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8화 기회가 왔다
"입도지존, 이곳에 들어올 수 있습니까?"
진남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장소지존이 준 영패를 꽉 잡았다.
그는 긴장하고 언제든지 전신각인을 사용할 수 있게 준비했다.
"들어오는 게 뭐가 어렵겠느냐?"
입도지존은 진남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향로를 살폈다.
향로 안의 화도선염을 본 그녀의 두 눈에 빛이 스쳤다.
"네가 바로 영감탱이가 찾으려던 인연이 있는 사람이냐?"
입도지존이 살짝 웃자 백화가 만발하는 것 같았다.
"인연이 있는 사람?"
팔요마왕과 선왕들은 어리둥절했다.
"선배님도 이 일을 알고 계십니까?"
진남은 살짝 놀랐다.
그는 포권하고 물었다.
"선배님께 여쭙겠습니다. 이 불꽃을 남긴 분은 누구입니까?"
입도지존은 눈을 흘기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가 그렇게 늙어 보이느냐? 선배님이라 부르지 말고 몽요(夢瑤)라고 부르거라."
그녀는 설몽요(薛夢瑤)였다.
팔요마왕과 선왕들은 당황했다.
'우리가 알던 입도지존 맞아? 고작 지선 경지에 도기가 부서진 진남에게 왜 저런 대우를 해주지?'
"그건……."
진남은 난감했다.
"그래, 그럼 이제부터 몽, 몽요라고 부를게."
그러나 진남은 여전히 경계를 풀지 않았다.
진남은 아직 입도지존의 성격 등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
꽃처럼 활짝 웃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아 보이지만 어느 순간에 기분이 상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었다.
"됐다, 이제 중요한 일을 말할게. 네 칼을 빌려주면 영감탱이의 내력을 말해줄게."
입도지존은 눈을 깜박거리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칼만 빌려주면 너를 공격하지 않겠다."
진남은 당황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단천도를…… 빌려달라고?"
입도지존은 기지개를 펴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솔직하게 말할게. 태고금기가 나에게 못을 몇 개 박았는데 그것을 부술 수 없다. 그래서 네 칼을 빌리려는 거다."
그제야 진남은 의혹이 사라졌다.
그는 이 공간에 들어올 때 낡은 못들을 본 적이 있었다.
"빌려줄 수 있습니다. 물론 빌려드려야지요. 우리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익숙합니다. 칼이 아니라 원하는 걸 말씀만 하시면 저희가 두말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