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화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겠다
"죽여라!"
용현령은 소일우와 천선 경지의 무인들, 지선 경지의 무인들은 군대처럼 엄청난 기세를 드러내 공격을 펼쳤다.
팔요마왕과 원적의 수단이 매우 강했다.
하지만 용현령, 소일우 등은 사십여 명이나 되었다.
그들이 드러낸 선술들이 한데 뭉치자 엄청난 위력이 생겼다.
그들은 마영을 부수고 불상과 불비(佛碑)를 물리쳤다.
"부멸지조(覆滅之爪)!"
명망의 싸늘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커다란 보천정이 위로 솟아올랐다.
보천정 안에 있던 명망은 커다란 발을 뻗어 내리쳤다.
용현령, 소일우 등의 위쪽 하늘이 시커메졌다.
대단한 왕이 분노한 것 같았다.
혈안, 수신량, 능람람 세 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명망의 공격은 천선 경지 칠 단계 무인의 공격과 비슷했다.
"지마번(地魔幡)!"
소일우의 오른팔이 부풀어올라 시뻘건 마수로 변했다.
그가 손으로 허공을 잡더니 삼 장 높이의 검은 깃발을 끄집어냈다.
깃발을 앞으로 젓자 처량한 소리가 허공에서 울려 퍼지고 끝없는 마운(魔雲)이 밀려와 위쪽의 요위를 막았다.
"팔황육합(八荒六合), 남세선문(南世仙門)!"
용현령은 작정하고 법인을 변화시키고 금술을 드러냈다.
자신의 백 년의 수명을 대가로 손바닥에 흰색 부호를 만들었다.
그가 손바닥으로 허공을 누르자 둥-하는 소리와 함께 몇만 개의 선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오래된 기운이 가득한 대문이 선문에서 나타나더니 위쪽의 어둠을 뚫었다.
"이건 뭐지?"
명망은 눈을 찌푸렸다.
대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대문 깊은 곳에서 두려운 기운을 느꼈다.
"도우들, 저 정은 나에게 맡겨라. 나는 이 선문으로 너희들을 도와주겠다. 너희들은 우선 저 마수를 빨리 격파시키거라!"
용현령은 신념을 전했다.
남세선문이 살짝 흔들리더니 사십여 개의 방대한 선광이 용처럼 무인들의 체내에 주입되었다.
무인들은 기세가 끊임없이 높아졌다.
"화혈마권(化血魔拳)!"
"냉화심련검결(冷火心蓮劍訣)!"
무인들은 형상을 변화시키고 강한 선술을 드러내 팔요마왕을 공격했다.
처음에 드러낸 마영들은 팔요마왕과 부딪히자 바로 대단한 힘에 산산조각 났다.
"나를 만만하게 보는 거냐? 오늘 제대로 너희들과 놀아주마!"
팔요마왕은 괴상한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가 전에 펼친 살벌대마진은 수많은 선혈로 변해 그를 덮었다.
그는 기세가 연거푸 높아졌다.
팔요마왕을 공격하던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들은 자신들이 마주한 자가 평범한 마수가 아니라 전에 거의 구천지존에 등극할 뻔했던 선고를 연화할 정도로 간이 부은 마왕이란 걸 몰랐다.
"팔요화추(八曜化錘), 천지기혈(天地嗜血)!"
팔요마왕은 두 개의 망치를 다시 꺼냈다.
하늘 가득한 망치 형상에서 뜨거운 빛이 뿜어져 나왔다.
무인들은 열염지옥에 빠진 것처럼 타서 악귀가 될 것 같았다.
"제길! 마수는 또 왜 이렇게 강한 거야!"
용현령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팔요마왕과 원적 중에 팔요마왕이 상대하기 더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너희들 모두 불문에 귀의하거라!"
원적은 싸늘하게 말했다.
그의 몸집이 부풀어 올라 높이가 이십여 장 되고 금색 빛이 감도는 커다란 부처로 변했다.
그는 두 손을 합장하고 장엄한 표정으로 무상의 힘을 가진 불경을 읊어 무인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쿠쿠쿠쿵-!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지고 수많은 강기가 사방을 흔들었다.
용현령, 소일우 등 사십여 명의 무인들은 원적, 팔요마왕, 보천정의 공격을 막았다.
"아차! 스무 개 셀 동안밖에 남지 않았다!"
