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1031화 (1,031/1,498)

보이지 않는 동력이 나타나 손 모양으로 변하더니 셋째를 붙잡았다.1030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무엄하다! 오족법성에서 성공족에게 손을 대다니!"

차가운 목소리가 구름 속에서 울려 퍼졌다.

커다란 궁전의 꼭대기가 강한 힘에 의해 부서지며 쿵 소리를 냈다.

도포를 입고 두 눈에 성광이 반짝거리며 얼굴이 칼로 깎은 것 같은 장발의 청년이 허공에서 서서히 다가왔다.

셋째를 감싼 동력이 조금씩 부서졌다.

진남을 제외한 무인들은 숨이 막혔다.

커다란 산이 그들을 꽉 누르는 것 같았다.

"아차, 성공족의 패자가 왔구나!"

구양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패자들을 여러 번 마주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패자가 왔으니 그들은 이곳을 떠날 수 없었다.

"네 이놈! 효천명이 누구인지 아느냐!"

또 다른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등이 굽은 노인이 허공에서 나타나 진남을 노려보았다.

"안다. 그게 왜?"

진남은 무덤덤한 시선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진남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알면서도 공격을 하다니 너 무서운 게 없구나."

노인은 눈빛이 더 차가워졌다.

"이번 일은 엄청 커졌다. 어떻게 해결할 생각이냐? 경고하는데 눈치껏 행동하거라. 이곳은 네 종문이 있는 곳이 아니라 제삼 소선역의 오족법성이다."

진남은 흔들리지 않고 평온하게 말했다.

"해결 방법은 쉽다. 저들이 사과를 하면 된다."

그의 말에 패자들은 표정이 일그러졌다.

무인들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들은 이 상황에 적응된 것 같았다.

가면을 쓴 청년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이런 말을 내뱉는 것도 당연했다.

"사형……."

구양안은 마음이 무거웠다.

진남이 그를 도와준 것은 고마웠으니 일을 이 지경으로 크게 만들 줄 몰랐다.

"저들보고 사과를 하라고? 오족법성에서 뺨을 맞은 자가 사과를 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느냐?"

성공족의 패자는 두 눈에서 성광이 터질 것 같았다.

마치 주변의 허공이 일렁거리는 것 같았다.

"네가 절세천재라 신분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다만, 이곳은 네가 난리를 피워도 되는 곳이 아니다."

대효족의 패자는 냉소를 지었다.

"쓸데없는 말을 더는 하지 않겠다. 좋은 방안으로 이 일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공격하겠다. 나는 너를 죽이지 않는다. 그러나 육체의 고통은 피할 수 없을 거다."

다른 무인이었다면 그들은 이미 공격을 했거나 죽였을 것이었다.

그러나 상대방이 절세천재라 그들도 조심스러웠다.

그들이 있는 세력이 작아서 절세천재를 죽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다.

절세천재를 죽였을 때 따라오는 일들이 너무 시끄러웠기 때문이었다.

강각선왕 등이 진남을 미친 듯이 죽이려고 하는 것은 극생문의 적으로 지목되었기 때문이었다.

적을 죽이면 시끄러움은커녕 큰 이득까지 챙길 수 있었다.

"공격하겠다고?"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의 눈에 있는 불꽃이 더 강렬하게 타올랐다.

"그럼 언제든지 공격하거라. 만약 내가 이긴다면 저들에게 사과를 시키고 지면 맘대로 처리하거라. 어떻느냐?"

진남의 말에 무인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분노에 이성을 잃었던 효천명도 마찬가지였다.

가면을 쓴 청년이 두 패자에게 도전하다니 놀랍기 그지없었다.

도경대성을 이룬 절세천재라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좋다, 좋아, 절세천재의 기세는 역시 다르구나! 그렇다면 네 도전을 받아주마!"

말을 마친 성공족의 패자는 두 눈에 성광이 용솟음치더니 검의 형상으로 변해 진남을 베었다.

대효족의 패자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가 대효지체를 움직이자 등 뒤로 요수의 형상이 떠올랐다.

그는 요수의 발 같은 손을 휘둘렀다.

그들은 자신이 있었지만, 진남을 쉽게 보지 않았다.

구천선역의 역사상 천선 경지 정상급의 절세천재가 패자들을 이긴 일은 적지 않았다.

"패자들을 상대하니 느낌이 다르구나. 좋다. 오늘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봐야겠다."

진남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오른팔이 부서져 단천도로 변했다.

