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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19화 (919/1,498)

919화 신응이라고!

"진남, 이제 우리……."

만소가 입을 열었다.

"지금의 이상으로 음모라고 단정할 수 없어. 만약 진짜로 음모라면 왜 전에는 나타나지 않고 우리가 와서야 나타났겠어?"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계속 앞으로 가면서 상황을 보자."

만소는 멈칫했다.

만약 그라면 이렇게 모험하지 않고 이곳에서 나가 조용히 기다렸을 것이다.

일인, 일붕, 칠룡은 계속 앞으로 움직였다.

* *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어둠이 조금씩 더 짙어지기 시작했다.

좀 전의 어둠 속에서 진남의 동력으로 백 리 정도 볼 수 있었다면 지금은 십 리도 볼 수 없었다.

신식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펑-! 펑-! 펑-!

그들이 깊게 들어갈수록 사방에서 들려오는 폭발음이 점점 더 많아졌다.

용들의 비명과 무인들의 외침도 점점 더 선명해졌다.

이미 살기가 나타났고 적지 않은 무인들이 죽은 게 분명했다.

슉-!

이때, 다급히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길이가 백 장 되는 황동 화살이 눈부신 빛을 뿜으며 진남 등을 공격했다.

"붕멸전권!"

진남은 눈을 찌푸리고 주먹을 날려 화살을 부쉈다.

그는 멈추지 않고 오른팔을 단천도로 변화시켜 앞쪽 삼 리 정도에 있는 허공을 내리쳤다.

도기가 허공을 갈랐다.

음모오-!

허공에 숨어있던 키가 삼십구 장 되고 머리에 세 개의 뿔이 달린 우마 세 마리가 짖으며 발길질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진남 등의 방원 백 리 안의 허공이 휘어지기 시작했다.

방대한 요수의 형상이 연거푸 나타나더니 하늘을 향해 부르짖었다.

"진남, 더 이상 갈 수 없어. 이런 살기는 천신 경지 구 단계라도 죽일 수 있어. 계속 간다면……."

만소는 긴장되어 안색이 굳었다.

"안 돼, 천 리만 더 가보자."

진남은 만소의 말을 자르고 말했다.

그리곤 몸을 날려 도영(刀影)을 날렸다.

구룡신경의 깊은 곳에 들어가지 못하면 개세전승을 얻을 수 없다.

중부에선 작은 전승밖에 얻지 못한다.

세 번째 선고에 들어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 전에 최대한 승선할 기회를 크게 만들고 싶었다.

'계속 앞으로 간다고? 이 자식 너무 고집이 세잖아!'

만소는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너무 예의가 없어! 내 말을 두 번이나 자르다니.'

커다란 깊은 곳에 많은 살기가 연달아 나타났다.

무인들은 비명을 듣고 깜짝 놀라 더는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떠나갔다.

깊은 곳은 혼란스러워졌다.

진남 등은 계속 앞으로 움직였다.

크롸아아아-!

이때 놀라운 변화가 다시 일어났다.

시커먼 땅 끝에서 두 개의 용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떻게 된 거지?"

무인들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일제히 고개를 들고 바라봤다.

진남과 만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들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용 울음소리가 머나먼 곳에서 여기까지 전해온 걸 보면 두 마리 용은 평범하지 않았다.

크르르르-

이십여 번의 용 울음소리가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좀 전의 두 번보다 낮았지만 선명하게 들렸다.

이어 웅장한 장면이 펼쳐졌다.

시커먼 어둠 속에서 이십여 마리의 길이가 사천여 장 되고 발이 일곱 개 달리고 비늘마다 대단한 신광이 반짝거리는 용이 솟아오르더니 하늘로 올라갔다.

사나운 용 머리 위에 무인이 서 있었다.

금화에 휩싸인 게, 마치 용신 같았다.

"이건 칠조신룡을 불러온 무인인가?"

만소는 깜짝 놀랐다.

"재미있군."

진남의 눈에 금화가 이글거렸다.

"칠조신룡이든 무인이든 체내에 매우 방대한 힘이 있어. 어떤 도움을 받은 게 분명해."

그의 말이 끝나자 이변이 또 일어났다.

칠조신룡이 두 개의 찬란한 선광을 뿜었다.

