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5화 마혈 쟁탈전
"가십시오."
진남은 신경 쓰지 않는 듯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마혈은 매우 강해 많은 사람들이 욕심냈다.
하지만 천지의 지보를 얻으려면 능력도 중요하지만, 인연이 있어야 했다.
팔요마왕은 긴말하지 않고 몸을 날려 제단 아래로 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마음을 진정하고 안색이 부드러워졌다.
마의가 조금씩 그에게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더니 점차 제단을 감쌌다.
원적은 불호를 읊으며 가부좌를 틀고 앉아 불의를 드러내 팔룡고묘에 주입했다.
수신량과 혈안은 마주 보더니 옆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지보를 얻을 희망이 없었다.
이곳에는 구천지존이 예전에 사용했던 병기들이 많았다.
그들은 병기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 시도해보려 했다.
"진남, 보천정을 선민유상 앞에 놓거라……."
명망은 말했다.
움직이려던 진남은 뭔가 느끼고 고개를 돌려 절 입구를 바라봤다.
형상들이 빠른 속도로 입구를 통해 절 안으로 날아 들어왔다.
형상들은 서래, 소일우, 축자황 등 여든일곱 명의 무인들이었다.
그중 일곱 명은 인선 정상의 경지이고 나머지 여든 명은 지선 경지 이상이었다.
서래, 소일우, 축자황 등은 바로 진남을 발견했다.
그들은 조금도 놀라지 않고 빠르게 절을 둘러봤다.
"왜 버려진 도기가 이렇게 많지?"
"저 네 개의 조각상은 설마 사악인가?"
그들은 무척 놀랐다.
그들은 선민유상, 무명묘비, 생멸고화 등 지보들은 알아보지 못했다.
서래와 소일우는 만중선루와 제왕고도의 장로 등급의 인물이라 많은 보물을 접촉했지만, 경험과 견식 등은 명망과 팔요마왕과 비교가 안 되었다.
"어……?"
그들은 제단 위의 마혈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눈살을 찌푸렸다.
그들은 들어올 때부터 이곳이 팔룡고묘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팔룡고묘의 가운데에 마혈 한 방울이 있었다.
이런 기이한 광경을 보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인신이라도 마혈이 절보다 더 대단하고 절을 누를 수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너희들, 침착할 수 없어?"
능람람은 눈을 흘기며 말했다.
"말해줄게. 누구든지 만약 이 마혈을 얻으면 나는 그자와 연합하고 그자에게 이곳의 모든 비밀을 알려주어 모든 지보를 가져가게 할 것이다."
그녀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진남 등이 이들과 죽기 살기로 싸움을 벌이도록 하여 이득을 보려는 것이 아니었다.
더 많은 사람이 마혈을 가지러 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마혈을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았다.
바보처럼 스스로를 왕이라고 부르는 팔요마왕은 실패할 게 뻔했다.
때문에, 한 명이라도 많으면 마혈을 얻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컸다.
그녀는 더 이상 금제의 구속을 받고 싶지 않았다.
"응?"
서래, 소일우, 축자황 등 천재들은 바로 반응했다.
"우리는 마수다. 우리가 마혈을 가지러 가겠다. 너희들은 진남 등을 막고 진남 일행의 마수를 죽여라. 어떠냐?"
소일우는 흥분하며 빠르게 전음했다.
그는 절에 이토록 대단한 기연이 있을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좋아."
서래, 축자황 등은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내키지 않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소일우 등을 가게 할 수밖에 없었다.
소일우 등은 지체하지 않고 몸을 날려 제단 아래로 갔다.
그들은 팔요마왕처럼 가부좌를 틀고 앉아 여러 가지 마의를 드러내 제단을 감쌌다.
소일우는 미련하지 않았다.
진남 등은 온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강제로 마혈을 가져가지 못하고 심혈을 기울여 소통하는 걸 보아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그들은 팔요마왕의 방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공격하자! 너희들은 저 마수를 죽여라, 우리는 진남을 상대하겠다."
서래는 소리쳤다.
그와 축자황 등 사십여 명의 무인들에게서 대단한 기세가 솟아오르며 선광이 반짝거렸다.
그들은 손에 법인을 만들어 진남을 공격했다.
"마두! 죽어라!"
구계 등 무인들은 눈부신 불광을 뿜으며 불도지기, 불도부적 등을 전부 드러내 팔요마왕 등을 덮었다.
순식간에 대전에는 살기가 가득 찼다.