진남이 감히 도전장을 내민 것은 두 패자 모두 초기 단계라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패자와 구천지존도 초기, 대성, 정상급 이 세 단계가 있었다.

"진도도결!"

무상살초 앞에서 진남은 선력을 최대로 실어 단천도를 휘둘렀다.

도도대세(刀道大勢)가 이루어지고 무형의 망처럼 벌어졌다.

두 살초가 부서졌다.

진남은 행동을 멈추지 않고 보답천하를 펼쳤다.

그의 속도는 패자 초기 단계에 뒤지지 않았다.

그는 날아다니며 칼을 휘둘렀다.

도도대세는 점점 강해졌다.

"저자의 도법은 기이해서 펼칠수록 강해지는구나. 끊어내야 해."

성공족의 패자는 눈치채고 호통쳤다.

"대천조(大天爪)!"

대효족의 패자는 성큼 나섰다.

끝없는 요기가 손바닥에 모여 천지를 찢을 듯이 강한 짐승의 발로 변했다.

그는 힘껏 내리쳤다.

"고작 그딴 장난질도 꺼내다니 부끄럽다!"

명망의 무시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허공이 흔들리고 커다란 짐승 발이 쑥 나와 날아갔다.

두 짐승 발이 부딪히며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진남은 천선 경지 정상급이 되고 상명열매로 회복을 했기에 실력이 패자 초기 정도는 되었다.

"체내에 강한 상고 도기가 또 있었어?"

대효족 패자는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사방성공(四方星空), 만물신복(萬物臣服)!"

성공족 패자는 틈을 타 법인을 만들어 진남을 눌렀다.

그의 두 눈에서 수많은 성광이 뿜어져 주변을 물들이고 천지를 다시 썼다.

슈슈슉-!

살기들이 이유 없이 모이더니 진남을 공격했다.

"화도선염, 만물을 불사르라!"

진남은 칼을 계속 휘둘렀다.

그의 두 눈에 수많은 흰색 불꽃이 용솟음치더니 허공에 불바다가 나타나 사방을 휩쓸었다.

천선 경지들을 상대할 때는 화도선염을 전부 사용하지 않았다.

이제야 전부 사용했다.

"이렇게 강한 불꽃을 가지고 있었어?"

무형의 살기들이 타서 없어지는 것을 본 성공족 패자는 가슴이 떨렸다.

화도선염에서 그는 위험한 기운을 느꼈다.

"이자가 우리에게 싸움을 건 것은 대단한 실력이 있기 때문이오! 도우, 잠시 후에 잘 부탁하오……."

성공족 패자는 정신을 차리고 대효족 패자에게 전음했다.

"이게 저자의 진짜 실력인가?"

무인들은 하늘에서 펼쳐지는 싸움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효천명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두 패자들이 온 힘을 다해서 한 사람을 상대로 싸웠다.

방금 상대가 자신에게 온 힘을 다 썼더라면 그는 이미 죽었을 것이었다.

"강, 강하다!"

구양안은 넋이 나가서 중얼거렸다.

정신을 차린 그는 다시 어안이 벙벙했다.

'대체 궁우태황종의 어느 절세천재일까? 작년에 두 천재는 패자가 되었으니 절세천재는 네 명밖에 없다. 그들은 아직 패자가 될 때가 아닐텐데…….'

"설, 설마 그자인가?"

그들의 싸움은 천둥처럼 오족법성에서 터졌다.

많은 무인들이 놀랐다.

그들은 신념으로 싸움을 살펴보았다.

"누구길래 성공족과 대효족 패자들과 싸우는 거지?"

"저자는 천선 경지 정상급이다. 그런데 패자 초기 단계인 자들과 싸운다고?"

"저자는 대세력의 절세천제가 틀림없어!"

"얼른 사람을 보내 알아보거라. 저자의 신분을 확실하게 알아오너라!"

여기저기서 놀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마령(禦魔鈴)!"

"삼혼취도산(三魂聚道傘)!"

대호족의 패자가 손을 확 휘둘렀다.

몇백 개의 표정이 다른 불타들과 일 장 높이의 불령 그리고 세 개의 기이한 혼백이 떠다니는 낡은 우산이 동시에 나타났다.

눈부신 도광이 주변을 비췄다.

두 도기가 함께 나타나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주변의 요기들이 흩어지며 진남 몸속에 있는 명망을 공격했다.

