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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24화 (924/1,498)

924화 두 천재의 대결

소세계.

"역시나!"

진남은 두 눈에 빛이 났다.

"진남 도우, 오회생이 뭘 한 거야?"

자호는 진남의 표정을 발견하고 부드럽게 물었다.

"간단해. 오 도우는 용선의 종자를 이용하여 용선의지를 연화했다. 그리고 이곳의 규칙을 전부 없앴다."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규칙들이란 게 용선의 종자가 있어야 지선 경지의 용시에 들어갈 수 있다거나 혹은 칠조신룡을 타야 소세계에 올 수 있다거나 하는 것들이야.

즉, 이제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가도 된다는 거지."

진남의 말을 들은 무인들은 믿을 수 없었다.

'오회생이 이곳의 규칙을 전부 없앴다니?'

무인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때, 무언가 느껴진 그들은 고개를 돌렸다.

먼 곳에서 몇 개의 신광이 빠르게 다가왔다.

밖에 있던 무인들이 진짜로 오고 있었다.

일부 무인들은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양칠과 자호 그리고 소수의 무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용선의 종자나 지선 경지의 용시나 비범한 전승이었다.

심지어 비범함을 넘어섰다.

원래대로라면 개세천재만이 승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회생이 승선에 실패한 것은 성대한 장면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회생이 이런 행동을 한 것은 무인들을 이곳에 불러 모아 성대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가 승선하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만든 장면이었다.

상황을 이해한 자호 등은 헛숨을 들이켰다.

'오회생은 패기가 대단하구나!'

많은 무인들을 끌어들이면 결국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훌륭해. 눈치가 좀 있구나."

오회생은 진남을 힐끗 보고 사람들을 내려다봤다.

"규칙은 사라졌다. 너희들은 연합하여 나를 상대하거라!"

무덤덤한 한마디에 패기가 가득했다.

그는 더 머무르지 않고 용시 안으로 사라졌다.

"기회가 왔다. 도우들, 우리 함께 가자!"

무인들은 기뻐하며 용시로 날아갔다.

오회생의 계획이 무엇이든지 무인들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오회생은 강했다.

그러나 그들이 겁을 먹고 용기를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진남과 자호 그리고 양칠도 서로 마주 보더니 동시에 용시 안으로 날아갔다.

먼 곳에서 무인들이 계속 모여들었다.

용시 안은 이미 대전이 벌어졌다.

* * *

만소는 용의 심장 부근까지 날아갔다.

그는 강한 선술을 펼쳐 무인과 생령을 물리쳤다.

"만소, 조심해!"

이때, 만소의 머릿속에 진남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만소는 멈칫했다.

갑자기 강한 한기가 그를 덮쳤다.

안색이 변한 그는 눈부신 신광을 뿜어 살기를 막았다.

"요족의 개세천재였어? 목숨은 살려줄게."

오회생은 강한 기세로 법인을 만들었다.

그러자 허공에 차가운 검의들이 펼쳐져 검도대진을 이루었다.

"안 돼!"

만소는 깜짝 놀라 날개를 휘둘렀다.

날개는 절세의 칼처럼 검기들을 부쉈다.

"용지노(龍之怒)!"

쉽게 물러설 만소가 아니었다.

그는 고룡형상과 하나가 되었다.

분노가 모여 실체를 이루고 살기로 변했다.

평범한 사람은 이 정도로 강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만소는 본체 금시대붕과 용종과 합쳐져 용붕이 되었다.

그의 분노는 사방을 진동했다.

"천하무쌍검(天下無雙劍)!"

"늠신탑(凜神塔)!"

용의 심장으로 날아가던 양칠과 자호는 그 모습을 보자 선술과 이보를 사용하여 오회생을 공격했다.

세 개세천재가 힘을 합쳤다.

오회생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오른손을 들었다.

그의 손바닥에 용화(龍火)가 나타났다.

슉-!

그는 제자리에서 사라졌다가 만소의 등 뒤에 나타났다.

"이게 대체……."

만소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회생도 진남과 같은 술법을 장악한 건가?'

"큰일이다!"

만소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오회생의 손바닥에 수많은 뇌인(雷印)이 나타났다.

그는 뇌인을 만소의 등에 힘껏 내리쳤다.

만소가 미처 피할 수 없는 거리였다.

슉-!

이때,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손이 나타나 오회생의 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꽉 잡았다.

"응?"

오회생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는 앞에 나타난 진남을 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역시 개세천재답구나. 잘됐다. 너희 넷이 연합하거라."

