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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39화 (939/1,498)

939화 나를 위협해?

"선배님들, 이 일에 대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종문의 제일 진전제자와 다른 몇 명이 진남에게 진압당했습니다."

설미천선은 가볍게 숨을 내쉬며 공수했다.

그제야 실상을 안 구홍, 서선지, 혈안인선은 깜짝 놀랐다.

부생선왕, 지혼선왕, 홍금선왕은 의외라는 듯 진남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 한 방에 두 무상도통의 진전제자들을 진압했어?'

"선배님들, 저는 그들을 아직 풀어줄 수 없습니다. 다만……."

진남은 세 패자를 난감하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 먼저 공수하고 말했다.

진남이 진압한 마흔세 명의 개세천재들 중 구궁금선종과 신비한 벽천고교(?天古?) 외에 남은 열한 개의 무상도통들이 전부 이곳에 있었다.

진압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진남은 시간을 끌 수밖에 없었다.

여러 개세천재들이 배운 문도법이 나타나야 진남은 사람을 풀어줄 수 있었다.

또, 임청파와 수신량 등을 풀어주면 무상도통에서 진남이 두 개의 문도법을 수련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극생문과 궁우태황종에서는 그를 죽이려고 할 게 분명했다.

"뭐? 아직 풀어줄 수 없다고?"

무존천선과 설미천선 등 거물들은 진남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화가 치밀었다.

선위가 흩어지고 대지가 진동했다.

진남이 개세천재들을 승선할 수 없게 한 것도 모자라 계속 진압하려고 하니 어찌 화가 나지 않겠는가?

"죽고 싶으냐?"

부생선왕, 지혼선왕, 홍금선왕은 동시에 차갑게 말했다.

'진남이 큰 사고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감히 우리를 안중에 두지도 않는구나.'

"진남이 아직 풀어줄 수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얼른 썩 꺼지거라. 억울하면 너희들 패자더러 오라고 하거라."

부생선왕은 패기 가득하게 말했다.

그들이 진남의 일을 해결해주겠다고 말했으니 약속을 지켜야 했다.

두 개의 무상도통 사람들은 그들이 경계할 정도가 아니었지만 시끄러운 일이었다.

"선배님들과 척을 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굳이 진남을 편들겠다고 하면 선배님들도 곧 후회……."

무존천선과 설미천선은 화를 참으며 말했다.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부생선왕의 두 눈에 분노가 이글거렸다.

'두 천선들은 너무 건방지구나. 계속 우리를 도발하다니. 패자의 위엄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가?'

"진남, 이 도둑놈아. 얼른 사인선 등을 풀어주거라!"

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졌다.

초록 대나무가 그려진 두루마기를 입은 범음천선이 차가운 시선으로 살기를 풍기며 장로들과 함께 날아왔다.

그녀는 기세를 남김없이 드러냈다.

그러나 그녀는 곧 현장 상황을 확인하고 어안이 벙벙했다.

구홍 일행과 세 패자도 어안이 벙벙했다

'천허조교의 사람들? 저들의 개세천재도 진압당한 거야?'

부생선왕, 지혼선왕, 홍금선왕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고 놀란 시선으로 진남을 돌아보았다.

'이 녀석, 대단하구나. 선고에 한 번 다녀오더니 혼자서 세 무상도통의 진전제자들을 진압했어?'

"진남, 우리와 무슨 원한이 있길래 이런 일을 벌인 거냐?"

이때, 멀리서 호통이 울려 퍼졌다.

곱사등이 노파가 장로들을 이끌고 화가 잔뜩 나서 나타났다.

"문심(問心) 장로?"

서선지 등은 경악했다.

"삼청고교의 진전제자들도 진압한 거야?"

부생선왕, 지혼선왕, 홍금선왕도 경악했다.

이제 상황은 그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들은 머리가 아팠다.

네 개의 무상도통 중 두 개는 상행천소선역의 무상도통이었다.

그들이 아무리 패자라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몸을 사릴 필요가 있었다.

더욱이 그들은 잘못을 한 측이었다.

"진남, 사람을 풀어주지 않으면 너를 죽이겠다."

"진남, 너 배짱도 크구나."

"진남……."

