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화 싫으면 관둬
입도지존은 긴장되어 물었다.
"이주? 그는 만여 년 전에 성공적으로 주경으로 돌파한 거물이다! 그가 죽었다고?"
이어 그녀는 또 무언가 생각난 듯 다른 능원의 비석을 보며 말했다.
"평생 원한이 없다. 나는 문검……"
그녀는 비석들을 하나하나 훑어봤다.
예쁜 눈에 점차 놀라움이 드러났다.
"이곳의 열여덟 개 능원은 주경 거물의 무덤이구나!
주경 거물의 무덤이 있다는 소문이 구천선역에 퍼지면 수많은 세력 심지어 많은 주경 거물들이 넘볼 것이다. 게다가 무덤이 열여덟 개나 된다.
이곳의 모든 걸 외부의 사람들이 알게 되면 큰 세력들은 매우 큰 대가를 치르더라도 외부의 대요들을 전부 죽이고 쳐들어오려 할 것이다!"
진남도 빠르게 훑어봤다.
마지막 두 번째 능원을 볼 때 그의 마심도 크게 흔들렸다.
"능람람이 말한 큰 무덤이 이것인 것 같다."
진남의 눈에 선화가 꿈틀거렸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다가가 비석을 바라보았다.
이 비석은 다른 비석과 달랐다.
다른 비석은 무덤 주인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하지만 비석에는 피로 쓴 글자뿐이었다.
"죽은 사람은 들어올 수 있다. 산 사람은 함부로 쳐들어오지 말거라!"
비석에 쓰여 있는 글자에서 아무런 기운이 뿜어져 나오지 않았지만, 진남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어디선가 차가운 눈이 그가 억지로 쳐들어올 엄두가 있는지 주시하는 것 같았다.
"진남, 이곳은……."
입도지존은 다가와 미간을 찌푸렸다.
진남이 움직이려고 할 때 느긋한 목소리가 무덤 안에서 들려왔다.
"밖에 있는 꼬맹이들아 어서 들어오거라. 꾸물거리지 말거라. 괜찮다."
진남과 입도지존은 깜짝 놀랐다.
다행히 진남은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전에 능람람은 이 무덤 안에 산 사람이 있다고 말했었다.
"이 계집애는 예쁘게 생겼구나. 어서 들어오거라. 내가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느끼게 해주겠다."
또 다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말한 사람은 심지어 침을 삼켰다.
"퉤! 이 영감탱이, 썩 꺼져! 두려워하지 말거라. 우리는 너희들을 해치지 않을 거다. 이 영감탱이도 어떻게 하지 못할 거다. 아니면 내가 영감탱이를 죽여버리겠다. 어서 들어오거라."
첫 번째 목소리가 계속 말했다.
"비석에 쓰인 글자들은 겁을 주려는 것이다. 전혀 의미가 없다."
진남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겁을 주려는 거라고? 귀신을 속이지?'
입도지존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녀는 처음 이렇게 조롱을 당했다.
"내가 먼저 들어갈게. 너 밖에서 나를 기다릴래?"
진남은 낮은 소리로 물었다.
그에게는 마혈이 있었다.
때문에, 무덤 안이 아무리 위험하다 해도 그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안 돼, 함께 들어가. 누가 나에게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주겠다는 건지 보겠다."
입도지존은 살기등등했다.
진남이 말할 시간도 주지 않고 진남의 손을 잡더니 능원 안으로 들어갔다.
무덤에 들어갔지만 아무런 특이한 느낌이 없고 살기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 앞의 광경이 달라졌을 뿐이었다.
무덤들이 전부 사라지고 수정처럼 투명한 마기 장벽이 생겼다.
장벽 뒤에는 아무런 특이함도 없고 평범한 궁전이 세 개 있었다.
그들과 멀지 않은 곳에 노인이 두 명 있었다.
한 노인은 숱이 적고 옹졸한 눈빛으로 입도지존을 주시했다.
다른 한 노인은 남루한 차림새로 땅에 누워 술 주전자를 들고 꿀꺽꿀꺽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는 표정이 무덤덤했다.
