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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72화 (972/1,498)

970화 무슨 일이냐

"이건…… 보천정이오?"

서래는 자세히 훑어보더니 깜짝 놀라 소리쳤다.

"이 정은 어떻습니까?"

진남은 물었다.

"이 정은 이미 부서지지 않았느냐? 어떻게 아직도 세상에 존재……."

서래는 중얼거렸다.

정신을 차린 그는 묘한 눈빛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운이 좋군. 이것마저 얻다니! 이 정은 평범하지 않다. 네 그 칼보다 싸지 않아. 바꿀 수 있다. 확실하느냐? 확실하면 계약을 쓸 수 있다."

그는 표정이 엄숙해졌다.

진남의 칼을 얻지 못해 '그 대인'의 소원을 만족시키고 대단한 좋은 점을 얻지 못했지만 보천정을 얻은 것만 해도 큰 공을 세운 것이었다

몇십 년 동안 지속된 제오장로의 지위도 진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꿀 수 있다면 당연히……."

진남은 바로 대답하려 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보천정에서 묵직한 짐승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화가 난 거수가 진남에게 자신을 다른 거랑 바꿀 거냐 따지는 것 같았다.

그뿐만 아니라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그 정은 가치가 있다. 그걸로 바꿀 필요 없다. 너에게 세 가지 영약을 바꿀 수 있는 물건을 주마."

비월여제였다.

"네?"

진남은 어리둥절하여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구리거울, 저는 선배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늘 이 일도 작은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또……."

그도 보천정이 아까웠다.

하지만 그는 구리거울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친한 사이지만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다.

"언제부터 사양하는 걸 배웠느냐? 계속 고집부리면 삼생홍승을 잘라버리겠다. 너와 나는 더 이상 연락할 필요 없다."

비월여제의 목소리는 더 싸늘해졌다.

"그게……."

진남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고 나를 탓하다니?'

"대신 나중에 나를 도와 한 가지 일을 더 처리해주면 된다."

비월여제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말투는 매우 패기 있어 거절할 수 없었다.

"그게……. 좋습니다."

진남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염치 불고하고 대답했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그가 계속 거절하면 비월여제의 성격에 진짜 앞으로 그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

"이 부호를 써서 저자에게 보여주거라."

비월여제의 말이 끝나자 기이한 부호가 진남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삼생홍승도 조용해졌다.

진남은 몇 번 관찰하더니 정신을 차리고 보천정을 체내에 거두어들이고 미안한 듯 말했다.

"서래 선배님, 죄송합니다. 저의 친구가 저더러 이 정으로 바꾸지 말라고 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다른 물건이 있습니다."

서래는 화를 내지 않았다.

그는 웃음을 잃지 않고 오히려 흥미진진하게 물었다.

"그래? 다른 좋은 물건이 있다고? 어디 꺼내 보거라."

그는 만중선루에서 몇백 년을 살면서 많은 거래를 했다.

그중에 큰 거래를 한 건 매우 적었다.

그는 계약을 쓴 후 번복하는 사람도 본 적 있었다.

진남은 한참을 눈을 감고 체내의 선력을 움직여 손가락 끝에 모아 소리 없이 허공에서 긋기 시작했다.

기이한 부호가 떠올랐다.

부호는 선력이 뭉쳐 이루어진 것이지만 기이하게도 실체가 있는 것처럼 매우 뚜렷했다.

"서래 선배님, 이 부호는 어떻습니까?"

부호를 다 그린 후 진남은 물었다.

묻는 것이긴 하지만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비월여제가 말했으니 부호는 평범하지 않은 물건일 것이다. 세 가지 천재지보의 행방을 바꿀 수 있을 것이었다.'

"이 부호는 설마……."

서래는 부호를 보더니 눈을 찌푸리고 경악했다.

잠시 후 서래는 정신을 차렸다.

그는 안색이 매우 싸늘해져 사납게 외쳤다.

"진남! 죽어라!"

그는 선력을 폭발시켜 한 손에 결인했다.

순식간에 뱀 모양의 고검이 허공에 나타나더니 진남과 혈안인선을 덮었다.

진남과 혈안인선은 어안이 벙벙했다.

진남은 더욱더 놀랐다.

'왜 나를 공격하지?'

