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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20화 (920/1,498)

920화 진급했구나

"모르겠다. 우선 깊은 곳에 들어가 보자."

진남은 뒤쪽을 바라봤다.

멀리에 여덟 마리의 칠조전룡이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전룡 등급 위로는 칠조전룡, 칠조신룡, 십조선룡이었다.

제요궁전(諸妖宮殿) 안에서 전룡 등급을 탄 용족들은 궁전의 중간까지 갈 수 있고 더는 앞으로 갈 수 없었다.

칠조전룡을 타야만 제요궁전의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었다.

칠조신룡이나 십조선룡을 타면 아홉 마리의 용 모양 형상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칠조신룡과 십조선룡이 있는 무인들은 이미 진작에 아홉 마리 용 모양 형상 안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진남이 얻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유일한 방법은 우선 깊은 곳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조심하고 있거라. 만약 구룡 형상으로 들어갈 수 있으면 너를 데리고 들어가겠다."

진남은 만소에게 신념을 전하고는 대단한 도망으로 변해 순식간에 칠조전룡에게 날아갔다.

"도우, 잠깐 네 전룡을 좀 빌리자."

진남이 손가락을 튕기자 많은 붕멸전의가 휘몰아쳤다.

"내 전룡을 빼앗으려고?"

칠조전룡 위에 있던 귀포(鬼袍)를 걸친 무인은 화를 내며 빼빼 마른 손을 소매에서 내밀었다.

진남은 대단한 암홍색 빛을 뿜고 있었다.

그러나 진남의 행동은 무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때문에, 무인은 망설이지 않고 공격했다.

진남은 몸을 날려 무인의 뒤로 날아갔다.

많은 붕멸전의가 한데 뭉쳐 큰 주먹을 이루어 무인을 공격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무인은 신음을 흘리더니 튕겨 나가 먼 허공에 부딪혔다.

"도우, 미안하다. 칠조전룡은 곧바로 돌려줄게."

진남은 공수했다.

칠조전룡은 화가 나 눈을 부릅뜨고 공격하려 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느낀 듯 몸을 떨더니 빠른 속도로 제요궁전 깊은 곳으로 헤엄쳐갔다.

진남은 용에서 내려와 방대한 구룡의 형상을 바라보았다.

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좀 전에 제요궁전에 있을 때 그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곳에는 보이지 않는 결계가 쳐져 있었다.

결계에는 위험한 기운이 가득했다.

동술로 꿰뚫어 볼 수 없는 흉악함이 있었다.

진남이 탄 칠조전룡은 길게 소리치더니 원래 주인의 옆으로 날아갔다.

전룡은 가끔씩 아쉬운 눈빛으로 진남을 힐끗 봤다.

"이럴 수도 있어?"

만소와 중간에 있던 무인들은 모두 경악했다.

이곳의 규칙이 이렇게 큰 빈틈이 있을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빼앗을 필요 없이 용을 빌리기만 해도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만소 등 무인들은 일제히 나머지 일곱 마리의 칠조전룡을 바라보았다.

칠조전룡을 탄 무인들은 바로 눈치챘다.

"결계들을 억지로 쳐들어가기는 너무 위험하겠다. 요수궁전에 들어가 뭔가 발견할 수 있나 보자."

진남은 결심하고 주위를 둘러봤다.

깊은 곳에는 궁전이 많지 않았다. 서른일곱 개뿐이었다.

깊은 곳에 온 무인들은 꽤 많았다. 칠십여 명이나 되었다.

진남은 꽤 위엄 있고 청동으로 만든 궁전이 마음에 들었다.

이 궁전의 요수 도안은 상고시대의 혼원성표(混元成豹)라는 이수였다.

다른 요수들과 비하면 혼원성표가 뿜는 기운은 더 대단하고 흉악했다.

진남은 발끝을 차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대전 벽에는 혼원성표가 다른 무인들의 요수들과 싸우던 장면이 새겨져 있었다.

대전 가운데는 이상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그중 일부는 전송진법이었다.

무인들이 방심하여 그 속에 들어가면 바로 험한 곳으로 전송되었다.

대전 앞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그중에는 세 명의 천신 경지의 무인들이 살기에 갇혀있었다.