장벽 아래에는 눈에 띄지 않고 높이가 일 장 정도 되고 빛이 어두운 허수아비가 있었다.
허수아비는 고개를 숙이고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능람람은 한사코 그를 말렸다.
그는 이곳은 마기가 하늘을 찌르고 살기가 대단하고 비밀이 매우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광경일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
아무리 봐도 위험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그저 좀 기이한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 꼬맹이들 담이 크구나. 됐다. 우리 제대로 모임을 가지자. 마시자, 마셔!"
무표정한 노인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노인은 살짝 흥분했다.
"계집애야, 나와 함께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끼러 가자. 돌아오고 싶지 않을 거다."
숱이 적은 노인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죽어라!"
입도지존은 차갑게 한마디 했다.
천지의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졌다.
마지막에 형언할 수 없는 선도가 공격할 것 같았다.
"헉, 계집애 왜 이렇게 폭력적이냐?"
숱이 적은 노인은 깜짝 놀라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가려 했다.
이때, 위엄 있는 힘이 마도장벽 뒤의 세 개의 궁전 안에서 솟아올라 모든 걸 부쉈다.
"응?"
진남과 입도지존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어, 잊을 뻔했다. 여기서는 무력을 쓰면 안 된다. 너는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한다. 하하하!"
숱이 적은 노인은 큰소리로 웃더니 아쉬운 듯 말했다.
"아쉽구나. 생김새는 예쁜데 성격이 좋지 않구나. 나는 너 같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무표정한 노인은 멸시하듯 물었다.
"창피하지도 않아? 자, 꼬맹아. 함께……"
이때, 줄곧 아무 말 없던 허수아비가 몸을 일으키더니 싸늘하게 말했다.
"그만하지? 여기서 공격을 드러내면 장벽이 생긴다는 걸 모르오?"
다른 노인들은 주눅 들어 고개를 푹 숙였다.
허수아비는 진남과 입도지존을 힐끗 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를 그렸다.
아무 말 없던 노인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꼬맹이들아, 일부러 너희들을 끌어들인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여기 안에 갇혀 있어 무척 심심하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거라. 시간이 좀 지나면 틀림없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진남은 의아했다.
"여기는 나갈 수 없습니까? 좀 전에 들어올 때는 아무런 방해가 없었습니다."
숱이 적은 노인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믿지 못하겠느냐? 그럼 해보거라. 이곳은 설사 주경이라도 나가지 못한다."
진남과 입도지존은 서로 마주 보았다.
숱이 적은 노인의 말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았다.
주경의 강자가 나가지 못한다고 그가 나가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그에게는 마혈이 있었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진남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나갈 수 없으면 진짜 번거롭겠다.'
"자식, 진짜 해볼 거냐? 고작 천선 경지가 내 말을 믿지 않다니. 후, 말세구나."
숱이 적은 노인은 감탄했다.
"흥,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
무표정한 노인은 진남이 출구까지 간 걸 보더니 멸시하듯 말했다.
"좋은 마음에 한마디 권고하겠다. 어서 멈추거라. 아니면 너의 경지로……."
말을 끝내지 못한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눈빛이 옹졸한 노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이 본 걸 믿을 수 없었다.
진남은 이미 능원을 걸어 나갔기 때문이었다.
"너……."
허수아비는 더욱더 믿을 수 없었다.
그동안 그들은 많은 방법을 썼다.
수명과 도정을 태우는 방법도 썼었다.
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고작 천선 경지이고 하찮은 존재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니?
"어어어어? 너 어떻게 했느냐?"
무표정한 노인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흥분했다.
"방금 뭐라고 했느냐?"
입도지존은 빙그레 웃었다.
"우리가 뭐라고 했느냐?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숱이 적은 노인은 망연하더니 흥분하고 말했다.
"도우, 나는 처음 너를 볼 때부터 헤어진 지 오래된 동생을 만난 것 같았다."
진남과 입도지존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영감탱이가 진짜 뻔뻔하구나.'
허수아비도 참지 못하고 뛰어와 진남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본 것처럼 말했다.
"……너 어떻게 했느냐?"
숱이 적은 노인은 침을 뱉더니 말했다.
