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925화 (925/1,498)

925화 지금 가야 한다

오회생은 기세가 쭉쭉 높아졌다.

그는 용선의 종자를 연화했기에 용혼을 정복하는 것도 쉬웠다.

다만 용혼을 직접 연화할 순 없기에 잠시 몸속에 흡수했다.

덕분에 경지도 더 강해졌다.

"너를 원망하지 않는다. 천신 경지에서 승선하는 일인데 어디 공평한 싸움이 있겠느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다 사용하거라."

진남은 붉은색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그의 두 눈은 금색 불로 변했다.

"다만, 용혼은 네가 다 가져가게 할 수 없다."

진남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가 허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도광들이 하늘로 솟아올라 거대한 그물로 변했다.

그물은 용혼을 덮었다.

크라아아아-!

방대한 용혼은 포효했다.

허공 전체가 흔들렸다.

잠깐 버둥거리던 용혼은 곧 잠잠해졌다.

수많은 빛무리들이 진남의 몸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오회생보다 늦기는 했지만, 진남의 기세도 늘어났다.

진남은 용선의 종자를 연화하지 못했지만 세 개의 용종을 연화했다.

또, 용혼은 이미 신지가 사라졌고 몇천 년의 세월을 거쳤기에 예전 같지 않았다.

진남의 의지와 도경대성의 도광(道光)으로 충분히 정복할 수 있었다.

"좋다, 좋아. 아주 좋다."

오회생은 분노하기는커녕 더욱 흥분했다.

"진남, 우리 싸워보자. 오늘 네 칼에 죽는다고 해도 후회는 없다."

그는 고함을 지르며 십조선룡으로 변했다.

방대한 용발은 허공을 찢으며 진남에게 날아왔다.

"용선시천술(龍仙?天術)!"

"하하! 오회생. 나는 반드시 이길 거다!"

진남의 호탕한 웃음에 사방이 흔들렸다.

전의는 최고로 높아졌다.

"백참비령, 용선횡천(龍仙橫天)."

진남은 단천도로 허공을 베었다.

그는 용선의 형상으로 변해 날개를 펼치고 위로 날아올랐다.

쿠쿠쿠쿵-!

방원 몇천 리의 하늘이 흔들렸다.

용혼을 오회생은 육 할, 진남은 사 할을 차지했다.

둘은 엄청난 힘을 얻고, 인선 경지가 된 것 같았다.

멀리서 보면 둘의 모습은 두 마리의 용선이 싸우는 것 같았다.

"대, 대단해!"

"이게 왕자들의 싸움이구나!"

"진남과 오회생은 우리가 닿을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무인들은 아래에서 넋을 놓고 싸움을 구경했다.

그들의 정신과 의지는 저도 몰래 제압되었다.

만소, 자호, 양칠 등도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

같은 개세천재들 사이에도 차이가 있었다.

"진남이 힘을 전부 드러내니 패기가 넘치는구나."

만소는 중얼거렸다.

앞의 싸움과 지금의 싸움의 차이를 다른 사람들은 잘 몰랐다.

그러나 만소, 자호, 양칠은 그 차이를 알아보았다.

처음부터 오회생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었다.

"보답천하, 황룡도술(荒龍刀術)!"

진남은 위에서 내려오며 칼을 휘둘렀다.

하늘 가득 채운 도의는 황의 기운뿐만 아니라 용선의지도 더해져 위력이 예전보다 훨씬 대단했다.

오회생의 온몸을 덮은 비늘에서 선광이 반짝거렸다.

커다란 용발은 이상한 각도로 위쪽 허공을 때렸다.

허공이 잔뜩 무너져 검은 구멍이 생겼다.

진남의 도의도 강했지만, 검은 구멍의 힘을 당하지 못하고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붕멸전권!"

진남은 오회생의 뒤에서 고함을 질렀다.

그는 과천일격을 이용하여 오회생의 뒤로 날아왔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두 개의 최강 의지를 사용했다.

너무 빨리 벌어진 일이라 오회생도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이어, 굉음이 울려 퍼졌다.

오회생의 용발과 용 꼬리 등은 부서지고 하늘 가득 피가 흩날렸다.

오회생의 용구가 부서지는 순간 은밀한 빛이 스치더니 그의 육신은 완벽하게 회복되었다.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구주를 움직인다!"

오회생은 엄청난 기세로 반격했다.

백여든여덟 개의 고검이 허공에 모였다.

