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화 동시에 살해된 것
"어……."
농염족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살화령은 도기이기도 하지만 그들 이십여 명의 화염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농염족에서 서열 오 위인 화염도 살화령을 어떻게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진남의 화염은 농염족의 서열 삼 위 심지어 서열 이 위의 화염과 비슷하단 말인가?
"분멸팔황(焚滅八荒)!"
진남은 허공에 뜬 채 손바닥을 저었다.
수많은 화도선염이 비처럼 쏟아졌다.
"큰일 났다! 어서 도망가자!"
농염족의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은 정신을 차리더니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진남의 화염은 그의 화염을 짓누를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전력을 삼 할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진남은 미리 예상하고 몇만 개의 도기를 드러내 무인들을 잘라 산산조각을 냈다.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진남의 공격에 무참히 살해되었다.
"이건……."
극생문, 문고족 그리고 제왕고도와 주위에 있던 무인들, 선령족의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제왕고도와 선령족의 무인들은 다시 한번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가…… 이렇게 강한 화염을 갖고 있다니! 이 흰색 화염은 농염족에서 서열 이 위의 화염보다 약하지 않다!"
육경음도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농염족에서 서열 이 위의 화염은 얼마나 대단한가?
세 명의 절세천재와 구천지존들을 포함하여 커다란 농염족에서 진남의 화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은 겨우 몇 명뿐이었다.
그녀가 진남을 얕잡아 본 것이었다.
"만양일격!"
싸움은 계속되었다.
진남은 무적의 패자처럼 혼자서 왼손을 저어 보천정에서 신위를 뿜으며 십룡천도령, 상고대변현진을 부쉈다.
"물러가자!"
극생문의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은 정신은 차리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는 자신들과 진남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깨달았다.
계속 싸우면 그들은 전부 죽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십 장도 날아가지 못했을 때 보천정이 하늘에서 내려와 그를 눌렀다.
"대룡횡천!"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은 태고의 용 울음소리를 듣자 긴장됐다.
정신을 차리고 반응하려는데 엄청난 힘이 그를 눌렸다.
그는 뼈가 부서지고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무영선부(無影仙符)……."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은 경험이 아주 많고 평범한 사람은 비교할 수 없었다.
그는 아픔을 억지로 참으며 보명선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바로 안색이 창백해졌다.
"너의 칼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방대한 도기를 드러내 그를 내리쳤다.
그는 바로 죽었다.
"장로가 죽었다!"
"두 명의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이 모두 죽었다!"
극생문, 문고족과 제왕고도의 나머지 무인들은 두려웠다.
진남의 대단한 기세에 그들은 이미 마음이 절반 무너졌다.
"진도도결!"
진남은 계속 공격했다.
순식간에 몇만 개의 도영을 만들어 커다란 그물처럼 모든 무인들을 덮었다.
"흩어져서 도망가자!"
죽음의 위기를 느낀 천선 경지 오 단계의 무인들은 전에 없던 삶의 본능을 드러내고 모든 수단을 펼쳐 진남의 기세를 뚫고 사방으로 도망가려 했다.
"전신의 선동, 죽여라!"
진남은 무상의 동력을 드러내 화염 거인을 만들었다.
거인은 큰손을 뻗어 무인들을 전부 잡아 불태웠다.
무인들은 전혀 막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죽었다.
진남의 전력으로 상대가 천선 경지 정상이라면 보천정을 움직여야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천선 경지 정상 이하라면 절세천재가 아니면 강하게 누를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싸우면서 몇백 명의 무인들이 왔지만, 진남이 전의를 최고로 끌어올리지 않은 이유였다.
이건 싸움이 아니라 학살이었다!
"너무…… 너무 대단하다!"
"진남은 이제 겨우 천선 경지 오 단계인데 이미 이렇게 전력이 강하다. 그가 조금만 더 성장하면 선왕 아래 제일인이 될 것이다."
무인들은 전승기연을 빼앗는 것도 까먹고 싸우는 광경을 보며 넋을 잃고 중얼거렸다.
"선왕 아래 제일인?"
이 말을 들은 육경음은 머릿속에 형상들이 떠올랐다.
형상들은 기세가 완전히 달랐다.