"왜 묻는 거요? 지금 바로 내 동생더러 우리를 데리고 이 괴상한 곳을 떠나라고 하겠소."
무표정한 노인은 병아리가 모이를 쪼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소, 미래의 제일지주이고 뛰어난 인재인 형제는 우리를 데리고 떠날 것이오!"
진남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마혈을 얻어서 여기까지 왔을 뿐입니다. 제 생각에 여러분을 데리고 나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말을 마친 진남과 입도지존은 안면을 바꾼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숱이 적은 노인과 무표정한 노인은 실망하고 눈에 멸시가 드러났다.
안색도 어두워지고 좀 전처럼 열정적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이 없구나!"
숱이 적은 노인은 한숨을 쉬더니 낙담했다.
그는 진짜 괴상한 곳에 조금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
아무런 좋은 점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더 큰 영향을 받고 경지도 계속 떨어졌다.
"네가 마혈을 연화했단 말이냐?"
허수아비는 빠른 걸음으로 진남 앞으로 다가와 진남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맞구나. 마의가 오래됐구나. 이곳과 똑같구나."
"도우, 나를 도와 판을 짤 수 없느냐? 너의 마의를 주입하면 나는 마도장벽을 부술 희망이 팔 할은 있다."
허수아비는 잊지 않고 한마디 덧붙였다.
"걱정하지 말거라. 네가 도와주면 나중에 너에게 매우 큰 좋은 점을 줄 거다."
숱이 적은 노인과 무표정한 노인은 눈을 반짝거렸다.
진남이 이런 쓸모가 있을 줄 몰랐다.
진남이 말하기도 전에 입도지존이 담담하게 말했다.
"마도장벽을 깨라고? 너희들은 나가려는 게 아니냐? 왜 장벽을 깨라는 거냐?"
허수아비는 그녀를 힐끗 보더니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솔직하게 말해 지금의 우리의 수단으로 아무리 대단한 능력이 있다 해도 강제로 나갈 수 없다. 유일한 희망이라면 마도장벽을 깨서 출구를 찾을 수 있는지 봐야 한다."
진남과 입도지존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허수아비의 말은 그들을 속이는 것 같지 않았다.
"진남이 도와줄 수 있어. 하지만 너희들이 알고 있는 걸 모두 우리에게 말해줘야 한다. 또 일이 성사되면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를 다섯 개 줘야 한다. 그리고 절대 우리를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선마도세를 하거라."
입도지존은 반달눈을 하고 웃으며 말했다.
앞에 있는 괴상한 노인 두 명과 허수아비는 경지가 구천지존을 초월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문도성주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러한 거장을 만났으니 그녀는 이 기회에 제대로 바가지를 씌우려 했다.
또, 방금 그들은 그녀를 조롱했었다.
"뭐? 선복 등급의 천재지보 다섯 개? 왜. 그냥 빼앗지 그러냐?"
숱이 적은 노인은 화가 났다.
"꼬맹이들아, 너희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려는 거냐?"
입도지존은 놀라지 않고 여전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나는 당신들이 누구인지 모른다. 또 알고 싶지도 않다. 싫으면 관둬."
숱이 적은 노인은 말문이 막혔다.
무표정한 노인은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영감탱이, 뭘 안다고 그러오? 걱정하지 말거라. 다섯 개면 다섯 개 주겠다. 우리 지금 바로 선마도세를 하겠다."
그는 말을 마치더니 꾸물대지 않고 바로 맹세를 했다.
"우리는 이곳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이곳이 상고 십 대 주선 중 한 명의 무덤이라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다."
무표정한 노인은 십 대 주선을 말할 때 진남과 입도지존이 놀라는 걸 보려고 일부러 힘을 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안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이 꼬맹이들은 쉽지 않구나."
무표정한 노인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너희들이 밖에서 본 능원들 중 나머지 열일곱 개는 이 능원을 중심에 놓고 지은 거다. 쉽게 말해 누군가 이곳을 공격하면 능원들은 살진으로 변한다."
진남과 입도지존의 눈에 그제야 묘한 빛이 스쳤다.
'열일곱 개의 주경 강자의 능원으로 대진을 만들었다. 대진은 위력이 얼마나 대단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