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화 이게 진정한 실력인가?
무인들이 보기에 진남은 상고살선 같았다.
살을 엘 듯 싸늘하고 실체를 이룰 것 같은 살기에 그들은 영혼마저 떨렸다.
왕자가 화를 내면 많은 사람이 죽었다.
진남이 화가 났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물러가자!"
소일우는 소름이 끼치고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는 크게 소리치며 마도둔술을 드러내 마광으로 변해 멀리 날아갔다.
용현령과 다른 세력의 무인들, 그리고 방금 공격한 무인들은 깜짝 놀라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수단을 드러내 사방으로 도망갔다.
진남이 천선 경지 일 단계로 진급했다 해도 그들은 승산이 없었다.
그런데 진남은 한꺼번에 천선 경지 오 단계로 진급했다.
진남의 대단한 전력과 보천정의 위력까지 하면 천선 정상의 경지라도 진남을 막을 수 없었다.
"대룡횡천!"
진남은 순식간에 체내의 두 개의 문도법을 최고로 움직여 태고선룡으로 변해 커다란 용발을 휘저었다.
허공이 순식간에 찢어졌다.
천선 경지의 무인들, 지선 경지의 무인들은 모두 진짜 개미로 변한 것처럼 전혀 막지 못하고 진남의 힘에 산산조각 나 하늘 가득한 혈무로 변했다.
"과천일격!"
진남은 제자리에서 사라지더니 태고신마처럼 소일우의 뒤에 강림해 싸늘한 칼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현체지마(玄替之魔)!"
소일우는 소름이 끼쳤다.
그는 서둘러 식해 속의 각인을 움직였다.
제왕고도의 천선 경지의 무인 몇 명이 순식간에 그의 뒤에 나타났다.
이건 그의 아버지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준비한 수단이었다.
"너……."
천선 경지의 무인들은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들은 무형의 도광 공격에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죽였다.
잠깐이었지만 소일우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법인을 바꾸더니 서둘러 속도를 빨려 멀리 날아갔다.
"자신의 사람을 인질로 삼다니. 넌 인간도 아니다!"
진남은 콧방귀를 뀌더니 허공을 내리쳤다.
"전신 제사 식, 만공절살!"
소일우는 몸이 서늘해졌다.
몇백 개의 도기가 그의 옆에 나타나 얼기설기 엉키더니 그를 감싸고 있는 위엄 있는 마영에 몇백 개의 구멍을 냈다.
강한 반동의 힘이 그를 때렸다.
그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피를 토하더니 성에 부딪혔다.
그의 체내의 상고마의 덕분에 그는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용현령, 어디로 도망가려고?"
용현령은 남세선문과 하나가 되어 찬란한 무지갯빛으로 변해 먼 곳으로 날아갔다.
그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기뻤다.
그러나 싸늘한 목소리를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단한 동력이 커다란 산으로 변하더니 엄청난 위세를 뿜으며 그에게 부딪혔다.
"악-!"
용현령은 비명을 지르더니 소일우와 멀지 않은 곳에 떨어졌다.
남세선문은 이미 산산이 파괴되었고 용현령은 얼마나 많은 뼈가 부러졌는지 알 수 없었다.
"죽어라!"
진남은 몸을 날려 칼로 내리쳤다.
무인들이 연달아 죽었다.
"진남 대인 살려주십시오!"
다른 세력의 무인들은 두려움에 안색이 파랗게 질려 도망치며 살려달라고 빌었다.
"살려달라고? 너희들은 공격하기 전에는 결과를 생각하지 못했느냐?"
진남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도법을 변화시켰다.
몇만 개의 도기가 사방으로 휘몰아치며 무인들을 공격했다.
"이제 너희 둘 차례다!"
진남은 싸늘한 눈빛으로 가까스로 버티며 멀리 날아가는 용현령과 소일우를 바라보았다.
"진남, 여기서 죽고 싶지 않으면 비밀을 말하거라."
이때, 육경음이 담담하게 말했다.
"죽여라!"
선령족의 천선 경지의 강자들은 육경음의 뜻을 이해하고 찬란한 선광을 풍겼다.
이마에 쓰여 있는 왕, 선 두 글자가 계속 반짝거리며 천지의 힘을 움직였다.
"아직 희망이 있다!"
용현령과 소일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선령족의 꼬맹이들아, 죽을 지경이 된 것도 모르느냐?"
말한 사람은 진남이 아니라 기혈이었다.