제단 위에서 마혈과 소통하던 팔요마왕은 살기를 느끼곤 눈꺼풀이 파들거리더니 눈을 뜨려 했다.
"선배님은 안심하고 마혈과 소통하십시오. 여기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진남의 담담한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진남은 서래 등과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과천일격을 드러내 팔요마왕의 뒤로 날아왔다.
팔요마왕은 평온을 되찾고 생각했다.
'진남 이 자식은 괘씸하긴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믿을 만하다. 마혈을 얻으면 진남에게 좋은 점을 줘야겠다.'
"사제, 무례하게 굴지 말거라. 팔요 도우는 사형의 형제다! 너희들은 어서 물러가거라!"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원적은 팔룡고묘와 소통하지 않고 팔요마왕의 뒤로 날아와 여러 가지 불술을 부수고 구계 등에게 호통쳤다.
"우리를 사제라고 부를 자격이 있습니까?"
구계 등은 입술을 깨물더니 공격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한 수단을 드러내 공격했다.
"진남 도우, 미안하다!"
축자황은 소리치더니 몇 명의 농염족 족인과 함께 도천화염으로 변하고 한데 뭉쳐 화염대창을 이루어 진남을 공격했다.
서래 등도 뒤따라 강한 선술을 드러냈다.
몇십 명의 지선 경지의 무인들과 핵심제자 등급의 천재들이 연합하니 위력은 엄청났다.
천선 경지 일 단계의 천재라도 이런 세력 앞에서는 도망가고 정면으로 부딪히지 못했을 것이다.
"어? 왜 공격하지?"
능람람은 이런 상황이 벌어질 줄 생각지 못했다.
그녀는 미안해하며 말했다.
"내가, 내가 이들을 해친 건가? 내가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이들은……."
'진남과 기이한 중은 기껏해야 지선 정상의 경지다. 이렇게 많은 무인들의 협공을 받았으니 이기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공격하기 시작했다.
"보천정!"
진남은 신념을 움직여 먼 곳에 있는 보천정을 불러오더니 선력을 주입했다.
정에 새겨진 수많은 도안이 살아나더니 선산처럼 눌렀다.
쿠쿠쿠쿵-!
선술들의 공격에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지더니 보천정도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떨기만 할 뿐 보천정에는 금도 가지 않았다.
"저자에게 도기가 있다!"
서래, 축자황 등 무인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남의 실력은 매우 대단했다.
그런데 낡은 도기까지 있으니 더더욱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
"진남, 네 실력으로 팔요를 지키지 못하느냐? 왜 나를 불러왔느냐?"
명망은 화가 났다.
그는 방금 선민유상과 소통하던 중이었고 거의 느낌을 찾았었다.
"여기는 사람이 많아 어떤 기인한 수단이 나타날지 모릅니다. 신경 쓰지 않아 중요한 순간에 팔요에게 방해가 되면 손실이 큽니다. 번거롭겠지만 이곳을 지키십시오."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의 두 눈에 선화가 타올랐다.
"그리고 제가 여기 있는데 소일우 저들이 마혈과 소통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겠습니까?"
말을 마친 진남은 오른팔을 단천도로 변화시켰다.
그는 보답천하를 드러내 속도를 빨려 번개나 연기처럼 선술들을 피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이십여 명의 무인들을 넘어갔다.
"진남, 너 소일우를 공격하려고?"
서래는 콧방귀를 뀌더니 신념을 전했다.
무인들도 신법과 선술을 드러냈다.
그들의 신법이나 선술은 진남과 비교가 안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사람이 많았다.
동시에 신법이나 선술을 드러내니 벽이 진남 앞에 우뚝 선 것처럼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짓더니 손에 든 칼로 서래, 축자황 등 천재들을 내리쳤다.
서래, 축자황 등 천재들은 이보, 부적을 드러내 자신들을 보호했다.
그들이 예상했던 방대한 도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눈을 감고 마혈과 소통하던 소일우 등 무인들에게서 수많은 도의가 용솟음쳐 올라 그들을 공격했다.
전신 제사 식, 만공절살이었다.
"아차-!"
서래, 축자황 등 천재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진남이 이렇게 기이한 도술을 장악하여 자신들을 넘어 소일우를 공격할 줄 몰랐다.
잠깐 새에 소일우에게서 도천마의가 솟아오르더니 피투성이이고 패기가 높은 원고형상이 나타났다.
