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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29화 (929/1,498)

929화 음양소세계가 열리다

대전은 조용해졌다.

맹구궁을 앞에서 진남은 기가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술 더 떴다.

"재미있네."

임청파, 수신량, 나염 등 개세천재들은 흥미진진하게 이 광경을 바라봤다.

진남이 물러났다면 맹구궁의 말대로 선방 오 위에 오를 대단한 실력이 있다 해도 그들은 진남에게 관심이 없었을 것이었다.

"하하하!"

맹구궁은 큰소리로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술잔을 흔들며 말했다.

"만약 이번에 승선에 성공하면 구궁금선종에 있는 선도복지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두 개 가져가거라."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무상도통의 거물들도 깜짝 놀랐다.

'두 개의 선복도지를 가져가라고?'

구천선역의 패자들도 선도복지가 하나밖에 없었다

만약 진다면 구궁금선종의 재력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손실이 매우 컸다.

'맹구궁은 패기 있구나!'

"두 개의 선복도지?"

진남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의 눈에 금색 불꽃이 타올랐다.

"그렇게 하자."

두 개의 선복도지를 얻으면 그가 승선에 성공하고 패자로 진급할 때 필요한 천재지보가 부족하지 않았다.

"도우들, 내가 한마디 하겠다."

이때 구석에서 보라색 두루마기를 입은 마르고 키가 큰 노인이 천천히 일어나더니 말했다.

"소개가 늦었다. 이분은 궁우태황종의 태상 장로 잔월천선이시다. 이번 제일선 싸움의 모든 일은 이분께서 책임지신다."

구궁금선종의 태상 장로가 말했다.

진남과 구홍 등을 포함한 대전 안의 개세천재들은 모두 잔월천선을 바라봤다.

그들이 이번 승선모임에 참가한 건 승선하기 위해서만 아니라 무상영예를 대표하는 제일선이 되고 싶어서였다.

"허허, 내가 한마디 하겠소. 소종주, 기분 나빠하지 마시오."

잔월천선은 환하게 웃으며 맹구궁을 향해 공수하더니 정색하고 말했다.

"다른 개세천재들과 많은 인선들이 이미 궁우태황종으로 갔소. 이제 남은 건 음양소세계와 명월천궐 두 곳이요. 음양소세계가 끝난 후 만약 승선에 성공한 도우들은 바로 이 영패를 움직이시오."

말을 마친 잔월천선은 소매를 흔들었다.

몇십 개의 선광이 구홍과 서선지를 포함한 개세천재들의 앞에 떨어졌다.

"응?"

사람들은 곧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모든 개세천재들이 영패를 가졌지만 진남만 없었다.

자금신조로 변한 만소도 영패를 가지지 못했다.

"잔월 장로, 무슨 뜻입니까? 왜 진 형은 영패가 없습니까?"

구홍은 가까스로 화를 참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

'좀 전에는 맹구궁이 시비를 걸더니 이제 잔월천선까지 합세했네? 진 형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구나.'

"진남은 소종주의 홍운지체에 제압당할 것이다. 승선하지 못하는 건 정해진 사실이다. 영패를 가진다고 한들 무슨 소용 있느냐?"

잔월천선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할 말은 끝났다. 장로들 내기를 계속하시오."

사람들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했다.

잔월천선은 진남과 원한이 없었다.

그는 음양소세계가 끝난 후 영패를 발급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잔월천선은 지금 영패를 발급하고 또 일부러 진남에게 주지 않았다.

그는 진남을 짓밟고 맹구궁에게 아부하려는 게 속내가 빤히 보였다.

"그게 대체……."

구홍은 화를 내려고 했다.

"천선이라는 자가 어찌 이렇게 간사하다니. 역겹다."

만소는 입술을 깨물었다.

'영감탱이, 나에게도 영패를 주지 않다니.'

"괜찮습니다. 맘대로 하십시오."

진남은 평온한 표정으로 신념을 전했다.

'지금 길게 말해봤자 아무 의미 없다. 나중에 결과가 나오면 이들은 스스로 입을 다물 것이다.'

"하하, 이제 중요한 얘기나 합시다."

구궁금선종의 태상 장로는 큰소리로 웃더니 두 손에 기이한 법문을 만들었다.