진남은 살짝 웃었다.

"연합하라고?"

"네가 이들과 연합하여 나를 상대하는 게 맞을 거다."

말을 마친 진남은 엄청난 기세를 드러냈다.

"응? 평범한 개세천재가 아닌가 보구나. 그래도 감히……."

오회생은 여전히 표정 변화가 없었다.

마치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 같았다.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그의 팔을 잡은 손에서 눈부신 도광이 번쩍거렸다.

방대한 힘이 그의 팔을 산산조각 냈다.

"도, 도경소성?"

오회생과 양칠 그리고 용시에 들어간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특히 무인들은 이 상황이 믿겨지지 않았다.

도경소성은 일부 패자들도 이루지 못한 경지였다.

진남은 승선하면 절세천재라 불릴 수 있었다.

절세천재라 불릴 수 있는 자는 구천 선역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였다.

"좋다, 좋아, 아주 훌륭해!"

오회생은 겁을 먹기는커녕 연속 감탄했다.

그의 두 눈 깊은 곳에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이번에는 운수가 너무 좋구나. 도경소성을 이룬 개세천재를 만나다니. 진남 도우, 반드시 최선을 다해서 나와 싸우길 바란다. 승패를 떠나 내가 너에게 신세를 진 걸로 하자!"

오회생은 기세가 늘어나고 빛이 번쩍였다.

부서졌던 그의 팔은 빠른 속도로 다시 자랐다.

그는 주도문의 제일 진전제자였다.

종문에서 배운 문도법이 바로 주도진경이었다.

주도진경을 수련하면 동급의 무인들보다 훨씬 강해졌다.

때문에, 평범한 개세천재는 그를 상대할 수 없었다.

오회생이 승선하려면 무척 강한 천재나 여러 명의 천재 또는 수많은 무인들을 이기거나 죽여야 했다.

그리고 도경에 입문하려면 도경소성을 장악한 개세천재를 이기거나 죽여야 했다.

선고가 열리기 전에 그는 그런 무인을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그런데 그렇게 갈망하던 상대가 지금 그의 앞에 있었다.

"좋다.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진남은 그 모습을 보자 엄청난 전의가 솟구쳤다.

"오늘 너와 최선을 다해 싸우마!"

말을 마치자 그는 단천도를 휘둘렀다.

엄청난 도의들이 오회생을 덮쳤다.

진남은 오회생의 도도한 태도가 싫었다.

그가 도경소성이라는 걸 알고 오회생이 겁을 먹었더라면 오히려 그를 더 싫어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회생의 뜻밖의 반응에 진남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강렬한 전의가 생겼다.

"진남 도우, 고맙다. 하압!"

오회생은 포권을 하고 고함을 질렀다.

수많은 용선의지가 그를 감싸더니 용선 전갑으로 변했다.

진남의 엄청난 도의에 그는 물러서지 않고 주먹을 휘둘렀다.

몇천 개의 주먹 형상이 진남에게 날아갔다.

엄청난 진기는 도의를 억지로 부쉈다.

"과천일격!"

진남은 날아올랐다.

"용선순살술(龍仙瞬殺術)!"

오회생은 한 손으로 법인을 만들더니 사라졌다.

쿠쿠쿠쿵-!

귀청을 찢을듯한 폭발음이 용시 내부에서 울려 퍼졌다.

엄청난 강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건……."

무인들은 그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둘의 싸움은 대단했다.

천신 경지의 무인들이 아니라 두 인선 경지가 싸우는 것 같았다.

"엄청난 의지다!"

만소, 양칠, 자호는 감탄했다.

오회생의 태도나 진남의 반응에서 그들은 자아의지가 뼛속 깊이 스며든 느낌을 받았다.

진남과 오회생이 이렇게 강한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용의 심장을 쟁탈하자!"

만소 등은 정신을 차리고 용의 심장에 손을 뻗었다.

셋의 공격이 부딪혔다.

그들은 모두 무도 사극지경을 장악했기에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진남과 오회생의 영향을 쉽게 받지 않았다.

"이게 지선 경지의 용시야?"

"허, 안에 있는 것들이 엄청난 보물이구나!"

"안에 있는 무인들이 이미 쟁탈전을 시작했다. 도우들, 우리 연합하고 들어가자!"

용시 밖은 시끌벅적했다.

방금 한 무리 무인들이 용시 밖에 도착했다.

지선 경지 용시에 있던 무인들은 정신을 차렸다.