세 선왕이 일을 처리하기 전에 세 개의 우레 같은 호통이 울려 퍼졌다.

궁우태황종, 보제고찰종, 십욕종의 세 천선 등급의 태상장로들이 장로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세 개의 무상도통이 더 있었어?"

구홍, 서선지, 혈안인선 등은 어안이 벙벙했다.

세 패자들도 이제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진남이 혼자서 일곱 개의 무상도통의 진전제자들을 진압했다니 어떻게 한 거지?'

"이 녀석, 재간이 있구나. 모든 무상도통의 진전제자들을 전부 제압했느냐?"

부생선왕, 지혼선왕, 홍금선왕은 진남을 아니꼽게 흘겨봤다.

'그래서 저 녀석이 우리 셋이 해결해준다는데도 빨리 자리를 뜨자고 했구나. 진짜로 큰 사고다.'

"흠흠…… 선배님들, 모든 무상도통의 제자들을 전부 진압하지는 못했지만…… 거의 진압했습니다."

진남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거의 진압했다고?"

부생선왕은 깜짝 놀랐다.

불길한 예감이 속에서 솟구쳤다.

"진남, 죽어라!"

그들의 추측을 증명하듯 네 개의 분노에 찬 고함이 울려 퍼졌다.

주도문, 환선도문, 윤회종, 승천응화교(承天應化?)의 거물들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왔다.

다들 엄청 화가 나 있었고 살기가 가득했다.

"이런……."

수많은 일을 겪었고 큰 사건들도 겪었지만 세 패자는 당황했다.

지금까지 승선지조가 수도 없이 열렸어도 한 선고에서 열한 개 도통의 진전제자들을 모두 제압하는 일은 없었다.

'진남은 대체 얼마나 대단한 수단을 사용한 거야?'

그러나 패자들은 이내 정신이 들었다.

화가 잔뜩 난 천선들을 보자 그들은 저도 몰래 헛숨을 들이켰다.

이런 상황인 줄 알았더라면 그들은 진남 일행을 데리고 빠르게 자리를 떴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진남과 요수의 말을 무시했으며 사건을 해결해주겠다고 나섰다.

진남은 머쓱해서 마른 기침을 했다.

"이 녀석아, 우리에게 한번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겨주는구나."

부생선왕 등은 진남을 노려보고 바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들은 무존천선과 설미천선을 대할 때처럼 패기가 넘치는 말투가 아니라 한결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여러분……."

일이 이 지경까지 되었으니 그들은 원한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진남이 이들에게 끌려가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말을 채 하기 전에 더 큰 놀라움이 생겼다.

"네가 양계에서 저지른 일들은 원래 우리와 상관이 없다. 그러나 마흔여 명의 개세천재를 진압하다니. 우리 구궁금선종과 척을 지려는 게냐?"

다시 한번 호통이 울려 퍼졌다.

전과 달리 무상의 위압을 품은 호통에 천지도 흔들리는 것 같았다.

구궁금선종의 패자였다.

그의 뒤에는 맹구궁과 태상장로들이 있었는데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들이 벌인 도박판은 한 가지 규칙이 있었다.

마흔 명의 개세천재들이 승선에 성공하지 못하면 도박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전부 네 배로 배상해야 했다.

유월도성에 모여든 무인들은 십여만 명이 되었다.

구궁금선궁이 아무리 재력이 든든하다고 해도 손실이 너무 컸다.

지금 유월도성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십여만 명의 무인들은 격동되어 진남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진남, 나에게 아주 큰 선물을 주었구나."

맹구궁은 진남을 죽어라 노려봤다.

그는 손실이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그의 홍운지체가 진남의 액운지체에 제압된 것 같은 것만이 신경 쓰였다.

"구, 구궁금선종? 맹구궁?"

부생선왕, 지혼선왕, 홍금선왕은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그들은 진남이 구궁금선종의 미움까지 받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맹구궁은 구천지존의 아들이고 미래의 종주가 될 사람이었다.

그들 셋이 감히 미움을 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정신을 차린 선왕들은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

진남의 배짱은 그들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구천선역에 도합 열세 개의 무상도통이 있는데 진남은 한꺼번에 열두 개 무상도통의 미움을 샀다.

'벽천고교까지 이 선고에 참여했더라면 진남은 모두의 미움을 사지 않았을까?'

