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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15화 (915/1,498)

915화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시간이 흘러 한참 후 시체들이 여기저기 널렸다.

무인들은 절망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 두세 개의 살기를 피했다.

그러나 네 번째 살기에 부딪혔다.

앞으로 다섯 번째 심지어 열 번째 살기도 있을 수 있었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둥-! 둥-! 둥-!

이때 세 개의 웅장한 종소리가 커다란 흉지에 울려 퍼졌다.

세 개의 비범한 전승에서 방대한 빛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빛은 높이가 팔십여 장 되는 커다란 성정(聖晶)으로 변했다.

순식간에 비범한 전승을 덮었던 대단한 살기들이 천적을 만난 것처럼 빠르게 물러갔다.

"희망이 보여!"

"어서 삼대 전승지로 들어가자!"

"이곳들은 흉지의 방해를 받지 않았구나!"

절망했던 무인들은 이 광경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금술을 드러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진남을 협공하던 한천효 등 무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고진일, 용선과 두 명의 흰 두루마기를 입은 자들은 여전히 하늘 가득 퍼진 살기 속에 있고 삼대 전승 안에 들어가지 않았다.

"절세흉지를 흔들었다 해도 나무줄기를 가져갈 생각은 하지 말거라."

고진일은 기세가 대단했다.

엄청난 속도로 검기를 드러내 악귀들을 산산조각 내고 진남을 공격했다.

용선이 변한 보리수에서 많은 나뭇가지들이 뻗어 나와 불도(佛刀)처럼 진남을 내리쳤다.

흰 두루마기를 입은 자들도 진남을 공격했다.

개세천재인 그들은 패기나 의지가 평범한 사람들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끝장을 보지 않으면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싸우고 싶으면 나중에 얼마든지 상대하겠다. 그러나 경고하지. 절세흉지가 나타난 건 가장 대단한 것이 아니다."

진남은 몸을 날려 주먹을 연속 날렸다.

그는 고진일 등을 속이지 않았다.

열세 개의 동굴 안에는 전에 나타났던 열세 개의 마수 위에 혈안이 떠오른 것 외에 더는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토록 조용한 건 좋은 일이 아니었다.

대단한 물건이 다시 인간 세상에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컸다.

"절세흉지가 가장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고진일, 용선 등은 멈칫했다.

예전 같으면 그들은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변을 겪고 나니 그들도 함부로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응?"

진남은 하늘에 떠 있는 제단에 시선이 끌렸다.

제단은 높이가 삼십구 장이고 어두운 청색을 띠었다.

제단에는 얼룩덜룩한 흔적이 가득했다.

또, 깊이가 다르고 서로 엇갈린 홈도 있었다.

홈은 아무런 영기도 뿜지 않았다.

그러나 진남은 제단이 오래된 전송대진이란 걸 눈치챘다.

웅-!

이때 열세 개의 동굴 입구에서 웅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방대한 강풍이 휘몰아쳤다.

대단한 거수가 숨을 쉬는 것 같았다.

"모르겠다!"

진남은 결심하고는 망설이지 않고 제단 위로 날아가 신력을 전부 제단에 주입했다.

전송대진이 어디로 통하든 지금은 이곳을 떠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떠나려고?"

고진일은 길게 소리치며 장검을 뽑았다. 검은 청색 검산으로 변해 진남을 눌렀다.

진남의 말이 진짜든 가짜든 그는 절대 진남을 놔주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그는 한발 늦었다.

눈부신 선광이 제단에서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진남은 선광에 휩싸였다.

그는 제단과 함께 절세흉지에서 사라졌다.

"전송대진이라고?"

고진일, 용선 등은 어리둥절했다.

"헉, 어떻게 제단에 전송대진이 있는 거지?"

세 개의 비범한 전승으로 도망가던 팔요마왕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절세흉지를 너무 잘 알았다.

하지만 한 번도 이곳에서 전송대진을 본 적 없었다.