커다란 보천정이 크게 흔들리더니 수많은 요기가 솟아올랐다.
백 장 정도 되는 요수의 형상이 점차 드러났다.
"오랜만에 드디어 나왔구나. 한 개의 의지밖에 안 되지만 너희들은 나의 분노를 느끼거라."
명망은 하늘을 향해 크게 소리쳐 허공을 흔들었다.
커다란 형상이 선령족 무인들 앞에까지 날아왔다.
커다란 요조에 엄청난 힘을 싣고 내리쳤다.
"아차!"
선령족의 무인들은 일제히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 요수의 형상은 보통이 아니구나!'
"천지만물은 내 명을 듣거라. 힘으로 나를 지지하거라. 세상의 모든 선령……."
육경음은 빠르게 법인을 움직였다.
수많은 천지의 힘이 그녀에게 주입되어 그녀는 기세가 연달아 폭등했다.
이것이 그녀가 진남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였다.
선령족은 우월한 천부적인 조건이 있었다.
어디 있든 커다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나중에 너희들에게 따지겠다. 지금은 썩 꺼지거라!"
진남은 시뻘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소리치더니 수많은 흰색 화염과 두 개의 문도법의 의지를 주먹 끝에 모아 공격했다.
쿠웅-!
"어떻게 이럴 수가……."
육경음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커다란 위기감이 든 그녀는 도기를 드러내 앞을 막았다.
진남의 엄청난 힘에 도기는 부서졌다.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던 모든 선광이 부서졌다.
그녀는 강한 힘에 맞았다.
그뿐만 아니라 대단한 화염의지가 그녀의 체내에 주입되었다.
진남은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단천도를 드러내 하늘을 가르는 싸늘한 빛으로 변해 소일우의 어깨를 찌르고 그를 땅에 박았다.
"용현령, 오늘은 먼저 너를 죽이겠다!"
진남은 허공을 날아오며 주먹을 날렸다.
"대소술!"
죽음의 기운을 느낀 용현령은 마음먹고 어떤 상황에서도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술법을 드러냈다.
퍼엉-!
용현령은 몸이 폭발하여 혈무로 변했다.
기이한 힘이 그의 선력, 의지, 영혼 등을 감싸고 땅 밑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용현령 제법이구나, 내가 너를 얕잡아봤다! 이 정도의 도명법문(逃命法門)을 장악하다니, 네가 전에 얻은 전승이 평범하지 않은 것 같구나! 하지만 이번 일이 끝나고 네가 천허조교로 도망갔다 해도 나는 너를 죽일 거다!"
진남은 소일우를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이제, 네 차례다!"
소일우는 개세천재이기도 하고 핵심장로이기도 했다.
죽음을 예감한 그는 두려워하며 서둘러 말했다.
"진남, 나를 죽이지 말거라. 나는……."
진남은 단천도를 뽑아 소일우를 내리치려 했다.
이때, 서른네 개의 눈부신 선광이 멀리서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천선 정상의 경지의 무인 두 명, 천선 경지 팔 단계의 무인 다섯 명, 천선 경지 삼 단계의 무인 일곱 명, 지선 경지의 무인 열여섯 명이 빠르게 날아왔다.
이들은 전에 소일우의 소식을 받고 다른 곳에서 날아온 제왕고도의 무인들이었다.
"장로!"
소일우를 발견한 무인들은 눈을 찌푸렸다.
얼굴이 상처투성이인 천선 정상 경지의 무인이 가장 먼저 반응하고 크게 외쳤다.
"진남, 어서 풀어주거라. 소일우는 우리 제왕고도의 부도주의 아들이다. 그를 죽이면 너는 우리 제왕고도 사람들의 분노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
제왕고도에는 두 명의 부도주가 있었다.
그들은 모두 구천지존이었다.
"살았다!"
소일우는 기뻤다.
제왕고도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고 자신의 신분까지 알았으니 진남은 자신을 죽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바로 표정이 굳었다.
"너희 제왕고도의 분노? 허허, 우습구나! 나를 공격하려고 했으니 너희들은 나의 분노를 감당할 준비를 해야 한다."
진남은 하찮은 표정으로 손에 든 칼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소일우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었다.
진남의 칼이 바로 소일우의 머리를 베었기 때문이었다.
제왕고도의 사람들이 여러 번 진남을 공격했다.
그들은 이미 철천지원수였다.
그런데 소일우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그가 어찌 참을 수 있을까?