용현령과 소일우는 마주 보고 서로의 안색이 어두워진 걸 발견했다.
좀 전에 그들은 진남이 눈살을 찌푸렸고 눈까풀이 파들거리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언제든 눈을 뜰 수 있었다.
진남이 걸치고 있는 천선의 옷도 이제 마지막 한 조각밖에 남지 않았다.
"원적, 너희들 꼭 버텨야 한다!"
팔요마왕은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크게 소리쳤다.
손에 든 두 개의 망치를 세게 내리쳐 앞에 있는 천선 경지 일 단계의 무인들을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원적, 혈안, 수신량 등도 중요한 순간이 왔다는 걸 느끼고 의지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열 개 셀 시간이 남았다!"
용현령과 소일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둘은 표정도 흉악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아직 드러내지 않은 수단이 있었다.
진남을 죽일 때 쓰려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으로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우르릉-!
귀청을 찢는 폭발음과 함께 그들과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청색 소공간의 공간장벽이 부서졌다.
육경음, 육소명 등 선령족 무인들이 눈부신 빛을 반짝거리며 안에서 날아 나왔다.
"선령지체, 천지의 힘을 끌어오거라!"
"대성주(大聖呪)!"
육경음은 흰옷을 흩날리며 하늘로 날아올라 그림 속의 선녀처럼 새하얀 손으로 앞을 내리쳤다.
방대한 힘이 한데 모여 두 개의 커다란 성자를 이루어 팔요마왕과 원적을 공격했다.
"아차!"
팔요마왕과 원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피할 시간이 없었다.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퍼퍼퍼펑-!
둘은 신음을 흘리며 동시에 튕겨 나갔다.
커다란 구멍이 용현령, 소일우 등의 앞에 드러났다.
"지금이다!"
용현령과 소일우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가장 빠른 속도를 드러내 두 개의 절세선검처럼 동시에 진남을 공격했다.
"진남을 죽이지 말라고 했다!"
육경음은 대번에 용현령과 소일우가 진남을 죽이려 한다는 걸 발견했다.
그녀의 새하얀 이마에 새겨진 희미한 '선' 자에서 선광이 뿜어져 나와 방원 몇백 리를 덮었다.
그녀는 진남의 비밀을 알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만약 진남이 진짜 선령족의 금기와 연관 있다면 그녀는 조금도 봐주지 않고 진남을 죽일 것이었다.
"진남, 죽어라!"
소일우는 크게 소리쳤다.
대단한 마의가 그에게서 폭발해 위엄 있는 형상으로 변하여 순식간에 선광을 찢었다.
그의 손에 시뻘겋고 부러진 검이 나타나 진남의 가슴을 찔렀다.
육경음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소일우의 체내에 이렇게 대단한 힘이 숨어있을 줄 몰랐다.
그녀는 법인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수많은 선광이 선광을 뿜는 큰 손으로 변해 소일우를 잡으려 했다.
선광을 뿜는 큰 손은 위엄 있는 형상의 공격에 부서져 소일우를 막을 수 없었다.
소일우는 힘 대부분이 큰 손에 잡혀 공격이 느려졌다.
하지만 육경음의 공격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진남은 천선 경지로 진급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또 전력이 가장 약한 시기이기도 했다.
소일우의 검이 지선 경지 칠 단계 정도의 위력만 있어도 진남을 충분히 죽일 수 있었다.
"됐다!"
소일우는 매우 흥분했다.
진남을 죽이면 대단한 마혈은 진남에게서 분리되어 나올 것이었다.
그때면 그는 마혈을 빨아들일 수 있었다.
"진남……!"
팔요마왕, 원적, 명망은 소리치며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소일우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
"진남을 다치게 할 생각하지 말거라!"
위기의 순간에 한 형상이 뛰어왔다.
푹- 하는 소리가 나더니 자신의 몸으로 시뻘겋고 부러진 검을 막았다.
형상은 바로 가장 보잘것없던 혈안지선이었다.
그와 수신량은 경지가 부족하여 계속 뒤에서 보천정에 선력을 주입했었다.
그는 상황이 심상치 않은 걸 발견하고 진남에게 다가와 진남에게 불리한 상황이 발생하면 자신의 몸으로 막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자신과 진남의 차이가 점점 커질 것이고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진남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걸 진작에 깨달았다.