"저 몇 개의 제단에도 전송대진이 있소! 중대가리, 그리고 두 분! 우리 함께 진남을 쫓는 게 어떻소?"

고진일은 동술을 움직여 네 개의 제단을 발견했다.

"좋소!"

용선 등은 고개를 끄덕이며 제단으로 날아가 사라졌다.

"뭐야, 네 개나 더 있었어?"

팔요마왕은 세 개의 비범한 전승지를 보며 한참 망설이더니 입술을 깨물고 앞으로 날아갔다.

* * *

반 주 향이 탈 시간이 흐른 뒤 어느 바다 위.

허공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진남과 제단에서 부서진 돌들이 떨어졌다.

"아직도 상행천소선역에 있네?"

진남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다른 소선역으로 전송되었다면 좋지 않았다.

"응?"

바다 위를 바라본 그는 눈을 찌푸렸다.

바다에 떨어진 돌들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수면에 떠올랐다.

돌들은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깊이 관찰하자 두 글자 같이 보였다.

조심!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이건 누군가 나에게 귀띔하는 걸까. 아니면 우연일까? ……만약 누군가 나에게 귀띔하는 거라면 누구지?'

진남은 마음이 불편했다.

'어떻게 절세흉지가 흔들기 시작했을 때 전송진법이 나타났을까? 설령 나타났다 해도 이렇게 쉽게 발견될 리 없는데.'

화르륵-!

파도가 일더니 돌 조각들이 멀리 날아갔다.

진남은 생각을 멈추었다.

그는 누군가 자신에게 귀띔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그 사람이 누군진 알 수 없었다.

나중에 수수께끼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상황을 보자."

진남은 만상선령을 들어 신념을 주입했다.

전에 열린 네 개 외에 또 세 개의 선고가 더 열렸다.

동시에 삼백 명이 성공적으로 승선했다.

삼백 명 중에는 개세천재는 한 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천신 정상의 경지의 무인들이었다.

이 외에 구궁금선종(九宮金仙宗)에 관한 소식이 더 많았다.

그중 대부분은 어떤 무인이 판돈을 많이 걸어 하룻밤에 부자가 되었거나 어떤 인선이 한 시진 내에 모든 재산을 잃었다는 등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구천선역에서 도박대회가 열리는 줄 알았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진남은 긴박감을 느꼈다.

이미 열린 일곱 개 선고에는 갈 수 없었다.

다른 무인들이 들어간 지 오래되어 그가 지금 간다고 해도 전승을 얻을 수 없었다.

'선고가 여덟 개밖에 남지 않았다. 만약 내가 지금 움직인다면 내가 나올 때면 선고가 몇 개나 남을까?'

"구리거울, 곧 열리는 선고는 어딥니까?"

진남은 전음했다.

"구룡신경으로 가. 사흘 후에 열릴 거야. 명심해, 구룡신경에서 승선할 수 없으면 열흘밖에 시간이 없어."

차가운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열흘 후엔 반드시 구룡신경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야 해."

그녀는 한마디 덧붙였다.

"제일선 싸움에서 필요한 물건은 이미 사람을 시켜 준비하라고 했다."

제일선 싸움은 승선에 성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선고 안의 진귀한 보물을 여러 개 얻어야만 참가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그녀는 이런 작은 일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진남이 자신의 예전처럼 휘황찬란함을 떨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고맙습니다."

진남은 공수하고 읍했다.

구리거울이 도와주지 않으면 그는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진남은 뭔가 느낀 듯 고개를 들어 하늘 깊은 곳을 바라봤다.

강대한 동력으로 네 개의 방대한 전송의 힘이 강림하는 걸 봤다.

"고진일 등인가? 저들이 아직도 포기하지 않다니."

진남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너희들과 싸울 시간 없다. 승선하면 너희들과 제대로 싸울 거다."

진남은 몸을 날려 사라졌다.

서른 개 셀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바다 위에 구멍이 네 개 생겼다.

고진일, 용선 등이 나타났다.

