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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026화 (1,026/1,498)

1025화 끝내…….

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비월여제는 여전히 여러 가지 법인을 만들며 주문을 외웠다.

사방에 서로 다른 이상들이 많이 나타났다.

음양을 뒤집고 생사를 고치는 건 도를 넘는 일이라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없었다.

진남은 아름다운 두 형상에 푹 빠졌다.

두 노인과 허수아비, 그리고 입도지존은 정신을 집중하고 여러 가지 법칙의 힘의 변화를 느꼈다.

사실 그들은 남세지존과 용현령이 들어온 걸 진작에 느꼈다.

하지만 많은 대진이 앞에 있으니 그들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 * *

시간이 좀 지난 후, 무범지지 밖.

두 개의 형상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비교할 수 없는 위압에 사방의 땅이 흔들렸다.

양대 세력의 천선들, 패자들은 안색이 일제히 어두워졌다.

"태상장로를 뵙습니다!"

사람들은 서둘러 인사했다.

두 개의 형상은 만중선루와 제왕고도의 구천지존이었다.

두 세력의 거물들이 모두 육합금구의 깊은 곳에서 싸우고 있었지만, 진남의 특이한 점을 생각하고 그들은 서둘러 이곳으로 왔다.

두루마기에 피가 묻고 성격이 급한 제왕고도의 구천지존은 주위를 살피더니 화를 냈다.

"이 폐물 같은 놈들! 저들을 먼저 들어가게 하다니? 들어간 지 이렇게 시간이 오래 지나도 나오지 않는 걸 봐 진남이 갖고 있는 물건들을 전부 빼앗아갔겠다."

천선들과 패자들은 표정이 씁쓸했다.

그들은 남세지존의 경지로 쳐들어가서 오십 개 셀 시간도 안 되면 진남을 이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걸 봐 틀림없이 문제가 생겼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뭘 할 수 있을까?

다른 한 구천지존이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됐소. 긴말하지 맙시다. 모두 함께 들어갑시다."

말이 끝나자 두 명의 구천지존이 가장 먼저 안으로 날아 들어갔다.

나머지 패자들과 천선들도 잇달아 날아 들어갔다.

"이건……."

무범지지 안에 들어오자 두 명의 구천지존은 깜짝 놀랐다.

패자들과 천선들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스무 개의 서로 다른 대단한 이상이 그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마치 스무 개의 작은 세계가 펼쳐진 것 같았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무상의 신 같던 남세지존은 하늘 가득한 살기에서 겨우 희미한 빛을 내며 버티고 있었다.

마치 곧 파도에 밀릴 것처럼 위태로웠다.

남세지존은 무언가를 느끼고 고개를 돌려 보았다.

두 명의 구천지존을 발견하고는 창백한 얼굴에 기쁨이 번지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도우들, 우리 연합하여 틈을 냅시다. 아니면 우리는 모두 여기서 죽어야 하오."

정신을 차린 두 명의 구천지존은 표정이 구겨졌다.

그들은 고작 진남이 이렇게 대단한 능력이 있어 이렇게 많은 강한 살진을 설치했을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들은 이미 진법에 포위되어 물러갈 수도 없었다.

둘은 염치 불고하고 말했다.

"좋소, 연합합시다!"

두 명의 구천지존은 바로 하늘을 찌르는 빛을 뿜어 뒤에 있는 천선과 패자들을 보호했다.

체내의 문도법을 움직이고 손에 도기를 드러내 사방을 공격했다.

수많은 강기가 솟아올랐다.

도술, 선술들을 드러내 공격했다.

엄청난 싸움이 시작된 지 반 시진 정도 지난 후에야 이상 속에서 작은 빛이 나타났다.

매우 작은 빛이었지만 남세지존, 두 명의 지존, 용현령 등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서 도망갑시다!"

큰 외침과 함께 세 명의 구천지존이 가장 먼저 광점을 뚫고 나왔다.

용현령과 패자들, 천선들은 뒤를 따랐다.

광점은 나타날 때도 빨랐지만 뭉치는 것도 빨랐다.

이십여 명의 천선들은 도망가지 못하고 광점의 공격에 비명을 질렀다.

"진남아, 고작 천선 경지로 하마터면 나에게 중상을 입힐 뻔했다. 하지만 하늘은 여전히 내 편이다. 너 죽을 준비를 하거라."

피투성이가 된 남세지존은 가슴이 답답했다.

진남을 죽이려는 마음이 더 강해졌다.

두 눈은 마치 만 년 된 얼음처럼 차가웠다.