어떤 형상은 천지를 내려다보고 어떤 형상은 패기가 하늘을 찌르고 어떤 형상은 침묵하고 아무 말 없고 어떤 형상은 겸손하고 나서지 않았다.
'아직 선왕으로 진급하지 않은 절세천재들 중에서 진남은 제일인이 될 자격이 있다. 이 일이 끝난 후 나는 제대로 폐관 수련하여 경지를 높여야겠다.'
육경음은 생각하더니 선령족의 무인들에게 전음했다.
"나는 이미 이곳의 소식을 태상장로께 전했다. 우리는 먼저 돌아가자."
진남이 드러낸 전력은 너무 대단했다.
그들의 지금의 세력으로 계속 남아있는 건 죽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아직 마음껏 즐기지 못했는데 벌써 가려고?"
명망이 변한 희미한 형상이 사납게 소리쳤다.
육경음과 선령족 무인들은 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여러 가지 법인을 드러냈다.
"감히 나를 무시하다니!"
명망은 입술을 깨물더니 뭔가 생각난 듯 화가 났다.
그는 지금 드러낼 수 있는 의지가 한계가 있었다.
선령족의 무인들과 싸워 이길 수 없었다.
이들이 그를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문득 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차가운 칼이 허공을 넘어 육경음 등의 앞을 막았다.
아무런 위력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육경음과 선령족 무인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지선 경지의 무인들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진남은 태연하게 멀리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육경음과 선령족의 무인들은 더는 법인을 만들 수 없었다.
진남이 가까이 올수록 그들은 압박감이 커졌다.
육소명은 고개를 파묻고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했다.
"진남 도우, 이제 많은 다른 세력의 무인들이 올 것이다. 그들 중에는 패자도 있을 것이다. 너 우리와 연합하려고 온 거야?"
육경음은 먼저 물었다.
그녀는 표정이 평온하고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육경음, 적이 많다는 걸 알려주지 않아도 된다. 너는 중요한 순간에 팔요와 원적을 공격했다. 소일우와 용현령은 그 기회를 틈타 하마터면 나를 죽일 뻔했다."
진남은 싸늘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런 짓을 하고도 너희들은 그냥 가려고?"
선령족의 무인들은 소름이 끼쳐 손에 땀을 쥐었다.
육경음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진짜 미안하다. 나는 너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원적 그들도 봤을 거다. 아니면 요구사항을 말하거라. 우리가 보상으로 최선을 다해 만족시켜주겠다."
"보상?"
진남은 조롱하듯 말했다.
"육경음, 이런 수작은 다른 사람에게는 쓸모 있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소용없다!"
그의 말이 끝나자 단천도에서 수많은 도기가 뿜어져 나와 방대한 도역을 이루어 선령족의 사람들을 전부 덮었다.
육경음은 긴장됐지만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남, 어찌 됐건 너의 친구들은 죽지 않고 조금 다쳤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를 죽일 것까지 있느냐? 또 우리 선령족의 패자가 곧 올……."
사실 그녀가 선령족의 패자들에게 전음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들은 지금 바로 올 수 없었다.
"육경음, 네가 나를 공격했다면 나는 너희들을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너희들은 하마터면 나의 친구들을 죽일 뻔했다. 너희들은 피를 흘려야만 나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다!"
그의 말은 천둥 같았다.
천지를 뒤엎는 도세가 재난처럼 강림했다.
"진남이 선령족을 공격했다!"
"어……."
무인들은 깜짝 놀라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건 몇 번째 세력인가? 선령족은 다른 세력과 다르다. 선령족의 절세천재 육경음도 여기 있다. 진남이 진짜 육경음을 죽이면 선령족의 사람들은 크게 화를 내고 큰일이 벌어질 것이다.'
"팔전구묘(八轉九妙), 무양화(無陽花)! 피어나라!"
육경음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강제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체내의 선력을 최고로 움직여 손뼉을 쳤다.
방원 몇백 리에 수많은 꽃들이 연달아 피어났다.
꽃이 한 송이 필 때마다 천지에는 무형의 힘이 나타나 진남의 도기를 막았다.
"여러분, 진남은 전력이 아무리 강해도 혼자이고 체내의 선력도 마를 것이다. 우리는 힘을 합치면 살길을 찾을 수 있다."