원고형상은 영지가 남아있는 것처럼 시뻘건 손으로 연거푸 손뼉을 치며 수많은 도의를 부쉈다.
"응?"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소일우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소일우의 체내에 매우 강한 마도의 힘이 있는 걸 느꼈다.
다만 마도의 힘이 스스로 주인을 지킬 수 있을 줄 몰랐다.
"만공절살은 소용없겠다. 그럼……."
진남은 기세가 높아지고 패기가 대단했다.
그가 손에 든 칼은 웅웅 소리를 내며 떨더니 연거푸 공격했다.
방대한 도세가 순식간에 한데 뭉쳐졌다.
그의 앞에 있는 몇십 명의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지선 삼, 사 경지의 무인들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달려들면 진남의 칼에 맞아 죽을 것 같았다.
"구계! 어서 돌아오거라!"
서래는 눈살을 찌푸리고 잠깐 생각하더니 결단하고 소리쳤다.
"진남은 실력이 너무 강하다. 우리는 전력을 다해 진남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소일우를 보호해야 한다."
소일우의 체내에 강한 마도의 힘이 지키고 있어 진남은 그를 다치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진남이 기이한 초식을 여러 번 드러낸다면 소일우에게 영향 줄 게 뻔했다.
소일우는 한창 정신을 집중하여 마혈과 소통하고 있었다.
영향을 받아 소통에 실패하면 손실이 컸다.
"좋다!"
구계는 원적을 흘겨보더니 무인들을 거느리고 빠르게 진남을 포위하고 불술, 선술을 연달아 드러냈다.
서래 등 무인들도 팔요마왕을 노리지 않고 진남을 주시했다.
"하하, 모두 함께 나를 상대하려고? 잘 됐다!"
진남은 상황 변화를 느끼고 큰소리로 웃더니 보천정을 불러와 자신을 보호하고 전력을 다해 전도선전을 움직였다.
쿠쿠쿠쿵-!
대전에 폭발음이 연달아 울려 퍼졌다.
진남은 혼자였다.
하지만 그의 대단한 전력에 서래, 축자황 등은 방대한 압력을 느꼈다.
"후, 저 자식은 경지가 진짜 강하구나."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능람람의 눈에 이색이 드러났다.
"이번에 순조롭게 금제를 벗어난다면 저 자식이 나와 함께 그곳으로 가는 걸 생각해봐야겠는데……."
능람람은 중얼거렸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제단 위에서 아무런 기운도 풍기지 않고 조용히 있던 마혈에서 희미한 빛이 반짝거렸다.
작은 변화였지만 대단한 마위가 절에 퍼지기 시작했다.
진남, 원적과 다른 사람들은 커다란 돌에 눌린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저들의 소통이 반응을 일으켰나?"
능람람은 몸을 떨며 팔요마왕과 서래 등을 주시했다.
그녀는 전에 없이 불안했다.
"진남, 원적, 너희들 어서 선력을 보천정에 주입하거라. 내가 저들을 죽이겠다!"
명망은 기뻤다.
실질적인 희망을 보기 전에 그는 절대 손을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팔요 등이 마혈의 반응을 일으켰으니 소일우 등을 죽이면 팔요가 마혈을 가져가는 데 아무 문제 없었다.
진남과 원적은 망설이지 않고 뒤로 물러가 체내의 모든 선력을 보천정에 주입했다.
대단한 혈안이 보천정 안에서 눈을 떴다.
폭풍 같은 악기가 용솟음쳤다.
"아차!"
서래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보천정을 잘 알았다.
하지만 그는 보천정 안에 대단한 흉수가 있는 건 몰랐다.
"도우들, 어서 비장의 수를 드러내시오! 백 개 정도만 버티면 소일우 저들은……."
서래는 서둘러 전음했다.
축자황, 구계 등 천재들도 보천정의 대단함을 발견하고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금기법인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때 커다란 팔룡고묘에도 불광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염불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살기가 가득하고 긴장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장엄하고 숙연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흔적이 가득하던 무명묘비, 어둡고 생기가 없던 생멸고화, 두 개의 오래된 선민유상, 네 개의 표정이 흉악한 사악조각상에서 기운들이 뿜어져 나왔다.
기운들은 모두 달랐다.
침울하고 생기가 없고 악한 기운들이 절에 가득 떠돌았다.
희미한 불의까지 섞이니 대전 안의 기운은 더욱더 혼란스러워졌다.
지보들이 신위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무인들은 거인의 앞에 선 것처럼 심장이 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