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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025화 (1,025/1,498)

1024화 다른 진법은 약할 거다

"진남, 위로 올라오거라."

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위에서 울려 퍼졌다.

비월여제였다.

처음에 그녀는 진남에게 때가 되면 한 개의 의지를 보내 직접 손을 쓸 거라고 했었다.

입도지존은 눈빛이 굳었다.

그녀는 상대방이 경지가 매우 강한 여인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진남은 가볍게 숨을 들이쉬고는 위로 날아갔다.

두 노인과 허수아비도 서둘러 쫓아갔다.

잠시 후 그들의 앞에 허공에 떠 있는 제단이 나타났다.

"이 제단은……."

두 노인과 허수아비는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제단에 내린 그들은 여러 가지 천재지보들이 가장 먼저 보였다.

천재지보들은 여러 가지 영광을 반짝였다.

가장자리에 절세여인이 무표정하게 조용히 서 있었다.

두 노인과 허수아비 그리고 입도지존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이 여인은 너무 예뻤다.

그녀의 기질은 구천현녀처럼 깨끗하고 흠이 없었다.

마치 인간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너는 설마……. 비월여제?"

숱이 적은 노인은 떠보듯 물었다.

무표정한 노인과 허수아비의 눈에 경계와 두려움이 드러났다.

그들과 같은 경지에 도달하면 어떤 구천지존도 그들을 놀라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비월여제는 보통이 아니었다.

"비월여제?"

입도지존의 눈에 묘한 빛이 스쳤다.

그녀는 진작에 비월여제에 관한 여러 가지 소식을 들었다.

'비월여제는 제사 소선역에 들어가지 않았나? 지금은 어떻게…….'

그녀는 자신의 '서방님'과 비월여제가 보통 사이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구리거울, 이 모든 건 선배님 덕분입니다."

진남은 진중한 표정으로 갖고 있는 천재지보들과 열 개의 주경 거물의 관 그리고 열 구의 구천지존의 시체를 전부 꺼냈다.

그는 동시에 신념으로 무주궁도를 움직여 수정도 내놓았다.

"응? 이 두 개의 영혼은 기운이 매우 기이한데? 어떻게 한 거냐? 잠깐, 너희들은 열 구의 주경의 시골로 뭐 하려는 거냐?"

숱이 적은 노인은 깜짝 놀랐다.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이 열 구의 시골의 가격을 너희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절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월여제는 무덤덤하게 그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너희들은 경지가 파괴되어 예전 같지 않다. 계속 헛소리하면 오늘 죽여버리겠다."

말을 마친 그녀는 시선을 거두었다.

이들을 무시하고 새하얀 손에 법인을 만들었다.

수많은 선광이 제단에 흘러들었다.

숱이 적은 노인과 무표정한 노인 그리고 허수아비는 화가 났다.

하지만 난감하여 빠르게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비월여제가 이런 능력이 있다는 걸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다만 너무 포악했다.

어찌 됐건 그들은 선배인데 체면을 봐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 되겠다. 저자를 막아야 한다. 열 구의 주경의 시체를 저들이 낭비하게 할 수 없다."

숱이 적은 노인, 무표정한 노인은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그때였다.

퍼퍼퍼펑-!

수많은 천재지보들이 산산조각 나더니 여러 가지 영광으로 변해 시커먼 수정과 열 개의 관에 주입되었다.

제단도 완전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매우 현묘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죽음의 기운이 풍겼다.

"이, 이, 이건 설마 전설 속의 음양대전도술인가?"

허수아비는 실성하여 연거푸 두 발 뒤로 물러섰다.

그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진짜 음양대전도술인가?"

두 노인도 마찬가지로 매우 놀랐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들은 잘 알았다.

음양대전도술은 상고 십 대 주선 중에서 서열 사 위인 그분이 만든 술법이었다.

상고 십 대 주선은 세상에 남아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은 상고 십 대 주선의 행방에 대해 들은 바 있었다.

다만 제사 주선만 아무 소식이 없었다.

'앞에 있는 이들은 어떻게 얻었지?'

"능원 안의 주선, 지금의 제사주선 그리고 비월여제, 지보들……. 이 자식은 신분이 보통이 아니구나!"

두 노인과 허수아비는 정신을 차리고 서로 마주 보았다.

상대방의 눈빛이 어두워진 걸 발견했다.

