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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54화 (954/1,498)

954화 단천도와 얼마나 차이가 날까

"구리거울 고맙습니다."

진남은 정중한 표정으로 허공을 향해 공수했다.

이번에 구리거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옥간에서 말하는 모든 걸 모으려면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려야 할지 몰랐다.

"다음에는 이런 말 하지 말거라. 질린다."

비월여제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잊지 말거라. 넌 나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

말이 끝나자 홍승에서 반짝거리던 빛은 어두워졌다.

목소리도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진남은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있더니 정신을 차리고 옥간을 납계에 거두어들였다.

그는 식해 속의 무주궁도 아래에 있는 흑백수정을 바라보았다.

그는 정신이 흐리멍덩해졌다.

어렴풋하고 위엄 있던 절세미인은 귀신처럼 변해 포악하고 횡포해진 듯했다.

그리고 안색이 새하얗고 흰색 단발머리를 기르고 두 눈에 지혜가 가득한 아름다운 여인이 보였다.

크롸아아아-!

이때, 귀청을 찢는 짐승 울음소리가 청동문 밖에서 들려왔다.

짐승 울음소리에는 욕하는 소리가 섞여 있었다.

얼떨떨하던 진남은 정신을 차렸다.

"누군가 쳐들어왔나? 설마 세 명의 선왕?"

진남은 한 가지 생각이 들어 빠르게 청동문을 날아나갔다.

앞에 있는 선산 위에 몇백 마리의 몸집이 커다랗고 요기가 꿈틀거리고 흉악하게 생긴 대요가 사방에서 나타났다.

대요는 허공 속의 짙은 마기를 뿜고 머리를 풀어 헤친 지선 경지의 청년을 꽁꽁 감쌌다.

"뭐야? 여기는 어디야, 왜 대요가 이렇게 많아!"

청년은 절망 섞인 비명을 지르더니 아부하듯 말했다.

"대요 어르신들, 저는 조심하지 않아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어르신들 절대 화내지 마십시오. 저는……."

그의 말에 대요들은 입을 벌리고 웃었다.

그러나 눈길은 매우 싸늘했다.

공격을 펼치려던 대요들은 뭔가 느낀 듯 안색이 확 변하더니 땅에 엎드리고 울기 시작했다.

"어……? 대요 어르신들……? 이럴 필요까진 없지 않습니까……?"

청년은 어리둥절했다.

"너는 누구냐?"

진남은 멀리에서 걸어가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 지존동부는 매우 은밀하여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다. 게다가 부생선왕 등 세 명의 패자가 연합해야만 입구를 열 수 있다. 저 청년은 이제 겨우 지선 정상의 경지인데 어떻게 들어온 거지?'

"너, 너는……?"

청년은 귀신을 본 것 같았다.

"됐다. 저자를 죽이고 시체를 남기거라."

진남은 손을 젓더니 명령을 내렸다.

이곳의 모든 요수들은 피도제단을 지키러 온 것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진남은 이곳의 주인이나 마찬가지였다.

크롸아아아-!

상고대요들은 흥분하며 눈빛이 사나워졌다.

"헉! 나쁜 놈아, 어서 이것들을 멈추라고 하거라. 나는 팔요마왕이다. 너와 함께 동고동락했던 팔요마왕이라고!"

청년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팔요마왕?"

진남은 어리둥절하여 기억을 더듬었다.

팔요마왕은 그가 전에 살선고지에서 만난 패자의 풍채가 전혀 없던 바보였다.

또 그를 탈사하려 했다.

그러나 비월여제에게 눌려 고분고분 그에게 길 안내를 했다.

그리고 나중에 상고살기를 건드렸을 때 그는 혼자 도망갔었다.

"왜 여기 계십니까?"

진남은 요수들에게 멈추라고 손짓하고는 궁금하여 물었다.

"그게……. 부주의로 어떤 상고진법에 들어가 나도 모르게 이곳으로 왔다……."

팔요마왕은 희망을 본 둣 눈을 반짝거렸다.

"그래요?"

진남은 눈을 흘겼다.

"죽여라."

그리고는 다시 명령을 내렸다.

"잠, 잠깐……! 말할게!"

팔요마왕은 깜짝 놀라 서둘러 말했다.

"이 지존동부를 나는 진작부터 주시했고 여기서 구천지존에 등극하려 했다. 그런데 이곳의 깊은 곳의 전승이 줄곧 깨어나지 않아 포기했다.