"헛소리하지 마시오. 저쪽은 기운이 기이하고 이상이 끝이 없소. 진남은 저기 있는 게 틀림없소. 어서 갑시다!"

두 명의 구천지존은 이렇게 많은 무인들을 잃어 화가 났다.

그들은 일제히 제단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용현령의 눈에 기쁨이 드러났다.

오늘 진남이 죽으면 그는 우환이 없어지는 셈이었다.

휙-! 휙-! 휙-!

그들은 눈부신 무지갯빛으로 변해 마치 절세신검처럼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날아갔다.

정신을 집중하여 중요한 부분을 보고 있던 두 노인과 허수아비, 그리고 입도지존은 순식간에 기운들의 영향을 받고 안색이 싸늘해졌다.

숱이 적은 노인은 몸을 날려 남세지존 등의 앞에 강림했다.

"누구냐? 감히 나를 막는……."

남세지존은 사납게 호통쳤다.

"선배님은……."

두 명의 구천지존은 눈을 찌푸렸다.

그들은 자신들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남세지존은 모르지만 그들은 많은 정보를 받았기에 앞에 있는 노인이 구천지존을 초월한 주경의 거물이라는 걸 알았다.

'이 노인은 줄곧 그곳에 있지 않았나? 오늘은 어떻게 여기 나타난 거지? 그와 진남은…….'

그들이 의문에 잠겼을 때 숱이 적은 노인이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무척 시끄럽구나. 썩 꺼지거라!"

그는 말을 마치더니 손뼉을 쳤다.

그는 법인도 만들지 않고 아무런 기세도 드러내지 않았다.

평범하게 손뼉을 쳤지만 남세지존과 두 명의 지존 그리고 다른 사람들 앞의 광경이 모두 변했다.

세상이 어두워졌다.

무형의 강한 힘이 하늘을 가두는 사슬처럼 그들을 감쌌다.

그들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눈을 뜨고 어둠의 끝에서 마치 끝없는 하늘 같은 큰손이 내려와 그들을 치는 걸 볼 수밖에 없었다.

용현령과 패자들, 천선들은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았다.

세 명의 구천지존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주……."

남세지존은 깜짝 놀라 할 말을 잃었다.

겨우 한 글자 말하고는 엄청난 큰손에 맞았다.

그들은 전에 없던 속도로 순식간에 무범지지 밖으로 튕겨나가 사라졌다.

사방은 다시 조용해졌다.

숱이 적은 노인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서둘러 다시 제단 옆으로 날아갔다.

제단 가운데는 팔괘 그림이 나타났다.

그림에는 수많은 빛이 반짝거렸다.

여러 가지 법칙들이 변하는 것이었다.

사방의 읊조리던 소리도 높아졌다 낮아지고 절주는 매우 빨랐다.

허공에 파도 같은 무늬가 생겼다.

읊조리는 소리가 대도를 움직였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구나. 내 짐작이 틀리지 않는다면 비월여제는 이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려고 할 것이다."

숱이 적은 노인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앞을 주시했다.

비월여제는 주문을 읊던 걸 멈추었다.

그녀에게서 엄청난 기세가 뿜어져 나와 사방을 흔들었다.

두 개의 희미한 형상이 그녀의 뒤에 나타났다.

넓은 삼생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역!"

그녀는 손가락 끝을 터뜨려 피를 흘리며 제단을 눌렀다.

순식간에 천지가 어두워졌다.

무범지지는 마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광점으로 변한 것처럼 크게 폭발했다.

운명, 시간, 공간, 규칙, 항정, 생사, 오행 등 희미한 규칙들이 수많은 빛으로 변해 사방으로 날아갔다.

비월여제는 눈이 횃불처럼 빛났다.

그녀는 갑자기 손을 써 빛을 부쉈다.

기이한 광경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제단은 눈부신 빛이 반짝거렸다.

가운데서는 수많은 빛이 천천히 한데 뭉치고 나타나더니 마지막에 두 개의 몸으로 변했다.

한 명은 피부가 새하얗고 나무랄 데 없이 예쁘게 생기고 금색 봉황이 새겨진 두루마기를 입고 고귀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 한 명은 흰색 단발머리에 희미한 미소를 짓고 파란색 옷을 입었다.

"혼아! 오거라!"

비월여제가 손을 흔들자 두 개의 희미한 화염이 날아왔다.

그녀는 두 사람에게로 걸어갔다.

첫 번째 걸음에 제단이 떨리고 땅과 산이 흔들렸다.

두 번째 걸음에 법칙이 혼란스러워지고 빛이 부서졌다.

세 번째 걸음을 내딛자 대단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마치 주천을 삼킬 수 있는 거수가 분노하여 안에서 뛰어나오려는 것 같았다.

