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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49화 (949/1,498)

949화 도기가 부서졌다

비월여제는 진남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생의 의지를 느끼고 망설이지 않고 장소지존과 황뢰지존에게 청했다.

그들더러 사전에 수단을 준비하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라고 했다.

팔방계룡은 장소지존이 미리 준비한 수단이었다.

수단이 드러나자 궁우지계 전체의 계력(界力)을 한데 모아 적을 가둘 수 있었다.

아무리 강한 구천지존이라도 몇 시진 내에는 돌파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권고하겠소. 이대로 떠나가……."

장소지존은 말했다.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전설 속의 주선제구인과 연관 있었다.

그는 신중하고 함부로 손을 쓸 수 없었다.

아니면 궁우태황종에 큰 화를 불러오게 된다면 설사 그들이 막는다고 해도 손실이 대단할 것이었다.

"이런 보잘것없는 재주를 가지고 부끄럽지 않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가 다시 낮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비웃음과 조롱을 조금도 감추지 않았다.

"만고대건원(萬古大乾元)!"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문득 공격을 펼쳤다.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끝없는 화도선염이 검은 동굴처럼 변해 황량한 뇌정소세계를 산산조각 냈다.

먼 곳의 여덟 마리의 커다란 계룡은 기이한 의지의 충격을 받은 것처럼 마구 흩날리며 포효하기 시작했다.

길이가 방원 삼십만 리에 달하는 보이지 않는 쇠사슬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가 파도가 이는 것 같았다.

보이지 않는 봉쇄의 힘은 순식간에 반이나 줄어들었다.

"응?"

장소지존과 황뢰지존은 서로 마주 보았다.

그들은 신비한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가 이런 수단을 드러낼 줄 몰랐다.

그들의 눈에 싸늘한 빛이 스쳤다.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진남을 죽이지 않으면 절대 떠날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들도 대가를 치러 제대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

"제천법종(諸天法鐘)!"

황뢰지존이 크게 소리쳤다.

궁우지계의 끝에서 길이가 십만여 장 되는 대단한 뇌정이 솟아올랐다.

뇌정은 한데 뭉쳐 선산 같은 커다란 동종으로 변했다.

둥-!

동종이 울리더니 법력이 꿈틀거렸다.

수많은 이상이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이상은 태고대진을 이루어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를 연화하려 했다.

제천법종은 도술이 아니라 황뢰지존의 삼대 본명도기 중 하나였다.

천지를 파멸시킬 수 있는 위엄이 있었다.

"궁우지의(穹宇之意), 태황계령(太荒界靈)!"

장소지존은 낡은 영패를 꺼냈다.

순식간에 커다란 궁우지계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형의 의지가 한데 뭉치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몇백만 리의 하늘은 황폐해지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엄 있는 형상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형상은 위세가 하늘을 찔렀다.

장소지존은 궁우태황종의 장로였다.

궁우지계와 태황지계에 절대적인 통제력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몸으로 두 개 소세계의 의지를 불러왔다.

"멸하거라!"

장소지존이 법인을 드러냈다.

두 개 소세계의 의지는 천선(天仙)으로 변한 것처럼 손에 칼과 검을 들고 제천법종과 호응하여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를 공격했다.

"이런 수단이면 재미있구나. 나는 한 번 죽은 적 있어 경지가 예전보다 약하지만 이런 수단은 역시 아무것도 아니다."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나지막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마지막에 천지에 울려 퍼졌다.

방원 몇백만 리의 모든 것이 들끓기 시작했다.

"대천묘법(大千妙法), 상고십존(上古十尊)!"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정혈을 열 방울 뿜었다.

열 개의 커다란 형상이 나타나 대단한 위압을 드러냈다.

이어 열 개의 형상이 흠칫하더니 열 개의 태고도술이 드러났다.

도술에서 폭발해 나온 힘은 상상할 수 없는 위력이 있었다.

제천법종과 양대 계의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이럴 수가!"

장소지존과 황뢰지존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구천지존의 정상의 존재였다.

그들이 연합하여 드러낸 살초는 구천선역 전체에서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방금 주인이 된 자들도 피해야 했다.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어떻게 쉽게 우리의 공격을 막았지? 설마…….'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깜짝 놀랐다.

열 개의 형상 중 가장 앞에 선 자를 그는 너무 익숙했다.

전신의 형상이었다.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어떻게 했지? 그는 전신과 어떤 관계지?'

이때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 면사포에 가린 두 눈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무궁한 신위가 모인 흰색 화염이 감도는 선검이 솟아올랐다.

장소지존과 황뢰지존을 미간을 찌푸렸다.

그들은 무상도술을 드러내려 했다.

그들이 법인을 만들었을 때 열 개의 형상이 그들 앞까지 공격해왔다.

"아차!"

두 지존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베라!"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망설이지 않고 검을 내리쳤다.

대단한 검기는 무형의 천룡처럼 대단한 힘이 있었다.

도장 위의 모든 무인들은 영혼이 크게 떨렸다.

천지가 그들을 향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진남이 받은 충격은 가장 컸다.

그의 몸에서 펑 펑 하는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지며 피가 흘러내렸다.

"전신각인(戰神刻印)!"

진남은 크게 소리쳤다.

전에 그가 전신의 몸 전체를 융합했을 때 무주궁도를 얻은 외에 전신은 그의 몸에 각인을 남겼다.

전신의 말에 따르면 이 각인은 한 번밖에 움직일 수 없었다.

그를 도와 모든 위험을 물리칠 수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전신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절대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했었다.

각인을 움직이면 매우 큰 화를 불러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진남은 많은 걸 신경 쓸 수 없었다.