그런데 이번에 무엇 때문인지 깊은 곳의 전승이 깨어났기에 온 것이다. 한데 가자마자 세 선왕이 나를 죽이려고 쫓았다. 때문에, 어렵사리 이곳으로 도망쳐 왔다. 그런데 또……."

그는 눈빛이 씁쓸했다.

'나는 어찌 됐건 전에는 패자였다. 근데 지금은 어쩌다 이렇게 불쌍하게 되었지?'

"됐습니다. 가십시오."

진남은 참지 못하고 피식 웃더니 축객령을 내렸다.

"역시 진남은 의리가 있다. 생사를 함께 한 형제라 다르구나. 나는 지금 바로 떠나겠다."

팔요마왕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눈을 반짝거리며 물었다.

"근데…… 너는 이곳의 요수들을 모두 움직일 수 있느냐?"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눈빛이 싸늘해졌다.

"오, 오해하지 말거라. 나는 이곳의 모든 것에 욕심이 없다."

팔요마왕은 서둘러 손을 저으며 웃더니 말했다.

"진남, 우리 다시 연합할까? 이 지존동부의 깊은 곳에는 지존전승뿐만 아니라 대단한 기연도 아주 많다."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이제 그는 도기가 잘렸고 선혼도 중상을 입었다.

만약 상처를 회복하거나 도경에 다시 들어가려면 대단한 기연을 찾아야 했다.

게다가 구리거울은 그더러 삼 개월 후에 궁우태황종에 가 창명목 등 영약을 받으라고 했다.

시간도 마침 충분했다.

"어떻게 연합할 겁니까? 이번에도 위험에 처하면 혼자 도망가겠습니까?"

진남은 그를 보며 비꼬았다.

'그건 네가 허튼수작을 부려서 그렇게 된 거잖아! 누구를 탓하는데?'

팔요마왕은 속으로 진남을 욕하더니 정색하고 말했다.

"내가 그런 사람이냐? 이번에 연합하면 어떤 위험이 닥치든 어떤 기연을 얻든 모두 오 대 오로 절반씩 나누자!"

진남은 싸늘하게 말했다.

"오 대 오? 형님의 지선 정상의 경지로? 칠 대 삼으로 나눕시다!"

팔요마왕은 입꼬리가 비틀리더니 말했다.

"그럼 칠 대 삼으로 하자. 형님인 내가 양보해야지."

진남은 대꾸하지 않고 몇 마리 요수들에게 신념을 전했다.

요수들은 순식간에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길게 소리 질렀다.

대단한 요기가 끊임없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몇십 개 셀 동안도 안 돼 하늘에 요수들이 가득 찼다.

팔백 마리는 되었다.

진남과 팔요마왕은 깜짝 놀랐다.

진남도 이곳에 요수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진남은 물었다.

"우리는 허공지문(虛空之門)을 뚫어야만 지존전승지에 들어갈 수 있다."

팔요마왕은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나는 경지가 한계가 있다. 요수를 기껏해야 스무 마리밖에 데리고 갈 수 없다."

그는 나중에 세 선왕을 괴롭힐 수 있게 모든 요수들을 데리고 가고 싶었다.

"스무 마리밖에 안 되면 스무 마리를 데리고 갑시다. 형님은 어서 문을 뚫으십시오."

진남은 길게 한숨을 쉬더니 수많은 요수들 중에서 혈통이 평범하지 않고 천선 정상의 경지인 존재들을 뽑았다.

"진남, 가자!"

팔요마왕도 허공지문을 다 뚫고 안으로 들어갔다.

진남은 요수들을 거느리고 뒤를 따랐다.

* * *

잠시 후, 진남 등은 다른 낯선 공간에 도착했다.

무형의 지존의지가 천지에 가득했다.

진남은 저도 모르게 긴장됐다.

끝에는 태고천산 같은 궁전이 우뚝 서 있었다.

멀리서 보면 태고거인 같았다.

진남을 따르는 스무 명의 대요들은 몇백 장이나 되었지만 그것에 비하면 매우 작았다.

팔요마왕이 말했다.

"지존전승은 안에 있다. 이따 전력을 다해 기운을 낮추거라. 아니면 그자들이 우리를 바로 쫓아낼 것이다……"

진남은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세 명의 선왕과 사이가 좋았다.

하지만 이익이 더 중요했다.

가끔씩 주의해서 되도록 적이 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진남 등은 천천히 다가갔다.