고검은 빛을 뿜으며 아래로 떨어졌다.

"오회생, 네 비밀을 이제 알았다!"

진남은 의지가 점점 강해졌다.

그는 권의와 도의를 동시에 사용했다.

폭풍우가 일어 천지를 휩쓸었다.

쿠쿠쿠쿵-!

만소, 양칠, 자호와 일부 무인들은 폭발음이 가득한 싸움을 눈도 깜박하지 않고 지켜봤다.

매 순간의 변화와 의지의 부딪힘은 보기 드문 장면처럼 그들의 눈길을 끌었다.

방대한 용시와 천재지보들은 잊힌 지 오래였다.

"붕멸전도!"

진남은 천지 끝에 떠올라 절호의 기회를 노렸다.

그는 단천도에 의지를 전부 주입하고 휘둘렀다.

슉-!

천지가 하얗게 변하고 한기가 가득했다.

오회생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법인을 만들 새도 없이 엄청난 도광이 그의 몸을 베었다.

그는 신음을 흘렸다.

용구는 다시 부서지고 피가 하늘에 가득 흩날렸다.

"육목요검진경(六目妖劍?經)! 육목이 강림하여 천하를 살피고……."

오회생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기이한 빛이 다시 나타나고 그의 육신도 또 생겨났다.

그는 대살초를 사용하려고 했다.

"오회생, 네 비밀을 이미 알았다고 말했을 텐데."

사람들은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진남은 기세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목소리는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위엄이 팔황을 흔들었다.

"전신의지, 일격을 가하라!"

진남의 전의가 전부 모여 거대한 전광(戰光)으로 변했다.

전광은 시공을 초월하여 기이한 빛을 공격했다.

"크악-!"

비명이 울려 퍼졌다.

부서진 방대한 용구는 다시는 재생되지 못했다.

혈무 가운데 살벌한 기운을 풍기는 주먹만 한 석주(石珠)가 나타났다.

석주 뒤쪽에는 희미한 오회생의 형상이 나타났다.

그는 매우 고통스러웠다.

석주는 오회생이 주도대강(誅道總綱)을 수련하여 만든 것이었다.

이는 주도지심(誅道之心)이라고 불렀다.

주도지심 때문에 그는 육신을 빠르게 회복하고 방대한 신력을 얻을 수 있었다.

적을 많이 죽일수록 주도지심도 더 강해졌다.

주도지심은 오회생의 선혼과 생명의 근원 등과 하나가 되었다.

주도지심이 충격을 받으면 선혼과 생명의 근원도 중상을 입었다.

"오회생이 졌어?"

만소, 양칠, 자호 등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용선횡천술!"

이런 귀한 기회를 진남은 놓칠 수 없었다.

그는 바로 날아서 석주를 공격했다.

"진남, 비밀을 발견했다고 뭐가 달라질까?"

희미한 오회생의 형상에서 날카로운 기운이 솟구쳤다.

주도 부문들이 천지 사이를 가득 채웠다.

"나는 주도문의 제자이다. 너의 대도를 없애겠다! 네 대도를 부숴 승선하고 도경에 입문하겠다."

용선지기가 사방에서 날아올라 용창(龍槍)으로 변했다.

용창은 눈부신 빛으로 변해 소세계의 힘을 가지고 진남에게 날아갔다.

'고작 그 정도 수단밖에 없었다면 내가 진남에게 도전했을까?'

오회생은 남겨 둔 수단이 있었다.

주도문의 비장의 수였다.

"하하하!"

웃음이 울려 퍼지자, 천지는 정지된 것 같았다.

"주도문의 수단이나 개세천재의 수단 심지어 천하의 어떤 수단도 나의 대도를 없애지 못한다. 너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

진남의 등 뒤로 청색 빛이 눈부시게 솟구치고 신위가 퍼졌다.

진남에게서 살기 등이 사라지고 긍고의 패기가 가득했다.

"죽여라!"

오회생은 진남의 패기에도 겁을 먹지 않았다.

그는 의지와 힘을 전부 모아 용창에 주입했다.

물러설 데도 없었지만, 오회생은 쉽게 물러서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남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웅-!

갑자기 오회생의 주도지심에서 선광이 번쩍거리고 엄청난 선위가 사방으로 퍼졌다.

진남을 이기지 못했지만, 주도의 결심과 자아의지 그리고 서슴없이 강자에게 도전한 정신 덕분에 오회생의 힘에 변화가 생겼다.

