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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006화 (1,006/1,498)

1005화 어서 도망가시오!

구덩이 밖에선 흑포인들의 신념을 받은 극생문, 농염족, 문고족, 무액족, 제왕고도의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이제 곧 도착할 것이었다.

"만양일격!"

진남이 신념을 움직이자 보천정에 새겨진 신마 그림이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보천정 안에 모여있던 무상의 신위가 찬란한 빛으로 변해 파란색 나무에 주입되었다.

"수지계(樹之界)!"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세 명이 동시에 소리치며 나무에 법인을 주입했다.

나무 꼭대기에 황금색 꽃잎이 일곱 개인 꽃이 천천히 피어났다.

쿠웅-!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천선 경지 정상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만양일격이 나무를 때리자 마치 태고도산(太古道山)에 부딪힌 것처럼 나무는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저건 무슨 나무야?"

팔요마왕과 원적은 깜짝 놀랐다.

"전신의 선동, 열려라!"

진남은 살짝 긴장했다.

눈에 불꽃이 튀고 방대한 동력으로 나무를 꿰뚫어 봤다.

"깨라!"

진남은 선력의 움직임이 기이한 곳을 열다섯 개 발견하고 신념을 다시 움직였다.

보천정은 찬란한 빛을 드러내 나무를 공격했다.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나무는 여전히 산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진남, 소용없다. 너의 도기가 아무리 대단해도 나무에 상처를 입힐 수 없다!"

"가둬라!"

천선 정상 경지의 무인 셋은 손에 만든 법인을 바꾸었다.

천곡선수는 살아난 것처럼 수많은 나뭇가지가 뻗어 나와 보천정을 꽁꽁 감쌌다.

보천정이 아무리 대단한 위력을 드러내도 포위를 뚫을 수 없었다.

"헉! 어떻게 된 거야?"

팔요마왕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 분, 자네들은 이 나무가 어떻게 보천정을 막을 수 있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오."

원적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합장하고 말했다.

"헛소리하지 말거라!"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셋은 눈을 흘겼다.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마시오. 쩨쩨하오."

원적은 입을 삐죽거리며 포기했다.

그가 이 수단으로 탄월구두견을 상대할 수 있었던 건 탄월구두견이 쉽게 화를 내는 성격이었기 때문이었다.

"진남, 죽어라!"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셋은 소리치며 허공을 날아와 선술을 드러냈다.

진남은 전력이 대단했다.

하지만 그들은 진남보다 다섯 경계나 높았다.

선력 차이가 매우 컸다.

진남에게 보천정만 없으면 그들은 연합하여 진남을 이길 수 있었다.

이때 진남의 도세에 눌렸던 무인들도 정신이 번쩍 들어 최강의 공격을 드러내 강제로 진남의 포위를 뚫으려 했다.

"고작 나무 한 그루로 나를 막겠다고?"

진남은 도세를 거두고 과천일격을 드러내 천곡선수 위로 날아갔다.

"궁우태황, 붕멸전도!"

진남은 시뻘건 머리카락을 날리며 소리쳤다.

손에 든 칼에 수많은 방대한 힘이 모여 시커먼 도기로 변했다.

그가 칼을 휘두르자 무인들 대부분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화르륵-!

천곡선수 위의 황금색 꽃이 찢어지고 나뭇가지도 여러 개 부러졌다.

하지만 팔요마왕과 원적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 칼의 위력이라면 천선 경지 구 단계라도 중상을 입을 것이다. 나무는 적어도 절반은 잘렸어야 했다.'

"너, 너…… 나무를 다치게 할 수 있다고? 네가 든 칼은 도대체 무슨 칼이냐?"

오히려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셋이 깜짝 놀랐다.

그들은 이 나무의 오묘함을 잘 알았다.

파괴력이 대단한 힘의 공격을 받거나 아니면 무엇인가에 눌려야만 파괴되었다.

'단천도는 자르지 못할 것이 없다! 나무를 자르는 건 더 말할 나위 없다.'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단천도가 황금색 꽃을 자를 때 그는 단천도와 보천정의 위력이 약한 것이 아니라 천곡선수가 현묘하여 자신을 공격하는 힘의 대부분을 막을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하지만 모든 힘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진남은 오행상생상극이 생각났다.