진남도 모르게 그의 식해 속의 무주궁도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마치 기뻐하는 것 같았다.

시간이 꽤 지난 후 진남 등은 조용히 궁전 안에 들어갔다.

안에 가득 차 있던 지존의지가 갑자기 몇십 배나 강해졌다.

스무 마리의 대요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진남도 커다란 압력을 느끼고 몸이 떨렸다.

그의 체내의 선력은 인선 경지 팔 단계 정도였다.

지금 위압에 눌려 인선 경지 오 단계 정도밖에 발휘하지 못했다.

이때, 부드러운 힘이 진남의 체내에 들어왔다.

진남은 긴장이 풀리고 위압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건…… 장소지존이 나에게 준 영패인가?"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장소지존이 그를 위해 세 번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영패에 세 개의 의지를 남긴 것이 생각났다.

진남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영패가 도와주고 스무 마리의 천선 정상의 경지의 대요들이 있으니 이번에 만약 대단한 기연을 만나면 한 번 제대로 싸울 수 있겠다.'

"헉, 선도가 많구나!"

팔요마왕은 감탄했다.

진남과 스무 마리의 대요들은 고개를 쳐들고 바라봤다.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커다란 궁전의 첫 번째 층은 방원 이십여만 리 정도 되었다.

바닥에는 몇천 개의 크고 작은 무덤이 가득했다.

무덤마다 한기가 뿜어져 나오는 선도(仙刀)가 꽂혀 있었다.

선도마다 형태나 등급이 완전히 달랐다.

인선지기, 지선지기도 있고 천선지기와 도기도 있었다.

칼의 깊은 곳에는 무형의 의지가 있었다.

그것들의 위력은 동급을 훨씬 초월했다.

이곳의 인선지기 등급의 선도는 지선지기와 비슷했다.

"저 세 자루의 칼은……."

진남의 눈길은 만 리를 차지한 세 개의 무덤에 쏠렸다.

무덤 위의 칼은 곧고 무늬가 가득하고 옅은 빛이 흘러나왔다.

아무런 위세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세 개의 왕자처럼 이곳의 모든 걸 눌렀다.

주위의 도기 등급에 도달한 선도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곳의 모든 칼은 틀림없이 입도지존(入刀至尊)이 생전에 사용했던 것일 거다. 저 세 자루는 입도지존의 본명도기일 가능성이 크다."

팔요마왕은 침을 삼키며 말했다.

도기(道器)엔 도광(道光)이 있었다.

본명도기는 패자 이상에 도달한 강자가 끊임없이 생명으로 제련한 지보였다.

위력은 더 대단했다.

구천지존의 본명도기는 주인이 이미 죽었지만, 그것들은 여전히 패자와 비슷한 힘이 있었다.

"입도지존이요?"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도수지존(刀修至尊, 칼을 수련한 지존)이 남긴 전승과 기연은 나에게도 적합할 것이다.'

"저 자식들 열세 개의 도기선도(道器仙刀)를 거둬갔구나!"

팔요마왕은 텅 빈 무덤을 보고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두 손에 법인을 만들어 몇백 마리의 혈색소귀(血色小鬼)를 드러내 다섯 개의 도기선도의 무덤에 들여보냈다.

"진남, 할 말이 있다. 이런 법보와 공법 등의 기연은 우리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각자가 챙기자. 천재지보는 칠 대 삼으로 나누자……."

팔요마왕은 혈색소귀가 성공하자 저도 모르게 잘난체했다.

'스무 마리의 대요가 도와준다고 한들 어때? 선도를 거둬들일 순 없잖아.'

진남은 팔요마왕을 힐끗 봤다.

'나는 단천도가 있는데 다른 선고가 필요할까? 이 세 자루의 칼이 단천도와 얼마나 차이가 날지 모르겠다.'

진남은 생각하더니 오른팔을 부쉈다.

단천도가 나타났다.

웅-!

단천도는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무형의 도의가 폭풍처럼 앞으로 휘몰아쳤다.

그것의 영성은 이곳의 모든 선도를 건드렸다.

"헉! 어서 거둬! 이곳의 무덤은 간단하지 않아. 누군가 건드린다면 대단한 살기로 변할……."

팔요마왕은 깜짝 놀랐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궁전 안의 몇천 개 선도는 화가 난 것처럼 전부 떨기 시작했다

차가운 도광이 사방을 새하얗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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