그는 본능적으로 승선을 진행했다.

"승선하려는 거야? 잘됐다! 내 칼이 아직 개세천재 등급의 선혈을 맛보지 못했는데!"

진남의 두 눈에 금색 불꽃이 번뜩였다.

그의 몸속에서 잠잠하게 있던 전신도문은 의지에 영향받았는지 미약한 도광이 감돌았다.

"진남, 열세 번째 선고가 열렸다."

이때, 구리거울의 차가운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마지막 남은 두 선고에도 반응이 생겼다. 지금 승선할 확신이 없으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빨리 음양소세계로 가거라. 늦으면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에 보기 드물게 걱정이 느껴졌다.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반 주 향이 타는 시간도 기다릴 수 없습니까?"

"너에게 엮인 것이 너무 많아서 변수도 많다. 시간을 지체했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나도 모른다."

구리거울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후련하게 싸워보고 싶다면 언제든지 상대가 되어주마."

진남은 어이가 없었다.

'내 지금 실력으로 구리거울과 싸운다는 건 스스로 매를 버는 일이잖아?'

진남은 순식간에 결정을 내렸다.

그의 두 눈에 이글거리던 불꽃이 잠잠해졌다.

전의도 사라졌다.

"오 도우, 미안하다. 오늘은 계속 싸울 수 없겠구나. 마지막 두 선고가 열렸다고 한다. 지금 가지 않으면 나는 승선할 수 없다."

진남은 미안한 표정으로 허공에 대고 포권했다.

그는 상대방의 의지도 싸움을 갈망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너……."

오회생은 허공에 멈추었다.

중요한 순간에 진남이 가겠다고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는 안색이 변했다.

이 싸움 덕분에 그는 승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도경소성을 이루지 못했다.

주도대강의 의지에 따르면 그는 진남의 일은 상관하지 않고 계속 싸워야 했다.

'하지만 그럼 나는 소인이 되는 거잖아? 상대방은 전의가 사라졌는데 억지로 싸운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진남."

오회생은 심호흡을 했다.

그는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억지로 잡아두지 않겠다."

"다만……."

오회생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말했다.

"반드시 제일선 싸움에 와야 한다. 거기에서 우리 제대로 싸워보자!"

진남은 그 말을 듣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오회생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래, 약속할게."

진남은 대답했다.

이 싸움에 그는 반드시 응할 것이다.

"만소, 마지막 두 개의 선고가 곧 열린다고 하니 가보자. 이곳에서 승선할 수 없는데 계속 머무른다면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진남은 만소에게 신념을 전달했다.

"누가 이곳에서 승선할 수 없다고 했는데? 젠장, 알았어. 갈게! 가면 되잖아!"

만소는 거절하려다가 진남이 주먹을 쥐자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그는 눈을 흘기며 날개를 펼치고 허공으로 사라졌다.

사실 그도 다음 선고를 기대했다.

그곳에서 비범한 전승을 얻을 수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야?"

구경하던 무인들은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중요한 순간에 사라져버린 진남을 이해할 수 없었다.

'설마 진남이 겁을 먹었나?'

"너희들 실력은 실망스럽지만 나는 곧 승선해야 한다. 그러니 너희들 목숨을 취해 인선경지에 오르는 데 도움을 얻어야겠다."

오회생은 예전의 태도로 돌아왔다.

허공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그는 양손을 모아 법인을 만들었다.

허공에 수많은 용발이 나타나 무인들에게 날아갔다.

그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이제부터 그는 살계를 펼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는 이제 진남과 상관없는 일이었다.

* * *

진남과 만소는 구령신경을 벗어나 음양소세계로 가는 중이었다.

"진 형, 마지막 두 개의 선고가 열렸는데 어디로 갈 생각이오?"

"진남, 마지막……."

이때, 진남의 납계에 있던 영패들에서 신념이 전해졌다.

구홍과 서선지, 세 선왕들 그리고 한참 동안 모습을 감춘 혈안천신이었다.

혈안천신은 이제 승선하고 인선 경지가 되었다.

그래서 혈안인선(血眼人仙)이라고 불러야 했다.

진남은 신념들을 확인한 후 만상선령을 살폈다.

고작 몇 시진이 지났지만 구천선역은 떠들썩해졌다.

수많은 시선들이 상행천소선역을 주목했다.

무상도통의 제자들과 패자 세력의 제자들 그리고 무인들은 마지막 두 개의 선고로 향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