"선배님들,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아직 진남을 보호해주실 생각입니까?"

무존천선과 설미천선은 그들을 조롱했다.

다른 무상도통의 태상장로들도 분노가 가득한 시선으로 세 패자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진남이 세 선왕들을 믿고 개세천재들을 풀어주지 않는다고 믿었다.

"우리는……."

부생선왕은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좀 전의 패기는 전혀 없었다.

앞에 있는 무리들 중 패자는 한 명뿐이라 그들은 진남을 데리고 쉽게 떠날 수 있었다.

그러나 자리를 뜨면 열두 개의 무상도통의 분노를 마주해야 했다.

특히, 몇몇 무상도통들에서 연합하여 그들을 공격하면 죽지는 않겠지만 손실이 어마어마했다.

구홍, 서선지, 혈안인선 등도 눈앞에 벌어진 장면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진남이 비범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번 손을 쓰면 이렇게 엄청난 일이 벌어질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끝장이다."

만소는 세 패자들의 표정을 보자 마음이 서늘해졌다.

'승선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오늘이 제삿날인가?'

"사람을 풀어주고 말고는 세 선배님이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제가 정합니다."

진남은 여러 거물들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그는 맹구궁 등에게 눈길을 돌렸다.

"설마 선고에서 다른 개세천재들을 진압하면 안 되느냐? 그리고, 도박에서 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면 도박판을 열지 말았어야지."

진남은 체면을 봐주지 않고 인정사정없이 말했다.

"너……!"

구궁금선종의 패자와 태상장로들은 화가 나서 노려볼 뿐 반박할 말이 없었다.

도박판의 규칙은 그들이 정했기에 손실이 아무리 커도 자신들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진남이 일부러 했다고 해도 그들은 진남에게 시비를 걸 수 없었다.

혹시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면 그들의 명성은 바닥을 칠 것이었다.

"이번 도박판에서 우리가 큰코다친 건 네 탓이 아니다. 그러나 오늘 네가 어떻게 이 일을 마무리 지을지 지켜보겠다."

맹구궁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진남을 철천지원수로 생각했지만 종문의 힘으로 없앨 생각은 없었다.

"진남, 임청파를 풀어주거라!"

"도둑놈 같은 진남, 셋을 셀 동안 얼른 풀어주거라."

"진남……!"

무존천선, 설미천선, 범음천선 등 거물들은 진남에게 화가 나서 고함을 지르자 선위가 휘몰아쳤다.

그들은 두 손을 들고 법인을 만들었다.

방원 몇십만 리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부생선왕 등은 안색이 변했지만 어쩔 수 없이 진남의 뒤에 서 있었다.

어찌 되었든 그들은 진남이 죽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

진남이 없으면 지존동부의 깊은 곳에 있는 물건이 언제 깨어날지 알 수 없었다.

"왜 이리 시끄럽게 합니까?"

이때, 진남이 차갑게 호통을 쳤다.

그의 기세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무존천선, 설미천선 등 거물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진남이 먼저 기세를 드러낼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진남은 차갑게 웃었다.

"개세천재들이 전부 제 손에 있습니다. 그런데 저를 위협하다니요? 제가 기분이 상해서 그들을 죽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말을 마친 그는 어두운 붉은색 빛을 드러냈다.

서늘한 한기가 흐르고 살기가 가득했다.

"네 놈이 감히!"

무존천선, 설미천선 등은 안색이 변했다.

"제가 못 할 것 같습니까? 오늘 제 목숨을 노린다면 다 같이 죽는 겁니다."

진남은 두 눈에 금색 불이 활활 타올랐다.

그는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진남, 너……."

무존천선 등은 안색이 다시 한번 변했다.

"제가 뭐요? 열두 개의 무상도통이 함께 왔다고 제가 두려워할 줄 아십니까? 지금은 당신들이 저에게 부탁을 해야 합니다."

진남은 차갑게 말했다.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개세천재들이 살아서 돌아가기를 바란다면 나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선마도세를 하십시오. 또, 모든 사람들이 저를 궁우태황종까지 배웅하고 제가 제일선 싸움에 참가할 수 있게 하십시오. 그럼 개세천재들을 풀어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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