쉽게 말해 나무는 불을 무서워했다.

"잘됐다. 너희들로 그것의 위력을 시험해보자."

진남은 단천도로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세 명을 내리쳤다.

왼쪽 손바닥에는 화도선염이 나타나 훨훨 타올랐다.

천선으로 진급한 후 화도선염의 불씨도 조금 커져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진남, 너 자신을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는구나! 천곡선수는 불을 두려워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평범한 불로 천곡선수를 다치게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지금 바로 너의 칼을 누를 것이다. 그러면……."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셋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손을 저었다.

화도선염이 천곡선수의 나뭇가지에 떨어졌다.

불씨가 나뭇가지에 떨어지는 순간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다.

불씨는 매우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나무줄기와 모든 나뭇가지를 감싸고 불바다로 변했다.

천곡선수는 크게 떨었다.

하지만 순식간에 타서 재로 되었다.

"너……."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셋은 깜짝 놀랐다.

'진남이 드러낸 건 어떤 화염이지? 농염족의 십 대 화염 중 칠 위인 화염도 한참이 지나야 나무를 다 태울 수 있다!'

"당황하지 말고 연합하여 진남을 공격하자!"

천선 경지 팔 단계의 무인들이 소리쳤다.

"연합한다고? 너희들은 우리가 보이지 않느냐?"

팔요마왕과 원적은 하늘로 날아올라 마추를 휘두르고 불경을 읊기 시작했다.

"보천정!"

진남이 왼손을 젓자 보천정에서 무상의 신위가 드러나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셋을 공격했다.

셋은 안색이 어두워져 서둘러 방어했다.

하지만 큰 충격을 받았다.

"눌러라!"

진남은 낮게 소리쳤다.

커다란 보천정이 태고 큰 산처럼 몇십 배로 커져 셋을 눌렀다.

셋은 몸을 떨며 피를 토했다.

"궁우태황, 진도도결!"

진남은 단천도를 거둬들이더니 몸을 날렸다.

수많은 궁우태황의지가 사방으로 퍼져 한 개의 영역을 만들었다.

그의 형상도 몇천 개로 많아졌는데 전부 그림자였다.

"아차!"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셋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모든 그림자들이 한데 뭉쳐 한 사람으로 변하더니 천지의 위력을 가진 듯한 세 개의 대단한 도기가 그들을 내리쳤다.

"진짜 대단한 공격이다!"

멀리 있던 육경음과 선령족 무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쿠쿠쿠쿵-!

폭발음이 세 번 들렸다.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셋은 비명을 질렀다.

그들의 앞을 가리고 있던 법보, 부적 등이 전부 부서지고 몸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진남, 너 진짜 대단하구나. 하지만 우리가 도망갈 정도는……."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셋은 안색이 창백해지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절반쯤 말한 그들은 뭔가 느꼈다.

그들이 말을 마쳤을 때 진남은 이미 입을 벌렸다.

세 개의 화도선염이 뿜어져 나와 그들에게 떨어졌다.

"악-!"

세 개의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세 명이 천선 경지 오 단계의 공격에 불타 죽었다.

"세 명의 천선 경지 정상을 모두 죽였어!"

"이것이 제일선의 실력인가?"

선령족의 무인들과 전승기연 안의 무인들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랐다.

육소명은 더욱더 놀랐다.

그는 어디에도 참가하지 않았지만, 얼굴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진남은 전력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두려운 걸 모르는구나. 전에 내가 살아남은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구나.'

"어서 도망가거라. 살아서 나가면 여기서 발생한 모든 일을 태상장로에게 전하거라. 악!"

제왕고도의 천선 경지 팔 단계의 무인들도 두려웠지만 침착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싸늘한 빛의 공격에 죽었다.

"하하, 통쾌하다, 통쾌해! 너희들은 우리를 쫓지 않았느냐? 왜 지금은 꼼짝도 못 하느냐!"

팔요마왕은 큰소리로 웃었다.

그는 손에 든 마추로 천선 경지 일 단계의 무인 두 명을 때려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그는 사람을 죽이기를 좋아하는 마왕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줄곧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었다.

어떠한 사람이든 적이 되면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

이 세상은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이었다.

이때, 빠른 소리가 들리더니 무인들이 연달아 나타났다

농염족, 극생문, 문고족의 무인들이 모두 오십여 명 되었다.