놀라긴 했지만 차가운 살기에 진남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 오른팔을 단천도로 변화시켰다.

"부숴라!"

진남은 시뻘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칼을 내리쳤다.

새하얀 도기가 천지가 공격하는 것처럼 뱀 모양 검을 부쉈다.

"서래, 뭐 하시는 겁니까? 왜 무턱대고 저를 죽이려는 겁니까?"

진남도 안색이 싸늘해졌다.

"무턱대고 너를 죽인다고? 나에게 물을 필요 있느냐? 도기가 잘려도 이렇게 빨리 이 정도 경지를 회복할 수 있구나! 하지만 너는 오늘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서래는 기세가 끊임없이 높아졌다.

천선 경지 일 단계의 위압에 독실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사검결(烏蛇劍訣)!"

그는 몸을 날렸다.

걸음이 기이했다. 손에는 어느새 낡은 사검(蛇劍, 뱀 모양의 검)이 나타났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검은 끊임없이 변화가 생겼다.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는군요. 그럼 저도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진남의 눈에 흰색 화염이 타오르고 기세도 사나워졌다.

마치 천지에 존재하는 유일한 빛 같았다.

그는 손에 쥔 칼을 내리쳤다.

천지를 뒤엎는 기세가 순식간에 내리눌렀다.

전신제오식(戰神第五式), 진도도결(震道刀訣)!

퍼퍼퍼펑-!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대단한 강기가 사방에 꿈틀거렸다.

상고의 물건으로 만들어진 독실도 충격에 산산조각 나고 부서졌다.

진남의 포악한 도기에 상고오사는 세 번에 산산조각 났다.

서래도 연거푸 뒤로 밀려나며 도술을 드러내 다급히 대응했다.

하지만 독에 갇힌 쥐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가슴이 도기에 잘려 튕겨나가며 독실에 구멍을 내고 만전 밖에 떨어졌다.

"콜록콜록……."

서래는 피를 토하더니 백옥 같은 단약을 꺼내 삼키고 상세를 회복시켰다.

"좋다. 역시 제일선이구나. 도기가 잘리고 지선 정상의 경지이지만 천선 경지 일 단계인 나도 상대가 안 되는구나! 하지만 진남 잊지 말거라. 여기는 만중선루다!"

서래는 낮게 소리치며 신념을 전했다.

진남과 깊은 원한이 있는 것처럼 다시 몸을 솟구치며 강한 도술을 드러내 진남을 공격했다.

"무엄하다! 감히 만중선루에서 제멋대로 굴다니!"

이때, 외침이 만전에 울려 퍼졌다.

순식간에 열세 개의 형상이 만전에서 날아 나오며 법인을 만들었다.

선술이 하늘을 가르며 파도처럼 진남에게로 휘몰아쳤다.

열세 개의 형상 중에 다섯 명은 천선 경지 일 단계이고 다른 형상들은 천선 경지 이 단계였다.

그들 중 세 명은 무도사극이고 다른 사람들은 무도삼극이었다.

그들이 연합하여 드러낸 공격은 위력이 매우 강했다.

혈안인선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파도 위에서 흔들리는 쪽배처럼 언제든 뒤집힐 것 같았다.

하지만 진남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며 검을 내리쳤다.

그의 도세는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천지가 분노한 것처럼 강한 힘이 있었다.

선술들이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

서래와 열세 명의 천선은 저도 모르게 경악했다.

그들은 도기 바로 아래에 있었기에 가장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도기들은 그들을 포함해 모든 걸 부술 것 같았다.

"누군가 손을 썼어?"

"감히 손을 썼어?"

"어느 거물인지 간이 부었구나!"

이렇게 큰 움직임에 부근의 궁전들과 청색 큰길 위의 무인들은 깜짝 놀라 신념으로 훑어봤다.

많은 사람들은 재미있는 공연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안 되겠어. 이곳은 오래 있으면 안 돼."

진남은 화가 났지만 미련하지 않았다.

만중선루의 제구공간에서 싸움을 벌였으니 죽음을 자초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천선 경지의 무인들만 나왔지만 좀 있으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갑시다."

진남은 손을 뻗어 혈안인선을 덮더니 대단한 속도를 폭발해 전송진법으로 날아갔다.

"이 도둑놈, 어디 감히 여기서 도망가려고!"