진남과 달리 그들 옆의 제단이 부서진 돌들은 바다에 떨어진 후 그대로 가라앉았다.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세 분, 진남은 떠난 지 얼마 안 되었소."

용선은 불광을 반짝거렸다.

손에 경서를 들고 말했다.

"나는 진남을 쫓을 수 있소. 우리 계속 연합하겠소?"

두 흰 두루마기를 입은 자들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 어찌 이대로 그만두겠소."

"하지만 이렇게 무모하게 쫓아갈 수 없소."

고진일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세 명을 보더니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진남은 경지가 매우 강하오. 우리 넷이 연합해야만 진압할 수 있소. 신력과 수단을 적지 않게 써야 하오. 우리 각자의 종문의 강자들에게 통지해 판을 짭시다. 어떻소?"

그들 같은 무상도통의 진전 제자들이 다른 소선역으로 승선 싸움에 참가하러 갈 때면 강자들이 따르며 보호했다.

이는 선고를 떠난 후 다른 세력의 강자들의 습격을 막기 위해서였다.

예전의 승선 싸움에서 이런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미 승선한 존재들은 암암리에 공격했다.

"좋소."

용선 등은 서로 마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신념을 전했다.

시간이 흘러 두 시진이 훌쩍 지났다.

진남은 마지막 나무줄기를 연화하려 했었다.

오는 길에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누군가 뒤에서 그를 쫓고 있었다.

고진일, 용선 일행일 가능성이 매우 컸다.

"진짜 포기를 모르는구나."

납계 안의 세 개의 영패에서 반짝거리는 빛을 보며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너희들이 끝까지 쫓아와 귀찮게 구니 나도 봐주지 않겠다.'

"긍고천지조(?古天地爪)!"

이때, 우레 같은 외침이 멀리에 울려 퍼졌다.

방원 오십 여장 되는 시커먼 손이 허공을 넘어 진남의 머리 위에 나타나 진남을 잡으려 했다.

진남의 사방의 허공이 연이어 휘어지기 시작하더니 보이지 않는 감옥을 이루었다.

그는 움직일 수 없었다.

"응? 선인이 손을 썼나?"

진남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인선은 아니고 지선 정도 된다. 고진일과 용선 등이 각자 세력의 강자들을 불러왔구나.'

"진남,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열 개 셀 동안 나무줄기를 내놓거라. 아니면 바로 죽이겠다."

고진일, 용선 등이 허공에서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먼 곳에서 방대한 선광이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사방을 흔들었다.

두 시진 동안 추격을 당하며 진남은 포위되어 궁지에 몰렸다.

진남은 안색이 변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그와 멀지 않은 곳에 열여덟 개의 방대한 선광이 있었다.

선광들은 지선 경지에 도달했다.

그중 다섯 개의 선광은 지선 정상의 경지에 도달했다.

그들의 신분이 어떤지를 떠나 이런 세력은 상행천소선역에서 무시할 수 없었다.

"아미타불. 진 시주, 나무줄기를 내놓거라."

용선은 합장했다.

기운이 부드러웠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는 긴말하지 않고 바로 손을 썼을 것이다.

그러나 진남은 경지가 이렇게 강하니 배후에도 방대한 세력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

"나무줄기를 달라고? 능력이 되면 스스로 와 가지거라"

진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역시 개세천재구나. 이 지경이 되었는데 억지를 부리는구나. 그럼 네가 어떤 비장의 수가 있는지 보자!"

지선 경지 오 단계의 노인은 냉소를 지었다.

그는 법인도 만들지 않고 공격했다.

순식간에 천지의 형세가 변했다.

진남의 위쪽의 허공은 하늘에 닿는 큰 산으로 변해 진남을 눌렀다. 매우 놀라웠다.

고진일 등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진남의 전력에 탄복했다. 그러나 진남이 너무 주제를 모른다고 생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나무줄기도 지키지 못하고 죽을 고비도 넘기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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