비월여제는 손바닥을 앞으로 밀었다.

하지만 만중선산을 미는 것처럼 조금 움직이기가 매우 어려웠다.

옥처럼 깨끗한 그녀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들어오거라!"

그녀는 끝내 무형의 방해를 뚫었다.

두 개의 화염이 묘묘 공주와 강벽난의 체내에 주입되었다.

순식간에 모든 이상이 사라졌다.

그녀들의 체내에 작은 생기들이 조금씩 나타나더니 온몸에 퍼졌다.

심장도 뛰기 시작했다.

"변화가 일어났다!"

허수아비가 소리쳤다.

그의 말이 끝나자 여인들의 체내에서 찬란한 도광이 폭발하더니 짙은 도의가 사방을 휩쓸었다.

묘묘 공주가 먼저 반응했다.

그녀의 체내의 신비한 힘이 처음 각성했다.

이마에 글자가 떠 올랐다.

처음에는 '성' 자가 떠오르고 다음은 '선' 자였다.

"선령족?"

두 노인과 허수아비는 어리둥절했다.

잠시 후 그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묘묘 공주의 이마에 나타난 낡은 글자는 점점 희미해지더니 천천히 흰색의 희미한 꽃으로 변했다.

다음은 강벽난이었다.

수많은 죽음의 의지가 체내에서 끊임없이 강해졌다.

그녀의 이마에도 묘묘 공주처럼 글자가 나타났다.

마지막에는 옅은 파란색의 희미한 꽃으로 변했다.

그녀의 눈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왼손과 오른손 손등에는 검은색 자국이 나타났다.

그녀들은 경지에도 엄청난 변화가 발생했다.

묘묘 공주는 체내의 제력이 순식간에 신력으로 변하고 계속 빠른 속도로 강해졌다.

매우 강한 기세로 인신 경지, 지신 경지, 천신 경지를 돌파했다.

마지막에 윙 하는 소리를 내더니 선력으로 변했다.

강벽난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들의 체내의 선력은 평범하지 않았다.

그녀들은 지금 인선 경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선력은 지선 경지보다 약하지 않고 열 명의 주경 거물의 생전의 특수한 기운도 융합했다.

그녀들이야말로 진짜로 한 번에 하늘로 날아오른 것이었다.

커다란 구천선역에 그녀들처럼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평범한 무인들은 죽은 후에 수피화권 같은 인물이 영혼을 보존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또 열 구의 주경의 시체를 찾을 수도 없었다.

"끝내……."

진남은 몸을 살짝 떨었다.

그는 응당 기뻐해야 했다.

하지만 왠지 코끝이 찡해지고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건…… 설마 혈통과조(血統跨祖)?"

두 노인과 허수아비는 일제히 헛숨을 들이켰다.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모든 걸 믿을 수 없었다.

"뭐? 혈통과조?"

보천정 안의 명망은 깜짝 놀랐다.

고족들은 태어날 때 혈통이 강한 자도 있고 약한 자도 있었다.

요수들과 비슷했다.

혈통이 강한 자는 더 좋은 천부와 재능이 있었다.

농염족의 십 대 화염이 더 높은 등급의 화염을 느끼려면 강한 혈통의 힘이 있어야 했다.

고족들은 혈통의 힘의 강약에 따라 천재가 맞는지 아닌지 판단했다.

부지런함으로 부족한 재능을 보완할 수 있었다.

혈통의 힘도 마찬가지였다.

열심히 수련하면 혈통의 힘도 점차 강해졌다.

천부와 운이 좋은 자들은 심지어 혈통이 조상을 초월하는 이상도 나타났다.

혈통반조를 일으키면 자신의 능력 등이 매우 높은 등급으로 진급할 수 있고 여러 종족의 힘을 더 높은 경지까지 장악할 수 있었다.

고족들은 혈통반조를 일으킨 청년은 '절세천재'로 여기고 키웠다.

혈통반조의 위가 혈통과조였다.

과는 뛰어넘는다는 것이 아니고 초월한다는 것도 아니었다.

원래 갖고 있는 혈통의 힘의 기초에서 대이변이 발생하여 상상할 수 없는 힘을 갖는 것이었다.

상고 백족을 포함하여 많은 고족들 중에 혈통과조 등급에 도달한 무인들은 아주 적었다.

"아니오. 흰색 단발머리의 여인은 고족의 사람이 아니오. 삼명족의 사람이라 해도 죽음의 기운이 이렇게 짙지 않소. 그런데 저 여인은 어떻게……."

두 노인과 허수아비는 빠르게 무언가를 발견하고 의문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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