그는 팔요마왕이나 원적이 아니고 수신량보다도 약했다.
수신량은 개세천재이고 이제 곧 도경을 느끼게 될 것이지만 그는 줄곧 무도사극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진남은 한 번도 그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를 선배님으로 공손하게 대했다.
그는 진남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진남을 도와 용현령을 죽일 수도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몸으로 진남을 위해 공격을 막는 것이었다.
"너……."
소일우는 혈안지선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혈안지선이 나서서 자신의 공격을 막을 줄 몰랐다.
"혈안, 넌 막을 수 없다. 진남은 오늘 반드시 죽는다!"
용현령은 크게 소리쳤다.
남세선왕이 다시 그의 체내로 들어갔다.
용현령은 기세가 다시 한번 높아졌다.
휙-!
용현령은 낡은 검을 꺼냈다.
검은 눈부신 검기를 폭발해 허공을 넘어 진남을 내리쳤다.
"하하하, 용현령, 기다려라! 이제 곧 너의 말일이 될 것이다!"
혈안지선은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눈에 멸시가 가득했다.
그는 몸을 세게 떨었다.
그의 피부에서 혈광이 뿜어져 나왔다.
"한마대운술(旱魔大隕術)!"
전에 한마천신이 스스로 만든 자폭술이었다.
그는 자폭하려 했다.
자폭의 위력이 이들에게 상처를 입히지 못하고 심지어 용현령을 잠시도 막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다면 충분했다.
"어리석기 그지없구나! 이렇게 해도 진남은……."
용현령은 비웃었다.
그는 진남에게 남아있던 마지막 천선의지가 빠르게 타올라 완전히 사라진 걸 발견하지 못했다.
쿠웅-!
대단한 천선의 기운이 깊은 잠이 들었던 흉수가 눈을 뜨고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것처럼 사방을 흔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방원 몇천 리의 온도가 빠른 속도로 높아졌다.
허공에 떠 있던 보천정에서 딸깍딸깍하는 소리가 났다.
마치 낡은 쇠사슬이 열리는 것 같았다.
"이건……."
육경음, 용현령, 소일우 등은 표정이 굳었다.
휘익-!
진남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용현령은 손에 든 검이 떨리는 걸 느꼈다.
그는 큰 산을 찌른 것처럼 더는 앞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진남이 그의 앞에까지 왔고 검이 진남을 찔렀기 때문이었다.
"혈안 선배님, 멈추십시오!"
진남은 크게 소리치며 손바닥으로 혈안지선의 이마를 쳤다.
방대한 화도선염의 선력이 솟아올라 혈안지선의 체내에서 꿈틀대던 힘을 눌렀다.
"진남, 너 성공……."
혈안은 기뻤다.
그는 눈을 파들거리더니 의식을 잃고 기절했다.
그때 모든 폭발음과 싸우는 소리가 사라지고 주위는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행동을 멈추었다.
용현령, 소일우 등 무인들의 얼굴에 여러 가지 표정이 드러났다.
놀란 자들도 있고 두려워하는 자들도 있고 경악한 자들도 있었다.
진남은 그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혈안지선을 안아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팔요마왕의 옆에 눕혔다.
"진남……."
팔요마왕, 원적, 수신량, 능람람은 뭔가 말하려 했다.
그들의 눈에는 흥분과 감동, 분노가 드러났다.
"아무 말씀도 하지 마십시오. 나머지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진남은 담담하게 말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방금 그는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강제로 천선의 옷을 찢었다.
때문에, 그의 체내의 선력이 매우 혼란스러웠다.
"평온해져라!"
진남이 낮게 소리치자 선력이 빠르게 평온을 되찾았다.
순식간에 웅장한 선광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의 기세도 장벽을 뚫은 것처럼 연달아 높아졌다.
천선 경지 이 단계!
천선 경지 삼 단계!
천선 경지 사 단계!
천선 경지 오 단계에 도달해서야 기세는 멈추었다.
진남의 눈에서 짙은 흰색 화염이 뿜어져 나와 화왕의 눈동자처럼 세게 타올랐다.
진남은 용현령, 소일우, 육경음 등을 바라보았다.
이번에 천선 경지로 진급하면서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다.
"이제…… 너희들에게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겠다!"
말이 끝나자 대단한 도의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형편없이 망가진 운수소천지는 충격을 받은 것처럼 순식간에 부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