십 장 되는 선의를 뿜는 만 장 크기의 용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용 머리 위에는 마찬가지로 무인이 서 있었다.

무인들은 백포를 입고 등 뒤에 몇만 개의 금색 화염이 떠 있었다.

화염들은 오래된 대진을 이루고 이름 모를 위압을 가했다.

칠조신룡은 이십여 마리나 되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십조선룡 앞에서 어둡고 보잘것없었다.

"저들은 무상도통의 개세천재다. 저들만이 십조선룡을 불러왔어."

만소는 말했다.

"용선님, 저희들은 상고룡족의 이름으로 오늘 선배님들의 형상을 드러냈습니다……. 재난을 물리치고…… 다시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두 개세천재는 함께 법인을 만들었다.

천뇌처럼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들은 용 머리에서 날아 나와 어둠 끝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등 뒤의 금염고진(金焰古陣)은 두 마리 금염거룡(金焰巨龍)으로 변해 포효하며 깊은 곳으로 날아 들어갔다.

순식간에 높이가 만 장 되고 십조선룡의 모습이 가득한 커다란 용등(龍燈)이 두 개 나타났다.

용등은 몇백만 개의 빛을 뿜어 어둠을 찢었다.

"응?"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개세천재가 용등을 타고 오나?'

칠조신룡을 탄 천신 정상의 경지의 무인들도 일제히 허공을 가르더니 몸을 휘감은 금화를 허공 깊은 곳에 주입했다.

산처럼 큰 일곱 개의 용등이 다시 나타났다.

몇만 개의 빛이 동시에 폭발했다.

천지가 밝아졌다.

가득 퍼졌던 살기도 신비한 힘의 공격을 받고 부서진 것처럼 허공에서 사라졌다.

그뿐만 아니라 아홉 개의 용은 등에서 천하 같은 기운이 솟아올라 땅에 흘러들었다.

많은 이상이 연달아 나타나고 짙은 영기가 사방을 휩쓸고 생기가 넘쳐났다.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 있지?"

"도우들, 우리 함께 가봅시다."

"불을 밝히니 천지가 변했어. 틀림없이 개세전승이 나타났을 거야!"

무인들은 하나둘 정신을 차렸다.

그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신념을 전해 전룡을 타고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날아갔다.

좀 전에 도망가느라 혼란스럽고 비명이 끊임없던 상황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무인들도 좀 전에 천지를 덮은 살기가 가상이라는 걸 깨달았다.

"개세전승이 나타났다고? 좀 전의 살기들이 전부 가짜라고?"

만소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구룡신경이 이렇게 오랜 세월을 존재했지만 개세전승이 나타날 때 이런 광경이 펼쳐진 건 매우 드물었다.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 진남이 고집부린 것이 맞다는 거잖아?'

"좀 전의 살기는 가짜가 아니었어. 다만 누군가 이 모든 걸 개변시켰다."

진남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이렇게 할 수 있다니. 범상치 않은 자일 거다.'

그는 아마 한 무리의 천재 무인들이 깊은 곳에 들어가 뭔가를 발견하고 살국을 일으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백남지화의 영향으로 이번 살국의 개세전승에 변화가 생겼을 것이다.

누군가 변화를 발견하고 손을 써 천지를 개변시켰을 것이다.

"소만, 넋 놓지 말고 어서 가자!"

진남은 생각을 거두고 낮게 소리치며 만소의 머리를 쳤다.

만소는 정신을 차렸다.

그는 앞에 개세전승이 나타난 것이 생각나 가장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날아갔다.

"진남, 경고한다. 한 번만 더 소만이라고 부르면 가만있지 않겠다!"

잠시 후 만소의 화가 난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 * *

시간이 흘러, 한 주 향이 타는 시간이 지난 후.

진남 등의 앞에 커다랗고 웅장한 광경이 펼쳐졌다.

땅에서 만 장 정도 떨어진 허공에 높이가 몇십만 장 되고 넓이가 몇만 장 되는 신광을 뿜고 선문(仙紋)이 가득한 궁전이 조용히 떠 있었다.

궁전마다 오래된 대요의 도안이 있었다.

도안은 생동감이 넘쳤다.

대요의 눈동자는 싸늘하게 모든 걸 주시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가장 이목을 끄는 건 이것이 아니었다.