"많은 도우들은 승선방에 이름 오른 개세천재들이 모두 승선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질문했소. 그럴 가능성은 없소. 다만, 승선방 마지막에 또 다른 내기 방식이 적혀있소."

"스무 명의 개세천재가 승선하지 못하면 배당료는 일 대 이점삼이오."

"삼십 명의 개세천재가 승선하지 못하면 배당료는 일 대 삼이오."

"사십 명의 개세천재가 승선하지 못하면 내기에 참가한 사람들은 판돈을 얼마를 걸었든 네 배로 배상받게 되오."

잔월천선의 목소리는 대전과 유월도성 전체에 울려 퍼졌다.

"도우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소. 어서 판돈을 거시오."

그의 마지막 말에 무인들은 정신을 차렸다.

커다란 유월도성이 시끄러워졌다.

"이런 규칙이 있을 줄 몰랐다."

"나는 스무 명의 개세천재가 승선하지 못한다에 걸 거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소? 나와 함께 나염에 겁시다."

"걸 거면 임청파에 거시오. 확실히 따고 손해 보지 않을 거요. 수신량은 안 되오!"

경지가 강한 존재들이나 인신 경지의 무인들이나 선석이나 기이한 보물을 꺼내 판돈을 걸었다.

대전 안에 있던 거물들과 개세천재들도 마찬가지였다.

무척이나 시끌벅적했다.

이렇게 큰 도박판은 쉽게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진남에게 판돈을 건 무인은 아주 적었다.

낮말은 쥐가 듣고 밤말은 새가 듣는다고, 맹구궁이 진남을 제압할 거라는 소문이 무인들 사이에 퍼졌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무인들이 진남에게 판돈을 걸 리가 없었다.

'진남이 어찌 맹구궁의 홍운지체를 막을 수 있을까?'

* * *

시간이 흘러 자시가 되었다.

이제 내기도 더는 판돈을 걸 수 없었다.

유월도성의 분위기는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거리의 무인들은 자신이 누구에게 얼마를 걸었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도우들에게 말해줄 것이 있소. 잠시 후 음양소세계가 열릴 거요. 음양소세계는 열흘 후면 닫히오. 그때면 결과를 알 수 있소."

구궁금선종 태상 장로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잠시 후, 검은색과 흰색 빛이 구름을 뚫고 들어갔다.

커다란 구멍이 천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구멍에는 음양지기가 용솟음쳤다.

서로 겹친 낡은 문들이 보였다.

보이지 않는 위압이 천지에 꿈틀거렸다.

커다란 유월도성도 위압에 빛을 잃었다.

"음양소세계가 열렸다."

"도우들, 우리 가자."

"이건 마지막 기회다.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다!"

무인들은 신광으로 변해 안으로 날아갔다.

마치 군단이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기세나 세력이나 매우 방대하여 마음을 흔들었다.

성안의 몇십만 명의 무인들은 내기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이 광경을 보자 흥분되었다.

"도우들,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겠소. 내가 먼저 건배를 하겠소."

주전 안의 맹구궁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술잔을 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임청파, 사인선, 나염 등 개세천재들도 술잔을 들고 한 모금에 다 마셨다.

그들은 대단한 기세를 드러냈다.

슉-!

진남, 만소, 수신량, 정천기 등 개세천재들은 술자리를 즐기지 않고 가장 먼저 대전의 위쪽으로 날아올랐다.

임청파 등이 그의 뒤를 따랐다.

십만 명의 무인들 중에서 그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은 유난히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진남, 절대 여기서 죽지 말거라. 네가 실성하거나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못한 모습을 보고 싶다."

진남이 구멍 안으로 날아들어가는 걸 본 맹구궁은 더 짙게 웃었다.

* * *

같은 시각.

음양소세계가 열린 소식이 만상선령을 통해 구천선역 전체에 퍼졌다.

"마지막 싸움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이곳에 쏠렸다.

천선이나 패자 등급에 도달한 존재들은 왠지 불안했다.

그들은 자신들 휘하의 천재들이 승선에 성공하여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랐다.

어떤 사람은 조용히 기다렸다.

모든 것이 끝난 후 더 주목받는 무대에 올라 승부를 가리려고 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저 승선모임 앞부분의 결과에만 관심 있었다.