"이건……."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분명 전신각인을 움직였다. 그런데 왜 아무 반응이 없지?'

"흥! 우리 궁우태황종에 사람이 없는 줄 아느냐?"

위기의 순간에 콧방귀를 뀌는 소리가 구천에서 울려 퍼졌다.

길이가 십만 장 되는 선광 손가락이 허공에서 강림해 검광을 부쉈다.

"스승님!"

장소지존과 황뢰지존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에서 벌어진 싸움으로 스승님도 오셨다. 이제 진남은 죽지 않겠다.'

"영감탱이, 끝내는 나왔어? 그러나 이미 늦었어."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나지막하게 한마디 했다.

손에 든 선검이 부서졌다.

"벌도지검!"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진남의 위쪽 백 장 되는 곳에 희미한 검광이 나타나 빠른 속도로 진남을 내리쳤다.

"꿈 깨!"

대단한 존재는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의 행동에 화가 난 것 같았다.

방대한 도광이 성진처럼 하늘 깊은 곳에서 반짝거렸다.

"아차! 이건……."

대단한 존재는 뭔가 발견하고 순간 눈빛이 흔들렸다.

희미한 검광이 그 순간 진남의 몸에 박혔다.

진남 체내의 도광은 순식간에 검광에 조금씩 부서지기 시작했다.

"악-!"

엄청난 고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진남은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미, 미안하다……. 오늘 내가 손을 쓰지 않으면…… 모든 것이……."

이 광경을 본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의 눈에 아픔이 스쳤다.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혼자 중얼거렸다.

가능하다면 그는 절대 이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도광이 부서진 사람이 자신이기를 바랐다.

"죽으려고 작정했군!"

대단한 존재는 반응하고 매우 화가 났다.

끝없는 도광이 커다란 산으로 변해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를 내리눌렀다.

"자네들 궁우태황종도 별거 아니군."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진정하고 옅은 미소를 지을 뿐 피하지 않았다.

자신의 몸이 도광의 큰 산에 눌려 부서지도록 내버려 뒀다.

산꼭대기의 하늘에 가득 퍼졌던 검우와 열 개의 형상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늘을 가득 채운 대단한 위압과 싸늘한 살기도 사라졌다.

비명만이 사람들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제길! 놓쳤다! 기이한 수단을 많이 아는구나. 황뢰, 나를 따라오거라. 장소, 여기는 너에게 맡긴다!"

대단한 존재는 불만스럽게 한마디 하고는 사라졌다.

하늘 가득하던 도광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알겠습니다!"

장소지존과 황뢰지존은 일제히 공수하고 마주 보았다.

황뢰지존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궁우지계를 날아나갔다.

모든 기운이 완전히 평온해졌다.

"끝, 끝났나?"

산꼭대기의 인신 경지의 무인들이나 천선 경지의 거물들이나 모두 망연자실했다.

패자들은 재난에서 살아난 느낌이 들었다.

좀 전의 모든 건 백 개 셀 동안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단한 기운들이 부딪히면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궁우지계 전체가 산산조각 나고 사라질 것 같았다.

"진남!"

풍화장사와 부생선왕 등 그리고 구홍, 서선지, 혈안인선은 문득 뭔가 생각나 안색이 어두워졌다.

휙 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은 진남의 옆으로 날아왔다.

모든 무인들도 정신을 차리고 시선이 진남에게 쏠렸다.

신비한 구천지존이 강제로 궁우지계에 쳐들어온 건 진남을 죽이기 위해서였다.

진남은 좀 전에 한 방을 맞았다.

"걱정할 것 없소. 저자는 아직 죽지 않았소."

장소지진이 다가오며 소매를 휘둘렀다.

웅장하고 깨끗한 선력이 진남의 체내에 주입되어 육신의 상처를 전부 회복시켰다.

'죽지 않았다고?'

풍화장사, 부생선왕 등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저자는 도기가 부서지고 선혼도 큰 상처를 입었소."

장소지존은 복잡한 표정으로 가볍게 한숨을 지었다.

"뭐라고? 도, 도기가 부서졌소?"

풍화장사 등과 패자와 거물들, 그리고 다른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도기가 부서졌다는 건 진남의 무도경계가 도경대성에서 무도사극으로 떨어졌다는 뜻이었다.

진남이 절세천재에서 개세천재로 전락했다는 뜻이었다.

성공적으로 승선한 개세천재는 앞날이 창창했다.

나중에 패자거나 구천지존이 될 수 있었다.

커다란 구천선역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찌 절세천재와 비교가 될까?

도경의 문턱을 만지는 것만이라도 매우 어려웠다.

매우 높은 천부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연이 쌓여야 도달할 수 있었다.

도경대성은 어림도 없었다.

도기가 무너지면 다시 도경대성을 이루는 건 전보다 열 배 넘게 어려웠다.

"선역에 명성을 날릴 제일선이 되어 빛을 날리고 앞날이 창창해 사람들이 우러러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짧디짧은 백 개 셀 동안에 반딧불처럼 사라졌다고?"

맹구궁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구궁금선종의 소종우였다.

지금까지 무인들이 진급하거나 떨어지는 걸 많이 봤다.

그러나 누군가 구름 위에서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본 건 처음이었다.

"……."

오회생, 연경연 등 개세천재들과 무인들 대부분은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들은 복잡한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

"하하하!"

그들과 달리 무상도통의 패자들은 모두 기뻤다.

특히 남세선왕, 용현령과 융왕장사는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진남이 신단에서 떨어졌으니 그들은 구천지존이 될 대단한 적이 적어진 셈이었다.

진남은 아직 무도사극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진남을 해결하기가 매우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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