그들은 제왕고도처럼 천선 경지 정상의 전력을 가진 무인들은 많지 않았다.

두 명밖에 안 되었다.

무인들 대부분은 천선 경지 이 단계 혹은 삼 단계거나 지선 경지 정상 정도였다.

"진남? 천선 경지 오 단계에 도달했어?"

무인들은 나타나자 진남을 주시했다.

그들은 진남의 경지를 느끼고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아수라장이 된 바닥과 깊게 파인 골짜기들, 진남의 몸에 난 상처와 핏자국을 보자 상황 파악이 되었다.

진남과 제왕고도, 선령족의 사람들이 싸움을 벌였고 진남은 큰 상처를 입은 게 분명했다.

"진남, 너 오늘은 도망갈 수 없을 거다! 어서 전에 얻은 지보들을 전부 내놓거라. 그럼 우리는 너를 살려주……."

농염족과 극생문의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들이 동시에 나서 싸늘하게 외쳤다.

그들은 만나자마자 연합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그들은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다.

진남 등이 말하기도 전에 제왕고도의 무인들이 소리를 질렀다.

"여러분, 어서 도망가시오! 자네들은 진남의 상대가 안 되오. 어서 여러 세력에 알려 패자를 오라고 하시오!"

그 소리에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두 명과 많은 무인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뭐야, 진남은 겨우 천선 경지 오 단계다. 절세천재라 해도 우리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연합했는데 어떻게 상대가 안 될 수 있지?'

"좋다! 나는 용현령에게 제대로 고맙다고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구나. 이렇게 큰 선물을 주다니!"

진남의 눈에 싸늘한 빛이 스쳤다.

'오늘은 몇 명이 오든 다 죽이겠다!'

"만양일격!"

진남은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보천정을 불러와 무상의 신위를 모아 대단한 찬란한 빛을 만들어 공격했다.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두 명은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남의 공격에 그들은 죽음의 기운을 느꼈다.

"진남, 제왕고도의 사람들이 두려워한 이유가 있구나. 하지만 제왕고도는 우리와 비교가 안 된다. 오늘 우리 농염족의 힘을 보여주겠다!"

"살화령(殺火令)!

농염족의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은 정신을 차리고 손뼉을 쳤다.

높이가 오 장, 넓이가 일 장 정도 되고 가운데에 도철(??, 중국 고대 짐승)의 형상이 새겨진 암홍색 영패가 나타났다.

다른 농염족 무인들도 바로 크게 소리쳤다.

무인들에게서 서로 다른 화염이 뿜어져 나와 화룡, 봉황 등을 만들어 영패에 주입했다.

쿠웅-!

살화령은 대단한 기세를 드러냈다.

마치 화선(火仙)이 세상에 강림한 것 같았다.

대단한 화염을 뿜어 만양일격을 불태웠다.

"십룡찬도령(十龍?道鈴)!"

"상고대변현진(上古大變玄陣)!"

극생문의 천선 경지 정상과 문고족의 천선 경지 구 단계의 무인들은 강한 도기, 법보를 드러냈다.

살화령보다 약했지만 여러 사람의 위력이 한데 뭉치니 위세가 대단했다.

"진짜 방대한 세력이구나! 진남이 이들을 죽일 수 있을까?"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감탄하는 동시에 또 의문이 들었다.

"기회다!"

제왕고도의 나머지 사람들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들이 이토록 강할 줄 몰랐다. 어쩌면 우리가 이길 수도 있겠다! 진남도 많이 지쳤을 것이다.'

"농염족의 화염? 너희들의 화염은 축자황의 선염과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너희들의 화염과 그것이 얼마나 차이가 큰지 시험해볼 수 있겠다. 화도선염, 전도지권!"

이토록 강한 세력을 마주하고도 진남은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강해졌다.

수많은 흰색 화염, 수많은 전도의지를 주먹 끝에 모아 공격을 드러냈다.

"우습다! 너의 화염은 진짜 비범하다. 하지만 살화령은 우리 스무 명의……."

농염족의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은 하찮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진남의 주먹은 살화령을 흔들었다.

영패에 새겨진 도철의 형상은 불에 타 금이 갔다.

펑-!

살화령이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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