"도우, 우리 연합하는 게 어때? 전승을 얻으면 네가 칠 할……"

천신 정상의 경지의 무인이 진남을 보자 기뻐하며 말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진남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과 암홍색 빛만 봐도 진남이 범상치 않은 개세천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런 인물이 도와준다면 그는 이곳의 많은 살기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휙-!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대단한 도광으로 변해 살기 속으로 쳐들어갔다.

"저자가 혼자 쳐들어갔어?"

세 명의 천신 정상의 경지의 무인들은 얼떨떨했다.

그들은 이곳의 살기의 위력을 너무 잘 알았다.

개세천재라도 혼자 쳐들어가면 고생을 자초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어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진남은 많은 살기 속에서 무인지경에 들어간 것 같았다.

그가 발을 내디딜 때마다 살기들을 완벽하게 피했다.

잠시 후 진남은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 * *

진남은 대전의 깊은 곳에 도착했다.

"이게 뭐지?"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앞에 으스스한 광경이 펼쳐졌다.

삼천 개 정도 되는 무인들의 크기가 다른 머리가 금실에 의해 허공에 걸려있었다.

머리에서는 피가 떨어져 바닥을 적셨다.

보이지 않는 스산한 의지가 유령처럼 왔다 갔다 했다.

"아차, 이건 살진이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한발 늦었다.

머리의 눈동자들이 대단한 혈광을 폭발해 진남에게 몰렸다.

주위의 벽 등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지옥 같은 늪이 나타났다.

사악한 귀물이 늪에서 기어 나왔다.

몇만 개의 살기가 진남을 노렸다.

귀물들은 모두 범상치 않았다.

천신 경지와 대등했다.

"천황도술!"

진남은 더는 물러가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며 단천도를 휘둘렀다.

펑 펑 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귀물들이 산산조각 났다.

그러나 귀물들은 바로 다시 형상을 이루었다.

그것들의 경지는 전보다 더 강해졌을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술을 드러냈다.

"음흉한 살진이구나. 삼천여 명의 무인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그들의 영혼을 귀물의 체내에 가뒀구나."

진남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는 체내의 도정을 바로 움직였다.

* * *

몇 시진 후 진남의 형상이 대전에 떠올랐다.

오랜 싸움을 통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암홍색 빛은 커지진 않았지만 살기는 더 짙어졌다.

"우선 신력을 회복하자."

진남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기운을 조절했다.

신력이 최고로 회복된 후 그는 눈을 뜨고 대전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사방은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양옆의 벽에는 많은 고화가 걸려있었다.

다만 조금 기이했다.

안에는 혼원성표의 모습도 없고 용족도 한 마리도 없었다.

깊게 들어가자 앞에 방대한 조각상이 나타났다.

조각상들은 여러 가지 상고요수들이었다.

용족들도 적지 않았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세 마리의 십조선룡이었다.

평범한 사람이 이 광경을 봤다면 조각상들이 살아있는 것 같고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진남은 조각상 안에서 사라지지 않은 기운을 느꼈다.

세 마리의 십조선룡의 조각상은 기운이 더욱 짙었다.

다시 말해 조각상들은 살아있는 요수들이 변한 것 같았다.

"혼원성표는 생전에는 대마(大魔)였구나."

진남은 중얼거렸다.

혼원성표가 인간족에게만 잔인하다면 그는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요족에게도 이렇게 잔인하게 대하는 걸 보면 천성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진남은 계속 앞으로 갔다.

그는 한참 후에야 걸음을 멈추었다.

앞에 구궁도안의 마도대진이 나타났다.

대진의 뒤쪽에는 돌기둥이 세 개 있었다.

돌기둥 위에는 투명하고 깨끗한 옥돌이 있었다.

돌 안에는 여섯 가지 색깔의 꽃, 시커먼 나무뿌리, 녹색 비늘이 있었다.

"이건……."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전 깊은 곳 끝에 길이가 삼십여 장 되는 옥으로 만든 관이 있었다.

안은 보이지 않았다.

관 양옆에는 옥간과 이 장 정도 되는 돌판이 있었다.

옥간에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돌판에는 놀라운 선의가 있었다.