그들은 이제야 진남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소문에 음양대전도술이 음양을 뒤집을 수 있고 생사를 돌릴 수 있다고 했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소. 오늘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면 열 구의 주경의 시체를 쓴다 해도 아깝지 않소!"

숱이 적은 노인 등은 눈을 반짝거리며 앞을 주시했다.

진남 등을 막으려던 생각은 깡그리 사라졌다.

열 구의 시골은 그들에게 없었고 또 그들은 시골을 얻을 기회도 적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면 그들은 시골을 이런 데 쓰지 않았을 것이었다.

"음양이 뒤집혀 질서가 사라지고 천지의 윤회가 열린다."

비월여제의 법인은 점점 빨리 변하고 표정이 장엄하고 주문을 읊는 소리도 매우 우렁찼다.

마치 지고무상의 존재가 제단에 올라 도를 수련하는 것처럼 커다란 선복도지 전체에 울려 퍼졌다.

웅-!

수정이 떨기 시작했다.

마치 수많은 진선이 떠 올라 높은 소리로 노래하는 것 같았다.

수정 안에도 두 개의 아름다운 형상이 천천히 나타났다.

그녀들은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치 좋은 일이 생각난 것처럼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본 진남은 몸이 떨리고 어안이 벙벙했다.

저도 모르게 심장이 멎고 그는 숨을 쉬지 않았다.

입도지존은 진남의 변화를 느끼고 그를 힐끗 보았다.

진남의 모습을 보더니, 그녀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진남과 알고 지낸 시간이 길지 않았다.

하지만 진남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았다.

그가 이런 표정을 짓는 건 그가 이미 여인들을 영혼에 새겼기 때문이었다.

* * *

시간이 흘러 잠시 후, 무범지지 밖.

휙-! 휙-! 휙-!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형상들이 연달아 날아왔다.

형상들은 대부분 만중선루와 제왕고도의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은 천선 경지이고 패자는 두 명뿐이었다.

땅에 내렸지만, 그들은 공격하지 않고 빠르게 길을 만들었다.

길 끝에서 용현령이 표정이 담담하고 위엄이 풍기는 중년 사내와 함께 천천히 걸어왔다.

바로 남세지존이었다.

"진남, 전에 너를 죽이지 못한 것이 큰 착오였다. 하지만 너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남세지존은 중얼거리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너희들은 밖에서 기다리거라, 나와 용현령이 들어가겠다. 걱정하지 말거라. 나는 은혜와 원한을 정확히 가린다. 너희들이 나를 도와 진남을 찾느라 애썼으니 나중에 진남을 너희들에게 넘기겠다."

이 말을 들은 천선 경지의 무인들은 일제히 한숨을 내쉬었다.

남세지존은 긴말하지 않고 몸을 날려 무범지지 안으로 들어갔다.

용현령은 뒤를 따랐다.

"누가 감히 이곳에 쳐들어왔느냐?"

능람람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괜찮은 곳이구나……."

남세지존은 주위를 훑어보더니 무덤덤하던 눈에 싸늘한 빛이 스쳤다.

"너희들을 죽일 사람이다."

그는 구천지존의 위엄을 폭발했다.

엄청난 강기가 휘몰아쳐 깨끗한 선의가 크게 흔들렸다.

무범지지 전체가 살짝 흔들렸다.

마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순간 앞쪽 허공에 빛이 반짝거리더니 살기가 내려왔다.

"진법이냐?"

남세지존의 눈에 멸시가 스쳤다.

그는 큰손으로 내리쳤다.

그는 이미 구천지존에 등극했다.

한 번 살짝 내리쳐도 천지를 파괴할 위력이 있고 패자들 대부분을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밝은 빛은 무척 환해지더니 수많은 커다란 진문이 순식간에 뿜어져 나와 그들을 감쌌다.

주위의 광경도 완전히 변해 희미해졌다.

희미한 광경의 깊은 곳에는 마치 무상의 존재가 무척 화가 나 끝없는 살기를 풍기는 것 같았다.

"이건 무슨 대진입니까?"

용현령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법은 기운이 대단했다.

지금의 그의 경지로도 진법 앞에서는 하찮았다.

"천노살진(天怒殺陣)?"

남세지존은 경악하고 말했다.

"진남이 이런 진법도 얻었을 줄 몰랐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평범한 구천지존이 아니다!"

절세의 패기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위엄 있는 대문이 그의 등 뒤에 나타나 팔황을 눌렀다.

"열려라!"

남세지존은 하늘 가득한 그림자로 변했다.