"겨우 평범한 두 도기로 나를 상대하려고?"

명망은 으르렁거렸다.

보천정은 진남의 몸에서 나와 사방에서 수많은 빛을 수집하더니 마지막에 폭발했다.

진남이 경지를 상승시킨 후 얻은 좋은 점이었다.

싸울 때 진남이 신념과 선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명망 스스로 보천정을 움직일 수 있었다.

물론 진남이 원하지 않으면 거둬들일 수 있었다.

"강력천장(降力天掌)"

대효족 패자는 보천정을 보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온몸에 선광을 뿜으며 엄청난 힘을 빨아들이더니 진남에게 손을 휘둘렀다.

손바닥의 위력은 대단했다.

구양안 등 싸움에 참여하지 않은 무인들도 압박감을 느낄 정도였다.

"나를 잡아두려고?"

진남은 멀지 않은 곳에서 결인을 만드는 성공족 패자를 힐끗 쳐다봤다.

손바닥이 덮치기 전에 진남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가 상대방의 위쪽에 나타났다.

하늘 가득한 칼의 기운을 단천도에 전부 거뒀다.

"전도선전, 과천일격!"

진남에게서 끝없는 전의가 용솟음치고 기세가 배로 늘었다.

"이런 술법도 있었느냐?"

성공족의 패자는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는 이 공격을 받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방금 그가 만든 결인은 이대로 낭비해야 했다.

"이놈, 대효족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이때, 대효족의 패자가 길게 외치자 진남의 위쪽이 시커메졌다.

슉-!

백 장 크기에 보기만 해도 소름 돋는 커다란 짐승 발이 시공을 넘어왔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진남에게 날아갔다.

대효지체가 강림한 것이었다.

진남은 눈을 가늘게 떴다.

등골이 오싹해서 다른 생각도 하지 못하고 단천도를 휘둘렀다.

쿠쿠쿵-!

주변의 허공이 무너졌다.

날카로운 단천도는 짐승 발을 부쉈다.

그러나 엄청난 힘에 진남은 연신 뒤로 밀려나고 기혈이 흐트러졌다.

"고족들의 능력은 얕잡아볼 게 아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육신이……."

진남은 경각심이 들었다.

진남이 머리를 들자 성공족의 패자가 호탕하게 웃었다.

"네 실력은 대단하다. 그러나 결국 천선 경지일 뿐이다. 패자들과 겨룰 실력이 못 된다. 그러니 굴복하거라."

그의 법인도 다 만들어졌다.

하늘의 끝에 커다란 별이 나타났다.

몽롱하기는 했지만, 빛은 눈부셨다.

별의 엄청난 기세에 무인들은 안색이 변했다.

"별을 불러내다니!"

"이건 성공족의 만세성운(萬世星隕)이다!"

만세성운은 성공족의 유명한 동술이었다.

정상 단계까지 연마하면 한꺼번에 열여덟 개의 별을 불러올 수 있었다.

별들은 허공에서 적을 죽일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졌다.

쿵-!

별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끝없는 빛이 모여 백 장 크기의 검으로 변했다.

검은 신비한 힘으로 허공을 지나 진남을 베었다.

무인들은 화들짝 놀라 선력을 움직여 멀리 날아갔다.

그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었다.

진남은 온몸이 긴장하고 털이 곤두섰다.

엄청난 공격이었다.

과천일격을 사용해도 벗어날 수 없었다.

억지로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이때, 빛으로 만들어진 검이 진남의 머리 위까지 날아왔다.

진남의 기운도 다시 폭발했다.

"도법의 나무!"

나무 형상이 하늘로 솟구쳤다.

귀청을 찌를듯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이런……."

두 패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무인들도 경악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엄청난 검이 부서졌어? 가면을 쓴 청년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고 오히려 기세가 늘었다니?'

"도법의 나무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진남은 기뻤다.

그는 도법의 나무로 방어를 했을 뿐이었다.

만약 살초로 사용한다면 엄청난 힘을 폭발할 게 분명했다.

진남은 감탄하고 나무를 거둬들였다.

도법의 나무의 뿌리는 구색 도광으로 이루어지고 줄기와 나뭇가지는 문도법의 도의로 만들어졌다.

시간이 짧으면 다른 사람들이 못 알아보겠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눈치챌 게 뻔했다.

진남은 멍청하지 않았다.

구색 도광이나 문도법의 도의나 사람들에게 들키면 시끄러운 일들이 많아질 것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