육경음은 무상지법을 움직여 전음했다.
그녀는 패자처럼 위엄과 자신감이 있었다.
선령족의 무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두려움이 가득하던 눈에 결심이 드러났다.
"죽이자!"
무인들은 크게 소리치며 기세가 되살아났다.
이마에 쓰여 있는 '왕' 자와 '선' 자에서 빛이 반짝거리며 많은 선력을 끌어왔다.
"크라아아아-!"
명망 형상의 포효소리가 하늘을 흔들었다.
"진남, 함께 싸우자. 나는 오늘 이들을 제대로 혼내주련다."
싸움이 벌어졌다.
* * *
같은 시각, 육합금구 깊은 곳.
외부와 중간 지역과 달리 깊은 곳은 무형의 힘이 무척 강해졌을 뿐만 아니라 고개를 들면 여러 가지 이상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걸 볼 수 있었다.
허공에는 서로 다른 오래된 의지가 섞여 있었다.
마치 태고보물지가 완전히 열린 것처럼 어디나 기연과 전승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상의 대부분은 절세흉지였다.
조금만 조심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었다.
이변이 시작되자 이미 패자가 죽고 구천지존이 상처를 입은 소식이 들려왔다.
* * *
상고 큰 산의 깊은 곳.
농염족의 축강선왕, 무액족의 청몽선왕, 극생문의 선왕 그리고 제왕고도와 다른 세력의 몇 명의 선왕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선복 등급의 요상성약을 연화하며 상처를 회복하고 있었다.
좀 전에 그들은 험한 곳에 잘못 들어가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그들은 험한 곳을 뚫고 이제 곧 안에 들어가 전승기연을 얻을 수 있었다.
"누가 이렇게 설치는 거냐!"
제왕고도의 선왕은 투덜거리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
소일우와 천선과 지선들은 제왕고도에 혼패가 있었다.
죽으면 제왕고도의 사람들은 느낄 수 있었다.
방금 제왕고도의 사람들이 그들이 죽은 소식을 그의 영패에 전해왔다.
"왜 그러는 거요?"
축강선왕 등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러자 제왕고도의 선왕은 화를 참으며 낱낱이 설명했다.
"육합금구 안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 정상이요."
축강선왕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제왕고도의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상대방이 낭패를 보자 그는 기분이 좋았다.
"황 형, 화내지 마시오. 육합금구 안에서는……."
다른 선왕들도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제왕고도의 선왕은 안색이 더욱더 어두워졌다.
방금 괜한 말을 해서 웃음거리가 됐다고 후회했다.
"응?"
축강선왕은 허리를 곧게 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축강 왜 그러시오? 농염족에도 무슨 일이 생겼소?"
극생문의 선왕이 물었다.
"일이 생긴 거 맞소.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과 다른 이십여 명의 무인들이 죽었소. 하지만 별거 아니오."
축강선왕은 말하며 손을 저었다.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족인이 죽어 그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중요한 사람이 죽은 건 아니라 화가 나지는 않았다.
"흥, 방금 웃더니."
제왕고도의 선왕은 기분이 좋아져 입꼬리가 올라갔다.
다른 선왕들은 기분이 더 좋아졌다.
방금 상처를 입어 우울하던 기분이 싹 사라졌다.
그때였다. 극생문, 무액족의 선왕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어떻게 된 거지? 왜 농염족에도 무인들이 이십여 명이나 죽었지?"
두 패자의 소리에 축강선왕과 다른 선왕들은 어리둥절했다.
"응? 육경음이 위험에 처했나?"
선령족의 선왕들은 순식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잠깐……."
축강선왕 등 패자들은 뭔가 느끼고 마주 보더니 조용해졌다.
잠시 후 그들은 모두 헛숨을 들이켰다.
여러 세력과 종족에서 한꺼번에 이십여 명의 무인들이 죽은 건 큰일이 아니었다.
소일우 심지어 육경음이 죽은 것도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정상적이 아니었다.
몇 개 세력에서 거의 동시에 소식을 전해왔다.
그들은 동시에 살해된 것이었다!
그중에는 소일우와 위험에 부딪힌 육경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