵-!
어디서 온 건지 알 수 없는 방대하고 깨끗한 선의가 사방으로 퍼졌다.
순식간에 대전 전체에 가득 찼다.
"이건……."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정도의 깨끗한 선의는 선월궐구보다 약하지 않았다.
심지어 선월궐구보다 조금 더 강했다.
절세보물지였다.
"수정 안의 여인은 봉인처럼 이곳을 가뒀다. 여인이 떠나자 모든 것이 원래 상태를 회복했구나."
진남은 기뻐했다.
이제 다음 절세보물지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번거로움을 많이 덜은 셈이었다.
"이것이 바로 전설 속의 무식현천토(無息玄天土)인가?"
이때, 놀란 목소리가 궁전 안에서 울려 퍼졌다.
진남은 고개를 돌려 소리 나는 쪽을 바라봤다.
일곱 번째 층 입구에 일남일녀가 서 있었다.
청년은 흰색 두루마기를 입었다.
가슴과 손목 부위에 신비한 선문이 새겨졌다.
좌우 양옆에는 신비하고 낡은 검을 걸었다.
검은 이름 모를 검도대세를 풍겼다.
옆에 있는 여인은 파란색 치마를 입고 눈매는 그린 것처럼 예뻤다.
피부는 눈처럼 희고 목에는 백룡고옥을 걸었다.
왼손 새끼손가락에는 담홍색의 반지를 꼈다.
"두 분, 무식현천토는 뭐요?"
진남은 공수하고 물었다.
방금 전신선동으로 볼 때 그는 이곳에서 현묘함을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