그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더니 세 개세천재가 있는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진남과 오회생의 싸움에 끼어드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천여 장의 거리를 두고 가까이 다가가지도 않았다.

그 범위는 두 사람의 것이었다.

"용선횡천술!"

진남은 길이가 몇백 장이 되는 용선 형상으로 변해 위로 날아올랐다.

"팔왕인(八王印)!"

오회생은 피하지 않고 양손으로 왕자의 각인을 만들어 내리눌렀다.

펑-!

굉음이 들리고 왕인이 부서졌다.

오회생은 반동의 힘에 뒤로 몇십 보 밀려났다.

"용선의 검이여, 팔황을 움직여라!"

오회생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공격을 선택했다.

단천도가 그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뚫었다.

허공에 두 개의 검이 나타났다.

오회생은 검을 휘둘러 진남을 공격했다.

"기이한 육신이다. 상처를 입어도 순식간에 회복이 되는구나."

진남은 오회생의 가슴에 난 구멍이 아무 일 없었던 듯이 회복되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회생의 육신은 순식간에 상처를 회복했다.

심지어 팔다리도 재생할 수 있었다.

진남은 무슨 비밀이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진남은 눈으로 확인이 안 되는 비밀을 밝히려고 했다.

진남의 몸에서 도광이 솟구치더니 적금색 전갑에 흘렀다.

그의 기운은 순식간에 더 강해졌다.

"보답천하, 붕멸전권!"

그는 두 술법을 동시에 사용했다.

오회생의 주변에 주먹 형상이 가득 나타나 도망가지 못하게 그를 가두었다.

크라아아아-!

이때, 용의 포효가 사람들 귓가에 울려 퍼졌다.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야?"

용시 내부나 바깥에 있던 무인들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용의 엄청난 포효에 무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적막하던 용시와 용의 심장 부위에서 흰빛이 솟아오르더니 하늘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쿵-!

엄청난 용위는 홍수처럼 천지를 휩쓸었다.

길이가 삼만여 장이 되고 온몸에서 흰빛을 뿜는 커다란 용이 나타났다.

커다란 용은 고요한 시선으로 모두를 굽어봤다.

만물은 빛을 잃었다.

소세계의 주인이 나타난 것 같았다.

"저게 지선 경지 용시의 용혼인가?"

만소와 자호 등은 동술로 용시를 살폈다.

그들은 용의 형상을 보며 저도 몰래 입을 열었다.

"뭐? 지선 경지 용시의 용혼?"

무인들은 그 말을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인간족 무인들과 달리 대요들의 혼은 강한 힘과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대요들의 혼을 연화하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이득이 클 것이었다.

용의 심장이나 용근 등은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말이다.

슉-!

오회생은 용시를 지나쳐 방대한 용혼을 향해 날아갔다.

"지선 경지 용시의 용혼이다!"

"뭣들 하는 거야, 함께 공격하자."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소유해도 승선할 수 있어!"

용시 밖에서 천재지보를 챙기던 무인들도 반응했다.

그들은 선술을 사용하여 날아갔다.

"용혼은 내가 가져가겠다!"

지선 경지 용혼의 뒤로 한 무인이 나타났다.

그는 호탕하게 웃더니 신력이 가득한 손을 내밀어 잡았다.

그러자 지선 경지의 용혼의 차갑던 두 눈에 뜨거운 불꽃이 타올랐다.

용혼은 커다란 용 꼬리를 휘둘렀다.

"악-!"

비명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무인은 무형의 힘에 맞아 산산조각이 났다.

피가 하늘에 가득 휘날렸다.

이때,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몇백 장이 되는 고검 형상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아래로 내리꽂혔다.

마치 검우(劍雨)가 내리는 것 같았다.

"안 돼, 도망가!"

무인들은 안색이 변해서 황망히 뒤로 물러섰다.

"진남 도우, 나는 주도문의 사람이다. 강적을 상대할 때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죽여야 증도(證道, 깨달음 또는 그 경지)할 수 있다. 그러니 내가 불공평한 싸움을 했다고 원망하지 말거라."

오회생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지선 경지의 용혼을 노려보더니 양손으로 빠르게 결인을 만들었다.

"용선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용혼은 내 몸에 들어오너라!"

말이 끝나고 법인이 만들어졌다.

엄청난 의지가 용혼에 스며들었다.

기괴한 장면이 벌어졌다.

오회생은 용혼의 공격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용혼이 조금씩 무너졌다.

마지막에 용혼은 빛무리로 변해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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