그가 전에 얻은 세 개의 요상은 이것과 비하면 많이 부족했다.

"혼원성표가 생전에 많은 보물을 남겼구나."

진남은 눈을 반짝이며 대진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순식간에 구궁도안이 빛을 뿜더니 요기가 용솟음치고 살벌한 요마가 나타났다.

"역기지체!"

진남이 낮게 소리치자 기세가 높게 치솟았다.

구궁마도대진은 그가 전에 만났던 진법보다 몇 배나 강했다. 그라도 신경 써 대응해야 했다.

* * *

시간이 흘러 하루가 지난 후 펑 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커다란 대진은 완전히 부서졌다.

진남은 서두르지 않고 돌기둥 옆으로 와 한참을 관찰했다.

그리고는 세 개의 옥돌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돌판을 주시했다.

옥으로 만든 관에는 혼원성표의 시체가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강제로 가져가면 위험할 뿐만 아니라 그에게도 별로 큰 좋은 점이 없었다.

그리고 옥간은 공법일 뿐이었고, 돌판만이 그에게 좋은 점이 있었다.

진남은 가볍게 숨을 들이쉬고는 한발 한발 다가갔다.

그가 돌판 옆에 올 때까지 아무런 이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방심하지 않고 붕멸대수를 만들어 돌판을 잡으려 했다.

진남은 순조롭게 돌판을 손에 넣었다.

대전 안에는 아무런 이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진남은 안심했다.

돌판엔 비뚤비뚤한 글자가 있었다.

"……살……룡?"

돌판 위의 글자를 읽던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살룡? 혼원성표는 생전에 용족을 죽이고 싶었나?'

"기이하다. 혼원성표가 구룡신경에 있는 걸 보니 아마 아홉 마리의 용선을 따라다니던 요족인가보다. 그럼……."

진남은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옥간을 바라봤다.

'돌판을 가져가도 별로 위험하지 않으니 옥간을 가져가도 되겠다.'

다시 붕멸대수를 만든 그는 안색이 크게 변하고 소름이 돋았다.

그는 매우 대단한 살기를 느꼈다.

옥간을 잡으면 전에 본 고화, 조각상 그리고 돌들이 대단한 살기로 변할 것 같았다.

그의 경지로도 막을 수 없었다.

"이곳의 보물은 갖기 쉽지 않구나. 다행히 반응이 빨랐어."

진남은 손을 거두었다.

살기가 사라진 후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머릿속에 빛이 스쳤다.

'산 채로 연화된 용족 조각상과 돌판 아래의 글자들 그리고 좀 전의 보이지 않는 살기……. 그럼 이것들은…….'

진남의 눈에 금화가 꿈틀거렸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빠른 속도로 대전을 물러 나왔다.

* * *

"응?"

진남은 서둘러 움직이지 않고 뭔가 느낀 듯 고개를 들고 바라봤다.

제요궁전 위에는 사천여 마리의 전룡이나 전룡 이상의 용족이 날아다녔다.

장면이 성대했다.

그뿐만 아니라 궁전 대부분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어떤 건 선의가 대단하고 어떤 건 살기가 가득했다.

기뻐하는 소리와 비명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가운데의 궁전 다섯 개였다.

궁전들 위에 다섯 명의 무인들이 하늘로 솟아오르고 옆에는 이상이 나타났다.

몸에서 선의가 휘몰아쳤다.

머리 위에 커다란 먹구름이 몰려왔다.

그들은 기연을 얻었고 승선하고 있었다.

마침 무인 두 명이 마지막 뇌겁의 세례를 버티고 몸에서 천지를 뒤엎는 변화가 일어났다.

인선지위가 뿜어져 나왔다.

천신 정상의 경지의 무인들은 매우 작아 보였다.

"하하하, 도우, 먼저 가겠다!"

두 무인은 큰소리로 웃으며 사라졌다.

선고에서는 승선하면 강제로 밖으로 전해지고 오래 머무를 수 없었다.

"신에서 선으로 진급했구나."

무인들은 마음이 흔들리고 눈에 부러움이 드러났다.

그들은 눈빛이 확고하고 뜨거운 눈빛으로 선술을 드러냈다.

제요궁전은 성대한 기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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