궁전들 뒤에 몸집이 방대하고 선광이 반짝이는 여덟 마리의 용의 형상이 떠 있었다.

용의 형상은 긍고대진을 이룬 것 같았다.

대진의 가운데는 더 방대한 선광을 뿜는 용이 있었다.

용은 네 발로 왕좌 같은 구름 위에 서서 내려다보는 자세를 하고 눈동자로 모든 걸 주시하고 있었다.

구룡신경의 첫 번째 전설이든 두 번째 전설이든 아홉 마리의 용선과 갈라놓을 수 없었다.

몇천 개의 요도 뒤에 아홉 마리의 선의를 뿜는 거룡이 나타났다.

아홉 마리의 용선이 변한 건 아니지만 그것들과 큰 연관이 있었다.

"감히 나를 막느냐? 죽어라!"

"도우, 나와 함께 여덟 번째 궁전으로 가자."

* * *

몇천 마리의 전룡이나 전룡 이상의 용들이 한데 모인 용족.

용을 탄 무인들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자 일제히 안으로 쳐들어갔다.

심지어 길을 막기 위해 싸움이 일어났다.

이 모든 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번에 개세전승이 나타난 건 너무 놀라웠다.

멀리에서도 무인들이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전설 속의 아홉 용선의 전승이 나타난 건 아니겠지?"

만소는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대단한 전승 앞에서 그것도 긴장됐다.

"그럴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이 정도 전승이라도 충분해."

진남은 말하며 전신금동을 움직여 웅장한 궁전들을 둘러봤다.

"십조선룡을 탄 두 명의 개세천재와 칠조신룡을 탄 일곱 명의 천재들은 여기 없어. 그들은 구룡형상 뒤에 있을 거야. 가보자."

일곱 마리의 전룡은 순식간에 깨닫고 허공을 가르고 날아갔다.

"대붕이 왔어?"

궁전으로 들어가던 무인들은 만소를 보자 깜짝 놀랐다.

일부는 동술을 움직여 제대로 보려 했다.

"대붕이라니? 나는 자금신응(紫金神鷹)이다!"

만소는 당황하며 무인들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보긴 뭘 봐? 내 지금 바로 너를 죽여버리겠다!"

그는 금조로 앞을 내리쳤다.

그는 평소에는 포악했지만, 이 정도로 막나가진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신분을 궁금해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행동을 한 것이었다.

"고작 신응이 이토록 건방지다니!"

천신 정상의 경지의 무인은 화를 내며 세 가지 선술을 동시에 드러내 만소를 공격했다.

"나의 탈것이다. 다치게 하지 말거라."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은 붉은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끝없는 살기가 한데 뭉쳐 이루어진 암홍색 빛이 순식간에 휘몰아쳐 주위의 허공이 차가워졌다.

"……!"

공격하려던 무인과 다른 무인들은 안색이 크게 변하고 눈에 두려움이 드러났다.

'이자는 누구기에 이렇게 많은 개세천재를 죽였지?'

"됐다. 한번은 봐주겠다."

만소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시선을 돌리려는 것뿐이지 진짜로 다짜고짜 상대방을 공격할 생각은 아니었다.

무인들은 이미 용에서 뛰어내려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몇 개의 궁전에선 이미 보물의 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궁전 안에도 전승이 있는 게 분명했다.

또 이곳의 전승도 범상치 않았다.

진남 일행은 힐끗 보고는 손을 쓰지 않고 계속 위로 올라갔다.

"응?"

진남은 문득 눈살을 찌푸렸다.

앞에서 날던 일곱 마리의 전룡들이 무엇 때문인지 크게 떨기 시작했다.

그가 전음해도 앞으로 전진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진남, 여기 있는 몇천 개의 궁전과 아홉 마리의 용 모양 형상은 보탑 같아. 용족의 등급이 안 되면 올라갈 수 없어. 무인이 스스로 날아갈 수도 없어. 반드시 용의 도움을 받아야 해."

만소는 느껴보고 사방을 살피더니 말했다.

그들 앞의 많은 칠조전룡을 탄 무인들도 깊은 곳에 있는 궁전까지 날아가고는 더는 앞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아홉 마리 용 모양 형상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럼 반드시 칠조신룡 이상 등급의 용을 타야만 아홉 마리 용 모양 형상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거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어디 가서 칠조신룡을 찾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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