도주의 아들이라도 봐줄 생각이 없었다.
"너……. 너 감히……."
제왕고도의 무인들은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
그들뿐만 아니라 전승을 빼앗던 무인들과 선령족의 무인들도 깜짝 놀랐다.
육경음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중상을 입어 우선 상처를 회복해야 했다.
그러나 이 광경을 보고 그녀도 깜짝 놀랐다.
"앞으로 이자식 앞에서 마수라는 말을 꺼내지 말아야겠다!"
팔요마왕은 감탄했다.
"팔요, 틀렸소. 진남 도우는 마가 아니오. 그는 사람들을 위해 나쁜 사람을 처리하는 거요. 공이 무척 크오!"
원적은 합장하고 말했다.
수신량과 능람람은 깜짝 놀랐을 뿐만 아니라 통쾌했다!
가슴을 답답하게 하던 불만을 완전히 드러냈다.
'연합하여 우리를 상대한다고? 좋다. 우리는 배로 돌려주겠다!"
"람람, 우두커니 있지 말고 어서 나를 도와 선력을 회복시켜줘! 어찌 진남과 명망 둘만 앞에 나서서 잘난 척하게 할 수 있느냐?"
팔요마왕에게서 대단한 마의가 뿜어져 나왔다.
제왕고도의 무인들 중에서 천선 정상 경지의 무인이 정신을 차리고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다들 뭐 하는 거냐? 연합하여 소 장로를 위해 복수하자!"
"죽여라!"
다른 무인들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 소리를 지르며 몸을 날려 강한 선술을 드러냈다.
제왕고도의 세력은 선령족보다 더 강했다.
진남은 천선 경지 오 단계에 도달했지만, 그와 싸우는 건 전혀 문제없었다.
"진남, 네가 천선으로 진급할 때 보천정은 일 단계만 열렸다. 정신을 집중하면 그것을 움직여 만양일격(萬陽一擊)을 드러낼 수 있을 거다!"
명망은 소리쳤다.
이에 진남은 신념을 움직였다.
커다란 보천정이 순식간에 그의 앞으로 날아왔다.
보천정에 새겨진 많은 신마 그림 중 열 개에서 오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천지에서 수많은 붉은빛이 보천정에 주입되었다.
쿠웅-!
찬란한 빛이 절세일격처럼 뿜어져 나왔다.
가장 앞에서 진남을 공격하던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두 명과 천선 경지 팔 단계의 무인 여덟 명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서둘러 여러 가지 법보를 드러내 앞을 막았다.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곱 명의 무인들은 신음을 흘리며 몇 리 밖으로 튕겨 나갔다.
"저 도기가 이렇게 대단할 줄이야!"
선령족의 무인들과 멀리 있던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보천정은 좀 전에 매우 기이하고 천선 경지 정상과 맞먹는 대요를 한 마리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 그들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보천정은 상고도기이고 매우 큰 비밀과 연관 있었다.
비월여제도 보천정이 매우 소중하다고 했었다.
보천정의 위력은 다른 도기들이 비교할 수 없었다.
지금도 진남이 천선 경지로 진급해서 고작 그것의 일 단계를 열었을 뿐이었다.
"궁우태황, 진도도결!"
진남은 두 가지 문도법의 의지를 전부 단천도에 주입했다.
순식간에 수많은 도영이 드러나더니 천지를 파괴할 것 같은 힘이 뭉쳐졌다.
"이건 무슨 도법이지?"
"어서 피해!"
제왕고도의 남은 이십여 명의 무인들은 동시에 소름이 끼쳤다.
그들은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처럼 피할 수 없었다.
"나쁜 놈들, 내가 왔다!"
팔요마왕과 원적이 허공을 넘어 날아오더니 손에 법인을 만들었다.
엄청난 마상과 수많은 불음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악-!"
비명이 들렸다.
제왕고도의 무인 다섯 명이 방대한 힘에 산산조각 났다.
"천곡선수(天穀仙樹)!"
천선 경지 정상의 무인 두 명, 천선 경지 팔 단계의 무인 다섯 명은 순식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중 우두머리인 자가 손뼉을 치자 높이가 삼십여 장 되는 파란색 나무가 허공에 나타나더니 오랜 기운을 풍겼다.
"이것이 바로 저자의 진정한 실력인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육경음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드디어 깨달았다.
진남은 자신과 경지가 같았지만, 그가 도기를 쓰지 않아도 도술조차 막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