* * *

같은 시각.

구천선역, 상행천소선역의 한 상고절지.

절세형상이 천지에 우뚝 서 있었다.

형상에서 대단한 의지가 뿜어져 나왔다.

방원 몇백만 리의 귀신들이 전부 두려움에 떨었다.

피로 물든 땅도 얼음으로 변했다.

"전생, 금생, 내세!"

절세형상의 새하얀 손에 순식간에 몇십만 개의 법인이 만들어졌다.

그녀의 등 뒤에 세 개의 형상이 흐릿하고 기운이 다른 환영이 세 개 떠올랐다.

환영이 나타나는 순간 마치 천지대도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삼생의 힘은 붓으로 변해 오랜 세월의 역사를 기록하라."

그녀는 용이 헤엄치듯 붓을 날렸다.

사방의 대도가 순식간에 혼란스러워졌다가 깨지더니, 다시 회복되었다.

마치 천지가 부서졌다 다시 합쳐진 것 같았다.

패자가 아니라 방금 구천지존으로 진급한 존재도 이 광경을 보자 경악하고 넋을 잃었다.

웅-!

문득 가벼운 울림이 들려왔다.

그녀가 붓을 멈추고 기세를 거두자 천지대도도 평온해졌다.

그녀는 차가운 눈길로 옥처럼 반들반들한 절벽을 바라봤다.

잠시 후, 비명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흑기가 절벽 아래에서 올라왔다.

흑기에서 태고의 악마가 나올 것 같았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예감이 좋지 않다!'

* * *

같은 시각, 지존동부.

하늘색 호수 옆에 진남이 만났던 검흔이 가득한 기이한 돌이 우뚝 서 있었다.

기이한 돌은 바들바들 떨었다.

"네가 말한 주선……. 진짜냐?"

쉰 목소리가 세월을 거스른 것처럼 호수 밑에서 울려 퍼졌다.

"진짜입니다……."

기이한 돌은 목소리도 떨렸다.

"선배님, 선배님께서 저를 이 묘지에서 내보내 주시면 저는…… 선배님께 저의 기억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호수에 파문이 일더니 오래된 빛이 반짝거렸다.

"좋다."

잠시 후, 쉰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넓은 빛이 빠른 속도로 기이한 돌에 주입되었다.

"이, 이건 전신인가?"

쉰 목소리는 깜짝 놀랐다.

"아니다. 이건 전신이 아니다. 만약 전신이라면 이 젊은이는……."

쉰 목소리는 말투가 다시 변했다.

그는 깜짝 놀랐다.

* * *

그 시각, 새하얀 공간.

진남은 앞에 있는 두 개의 높이가 삼 장 되고 각각 음자와 양자가 새겨진 오래된 문을 보며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음양소세계는 다른 선고와 달리 독립적인 소세계였다.

제대로 말하면 구천선역에 존재하지 않았다.

상창계의 삼천세계와 비슷했다.

'문을 한 번 지나쳤는데 왜 문이 두 개 나타났지? 설마 이 안에 두 개의 계중계(界中界)가 있나?'

"음양은 흐르고 조화는 스스로 이루어진다."

이때, 우주에서 흘러온 듯한 목소리가 진남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음자는 기연은 많지만 승선할 수 없다. 양자는 무상기연이 있지만 살기가 대단하다. 열 명이 들어오면 다섯 명은 반드시 죽는다. 음이냐 아니면……."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열 명에 다섯 명밖에 죽지 않으면 당연히 양에 들어가야지."

그는 망설이지 않고 양의 문으로 들어갔다.

순식간에 방대한 힘이 그를 감쌌다.

그는 순식간에 낯선 세상에 도착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머릿속에 옥석 한 개가 천천히 나타났다.

목소리가 다시 그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오늘부터 너는 낙하종(落霞宗)의 내문제자다. 반드시 아홉 날 안에 종주가 되어 종문의 무인들을 전부 이끌고 백종싸움에 참가하거라. 양계제일종(陽界第一宗)이 되어야만 보천정(補天鼎)을 얻을 수 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신념을 옥석 안에 주입했다.

그의 예상대로 옥석에는 많은 소식이 있었다.

잠시 후, 진남은 천천히 미간을 폈다.

마음도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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