만전과 멀리 있는 중전에서 외침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천선 경지의 무인들이 잇달아 날아 나와 선술을 펼쳐 진남을 공격했다.

"나를 막겠다고?"

진남은 길게 소리치며 몸을 솟구쳐 연기처럼 날아다녔다.

그는 전신선동을 최고로 움직여 무인들의 약점을 찾아 칼을 휘둘러 빠르게 죽였다.

멀리서 보면 폭풍우 속의 흉수처럼 마구 부딪히며 모든 걸 부수려는 것 같았다.

비명 속에서 때에 맞지 않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칼을 내게 줘. 내가 너를 도와주겠다!"

"자식, 너 혼자의 힘으로는 도망칠 수 없다!"

"우리는 상도를 지킨다. 우리가 제시한 가격은 합당하다!"

소리 지른 자들은 제구공간에서 스스로 궁전을 세운 소세력들이었다.

그들의 말에는 거짓이 대부분이었다.

수단이 비범하다 해도 제구공간과 만중선루에서 얼굴을 붉힐 수 없었다.

하지만진남이 진짜 대단한 보물을 내놓으면 달라질 수도 있었다.

"거의 도착했습니다."

진남은 두 눈이 칼처럼 예리했다.

그는 주변 상황을 무시했다.

이때, 세 개의 대단한 기세가 절세선검처럼 멀리서 폭발하더니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지선 주제에 우리 만중선루에 와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거냐?"

한 글자 한 글자가 경천지뢰(驚天之雷)처럼 울려 퍼졌다.

기세가 방대하고 몸집이 산처럼 매우 큰 형상 셋이 가까이 다가오며 진남을 주시했다.

형상에게서 대단한 위압이 뿜어져 나왔다.

이들은 바로 만중선루의 패자들이었다.

"한꺼번에 세 명의 패자가 나타났다. 어느 세력의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끝났다……."

제구공간의 무인들은 고개를 저으며 눈길을 거두었다.

결과는 정해진 거라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신분이나 내력이 평범하지 않다고 해도 만중선루에서 공격을 드러낸 건 큰 금기를 범한 것이기에 죽임을 당할 게 분명했다.

"아차!"

진남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패자들은 그가 예상한 것보다 좀 일찍 나타났다.

그에게는 장소지존이 준 영패가 있었다.

또 지존의지를 두 번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만중선루의 제구공간에 어찌 패자뿐일까?

틀림없이 구천지존이 있을 것이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자. 정 안 되면 각인을 움직이자."

진남은 순식간에 결정을 내렸다.

세 명의 패자가 나타난 것도 신경 쓰지 않고 과천일격을 드러내 전송진법 위로 날아갔다.

"죽어라!"

세 명의 패자들은 동시에 싸늘하게 외쳤다.

한 명은 손가락을 튕기고 두 명은 소매를 저었다.

진남의 위쪽 방원 몇백 리 되는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풍화뢰전(風火雷電) 등 힘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 마치 재난이 닥친 것 같았다.

진남은 소름이 돋았다.

긴말하지 않고 영패를 꺼내 지존의지를 드러내려 했다.

그때 무형의 힘이 어디선가 날아와 풍화뢰전 등에 떨어졌다.

풍화뢰전 등은 기이하게 멈추고 진남에게 떨어지지 못했다.

"……무슨 일이냐?"

담담한 목소리가 하늘 깊은 곳에서 들려왔다.

희미한 지존위압이 어느새 천지에 퍼졌다.

"구천지존마저 놀라게 했나?"

내력이 작지 않고 이 일을 신경 쓰지 않던 무인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바라봤다.

"무구지존 대인을 뵙습니다."

진남을 공격하던 천선 경지의 무인들과 세 명의 패자들은 한참 동안 어리둥절하더니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공수했다.

보라색 머리카락을 가진 노인이 천지에 천천히 나타났다.

혈안인선은 안색이 창백해져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는 고작 인선 경지였다.

진남이 제일선싸움에 참가했을 때 구천지존을 딱 한 번 봤었다.

평소라면 구천지존이 아니라 지선 경지의 무인을 만나도 그는 공손해야 했다.

하지만 옆에 진남이 있는 걸 생각하고 그는 입술을 깨물고 평정심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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