그림자마다 주먹을 날려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얼마 안 돼 희미한 광경(光鏡)에 구멍이 났다.

남세지존은 콧방귀를 뀌더니 용현령을 휘감고 광경을 걸어 나왔다.

그의 경지로 충분히 진법을 부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시간이 꽤 필요했다.

그는 지금은 진남을 진압할 생각뿐이었다.

그가 걸음을 멈추자 앞쪽과 좌우 양편에서 밝은 빛이 반짝이며 그를 협공했다.

"또 진법이야?"

남세지존은 미간을 찌푸리고 용현령을 바라보았다.

"이럴 리 없습니다. 저희들이 방금 들어왔을 때는 한 여인이 손을 써 저들을 물리쳤습니다. 아무런 진법도 없었습니다."

용현령은 서둘러 설명했다.

"이것들은 설치한 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좀 전의 진법 외에 다른 진법들은 위력이 강하지 않을 것이다."

남세지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말을 채 다하지 못하고 눈을 살짝 찌푸렸다.

세 개의 밝은 빛도 좀 전의 빛처럼 순식간에 환해졌다.

수많은 진문이 생겼다.

세 개의 전혀 다른 광경들이 흉수가 시뻘건 입을 벌린 것처럼 그들을 삼키려 했다.

천지를 덮는 살기가 파도처럼 그들을 덮쳤다.

세 개의 진법의 위력은 좀 전의 진법보다 더 강했다.

게다가 공격을 위주로 하고 매우 살벌했다.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살진이었다.

"진남아, 역시 너는 끊임없이 기적을 만드는구나. 마침 잘 됐다. 내가 직접 올 가치가 있다."

남세지존은 눈을 찌푸리고 손으로 법인을 만들었다.

"천지사방은 남문을 지존이라 칭하라!"

남세지존은 낮게 소리쳤다.

그의 등 뒤의 위엄 있는 대문이 흔들리더니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빛은 천지를 뒤엎는 살기를 산산조각 냈다.

그는 다시 앞을 향해 법인을 눌렀다.

위엄 있는 대문이 높이 날아올랐다.

마치 천지의 모든 힘을 한데 모은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세 개의 진법을 눌렀다.

쿠웅-!

사방에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진문들은 대단한 힘을 버티지 못하고 연달아 부서졌다.

하지만 진문들은 다시 나타나 한데 엉켜 대진을 이루었다.

"대진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고? 애를 먹겠구나."

남세지존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왼손으로 결인하고 오른손으로 수많은 신마무늬가 새겨진 창을 꺼내 절세창술을 드러냈다.

백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남세지존과 용현령은 세 개의 진법을 날아 나왔다.

용현령은 남세지존의 이마에 돋은 구슬땀을 보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남이 남세지존과도 적이어서 다행이다. 아니면 나의 수단으로 진남을 죽일 수 없다.'

남세지존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밖으로 나온 순간 그의 눈에서 눈부신 파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앞쪽을 꿰뚫어 보고 창을 다시 날리려 했다.

이때, 좀 전의 맑은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목소리는 좀 차가웠다.

"흥, 앞의 두 개 관문을 넘었구나. 꽤 능력 있구나. 우리를 죽이겠다고 한 이유가 있구나. 하지만 너희들이 세 번째 관문을 넘는지 보겠다."

남세지존과 용현령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세 번째 관문이 있다고? 설마 진법이 더 있나?'

허공에 열 개의 빛이 반짝거리더니 수많은 진문이 나타났다.

좀 전의 네 개 진법보다 더 강한 기운이 휘몰아쳤다.

"오무분허대진(五武分虛大陣), 옥황압천대진(玉皇壓天大陣), 용사연도대진(龍蛇演道大陣)……."

아무리 대단한 남세지존도 깜짝 놀랐다.

용현령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한 개의 대진이라도 나를 짓눌러 재처럼 날려버릴 수 있다. 그런데 대진이 열 개나 된다고?'

"고작 열 개의 대진으로 이렇게 놀라느냐?"

능람람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열 개의 밝은 빛 주위에 문득 스무 개의 밝은 빛이 동시에 반짝거렸다.

그중 두 개의 빛은 마치 오랜 태양처럼 매우 눈부시게 사방을 밝게 비췄다.

다른 빛들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건……."

남세지존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진남의 선복도지에 이렇게 많은 대단한 살진이 있을 줄 몰랐다.

그중 두 개의 진법에 그는 가슴이 서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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